[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

D-29
소설을 읽으면서 주하라는 인물은 굉장히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하는 주로 대화 상대로부터 요구 사항을 통보 받거나(이혼) 예상치 못한 정보를 듣게 되는 입장인데다, 주하가 말을 하는 곳은 보통 강의실인데, 강의실에서는 자신의 삶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서요. 일터에서 자신의 복잡한 사정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안도할 수도 있겠지만, 안도하는 만큼 외로움도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륜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도, 이혼한 이후의 심정에 대해서도 털어놓을 사람이 없는 상황이, 주하가 불륜에 대한 죄값을 치르는 것처럼 보였어요. 으이구, 이년아, 하면서 등짝이라도 스매싱해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봤는데, 그런 인물이 옆에 있다면 이야기의 초점이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주하를 비롯해서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도 외로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주하의 불륜을 알게 된 남편, 손님이 들어와 말을 걸자 기다렸다는 듯이 술술 이야기를 꺼내는 편의점 사장님, 주하가 다가가면 겁을 먹고 도망치는 어린 소녀도요. 반면 주하의 아들 호수만큼은 가까운 친구가 있는데, 유학을 가게 되면서 호수 마저도 절친을 잃게 되는... 이렇게 인물들이 단절과 고립을 겪는 상황이다 보니 주하가 어린 소녀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행동들이 의미있게 느껴졌어요. 과연 주하가 소녀에게 가닿을 수 있을지(유령일지라도요) 궁금해지는 결말이었습니다.
주하의 직업이 작가이자 강사라는 점에서 사람들과 일대다 소통을 하는 사람인데, 실제로는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외로움이 느껴졌어요 이야기 속에서 호수의 입장도 상상해 보게 됩니다 엄마와 헤어져 살게 되고 면접권마저 박탈당해서 가장 힘들 사람이 바로 호수니까요 주하가 소녀에게 가닿을 수 있을까? 다음에 이어진 차무진 작가님의 작품까지 함께 생각하면 분명히 가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자신의 잘못으로 자신의 아들은 지키지 못했으나 학대받는 소녀는 지킨다? 전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었어요. 저는 여러 사람과 잘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어려워하는 편이예요. 남편과 이야기할때가 제일 좋아요.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가죠. 주로 제가 읽고 있는 책 내용에서 발현된 질문들인데 삼천포로 빠져도 재미있어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거 같아요.
오잉? 뵈었을 때 너무나 말씀을 잘 하셔서 '와~나도 저렇게 말하고 싶다' 하면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남편이 "얘기좀 해." 라며 주하를 부를 땐, 제 등이 다 서늘해지더라고요;; 어떤 내용일지 다 알지만, 마지막 1분 1초까지도 모른 척 하고 싶은 그 마음 잘 알 것 같아요. 물론 주하가 잘했다는 뜻은 아니지만요. 저도 주하처럼 최대한 피하고 미루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회피형 인간인데요, 성향이라 바꾸기 어렵지만 그래도 정면돌파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사 오고 며칠 지나지 않은 어느 저녁, 주하는 처음으로 강변을 산책했다. 유난히 노을이 좋은 날이었다. 붉은 태양이 천천히 수면 아래로 잠기던 순간, 주하는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이 강은, 처음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저 조용히, 아무 말 없이.
한강 한강을 달리는 여자, 110쪽, 장강명 외 지음
이 문장을 읽고 떠오른 한강의 해질 무렵을 아름답게 담은 뮤직비디오를 공유합니다. 김동률-답장 https://youtu.be/kMRLzSQorK0?si=-K-3SWN5XK8k4PLJ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앤솔러지 『한강』 작가 초청 북토크 안내 입니다 📅 일시. 2025년 12월 16일(화) 19시 30분 📬 장소. 가가77페이지 (서울 마포구 망원로 74-1, 지하 1층) 🎤 진행. 정연식 감독님 👀 초청. 임지형·박산호·정명섭 작가님 💎 참가비. 5천 원 (행사 당일 책 구매에 사용 가능) 📝 신청. https://vo.la/G50OhM8 (가가77페이지 @gaga77page 프로필 링크 참고) 🌕 소식 기다리셨죠? 작가님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 어서 신청해 주세요~ # 온라인에서 나누는 대화가 풍성할수록, 오프라인에서는 이야기가 더 많아진답니다 ♡
밥심@덕분에 오늘 아침은 답장으로 시작했네요 감사합니다
제법 추운 아침입니다. 다음주는 더 춥다고 하죠. @임작갑 님(임지형)의 소설은 처음 읽어봅니다. 동화를 주로 써오셔서 동화를 잘 안 읽는 저는 접할 기회가 적었던 모양입니다. 전 몽실언니 스타일의 꼬마를 원령으로 단정했습니다. 그래서 외도로 인해 엄마의 책임을 다 할 수 없게 된 자신의 아이에게 죄책감을 가진 주인공 앞에 나타나(죄책감에 빠진 주인공에게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꼬마가 보였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네요) 타인의 아이에게는 사회의 성인으로서 책임감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야기라고 해석했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꼬마가 등장함으로써 비현실적으로 바뀌었는데 아마도 현실의 비극과 부조리를 개선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으로도 읽혔습니다. 몽실언니 스타일이라고 해서 난데없이 공포영화 <주온>의 꼬마 원령이 떠올라 흠칫하기도 했어요. ㅎㅎ(몽실언니 미안~~) 마지막에 주인공의 결심이 서술될 때는 약간 교훈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만약 작가님이 이렇게 묘사를 하지 않았다면 제가 주인공의 심리를 알아챌 수 있었을까, 자신 못하겠더라구요(눈치가 없어서). 자, 망원한강공원의 리틀야구장이 배경으로 나옴으로써 지금까지 한강 서쪽 2편, 동쪽 1편이 세 편의 소설에서 등장했습니다. 다음 소설도 대세인 서쪽일까요? 아니면 동쪽의 반격일까요?(전 답을 알고 있습니다 ㅎㅎ)
가평 청평 양수리까지 흘러 북한강 남한강 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이어지며 앤솔러지 2탄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ㅎㅎ
어쩌면 이 강은, 처음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게 아닐까? 그저 조용히, 아무 말 없이.
한강 p.110, <한강을 달리는 여자> 中, 장강명 외 지음
Q1. 진범과 살인범이 다를 수도 있겠군요! 전 밝혀진 살인범이 진범같아요. 전 처음에 오빠 박종철을 의심했었는데… 제 상상력은 빈약하여 정해연작가님 따라 가기도 벅차네요ㅎ Q2. 한국연쇄살인이 통계적으로 감소한 요인이 cctv 덕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한강에 cctv (별로) 없는 걸 이 작품 통해서 알게 되었네요. 범죄예방을 위해 cctv는 필요한것 같아요. 강력범죄가 없다면 더 좋겠지만요… (제 사생활침해는 이미 애플이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모두가 모른척 하면 결국 아이는 죽는다
한강 장강명 외 지음
앗. 한발 늦었네요. 막 완독하고 이 문장을 적어 올리려고 했는데 ^^;
@Henry 남편이 주하에게 아들을 볼 수 없게 만든 건 사실 아내에 대한 최대복수였습니다. 아들이 주하 글의 뮤즈였거든요. 그걸 다른 누구보다 남편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순순히 이혼해주면서 그 조건을 걸었던 거죠. 주하도 그런 남편의 생각을 알기에 빨리 체념한 거구요. 저의 달리기는 8년 전 수술을 앞두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시작한게 지금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네요. 8년을 달리면서 체력뿐만 아니라 멘탈까지 잡아줘서 놓치지 않고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달리기의 좋은 점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소설과 동화로 계속 달리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바로 그러함 때문이죠. 한강 엔솔러지는 제일 마지막에 나올 작품의 주인공인 정명섭 작가님이, 제가 매일 한강을 달리는 걸 보고 써보라하면서 그 자리에서 엔설러지가 기획되었어요. ㅎㅎ근데 기획한 거 이상으로 다들 작품들이 재밌어서 그때의 정명섭 작가님이 고맙네요. 그리고 저의 최애 작가님은 문청 땐 박완서 선생님과 이외수 선생님이었는데 어느 순간 최애의 의미를 지닌 작가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게 됐네요. ㅠㅠ그래서 나의 최애 작가는 누구일까? 한참 생각해봤는데....떠오르지 않은 걸 보면 비슷비슷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러고보니 하루키가 달리기 광이었다는 걸 잊고 있었네요. ㅎ그런데 문청 때 박완서와 이외수 선생님을 좋아하셨다니 문득 연식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데요? 요즘 젊은 작가들은 이분들 잘 모르지 않나요? 암튼 괜히 제가 다 반갑네요. ㅎㅎ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앤솔러지의 탄생일화와, 글감의 옹달샘 그리고 최애작가님들까지. 마라토너 작가님(!)의 세세한 답글이 감동입니다! ^^ 감사합니다!
@장맥주 님의 <아무튼, 현수동>을 방금 읽었는데요, 과연 <한강의 인어와 청어들>이 쓰여진 배경과 밤섬에 대한 애정어린 이야기들이 잘 나와 있네요. 현재는 책만 빌려오지만 나중에 은퇴 후에는 동네 도서관에서 다른 활동도 좀 해봐야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다루어진 것도 좋았구요. 제가 꼬마였을 때 허리에 튜브 끼고 모래 사장위에서 포즈잡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곳은 바다가 아니라 바로 한강의 뚝섬입니다. 장작가님이 살고 싶은 동네 후보지로 뚝섬이 근처에 있는 자양동을 꼽으셨길래 옛날 생각이 났네요. ㅎㅎ
헛. 감사합니다. 저는 1980년대 한강 정비를 하기 전 기억이 드문드문 있기는 한데 모래사장에서 수영을 했던 기억까지는 없네요. 뚝섬은 사실 제 아내가 살고 싶어 하는 곳인데 요즘은 마음이 바뀌는 거 같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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