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

D-29
아시는군요, 작가님! 저는 태풍이도 볼트 이미지로 상상하며 읽었어요. 성격도 비슷한 거 같고요. ^^
장맥주님 대문자 F 셔요?! 😲
이보다 더 T일 수 없는 T입니다. 그런 저를 울리는 볼트!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개를 많이 좋아하기는 합니다만... ^^)
저는 제 아이들이 어릴 때 봤거든요. 눈물 났던 기억이 없어요. ^^;
Q2.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개만을 키워었는데, 그런 말이 있죠. 개가 잘되는 집은 고양이가 안 된다고. 그래서 그런지 고양이는 있다가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더군요. 그게 아마도 반려라는 개념이 도입되기 이전 공간이 철처히 분리되어 있을 때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저 어렸을 땐 개든 고양이든 안에서 키운다는 건 생각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반려견은 많아졌는데 소위 말하는 동네 똥개는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개에 관해서는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중 하나만 얘기하자면, 오래 전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면서 마당에서 키우던 개가 잊히지 않습니다. 사실 그 개가 우리 집에 왔을 때 이미 한 번 파양의 경험이 있었죠. 그래서 그런지 처음 우리 집에 와서는 가족들과 눈도 안 맞주치고 마당 구석에 숨기만 했죠. 파양의 아픔이 있어 그러는 것이니 언젠가 마음의 문을 열겠지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얼마 안 있다 정말 마음의 문을 열고 우리를 새 주인으로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런 걸 보면 먼저 주인이 나름 잘 키웠던 것도 같습니다. 학대 받았다면 그렇게 빨리 마음을 열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엔 별로 예쁘단 느낌이 안 들었는데 나름 예쁜 구석이 있더군요. 그러다 우리 집이 이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죠. 지금 집은 공동주택이고 줄곧 마당에서 키운 개라 안에서 키울 자신이 없어 결국 인천에 사는 막내 이모네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이사하기 전 4일전인가, 3일 전에 이모와 이모부가 아침 일찍 와서 데리고 갔는데 두 분이 서두는 바람에 가는 것도 제대로 배웅하지도 못했습니다. 떠나는 걸 차마 보지 못한 마음도 있었죠. 근데 그렇게 간지 하룬가 이틀이 지나고 아침 일찍 이모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녀석이 집을 나갔다는 겁니다. 그런 일이 있을까봐 세든 집에 단단히 문단속을 부탁했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세든 사람이 시킨 짜장면 배달 온 사람이 사정도 모르고 대문을 살짝 덜 닫는 바람에 그 틈을 노리고 빠져나간 거죠. 그땐 또 하필 목줄이 없어 오늘쯤 사러 가야지 마음 먹던 차였다고 합니다. 엄마는 그 즉시 엄마가 잘 쓰던 스카프(그 시절엔 마후라) 하나 가지고 이모네로 가 거의 늦은 오후까지 온 동네를 헤집고 돌아다니며 녀석을 찾았다죠. 동네 어딘가 숨이 있을 거라고 보고, 이모는 낮설테니 안 나올거고 엄마의 목소리는 알아 들을테고 아니면 체취라도 맡고 나오라고 스카프를 챙겼던 거죠. 스카프 휘날리며 초로의 여인과 중년의 여인이 함께 온 동네를 헤집고 돌아다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모습일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찾지도 못하고 엄마는 그날로 집으로 돌아 와 지친 목소리로 아무래도 개장수가 데려 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그때만해도 개장수가 거의 마지막 활동시기였고, 그 시절엔 개 팔라고 다니면서 길거리에 돌아 다니는 개가 있으면 슬쩍 데리고 가기도 했거든요. 이 소설의 태풍이를 보니까 웬지 그 녀석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 녀석도 그 대문만 어떻게든 비집고 나가기만 하면 곧 옛 주인을 만나러 가게될 줄 알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곳은 인천이고 우리 집은 서울인데 무슨 수로 우리를 찾아 오겠습니까? 본이 아니게 녀석은 두 번이나 파양을 당했으니 얼마나 싫었을까요? 녀석을 위한 우리 나름 최선의 선택도 모르고, 이제 인간이라면 이가 갈린다고 했을 겁니다. 개만큼은 지들이 인간을 배반할지언정 우린 배반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는데 그 녀석을 지켜주질 못했으니 할 말이 없더군요. 그래서도 이 작품이 유독 인상 깊게 읽혔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버려지는 개가 그렇게 많다는데 그런 거 생각하면 한 마리 정도는 키워야 할 것 같은데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몸이라 운명이라면 모를까 맨 정신으론 자신이 없더군요.
다른 좋은 분께 구조되었을 겁니다! ♡
나는 내 동그란 뒤통수에 수북하게 난 검은 털이 빠질 정도로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한강 p.200, <달려라, 강태풍!> 중, 장강명 외 지음
정말 오랜만에 POV 게임을 하듯 태풍이에 감정이입, 행동이입해서 손, 아니 발에 땀이 나게 달리고 또 달리듯 읽었습니다. 아, 간만에 달렸더니 숨이 차네요.
오늘 달려라 강태풍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 가장 해피엔딩인 작품이 아닌가 싶었어요. 물론 한명의 희생당했으니까 아주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태풍이 입장에서는 친구도 생기고 가족도 지킨 거잖아요. 개의 시점에서 소설을 따라 가며 범인을 찾는 재미도 색다르네요. 저는 기회가 된다면 고양이를 키워볼까 생각했어요. 워낙 게을러서 산책도 시켜 줘야 하고 교감도 해 줘야 하는 강아지보다는 고양이가 낫지 않을까 하는 순수히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
저 진짜 인간 포함해서 살아있는 생명체를 안 좋아하는데, 영화나 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정말 귀엽습니다. 제가 아기도 사실 싫어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족을 못 쓰는 거 보면 제 안에 설명하지 못할 모순덩어리의 마음이 존재하는 것도 같고요. 이 작품도 읽는데, 초반부터 강아지가 화자라는 거 알면서 읽으니 왜 이렇게 귀여운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달려라, 강태풍!>까지 한강 서쪽 배경이라 지금까지 <한강이 보이는 집> 외엔 모두 서쪽입니다. 다음 작품인 <폭염>도 서쪽이고 마지막 작품 <해모수의 의뢰>는 한강 전체를 배경으로 삼기 때문에 총 7편 중 무려 5편이 서쪽! 아무래도 한강 서쪽에 이야기거리가 많은가봐요. 동쪽에 사는 저로서는 약간의 아쉬움이(이게 뭐라고 말이죠.)…
출판사들이 마포 쪽에 많고, 파주출판단지를 비롯해 서울 서쪽에 문인들이 많이 거주하시는 부분과 관계 있을까 싶습니다만, 한강 동쪽, 잠실 뚝섬 부근에도 소재가 무궁무진할 것 같은데요? 겸재정선미술관, 양천향교, 허준근린공원, 서울식물원 등이 인근에 있어, 생각해 보니 그 일대를 돌아보기 좋네요~
한강 서쪽하니 전 겸재 정선이 떠오릅니다. 겸재 정선이 양천현령(현재 서울 강서구)이었고 이 때 ‘경교명승첩’, ‘양천팔경첩’ 등을 통해 한강 서쪽을 포함하여 한강 지역을 진경산수화로 남겼거든요. 겸재정선미술관이 마곡동에 있는데 원화는 별로 없지만 아주 잘 꾸며놓았어요. 근처 서울식물원은 못가보고 미술관만 가봤네요. 시간 나실 때 관심있는분들은 한번 가보시길..
한강은 물지 않았다. 왜 그렇게 뛰느냐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잘 지내냐고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 물은 흘렀고, 바람은 지나갔다. 주하의 발소리를 따라 수면이 잔물결을 일으킬 뿐이었다.
한강 110, 장강명 외 지음
작가님도 사람인지라 개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기가 쉽지 않을터인데 하고 쓸데없는 우려를 했는데요, 아래 문장을 보고 개로 완전히 빙의하셨구나 하고 안도했습니다. ㅎㅎ '또 하나는 흰 개가 성질과 달리 아주 예뻤다는 점이다. 느닷없이 심장이 톡톡 뛰기 시작했다. 벌떡 일어나 흰 개의 엉덩이 냄새를 맡고 싶었다. 미친놈처럼 꼬리를 흔들며 주위를 맴돌고 싶어졌다.('달려라, 강태풍!' 218쪽)
Q1.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생각났습니다. <풀몬티>와 <빌리 엘리어트>,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떠올리게 하는 슬픈 이야기네요. Q2. 둘다 좋아하고 키워봤지만 고양이의 매력은 개×2 이상인지라... 털빠짐만 이니라면 최곤데...
케스 - 매와 소년 - 개정판
볼트 저도 좋아합니다. 대문자 T @장맥주 작가님을 울렸다니!!! 명작 인증이네요.
『볼트』는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심쿵이었죠 「달려라, 강태풍!」에서도 엄마와 태풍이의 첫만남이 그랬듯이요~!
역시 글 잘 쓰시는 작가님들은 다들 <볼트>를 좋아하시는군요! ^^
요즘 디즈니 채널에서 한창 <에이리언 어스> 보고 있는데 <볼트>도 끼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디즈니 애니는 안 본지가 꽤 되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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