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을 드리면서 저는 사실 이재용 감독의 영화에서 '우인'이라는 역할로 두 차례 출연했던 이정재 배우를 떠올렸어요 영화감독이 자신이 원하는 메시지를 표현할 맞춤형 배우로 누군가를 특정해 반복 작업하는 경우는 많지만(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 같은 이름을 쓰는 동일 인물을 서로 다른 개별적 완성형 작품에 출연시키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거든요
작가님들이 문학 작품의 캐릭터를 창조하심에 있어, 늘 비슷한 성별, 나이, 성향의 인물에게 주연을 시키는 경우도 있지만(=무라카미 하루키 ㅎ), 장강명 작가님의 장휘영 같은 사례가 또 어디 숨어 있을지 궁금했는데요, 일단 탐정들이 고정이군요!

순애보동사무소 공무원 우인. 그의 업무는 자질구레한 보고서와 쓰레기 분리수거 확인, 세금 통지서 배부 등의 단순한 일들이다. 주위엔 그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도, 관심을 기대하고 싶은 사람도 없다. 단조로운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혼자 맥주를 마시며 인터넷을 뒤적이다 잠이 들고 다음날 다시 동사무소로 향하는 뻔한 일과. 그런 우인의 일상에 한 여자가 들어온다. 도발적인 빨간 머리에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독특한 성격의 미 아. 동사무소에 개설된 제빵 강좌의 보조강사인 그녀는 왠지 낯이 익다. 그녀를 훔쳐보다 용기를 내서 말을 걸어보는 우인, 그러나 미아는 냉담하기만 한데...

정사건축가 남편(송영창 분)과 10살짜리 아들을 둔 평범한 일상 속의 서현(이미숙 분). 일로 바쁜 동생 지현(김민 분)의 결혼 준비를 대신하게 된 서현은 운명처럼 다가온 남자, 그러나 동생의 남자 우인(이정재 분)을 만난다. 처음 본순간부터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기 시작한 서현과 우인. 결혼 준비를 위한 만남을 거듭하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그러나 감정을 애써 숨기던 서현은 오후 햇살처럼 스며드는 우인의 사랑에 그와 하나가 되고 만다. 오락실, 아이의 학교 지구과학실 등에서 은밀한 정사를 벌이는 두 사람. 하지만 미국에 있던 지현이 돌아오면서 혼란은 더해가고 우인과 서현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줄 알면서도 파멸을 향해 치닫는데.
책장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