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

D-29
나는 내 동그란 뒤통수에 수북하게 난 검은 털이 빠질 정도로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한강 p.200, <달려라, 강태풍!> 중, 장강명 외 지음
정말 오랜만에 POV 게임을 하듯 태풍이에 감정이입, 행동이입해서 손, 아니 발에 땀이 나게 달리고 또 달리듯 읽었습니다. 아, 간만에 달렸더니 숨이 차네요.
오늘 달려라 강태풍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 가장 해피엔딩인 작품이 아닌가 싶었어요. 물론 한명의 희생당했으니까 아주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태풍이 입장에서는 친구도 생기고 가족도 지킨 거잖아요. 개의 시점에서 소설을 따라 가며 범인을 찾는 재미도 색다르네요. 저는 기회가 된다면 고양이를 키워볼까 생각했어요. 워낙 게을러서 산책도 시켜 줘야 하고 교감도 해 줘야 하는 강아지보다는 고양이가 낫지 않을까 하는 순수히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
저 진짜 인간 포함해서 살아있는 생명체를 안 좋아하는데, 영화나 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정말 귀엽습니다. 제가 아기도 사실 싫어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족을 못 쓰는 거 보면 제 안에 설명하지 못할 모순덩어리의 마음이 존재하는 것도 같고요. 이 작품도 읽는데, 초반부터 강아지가 화자라는 거 알면서 읽으니 왜 이렇게 귀여운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달려라, 강태풍!>까지 한강 서쪽 배경이라 지금까지 <한강이 보이는 집> 외엔 모두 서쪽입니다. 다음 작품인 <폭염>도 서쪽이고 마지막 작품 <해모수의 의뢰>는 한강 전체를 배경으로 삼기 때문에 총 7편 중 무려 5편이 서쪽! 아무래도 한강 서쪽에 이야기거리가 많은가봐요. 동쪽에 사는 저로서는 약간의 아쉬움이(이게 뭐라고 말이죠.)…
출판사들이 마포 쪽에 많고, 파주출판단지를 비롯해 서울 서쪽에 문인들이 많이 거주하시는 부분과 관계 있을까 싶습니다만, 한강 동쪽, 잠실 뚝섬 부근에도 소재가 무궁무진할 것 같은데요? 겸재정선미술관, 양천향교, 허준근린공원, 서울식물원 등이 인근에 있어, 생각해 보니 그 일대를 돌아보기 좋네요~
한강 서쪽하니 전 겸재 정선이 떠오릅니다. 겸재 정선이 양천현령(현재 서울 강서구)이었고 이 때 ‘경교명승첩’, ‘양천팔경첩’ 등을 통해 한강 서쪽을 포함하여 한강 지역을 진경산수화로 남겼거든요. 겸재정선미술관이 마곡동에 있는데 원화는 별로 없지만 아주 잘 꾸며놓았어요. 근처 서울식물원은 못가보고 미술관만 가봤네요. 시간 나실 때 관심있는분들은 한번 가보시길..
한강은 물지 않았다. 왜 그렇게 뛰느냐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잘 지내냐고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 물은 흘렀고, 바람은 지나갔다. 주하의 발소리를 따라 수면이 잔물결을 일으킬 뿐이었다.
한강 110, 장강명 외 지음
작가님도 사람인지라 개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기가 쉽지 않을터인데 하고 쓸데없는 우려를 했는데요, 아래 문장을 보고 개로 완전히 빙의하셨구나 하고 안도했습니다. ㅎㅎ '또 하나는 흰 개가 성질과 달리 아주 예뻤다는 점이다. 느닷없이 심장이 톡톡 뛰기 시작했다. 벌떡 일어나 흰 개의 엉덩이 냄새를 맡고 싶었다. 미친놈처럼 꼬리를 흔들며 주위를 맴돌고 싶어졌다.('달려라, 강태풍!' 218쪽)
Q1.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생각났습니다. <풀몬티>와 <빌리 엘리어트>,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떠올리게 하는 슬픈 이야기네요. Q2. 둘다 좋아하고 키워봤지만 고양이의 매력은 개×2 이상인지라... 털빠짐만 이니라면 최곤데...
케스 - 매와 소년 - 개정판
볼트 저도 좋아합니다. 대문자 T @장맥주 작가님을 울렸다니!!! 명작 인증이네요.
『볼트』는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심쿵이었죠 「달려라, 강태풍!」에서도 엄마와 태풍이의 첫만남이 그랬듯이요~!
역시 글 잘 쓰시는 작가님들은 다들 <볼트>를 좋아하시는군요! ^^
요즘 디즈니 채널에서 한창 <에이리언 어스> 보고 있는데 <볼트>도 끼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디즈니 애니는 안 본지가 꽤 되었는데 말이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이제 두 작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미 완독하신 분도, n회독 중이신 분도 계실 테고, 앞의 작품부터 천천히 읽어오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아껴 읽어야 할 시간이 되었네요... > 12.9~12.12 조영주 「폭염」 요즘 같은 겨울에 딱 맞는, 제목만 읽어도 후끈후끈 열기가 오르는 따스한 작품입니다! 마침내 괴물과 맞닥뜨리는 조지 벡. 그는 괴물의 정체를 확인하고 경악한다. 이러한 조지 벡의 경악한 얼굴에서 화면이 바뀌고 자막이 뜬다. p.244 의지대로 작품이 되지 않아 초조해하는 작가, 창작의 욕망으로 표절이나 살인 등 무리수를 두는 과정, 그로 인해 야기되는 예상치 못한 결말... @조영주 작가님 작품에서 특징적으로 다루어지는 비극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 작품의 빌런은 단연 차유진 감독이지만, 그가 악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데는 화자인 정단식의 허세와 욕심이 크게 작용하죠 '괴물은 바로 나'라는 반전은 바로 이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Q1.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괴물의 정체'는 무엇인가요 (이 작품에서 또는 전반적으로, 뭐든 좋습니다) Q2. 이 작품에는 차유진, 장그믐 등 작가님이 의도적으로 일부 개명한 인물들이 등장하죠 작품을 읽고 나서 저는 '찰슨 베르나르'도 실존 인물일까??? 싶어 포탈 사이트를 검색해 보기도 했답니다 :) 소설 속에 유명 정치가나 연예인을 직접 등장시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품들이 있는데요, 여러분은 이런 형식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폭염」의 친숙한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 ✍️ 독서 소감, 마음에 남는 문장, 작가님께 질문은 언제든 편하게 나눠 주세요 :)
1. 제가 생각하는 악의 근원은 자신의 삶이 영원하다고 생각하고 젊은 세대를 착취하는 노인세대 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현실의 부에 급급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게을리하면서 기후문제를 다음 세대에 미루는 XXX같은 사람을 대표적인 악이라고 생각합니다) 2. 개인적으로 실존인물이 나오는 것 무척 선호합니다. 이야기가 실제로 있을 법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거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역사적 배경을 정교하게 잘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능력있는 인물을 이야기에 등장시킬 필요가 있을 때, 그런 인물을 창조하는 것보다 그 당시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악'과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저 역시 공감합니다 「달려라, 강태풍!」에서 동물들을 해치는 장면은 하루키의 대작, 『해변의 카프카』에 나오는 주인공 소년 다무라의 아버지를 연상케 합니다 저는 한승태 작가님의 극한체험기, 『인간의 조건』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는데요, 기성 세대에 대한 정당한 분노를 표출한 부분이 후련하기도 했습니다 써주신 내용을 읽으니 순식간에 여러 권의 책들이 떠오르네요
해변의 카프카 1 (양장)일본을 넘어 세계에서 사랑받는 ‘하루키 월드’의 대표작, 무라카미 하루키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론가들의 극찬 속에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해변의 카프카』가 하루키 스타일의 묘미를 오롯이 살린 전면 개정판(제3판)으로 16년 만에 새롭게 출간되었다.
인간의 조건 -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 농장까지,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20대 후반의 저자가 2007년부터 전국 각지를 떠돌며 일한 경험을 기록한 르포.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사실적 묘사는 물론, 웃음과 슬픔, 안타까움 같은 다양한 감정들을 맛깔나게 버무리며, 가슴이 뻥 뚫리는 진한 풍자도 선사한다.
현수동이라는 동네 지명도 익숙한 설정이죠 ^^ 차유진 감동, 장그믐 배우를 보며 제가 떠올린 두 작가님과 조영주 작가님은 많이 친하신가보다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어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혹시 정단식의 망상은 아닐까 어떻게 같은 업계에서 이렇게 까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나봐요. 망상이든 사실이든 성공하고 싶은 조급함과 질투, 그리고 욕망이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한 거 같긴 하네요. 이 장면을 보니 요즘 유명한 드라마 "서울 자가 대기업 김부장"에서 성공한 은퇴 생활을 보여주고 싶어서 성급하게 상가 임대 계약을 했던 그 슬픈 일화가 다시 한번 떠오르네요. 잘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영주입니다. 저는 전반적으로 '심리 스릴러'라고 하는 장르를 쓰고 있습니다. 이번 소설 같은 경우에도 폭염 아래에서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심리 스릴러!! 그렇네요. 저는 작가님이 참 다양한 장르에서 다채로운 글을 쓰신다고 여겨 왔는데, '심리 스릴러'라는 말이 작가님 작품들을 일관되게 설명해주는 거 같습니다. 참, <폭염>도 너무 즐겁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그 재미 중 일부는 약간 사적인 재미였습니다 ㅋㅋㅋㅋ). 황금펜상 수상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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