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함께 읽고 나누면서 현 세대의 방향을 알고, 의견을 공유하며 시야를 넓혀갑니다.
이 시대의 흐름은 어떤 젊음을 내세워 달려가고 있나요?
D-29

베지밀두유모임지기의 말

비화척성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봉구스
백온유 작가의 반의 반을 읽어보았습니다. 퇴근하면서 읽은거라.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습니다. 추리소설같으면서 아닌듯한 5천만원의 행방을 궁금하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마음대로 끼워맞춰 생각하는 숨겨둔 현금 5천만원의 의미는 사실 가장의 죽음.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받은 대가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이란건 라깡적으로 상징계의 죽음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냥 최근 라깡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그런식으로만 생각이 들어 이런 해석들이 나와서 적어 보았습니다.
그 제목의 반의반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내용은 사실 그래 억압된 욕망이 드러나는 주이상스와 증상들의 혼연이라고 생각됩니다.
가족간에 갑자기 실제계인 죽음을 직접 보게 되면 그렇게 되는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조가 무너진 상황에서는 욕망이 삶의 원동력이 될수있다 상상하고 더 욕망하겠지 반의반만 이라도 라는. 하지만 그 실체는 텅비었고 현실은 왜곡되어 보이기만 할뿐인거 같습니다.
오히려 영실의 모습이야말로 디오니소스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욕망을 가장 자유롭게 누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가족들과 요양보호사는 상징계의 붕괴로 스스로 자신들을 가두고 아무것도 허용되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린거 같아 오히려 라깡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현실 그 자체가 라깡적인지. 이 소설이 그걸 의도한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봉구스
현진이 도달한 5천만원이 없다라는 결론을 통해서 많은 현 세대의 방향중 하나의 케이스를 볼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대로 처음에는 규명을 위해 이 상황에 참여했다가 알아보니 없는 돈을 둘러싸고 서로 부딛치고 상처입고 싸우는 현장 자체는 필연이 아님을 스스로 알게된거 같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현진은 안티고네처럼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해북
반의반의 반을 읽었습니다. 저는 윤미와 현진이 각각 영실에게 떠올리는 책임이 마음에 남았어요. 윤미도,현진도 그러더라고요. '자녀를 위해서라면 도리없이', '할머니는 마땅히'. 도리없이와 마땅히라는 표현을 계속 곱씹었습니다. 이 소망의 대상이 영실이 아니더라도, 부모는 정말 도리없이 희생을 내주는게 마땅한 사람인걸까 라는 의문을 던지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아니고, 당연한게 아니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글'이 더 많아지길 바라기때문에 좋았습니다.
그리고 홀로 사는 노년에 가장 곁이 되는 대상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자녀들은 언제까지고 본인들이 노인이 된 부모의 가장 가까운 곁이자 보호자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 부모의 취향과 정리습관과 집안일루틴같은건 모를겁니다. 대체로 성인이 된 이후로 부모의 취향을 더 궁금해한적은 없을테니까요. '그' 영실조차도 매일 살뜰히 자신을 챙기고 자신을 궁금해하고 자신을 관찰하고 파악하려는 요양보호사 수경에게 자녀보다 더 가까운 곁을 내줍니다. 노인이 되더라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간다는 것, 노인도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하는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 어쩌면 이런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욕구가 노인에게도 있다는, 망각하기 쉬운 사실을 일깨우는 작품이었습니다.
바다소
그랬구나. 그리하여......이렇게 되었구나.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319쪽, 현호정, 물결치는 몸 떠다니는 혼 중에서, 백온유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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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소
미래는 가능성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 실체가 있는 모든 시간은 자신을 미래로부터 분리해 현재로 드러낸다.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320쪽, 현호정, 물결치는 몸 떠다니는 혼 중에서, 백온유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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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북
“ 구호 원피스를 입고, 귀에는 말발굽을 닮은 페라가모 간치니 귀걸이를 하고. 무엇보다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부쉐론 콰트로 클래식 링을 끼 여자. 너무 졸부 같지도 않고, 적당히 상식 있어 보이는데다 조잡스러운 소품을 착용해달라고 하거나 애교를 시키거나 무리한 부탁을 해 본전을 뽑아낼 생각 없고, 단지 유리가 일상의 해옵ㄱ이 되어 주는 것에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경험 삼아 온 밤색 머리의 여자. 아니, 그딴 것보다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여자. 특히 마지막이 자신을 정상으로 보이게 한다는 걸 우미는 알았다. 어이없지. 저게 제일 싼데. ”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p.261, 이희주 '최애의 아이' 중에서, 백온유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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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북
“ 가로등 아래 춤추는 눈송이들. 창문을 장식한 색 색의 전구들. 구세군의 맑은 종소리. 노점에서 풍기는 어묵 냄새. 사람들의 웃음소리... 눈 내리는 연말의 밤거리를 통과하면서 은화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감각했고, 그러는 동안 천천히 비참해졌다. 어린 은화는 배우로서 그 비참함을 잘 간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만큼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그녀 자신만의 것이었으므로. ”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p.81, 강보라 '바우어의 정원' 중에서, 백온유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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