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소녀

D-29
문맥 없이 한 구절만 딱 떼어내면 무슨 소리인지 모르거나 글의 내용을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성에 대한 건 물 수 변이나 계집 녀 변이 꼭 붙어있다.
외국인의 한국 지하철에 대한 칭찬이 넘친다. 한국 환승 시스템은 잘한 것 같다.
인간은 거기서 거기에 산다. 확 안 바뀐다. 그러니 타고난 것을 잘 활용하면 그만이다. 더는 바래선 안 된다.
뭐든 잘 생각해 보면 긍정적인 것도 있는데 뭐든 부정적으로 본다.
그리움 그리움은 앞으로가 아닌, 전에 겪은 것 중에 다시 그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여기엔 층위(層位)가 있다. 순수와 행복과 사랑이다. 어릴 땐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건 진짜 순수하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이 진짜 좋아했고 자신은 뭐할 때 가장 몰입했는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을 지켜본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다. “난, 어릴 때 주로 뭘 하고 놀았어?” 하고, 그러면 “넌, 항상 종이로 뭔가를 접었지.”하고 대답해 줄 것이다. 이제라도 자신은 그것에 진심이므로, 그게, 어릴 적 재지 않고-사회성이 들기 전에-진짜 좋아하는 것이므로 그리워만 말고 거기에 다시 빠져보면 진짜 자신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일 것이다. 가끔 불현듯 멍하니 공상에 빠질 때, 주로 돌아가는 과거의 한 시점(時點)이 있을 것이다. 노곤한 가운데 잠들 전 나는 그곳을 주로 방문한다. 무구(無垢)한 유년 시절에 매일 오르던 동산이나 냇가로 친구들과 함께 뛰어가던 그 장면은 나를 포근한 꿈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그 시절은 취학 전일 때도 있고, 초등학교 때, 아니면 중학교에 가서 갑자기 성적이 올라 나조차 나를 다시 볼 때, 아니면 그저 기분이 들뜨고 힘이 주체가 안 되던, 푸르른 꿈을 안은 대학 신입생일 때도 있을 것이다. 과거 어느 특정 시점에 이르러, “아, 정말 그때가 좋았는데.” 하며 나도 모르게 즐거운 미소가 저절로 일기도 한다. 그때 나와 행복했던 시간을 보냈던 그 사람은 지금 어디서 뭘 하며 지낼까, “거긴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하고 무작정 거길 다시 가보고 싶기도 할 것이다. 이 그리움은 지금 이렇게 힘들 때, 나를 지탱해 주고 격려, 위로해 주는 가장 그리운, 행복한 한 시절로 평생 남을 것만 같다. 노영심의 <그리움만 쌓이네> 노래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나 한 명은 있을 것이다. 그와 아쉽게 헤어진 것이다. 그는, 아직도 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그냥 일방적 풋사랑이나 짝사랑일 수도 있고, 하여간 헤어졌지만 내 쪽에서 더 좋아했던 상대다. 모든 사랑엔 같음이 없다. 반드시 더 좋아하는 쪽이 있고 안 그런 쪽이 있다. 안 그런 쪽이 무감(無感)하게 떠나지만, 남은 쪽은 아쉬움이 남아 그를 평생 그리워한다. 내 마음 한구석에 그리운 사랑의 자리를 여전히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끝에 이르러 싫증이 나서 그런 게 아니다. 아쉬우니 그리운 것이다. 그는 평생 내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았다. <그리움만 쌓이네>는 꼭 내 마음을 대변하는 평생 내 노래가 되었다. 그가 그리울 때면 듣는, 내 최애곡이 되었다. 그리움 ● 눈치를 모르던 가장 ‘순수’하던 시절이 그립다. ●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 여전히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사랑’했던 그가 그립다.
사람이 죽고 생명 보험에 든 글을 많이 쓰는 작가이다.
작가들은 책을 많이 읽어 그런지 사람의 운명은 잘 안 바뀌는 걸 안다.
죽은 여자보다 살아남은 여자들이 더 고단수인지도 모른다.
일본 음식은 간장과 된장을 넣어 그렇게 짠 것이고 한국 음식은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항상 넣어 매운 것이다.
육체와 현실 실은 육체와 현실이 인간을 더 많이 지배한다. 아프면 잘하던 것도 못하고 늙으면 정신적으로 더 힘들다.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이래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이상과 꿈을 갖고 있다가도 인간은 현실적 지배 때문에 꿈을 접기도 한다. 실은 이게 거의 인간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걸 감안하고 덤벼야 그나마 뭔가 된다. 현실과 육체에 대한 고려 없어 마구잡이로 덤비며 후회와 좌절만 남을 뿐이다. 현실과 육체의 압박을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타협하고 조화를 이루면서-자신의 타고난 기질을 살려야만 자신이 목표로 하는 꿈과 이상에 조금은 다가갈 수 있다.
일본은 죽은 부모 위패 같은 걸 집 안에 모신다.
어제는 새벽 2시 반에 잠이 깨는 바람에 근무하는데도 책도 못 보고 집에 와서도 글을 조금밖에 읽지 못해 손해가 너무나 막급한 하루였다.
일본인은 빚을 안 내는데 한국인은 겁도 없이 그냥 빚을 낸다. 실은 그게 평생 자기를 옭아맬 것이다. 편안하게 살게 두지 않는다.
떡을 먹으면 대개 생목이 오른다.
작가 글 한 다섯 권 정도는 읽어야 그의 세계가 나에게 들어온다.
자기 책도 가족이 보는 건 좀 꺼려진다. 자기 글도 그런데 잘 모르는 이해과계가 없는 사람이 읽기를 바라고 그에게 대개는 소개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뚱뚱한 것은 게으르기 때문이다. 뭔가 하려는 사람은 자기 관리도 철저히 한다. 다 사람 성향 탓이다.
습관 누가 “이거 참 좋다.”라고 하면서 권장하고 나도 그래야 할 것 같아서 해봤지만, 실패만 거듭하고 자꾸 작심삼일(作心三日)이면 자기와 안 맞는 것이니 자기와 맞는 걸 다시 찾아 그것에 습관을 들이는 게 인생을 더 알차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결국 인생은 습관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좋은 것 중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습관으로 삼는 게 제일 좋다고 본다. 대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습관이 있다. 루틴(Routine)이다. 철학자 칸트는 항상 그 시간에 꼭 산책을 했다고 하는데 오히려 시계보다 칸트가 지나가는 시간을 보고 사람들이 시간을 맞췄다고 한다. 이것도 성공한 사람들이 하거나 그걸 하며 진정 행복한 시간에 빠지는 사람들인데, 이것도 습관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운동선수가 징크스를 없애거나 긴장을 풀기 위해 특이한 퍼포먼스를 하거나 리추얼을 치르는 세리머니(Ceremony) 같은 것. 어떤 작가는 같은 집에서의 이동인데도 다른 방(執筆室)으로 갈 때 꼭 정장을 갖춰 입는 등 몸을 단정히 한 다음, 마치 출근하는 것처럼 문지방을 넘는다고 한다. 그 행위는, 그걸 의식(儀式)을 치르듯 신성하고(Holy) 경건하게 여겨 그러는 것이라고 본다. 거기에 자기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묻어난 것이다. 나도 지금 읽고 있는 책에 하루에 꼭 세 번씩 절을 한다. 큰 소리로 “고맙습니다.” 하면서. 몰래 하지만, 누가 본다면 미친놈이라고 할 것이다. 약간 종교의식처럼 소원을 빌거나 감사를 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A4 용지 한 장에 ‘이달의 책’이라고 그 책의 표지 사진 밑에 본문 내용이나 그 책에서 인상 깊은 것을 적어 직장 사물함 거울 밑에 붙인다. 이를 닦거나 옷을 갈아입으려고 사물함을 열 때 항상 한 번씩 보고 읽는다. 원래도 그러려고 붙인 것이다. 이제 이게 습관으로 굳어 안 하면 뭔가 빠진 것 같다. 하여간, 어쩌면 사람 인생 전체는 습관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 꿈을 이루려면 그걸 습관으로 붙이면 보다 어렵지 않게 이룰 거라고 본다. 습관이 붙었다는 건 그게 자기에게 딱 맞는다는 얘기이고, 그렇게 쭉 하다 보면 자기 꿈에도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본다. 습관 ● 습관이 붙었다는 건 그게 자신과 진정 맞는다는 말이다. ● 습관을 거행하기 전의 리추얼은 자신과 자기가 하는 걸 스스로 존중한다는, 신성한 의전(儀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습관을 자기 인생에 넣는다는 건 자기가 꿈꾸는 이상에 점점 다가가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인이 한국보다 밥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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