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소녀

D-29
마리 유키코를 더 접해 보자. 일본 여류 작가를 통해 인간, 아니 여자의 속 심리를 파악하는 것도 글 영감에 좋을 것 같다. 일본 미스터리 중에 일본 여류 작가와 여자들의 적나라한 날 것의 심리를 파헤치는 미스터리를 더 접하고 싶다. 남자로서 여자를 더 알고 싶은 건 당연. 그걸 바탕으로 계속 글을 써나가고 싶다.
이 작가는 여자들의 심리가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나오고 오줌 같은 오물이 많이 나온다.
일본 여자들이 왜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나 했더니 그게 다 자기 역할이라 그런 것 같다.
작가는 알맹이 없이 살지 말고 자기 주체성을 가지고 살라고 한다. 그래야만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엄마 등교 때 아침밥을 안 먹고 가려 하면 딸에게 엄마는 밥에 반찬을 얹은 숟갈을 들고 쫓아다니며 한입이라도 더 먹이려 한다. 드라마에도 직장 생활의 비애(悲哀)를 달래는 것은, 본가로 달려가 엄마가 해준 짭조름한 갈치조림과 보글보글 된장찌개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엄마 앞에 그동안 쌓인 이야기보따리를 실컷 풀어놓으면 직장 스트레스가 스르르 풀리는 것이다. 그동안 기가 빨리고 방전되어 축 늘어진 나를, 거기서 보충하고 다시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것이다. 엄마와의 그게 없다면 나는 벌써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지금 택배 분류 하역 작업이나 병원 세탁물 옮기기로 아주 빡센 알바를 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초라하고 서럽다. 불현듯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가 이 모습을 보면 얼마나 슬퍼할까.” 안쓰러운 얼굴을 한 채 막노동하는 내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나는 그만 눈물이 주르륵. 항상 가장 아껴주고 걱정해 주고 의지할 딱 한 사람은 오직 엄마뿐임을 새삼 깨닫는다. 아주 어릴 적, 유모차 안에 내가 있고 엄마가 나를 밀며 언덕길을 힘겹게 오른다. 그렇지만 엄마는 군데군데 멈춰 서서 자꾸 유모차 덮개를 열며 나를 살핀다. 자신이 힘든 것보다 내가 잘 있는지 그게 더 걱정인 것이다. 나는 세상 편하고 포근한 느낌과 잔잔한 진동으로 스르르 평온한 꿈속에 잠긴다. 어디에 엄마와 단둘이 가는 모습은, 지금 떠올려도 그렇게 평화롭고 행복할 수가 없다. 꼭 동화 속 한 폭의 그림 같다. 학교에서 돌아와 “엄마!”하고 불렀는데 어디에도 기척이 없으면 그렇게 화나고 속상할 수가 없다.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귄 일과 선생님께 들은 칭찬을 재잘거리며 얘기해 주려고 헉헉 달려왔는데, 늘 반기던 엄마가 오늘은 이상하게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엄마가 곧 돌아올 거라는 믿음은 버리지 않는다. 엄마가 날 배신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분명 찬거리 사러 근처 슈퍼에 갔을 것이다.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학부모들 속에서 내 율동을 보며 너무 기쁜 나머지 손뼉을 짝짝 치며 심지어 사이비 기도회라도 온 듯이 바닥을 구르며 기쁨의 눈물까지 흘린다. 나는 그 많은 부모들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엄마의 그 열렬한 응원으로 더 힘차게 율동을 하는 것이다. 남들이 보면 율동을 다른 애들보다 유별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엄마 눈엔 절대 내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나는 엄마를 세상 전부로 여기고, 위기에 처하면 어디선가 소리 없이 달려와 나를 구해줄 것 같은, 그런 강한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엄마에게 흡족하게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랐고 나도 내 자식에게 사랑을 듬뿍 안겨줄 것이다. 세월은 어김없이 흘러, 엄마는 이제 젊지 않다. 이제 씩씩하고 건강했던 엄마는 어디 가고 없다. 키도 내가 훨씬 크고 힘도 세니 그 역할을 바꿔야 할 것만 같다. 어릴 땐 엄마는 늘 내 곁을 떠나지 않고 항상 나를 지켜주는, 그 젊고 예쁜 모습을 영원히 간직할 것만 같았는데... 외국인이 들어도 눈물 흘린다는 우리 동요가 있다. <섬집 아기> “엄마가 섬 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스르르 팔을 베고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중년 옷은 남을 위해 입으라고 했다. 물론 자기만족도 없을 수 없다. 그러나 뭔가 어색하고 추워도 짧고 얇은 옷을 고수하는 것은 나는 불편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남에게도 좋게 보일 것이다. 여자는 어떨지 모르지만 남자는 아직은 여자에 비해 외모에 그렇게까지 신경을 안 쓰고 그 결과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 자기가 고른 옷을 입고 나가면 남이 보기엔 뭔가 어제와 같은 옷이고 변화가 없어 “나, 뭐 변한 거 없어?” 물어도 “모르겠는데.” 하며 떨떠름한 반응만 보일 뿐이다. 그러나 딸이나 아내에게 추천받고 그걸 입고 나가는 날엔 사람들이 먼저 알아보고 외모 변화에 대해 한마디씩 해준다. 자기가 골라 입고 다니는 옷은 그 나이에 여전히 딱 맞게 올드(Old)하지만, 딸들이 추천한 청바지는 영(Young)하고 자기와 쿵짝이 잘 맞는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어 그럴 것이다. 중년 남자는 자기 세계 속에만 갇혀 자기를 겉으로 보지 못해 스타일에 영원히 변화가 없는 것이고, 딸이나 아내는 겉으로 아빠와 남편을 보고 고리타분한 중년 남자의 세계가 아닌 남의 눈으로-즉 옷을 입으면 거울에 비춰보는 것처럼-평가하고 거기에 맞게 옷을 골라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해서 변화가 가능한 것이다. 사실 물을 가장 모르는 건 어항 속에만 사는 물고기다. 사회에서 외모에 있어선, 그게 너무 영향력이 커 여자에게 그러면 외모를 강요하는 거라고 하는데, 남자에겐 오히려 변진섭의 노래 <희망사항>처럼 중년 남자에게 젊어 보이니까 청바지를 입으라고 강요받았으면 좋겠다. 물론 여자에 대한 외모 강요는 대상화(對象化)로 흐르기 쉽고, 남자에 대한 건 자기실현에 더 가까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걸 떠나서, 그러면 어쨌든 남자는 더 젊고 세련되게 입고 다닐 것이다. 남자가 일찍 죽는 것도 알고 보면 외모, 말 등 겉으로 표현 안 하고 속에만 묻어두어 그럴 것이다. 다른 분야처럼 외모도 사랑하는 사람과 자기만족을 위해 꾸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꾸미되 누가 시켜 그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꾸미면 되는 것이다. 공부 열심히 하는 것, 돈 버는 것, 운동으로 대회에 나가는 것 등, 이런 것으론 경쟁해도 별말이 없는데, 외모로 경쟁하는 것엔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정신적인 건 아무리 심하게 경쟁해도 봐주지만 육체적인 건 그 무엇도 안 된다는 논리다. 그것보단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기가 하고 싶거나 강점인 것은 그 무엇이라도 갈고닦는 건 좋다고 본다. 그냥 자기 개성 살리는 것이다. 그러니 오로지 자신이 그러고 싶으면 꾸미면 된다. 꾸미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외모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정성이 들어가면 누구나 외모도 반드시 바뀌는 것 같다. 인간 세상에 의식주(衣食住)가 탄생했듯이, 먹는 것, 사는 곳처럼, 입는 것도 인간 사회에서 필수이고 잘 입으려고 하는 것은 남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 잘 입는 것도 외모 가꾸기의 일환(一環)인 것이다. 다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하는 곳에 아무렇게나 입고 가는 것은 그 자리를 마련한 사람에게 인간으로서 무례를 범한 거라고 본다. 역시 나는 불편하지만, 그 자리에 맞게 입으면 남은 자기에게 내가 예의를 잘 갖췄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는 나에게서 존중받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면 나도 자기만족에 흡족한 것이고, 남에게도 최대한 예의를 갖춘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인간 세상에서 가장 인간답게 사는 게 가장 바람직한, 사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자들이 결혼을 안 하려다가 외롭고 의지해야 할 사람이 필요해 결혼을 결심한다. 아직은 다수가 그게 기준이고 하다못해 드라마도 그것을 기준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이면 거의 동양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아시아계가 중요한 것이다. 미국이라는 국적이 아니라. 국적이 미국이라고 해서 미국 사람 생각하면 안 된다.
여자는 안경을 쓰면 미모가 꽝으로 바뀐다.
일본에선 인도에서 자전거가 마구 달리니 조심하라고 한다.
여자가 나이가 들면 군살이 붙는다.
드라마에서 장샌긴 남배우와 여배우가 키스할 때 마치 그 여배우가 자신인 것처럼 착각하며 그것에 물입하는 여자들이 많다.
일본엔 여자 철도 오타쿠 같은 게 많다.
언어에 보면 유사한 말이 많다. 크래커나 비스킷 도 그렇고 한국엔 빈대떡이니 부침개도 전도 그렇다. 지짐이도 같은 말인가.
조용필 팬처럼 늙어도 같은 주제로 평생 모일 수 있는 것이다.
역시 일본은 한국보다는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를 더 동경한다. 그들의 소설에 한국은 잘 안 나오기 때문이다.
언어의 정서적 차이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뜸 들이다.’처럼 말엔 관용구가 많다. 자기 말은 그런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듣는 사람도 그 뜸 들이는 그 정황을 물론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게 문화적 차이라는 것이다. 외국인은 보통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이런 것 때문에 자기 말이 아닌 외국어 배우기는 어려운 것이다. 말 자체보다 이런 문화적 정서적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
스타의 팬 팬들이 어쩌면 아이돌보다 더 열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더 열정이 넘치는 것이다. 정작 아이돌은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자기 작품에 몰입하는 게 아니라 마약이나 스캔들 등 딴짓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아이돌이 죽으면 그 유품으로 또 그 팬들이 열기를 토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돌을 수단으로 해서 자기들 열기를 맘껏 뿜어내는 것이다. 여기서 그 아이돌이 주인이 아니라 오히려 그 팬들이 더 주인인 것처럼 보인다. 주인인 팬들이 사라지면 그 아이돌은 그냥 껍데기만 남는 것이다.
검찰 생리 이들에게 국민 편이니, 약자 편이니, 정의니 이런 건 없다. 여기에 속아선 안 된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 알아야 한다. 오직 자기 조직 키우는 게 이들의 생리이고 목적이다. 조폭처럼 자기 나와바리 넓히는 것만 생각한다. 모든 말과 행위는 결국 기승전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불과하다. 이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건 허울뿐이고 솔직히, 기개(氣槪)나 불의에 대한 저항, 그런 건 사실 1도 없고 지금까지 누려온 무소불위 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발악에 지나지 않는다. 단지 영감님 소리를 앞으로도 계속 듣고 싶은 것뿐이다. 자기들 기득권이나 특권을 계속 향유 하려는 것이다. 대통령 뽑는 것도 자기 조직 맘대로 하겠다는 거다. 뽑힌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자기 조직이 뒤에서 실제 통치는 다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도 결국 공무원에 불과하므로, 징계에서도 공무원과 똑같이 다뤄야 한다. 어쩌면 일반 공무원이 더 공명정대(公明正大)한지도 모른다. 자기 조직 지키고 키우기에만 혈안인 검사들보다. 차라리 영혼 없는 공무원이 낫다. 공무원더러 영혼이 없다고 하는 건 아무 생각 없이 위에서 시키는 것만 한다는 의미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해서 그런 소릴 듣는 게 더 크다. 원래 회색분자(灰色分子)에게 개념 없고 줏대가 없다는 말을 곧잘 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이지만 탄핵만이 검찰을 건드릴 수 있게 한 것도 어떤 권력에도 휘둘리거나 흔들리지 않고 오직 법으로만 공정하게 수사, 기소하라고 한 것인데 자기 조직에만 유리하게 잣대를 들이대니 그럴 거라면 차라리 공무원과 똑같이 징계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일반 공무원처럼 영혼은 없지만 정치적인 중립만은 지킬 것 아닌가. 내가 쓰는 이 글도 정치적인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검찰의 존재 이유를 제대로 알고 검사 선서문에도 나와 있듯이 오직 진실만을 향해 공평무사(公平無私)하겠다는 이 다짐, 그 본령(本領)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의미로 적은 것이다. 그동안 이들은 조직과 그 집단을 키우기 위해 기꺼이 ‘권력의 개’ 노릇을 해왔다. 조직을 비대하게 하는 거라면 어떤 권력도 이들에겐 상관없다. 살펴보면 이들은 그 정권이 어떤 정권인지 따지는 것보다 그 정권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면 그 정권과 함께하려 했다. “(누구만 빼고) 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이건, 조직에 충성한다는 말이다. 나라야 어떻게 되든, 윤석열이 자기들 조직에 밑질 건 없다고 생각해 별다른 저항 없이 수사도 안 하고, 아마 속으론 이번 계엄이 성공하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자기 조직에 이득인 정권이고 자기들과 뿌리가 같기 때문이다. 박정희, 전두환 시대에 군(軍)이 한가락 한 것처럼 이번엔 자기들이 좀 주름잡아보려던 수작이다. 이러니 어쩌면 자기 조직을, 나라와도 맞바꿀 수 있는 위인(爲人)들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원래 인간은 자기 위주로 역사를 본다. 이순신과 세종대왕도 부풀려진 게 많다. 나쁜 놈들도 실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게 인간 세상의 진실이다.
이 글도 여자들의 심리극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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