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소녀

D-29
왠/웬 왠지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는데, 요즘 MZ들은 모르는, 분위기 있게 비는 내리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예전 음악다방에서 디제이가 항상 시작하는 멘트가 있으니, “오늘은 왠지~”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거 헷갈릴 필요가 없다. ‘왠지’ 말고는 다 ‘웬’이다. 오늘은 왠지 옆구리가 허전해지는 시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웬 여자가 웬 물건을 건네며 흰 이를 드러내 웃고만 있었다. 이게 웬 떡이냐? 그는 웬만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은체를 하지 않는다. 꼭두새벽부터 웬일이냐? 참고로 ‘웬만하다’, ‘웬만큼’, ‘웬일’은 한 단어라서 붙여 써야 한다.
몇일/며칠 몇일은 표준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쓰면 안 된다. 몇일을 쓰는 순간 그건 틀린 말이다. 왜냐하면 그런 말은 한글에 없기 때문이다. 며칠과 바꿔쓸 수 있는 단어는 ‘며칟날’뿐이다. 결혼기념일이 몇 월 며칠이라고 했지? 그는 골방에 틀어박혀 며칠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몇 월 며칟날 나가겠다는 어떤 언질도 없이 그는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뺐다/뺏다 ‘물건을 뺐다’와 ‘물건을 뺏다’ 어느 게 맞을까? 둘 다 맞다. 그러나 뜻은 다르다. 이거 간단히 정리하면, 뺐다 빼었다의 준말 뺏다 빼앗다의 준말 “오늘 치과에 가서 사랑니를 뺐어.” “넌 나쁜 새끼야. 왜 남의 돈을 뺏니?”
공부가 잘되고 즐거우면 그걸 계속 늘리는 것도 좋다. 그것으로 밤을 새우는 것이다.
일본 드라마엔 정치 고위직에 있는 인물은 잘 안 나온다.
인간의 허영 식당 종업원이 고기를 구워주는 것은 사람들이 그걸 원해서 그런 것이다. 그래야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 혼자 먹을 땐 그런 곳에 안 간다. 귀족이나 부자가 고급 식당에서 우아하고 과한 서비스를 받아 자기도 받아보고 싶어 그런 곳에 가는 것이다. 지인을 데리고 가서 그런 서비스를 받으며 자기를 그에게 과시하고 싶은 것도 있다. 별로 대접하고 싶지도 않지만, “난, 너에게 이렇게 대접하고 있어.” 하는 걸 퍼포먼스로 보여주는 것이다. 뭔가 그 이후의 대가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허영심의 작용으로 고기를 자르고 구워주는 곳으로 굳이 가는 것이다. 맛은 별 차이 없는데도. 혼자라면 귀찮게 그런 곳에 애써 가진 않는다. 이게 인간의 본성이고 본능이다.
친한 사이라도 남에게 고마움을 느낄 땐 5% 정도 밖에 안 된다. 뭔가 오해하는 게 15% 정도 이고, 내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게 5% 정도이고, 나머진 다른 사람하고 같은 감정을 느낀다. 남은 대개 이런 사이로 이어지다 결국 헤어진다.
한글을 많이 칭찬하지만 그리고 다른 말도 그런 게 많겠지만 한글도 발음하고 실제 쓰는 것하고 다른 게 너무나 많다.
사이시옷 사이시옷, 한글 맞춤법에서 가장 골치 아프다고 생각하는데 세계적으로 한국어 열풍도 불고 있으니 외국인이 물어볼 때를 대비해 이참에 정리해 보자. ① 고유어+고유어, 한자어+고유어 조합에서만 넣는다. 떡만둣국, 제삿날 ② 뒷말이 된소리로 바뀌면 넣는다. 아랫집, 바닷가 ③ ㄴ, ㅁ, 모음 앞에서 ㄴ, ㄴㄴ 발음 날 때 넣는다. 아랫니, 냇물, 깻잎 한자어+한자어 조합은 사이시옷을 안 쓰는데 이 여섯 가지는 예외로 쓰니 그냥 외워야 한다. 곳간, 셋방, 숫자, 찻간, 툇간, 횟수 그런데 머리말, 반대말, 인사말은 ㄴ 발음이 난다고 생각해 사이시옷을 넣고 싶지만, 발음이 잘못된 것이니 사이시옷을 넣으면 안 된다.
이제 작가의 단 한 줄이라도 그것을 쓴 의미를 생각하면서 읽는다.
한자는 뜻글자라 그런지 뭔가 더 심오한 면도 분명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선 한자가 한글보다 우수한 것 같다.
인간들은 새벽 배송, 이미 쿠팡의 노예가 되어 버리기 힘들 것이다.
롯데월드타워는 혼자 생뚱맞게 치솟아 있어 뭔가 괴기한 느낌만 든다.
내 한글 사랑 나는 말보다 텍스트를 사랑한다. 그래서 글자를 사랑하고 그래서 책을 사랑한다. 읽는 게 말하는 것보다 편하다. 말을 듣고 있으면 오히려 화가 난다. 더군다나 말하는 인간들이 그저 먹고사는 것과 세상 생활에서 틀에 박힌 말만 하니 들어주기가 진짜 고역이다. 책을 사랑하고 글을 좋아하고 쓰기를, 읽기를 좋아하니 결국 한글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걸 만든 세종대왕을 섬기고 그가 다른 일도 잘했지만 미리 밝히면 반대에 부딪혀 성공하기 힘들 것 같으니까 몰래 창제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하여간 지혜롭고 그래서 더욱 위대한 성군이다. 그런 것으로 세종대왕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오늘에 이르러,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된 것이다.
일본은 영어를 동경하는 것 같고 세련된 이름에 집착하는 것 같다.
일본인은 오이는 잘 먹는 것 같다.
시류나 일상적인 글도 중요하지만 나만의 독특한 주제의 글도 꼭 필요하다. 그래야만 나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다.
한 번/한번 왜 자꾸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올리냐고 하는데 난 단지 한글을 너무나 사랑할 뿐. ‘한 번’은 두 번, 세 번처럼 횟수를 나타내는 말이고, ‘한번’은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뜻들이 검색된다. 표가 깔끔하니 표로 정리해 보자. 과거의 어느 때 한번은 그와 술을 마신 일이 있다. 시험 삼아 나도 유튜브나 한번 해볼까? 우선 한 차례 그는 한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완성할 때까지 손을 떼지 않는다. 강조 춤 한번 잘 추네. 기회가 있는, 미래의 어떤 때 언제 한번 우리 집에 놀러 와요! 헷갈리면 ‘한번’ 자리에 ‘세 번’을 넣어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한번 사귀어 볼래?”에서 “우리 세 번 사귀어 볼래?” 이상하니까 ‘한번’이 맞는 것이다. 참고로 ‘다시 한번’은 묶어서 붙여 쓰는 것으로 정했다. 지금, 기분도 그러니 주현미, 심수봉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風靡)했던 김수희의 <다시 한번 생각해 줘요>를 들으며 마음을 한번 달래보자.
인간은 될 것도 안 된다. 지금 자존심 상하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
여기저기 일본에 신사가 많고 여려 신이 있는 것은 의지할 데가 없는 지금의 팬들과 같은 심정이라 아무거나 갖고 그걸 신봉하는 것이다. 오타쿠 비슷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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