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D-29
모임이 모집 중이길래 '함께 읽기'에 참여하려고 책을 구입하였는데..... 그믐에서 글을 올리며 진행되는 독서모임이 아니었습니다. SNS로 진행되는 모임이라고 합니다만 해외 거주하는 입장에서 한국 시각에 맞춰 모임 참석은 불가능에 가까워 그냥 혼자 읽기를 시작합니다.
p8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 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 무언가에 혹은 어딘가에 미친 사람들을 저는 '꿈꾸는 종족'이라고 부릅니다. 꿈을 좆는 과정이 바로 '미치는 중'인 셈입니다. '중독'이라는 단어도 그럴 때 쓸 수 있겠습니다. 저의 정신 세계는 그다지 자유롭지 못해 술을 마시지도 사람에 깊이 빠지지도 게임에 중독되지도 않습니다. 무언가로 인해 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기 시작하면 '혹시 중독된 걸까' 싶어 그게 무엇이든 바로 발을 빼곤 합니다. 그런 저는 작가가 말하는 '생의 맛'을 알긴 그른 것 같습니다만 지금 이 순간이 그리 나쁘지 않으니 이대로 살 생각입니다.
p10 - 내가 몹시 슬퍼하는 것을 보고 로자 아줌마는 가족이란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p17 - 그뒤 나는 주목을 끌기 위해 다른 방법을 동원했다. 상점들을 돌아다니며 진열대 위의 토마토나 멜론 따위를 슬쩍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의 눈에 띄도록 일부러 기다렸다. 주인이 나와서 따귀를 한 대 갈기면 나는 아우성을 치며 울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에게 관심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셈이었다. >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사랑 받는다'는 건 삶과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태어나서 아무런 보살핌이 없어 발가벗겨 진 채 있는다면 얼마 되지 않아 저체온증으로 사망합니다. 제때 모유나 분유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아기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됩니다. 그리고, 아기 적부터 제대로된 보호나 양육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아이는 점점 더 '사랑'에 목 말라하고 관심 받는 일에 집중하게 됩니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기 위해 도둑질을 하는 모모의 모습에 마음이 아픕니다. p25 - 혼자 육심오 년 동안 온갖 풍상을 견디어왔으니 때로는 그녀를 용서해줘야 한다. p29 - 우리는 진짜 프랑스 사람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그 아이를 유심히 바라보곤 했다. 그러나 두 살밖에 안 된 아이라서 별다른 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p37 - 어떤 때는 , 경찰이 되어서 세상에 일어나는 어떤 일도, 세상에 존재하는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 나는 모르는 사람들 틈에 끼어 밖에 있는 것이 몹시 무서웠다. p42 - 내 생각에는,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의 일에 아랑곳하지 않으니까 p50 - 여기서 새삼 내가 그의 인생역정을 들추어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흑인들은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가능한 한 그들을 이해해주어야 한다.
p52 - 그녀는 사람이 가진 것이 없으면 없을수록 점점 더 믿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p54 - 나는 수시로 표정이 변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는가 하면 매번 말을 바꾸는 그런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위선자라고 들었다. 물론 그 사람에게도 나름대로 사연이야 있을 것이고 누구나 자신을 감추고 싶어하는 법이지만, 이 사람의 얼굴은 너무나 위선적이라 그가 감추려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만 해도 머리털이 곤두섰다. p57 - 비록 서류상으로는 내가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로자 아줌마가 내게 조국이 있다고 확신했으니까 어딘가 있기는 있을 것이다. 아줌마가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나를 아랍인으로 키우는 것은 아닐 테니까. 그녀는 또, 어쩌면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도 했는데, 사람이 돈 한 푼 없이 궁지에 빠지면 너 나 할 것 없이 다 똑같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p60 - 내가 경험한 바로는, 사람이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믿게 되고, 또 살아가는 데는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다. p62 -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목숨을 소중히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 있는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볼 때 그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p66 - 유태인들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그들을 비난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사실 내 꿈이 바로 아무도 모르는 곳에 보물을 숨겨두고 필요할 때만 찾아다 쓰는 것이었다. p68 -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p69 - 세상에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항상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니까 때를 잘 맞춰서 지켜보아야 한다. 기적이란 없다. p72 - 로자 아줌마는 동물들의 세계가 인간세계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동물들에게는 자연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라나.
p82 - 매일 아침, 나는 로자 아줌마가 눈을 뜨는 것을 보면 행복했다. 나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마 없이 혼자 살아갈 생각을 하면 너무나 겁이 났다. p83 - 그 당시 나의 가장 좋은 친구는 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을 해입한 내 우산, 아르튀르였다. - 특별히 사랑할 만한 대상을 갖고 싶어서였다기보다는, 어릿광대짓을 하기 위해서였다. p84 - 사람들은 유별난 물건이 생기면 , 사실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데도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것에 희망을 걸기 마련이다. p85 - 우스운 것은, 아르튀르가 옷을 입은 상태일 때는 끌어안고 자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로자 아줌마가, 벌거벗은 아르튀르를 이불 속으로 데리고 들어가자 난리를 쳤다는 거다. 어느 미친놈이 우산을 침대 속까지 가지고 들어가서 같이 잘 생각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아줌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p92 - 하밀 할아버지는 위대한 분이었다. 다만, 주변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 p94 - 그녀에게 덜 먹으려면 살을 빼는 수밖에 없다고 아주 솔직하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세상에 혼자뿐인 노친네에게 그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아줌마에겐 아무도 없는 만큼 자기 살이라도 붙어 있어야 했다. 주변에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은 뚱보가 된다. p95 - 아직 위험한 나이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의심 없이 환영받는 법이다. 사람들은 나에게도 아직은 귀엽다거나 착하다거나 하면서 미소를 보내주었다.
p96 - 어떤 때는, 파리 중앙시장을 꽃수레에서 미소사를 한 포기씩 훔쳐서 가져오기도 했다. 그 꽃들이 집에 행복의 향기를 풍기기를 바랐다. p98 - 나는 마약에 대해서는 침을 뱉어주고 싶을 정도로 경멸한다. 마약 주사를 맞은 녀석들은 모두 행복에 익숙해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 p99 - 자기 혼자 불행해지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 나는 나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해본 다음에나 그 행복이란 놈을 만나볼 생각이다. p103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광대들이었다. 그들은 이 세상 무엇과도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 p104 - 부하 광대들은 그에게 굽실거리며 군대식 경례를 했고, 대장은 그들의 엉덩이를 발로 찼다. 발길로 차는 일만 반복했는데, 그는 발길질을 하라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었다. p105 - 그 구경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그들 모두가 실제 인간이 아니라 기계들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귿르이 고통받지 않고 늙지도 않고 불행에 빠지지도 않으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네 인간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 무엇 하나 진짜가 없는 이 서커스의 세계는 인간 현실과는 동떨어진 행복의 세계였다. 철사줄 위에 있는 광대는 절대 떨어질 리가 없었다. 열흘 동안 나는 그가 떨어지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그가 떨어지더라도 하나도 아프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엇다. 그것은 정말 별세계였다. 나는 너무 행복해서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손 닿는 곳에 있을 때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p111 -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가 두려웠다. 그즈음 로자 아줌마는 보기에 딱할 정도로 몸이 안 좋았고 나는 조만간 그녀가 나를 혼자 남겨두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계속 떠오르는 그 생각 때문에 겁이 나서 가끔씩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곤 했다. 어느 정도냐면 상점에 가서 아무거나 큰 물건을 하나 훔쳐서 붙잡혀가고 싶었다. 아니면 어떤 큰 건물에 들어가서 기관총을 쏘며 마지막까지 저항을 해볼까. 하지만 아무도 내게 관심을 갖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p113 - 아줌마는 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데는 생일이 중요하지, 그 밖의 것, 즉 엄마 아빠의 이름 같은 것은 필요 없다고 했다. p118 - 나는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그들을 내 곁으로 불러올 수 있었다. 원하기만 하면 누구든 내 곁으로 불러올 수 있었다. 킹콩이든 프랑켄슈타인이든 상처 입은 붉은 새뗴라도. 그러나 엄마만은 안 된다. 그러기에는 내 상상력이 부족한 모양이다. p121 - 나는 아주 먼 곳, 전혀 새롭고 다른 것들로 가득찬 곳에 가보고 싶은데, 그런 곳을 상상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공연히 그곳을 망칠 것 같아서이다. 그곳에 태양과 광대와 개들은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들은 그대로도 아주 좋으니까. p124 - 나는 달랑 혼자인데, 세상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다.
p136 - 나는 아이스크림을 핥아먹었다. 기분이 별로였다. 그럴 때면 맛있는 것이 더욱 맛있어졌다. 여러 번 그런 적이 있었다. 죽고 싶어질 때는 초콜릿이 다른 때보다 더 맛있다. p138 - 나는 아슬아슬하게 차들 사이를 달리면서 그들을 겁주는 게 재밌었다. 운전자들은 어린아이를 칠까봐 두려워했고, 나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무엇인가 하게 한다는 것이 기분좋았다. 아무튼 다치지 않게 하려고 끼익 소리를 내며 급정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p139 - 하밀 할아버지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라고 했다. 내 의견을 말하자면, 무장강도 같은 사람들이 그렇게 된 것은 어렸을 때 사람들이 찾아내서 보살펴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세상에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보살펴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사람들의 눈에 띄려고 떼지어 다니기도 하고 심지어 굶어 죽기도 한다. - 로자 아줌마는 인생이 무척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아직 아름다운 인생을 찾지 못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p142 - "이중에 누가 제일 맏이니?" 나는 늘 그랬듯이 모모라고 대답했다. 나는 귀찮을 일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어려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p147 -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늙은 창녀들만 맡고 싶다. 나는 늙고 못생기고 더이상 쓸모없는 창녀들만 맡아서 포주 노릇을 할 것이다. 그들을 보살피고 평등하게 대해줄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경찰과 포주가 되어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칠층 아파트에 버려진 채 울고 있는 늙은 창녀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 > 책은 아주 천천히, 마치 비가 그친 공원의 데크 위를 지나는 달팽이처럼 천천히 읽힙니다. 읽은 곳까지 독후감을 적어둬야 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책에 적힌 활자 외에 달리 아무 내용도 적지 못하겠다 싶어 미루고 또 미룹니다. 작가는 열 살배기 모모를 통해 정말이지 하고픈 말을 다 합니다. 모모가 절실하게 바라는 한 가지 한 가지를 포기하는 매순간마다 마음이 저밉니다. 그가 삼키는 아픔과 서러움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까닭입니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탓하지 않고 또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거나 원망하지 않는 모습에 더욱 가슴이 미어집니다.
p151 - 할아버지를 들것에 실어 칠층까지 모시고 가서 청혼을 하게 한 후 두 분을 시골로 모시고 가서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살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누가 물건을 강매하듯이 할 일이 아니므로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다만 두 분이 같이 있으면 서로 말벗도 되고 좋을 것 같다고만 했다. 그리고 덧붙여서 그렇게 살면 너무 재미있어서 세월이 흐르는 것도 잊고 하밀 할아버지는 백일곱 살까지도 사실 거고, 더구나 예전에 로자 아줌마도 한두 번 할아버지에게 마음ㅇ르 둔 적이 있었다고 하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했다. 그들은 둘 다 사랑이 필요했지만 나이가 나이니만큼 새로운 사랑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두 사람이 서로 힘을 합하는 수밖에 없었다. p152 - "모하메드야, 오십 년 전에 내가 로자 부인을 만났더라면 결혼했을지도 모르겠구나. " "그때 결혼했으면 오십 년 동안 서로 미워하게 됐을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결혼하면 서로 잘 볼 수도 없고, 미워할 시간도 없잖아요." - "하밀 알아버지, 로자 아줌마는 이제 유타인이고 뭐고 할 것도 없어요. 그저 안 아픈 구석이 없는 할머니일 뿐예요. 그리고 할아버지도 이제 너무 늙어서, 알라신을 생각해줄 처지가 아니잖아요. 알라신이 할아버지를 생각해줘야죠. 할아버지가 알라신을 보러 메카까지 갔었으니까 이제 알라신이 할아버지를 보러 와야 해요. 여든 다섯 살에 뭐가 무서워서 결혼을 못하겠요?" p153 - "우리가 결혼해서 뭘 어쩌겠니?" "고통을 서로 나눠 가질 수 있잖아요. 젠장, 다들 그러려고 결혼을 하는 거래요." p154 - 나는 콜레라에 대해 잘은 몰라도 롤라 아줌마의 말처럼 그렇게 구역질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건 그저 병일 뿐이고 병에는 책임이 없으니까. .... ..... 나는 때로 콜레라를 변호하고 싶었다. 적어도 콜레라가 그렇게 무서운 병이 된 것은 콜레라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콜레라가 되겠다고 결심해서 콜레라가 된 것도 아니고 어쩌다보니 콜레라가 된 것이니까 p155 - 나는 그녀를 무척 좋아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아무도 닮지 않았고 아무와도 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나는 좋아한다는 사실을 나는 곧 알아챘다. 그녀는 직업상 아이를 가질 수 없고, 그녀 처지에는 아이를 낳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내게 관심이 많았던 것이다. p161 - 나는 샤르메트 씨가 불쌍했다. 사회보장제도에서 나오는 연금이 있다 해도 그 역시 돈 없고 찾아오는 사람 없는 노인이었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인데 말이다. p168 - "언젠가는 저도 진짜 책을 쓸 거예요, 할아버지. 모든 얘기들이 다 담겨 있는 책 말예요. 빅토르 위고가 쓴 책 중 가장 훌륭한 책이 뭐예요?" - "언젠가는 저도 불쌍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쓸 거예요, 할아버지. ..... ..... " p171 -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을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 노인들은 겉으로는 보잘것없이 초라해 보여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치가 있다. > 아무리 열 살 아이라지만 82억명이 넘는 이 세상에서 이리도 선입견 없고 편파적이지 않고 고정관념에 둘러 싸이지 않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p175 - 한참을 달리고 나니 마음이 가라앉아서, 어느 집 대문 그늘 아래, 수거를 기다리고 있는 쓰레기들 뒤에 앉았다. 나는 울지 않았다. 더 울 필요도 없었다. 나는 두 눈을 감고 창피한 마음에 무읖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한동안 그러고 있다가 나는 상상 속의 경찰을 불러냈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경찰을. 그는 다른 경찰들에 비해 백만 배는 더 큰 덩치에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완전무장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방탄차까지 몇 대씩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그와 함께라면 나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는 나의 안전을 보장해줄 터였다. 그가 책임을 져줄 것이므로 이제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았다. 그는 아버지처럼 억센 팔로 내 어깨를 감싸주면서 내게 그렇게 여러 발의 총을 맞았는데 다치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나는 상처를 입었지만 병원에 가봤자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손을 내 어깨에 얹은 채 가만히 있었다. 그가 나의 아버지가 되어 모든 일으 처리해줄 것만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리고 내게 제일 좋은 방법은 현실이 아닌 곳에서 사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아이에게 부모란 이런 존재라는 걸 세상의 모든 아이의 부모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빗물이 조금 새는 지붕이더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때론 존재 자체가 무거운 바위인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가장 마음이 아팠고, 어른으로서 모모에게 미안했던 구절입니다. p176 -아프리카는 이곳과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거기서는 한 부족에 속하면 그곳이 곧 하나의 사회이며 대가족이 된다. p181 - "사는 게 원래 그런 거래요. 그러면서도 오래 살 수 있대요. 카츠 선생님이 그러는데, 아줌마 나이에는 다들 그런대요. 선생님은 그런 나이에 번호를 붙여서 불렀어요." "제3기 인생 말이냐?" "네, 바로 그거예요." > 줄을 긋지 않고 넘기게 되는 페이지가 없습니다. 많이 사색하고 고민하고 경청하고 분석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많은 걸 아는 작가는 참으로 현자입니다. 다 읽고 나서도 오래 그리고 가끔 혹은 자주 생각나 펼쳐 볼 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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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나의 인생책을 소개합니다
[인생책 5문5답] 47. 이자연 에디터[인생책 5문5답] 39. 레몬레몬[인생책 5문5답] 18.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인생책 5문5답] 44. Why I write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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