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

D-29
따라서 아메리카에서 노동력 수요가 높아졌을 때 유럽에서 노동력을 수출하는 일은 종교적인 제약과 경제적 안정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아프리카에 대한 착취는 이교도에 대한 기독교의 태도뿐 아니라 개종하지 않은 니그로에 대한 이슬람의 앙심에 의해 더욱 촉진되었다. 결국 현대의 위대한 두 종교가 이교도 흑인을 노예화하는 정책에 적어도 동의한 것이 분명하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145,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오늘날까지도 탈식민주의 이론가들이나 일반인들에게 흑인과 아프리카 이해의 출발점을 제공하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역작. W. E. B 듀보이스는, 무엇보다 미국 시민들에게 흑인에 관해 올바르게 설명해 주고 싶었고 그런 생각을 담담하게 써 내려갔다.
마호메트교 정복자들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갖가지 피부색을 띤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었다. 마침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이슬람 제국이 건설되었고, 주로 이 나라 사람들을 노예로 삼았다. 극동을 제외한 아시아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이슬람교에 복종했다. 니그로 아프리카는 부분적으로 복종했고, 남은 이교도들은 마호메트교도의 노예무역에 맞서 자신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없었던 자그마한 나라에 있었다. 이처럼 노예무역은 인종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종교나 정치적인 이유로 아프리카로 점차 집중되기 시작했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28,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포르투갈에서는 중국인, 일본인, 조선인의 구별은 그다지 명확하지 않았는데 예컨대 ‘중국인/시나’라고 기록된 경우에도 실제로는 다른 동아시아 지역 출신자였을 가능성이 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17,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스페인령 아메리카에서 사용된 나라와 인종을 나타내는 ‘시나(China)’라는 단어는 통상 더 광범위한 아시아 지역 혹은 아시아인의 의미로 쓰였다. 아메리카 대륙에 건너갔던 아시아인 노예의 경우 다수가 ‘시나’라는 단어로 표현되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일본인, 인도인, 중국인, 필리핀인 기타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 출신의 ‘시나’가 매우 많았다. 일례로 1613년에 실시된 페루 리마에 거주하던 인디오 인구에 대한 조사에서는 많은 ‘시나’의 존재가 확인된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18,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아시아인이 다수 존재했던 멕시코시티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더 명확한 지역 구별이 이루어지는데, “더 교화된, 사역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필리핀 제도보다는 중국인, 일본인, 자바인 등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록도 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18,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특정 국가나 문명권의 민족/인종이 어떠한 노역이나 업무에 더 적합하다는 관념은 노예를 부리던 다양한 문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같습니다. 피지배계급을 구성하는 다수의 직업적/인종적 인구분포를 '당연한 특성'으로 연결지어 차별과 계급 구분을 정당화하고 양심의 가책을 덜려는 수단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이슬람 문명에서도 다양한 민족들에 대해 이러한 식으로 설명하곤 했습니다.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싶으면 누비아인을, 문지기나 가정하인은 잔즈족과 아르메니아인을, 용맹하고 강력한 사람은 투르크인과 슬라브인을, 어린 소녀노예를 원하면 베르베르를, 가게를 돌볼 시종은 비잔틴 사람을, 아이를 돌보는 사람으로는 페르시아인 노예를 써야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History_of_slavery_in_the_Muslim_world#
지배계급이 마음대로 설정한 기준이긴 하지만, 민족성과도 관련이 있을 듯 싶어요. ^^ 각 개개인은 다르지만요.
앗 이걸 보니 흔히 말하는 아래 우스개소리가 생각나네요. 천국은 영국인 경찰, 프랑스인 연인, 독일인 수리공과 이탈리안 요리사에 모든 것이 스위스인에 의해 관리되는 곳이고 지옥은 독일인 경찰에 스위스인 연인, 프랑스인 수리공에 영국인 요리사에 모든 것을 이탈리아인이 관리하는 곳이라는.. Heaven is where the police are British, the lovers French, the mechanics German, the chefs Italian, and it is all organized by the Swiss. Hell is where the police are German, the lovers Swiss, the mechanics French, the chefs British, and it is all organized by the Italians.
모수/모사는 노예 상태의 남녀를 표현하는 동시에 통상의 젊은 남성/여성을 표현하는 말로도 쓰이기 때문에 사료상에서는 ‘노예적 상태’를 암암리에 의미하면서도 그것을 명확하게 하지는 않을 목적으로 일부러 이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 뒤에 언급하겠지만 이러한 언어 사용은 1570년대 이래 일본인 노예 거래가 포르투갈 국왕에 의해 공식적으로는 금지된 것에서 비롯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같은 의미로 사용된 용어로 ‘메니노/메니나(menino/menina)’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미성년 남녀를 표현하는데 미성년이기 때문에 양육과 ‘어른의 감시’가 필요한 것을 전제로 노예적 취급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어린 노예의 경우 주인이 ‘친부모 대신 양육하는’것으로 생각되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21,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그러나 ‘해방 노예’라는 말이 반드시 ‘자유민’과 같았던 것은 아니고 예속 신분이었던 과거와 구별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23,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포르투갈인은 적도 이남의 아프리카인이면서 이슬람교도는 아닌 자들, 한마디로 더욱 야만적이고 비천한 토속 신앙을 믿는 자들을 두고 ‘카프리’라고 불렀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28~3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책에서 나오는 카프리(Cafre)는 아랍어 '카피르'(Kafir)에서 유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본래 카피르는 이슬람교의 입장에서 알라와 이슬람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비이슬람교도'들을 일컫는 의미였다고 해요. 사전적으로는 그렇지만 종종 이 단어는 '신을 믿지 않거나 신앙심이 없는 자'로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했답니다. 이 단어는 점차 15세기에 들어 이슬람교가 아프리카 대륙에도 퍼져나가자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들이 다른 신앙을 믿는 이들을 지칭하는 구체적이고 특정한 표현으로 바뀌어 갑니다. 당시 이슬람 사회 곳곳에 노예가 존재하였고, 전문적으로 노예를 매매하고 사냥하기도 하는 아랍 노예상들도 있었죠. 포르투갈이 서아프리카 해안지대에 진출하면서 이들과의 교류 과정에서 카프리(Cafre)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네요. 본래는 인종적 편견이 없던 사전적 단어가 점차 역사와 지리의 변동에 따라 그 안에 담긴 의도와 사용법이 변해가는 점이 흥미롭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Kafir#History_of_the_usage_of_the_term
포르투갈의 상인들은 자기 아들의 놀이 상대나 종자 역할을 할 어린아이를 사는 경우가 있었다. 어린아이 노예를 구입하여 종자로 삼는 것은 자신의 부와 관대함을 주위에 알리는 것, 요컨대 재력의 과시와 경건한 그리스도교인이라는 증거로 생각되었다. 아이에게는 가혹한 노동이 강제되지 않았고 주인이 부끄럽지 않게 음식과 의복을 충분히 보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4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과거의 가치관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던 문장인데요. 종교적인 관대함과 신앙심도 전 과시의 연장선으로 보였습니다. 재력의 과시를 넘어 자신이 경건하고 관용적인 부호라는 걸 물적인 증거물로 증명하고 싶어하는 욕구로 느껴졌습니다. 지금보다 물자의 공급이 제한적이었을 과거에 딱히 일을 시키지 않으면서도 재우고 먹이고 입힐 책임을 한 명 더 늘린다는 건 분명 엄청난 사치의 증표였겠죠.
저도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아마 돈만 많다는 속물적인 특성을 희석화시키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부호들이 그렇게 예술과 자선 사업에 힘을 쏟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물론 진심으로 예술에 관심이 많고, 너무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좋은 지적이네요. 저도 예전 부자들의 자선파티들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한 적 많아요. 그리고 실제로 자선사업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는 social washing효과도 있겠지만 요즘은 실제로 세금 등을 피하는 탈세 등 자금 세탁의 목적도 있을 것입니다.
페레스 자신의 증언에서도 그들은 이단심문소에 쫓기고 있으며 그 때문에 부인을 놔둔 채 두 아이를 데리고 고향을 떠났다고 한다. 페레스 주변의 포르투갈인들 사이에서 그와 두 아이는 이단심문소의 추적을 피해 고아를 경유해서 마카오로 왔다고 알려져 있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44,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고아와 코친에 있어서 말라카에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없었던 페레스 일가는 마카오로 도피해야만 했다. 코친과 말라카에 거주하면서 마카오와의 교역에 종사한 신그리스도교도들이 그들의 도피행을 도왔던 것으로 보인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48,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거기에는 루이 페레스와 페레이라 선장이 서로 구면이었던 점이 영향을 주었다. 그 둘은 비세우 출신으로 동향 사람이었다. 16세기 말 비세우는 인구가 불과 2,600명인 작은 마을이었다. 그 때문에 주민 모두가 서로 알고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5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모든 계절의 물리학』을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송승환 시인과 함께 시를 읽습니다
[문학실험실/신간] 송승환 시집『파』(문학실험실, 2026) 출간 이벤트. 시집 완독회!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4월 16일, 체호프를 낭독합니다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싱글챌린지로 읽었어요
아니 에르노-세월 혼자 읽기 챌린지숨결이 바람 될 때MT 법학 싱글 챌린지밀크맨 독파하기
스토리 탐험단이 시즌 2로 돌아왔어요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10번째 여정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스토리 탐험단 9번째 여정 <여자는 우주를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유디테의 자본주의 알아가기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왔다네 정말로 자본주의의종말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동구권 SF 읽어보신 적 있나요?
[함께 읽는 SF소설] 10.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9.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그믐의 흑백요리사, 김경순
브런치와 디저트 제대로 만들어보기ㅡ샌드위치와 수프디저트와 브런치 제대로 만들어보기솥밥 제대로 만들어보기
혼자 읽어서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
웰다잉 오디세이 1분기에 이 책들을 읽었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2026] 3. 이반 일리치의 죽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독서모임에도 요령이 있나요?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7. 북클럽 사용설명서 @시홍서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