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

D-29
포르투갈인은 적도 이남의 아프리카인이면서 이슬람교도는 아닌 자들, 한마디로 더욱 야만적이고 비천한 토속 신앙을 믿는 자들을 두고 ‘카프리’라고 불렀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28~3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책에서 나오는 카프리(Cafre)는 아랍어 '카피르'(Kafir)에서 유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본래 카피르는 이슬람교의 입장에서 알라와 이슬람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비이슬람교도'들을 일컫는 의미였다고 해요. 사전적으로는 그렇지만 종종 이 단어는 '신을 믿지 않거나 신앙심이 없는 자'로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했답니다. 이 단어는 점차 15세기에 들어 이슬람교가 아프리카 대륙에도 퍼져나가자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들이 다른 신앙을 믿는 이들을 지칭하는 구체적이고 특정한 표현으로 바뀌어 갑니다. 당시 이슬람 사회 곳곳에 노예가 존재하였고, 전문적으로 노예를 매매하고 사냥하기도 하는 아랍 노예상들도 있었죠. 포르투갈이 서아프리카 해안지대에 진출하면서 이들과의 교류 과정에서 카프리(Cafre)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네요. 본래는 인종적 편견이 없던 사전적 단어가 점차 역사와 지리의 변동에 따라 그 안에 담긴 의도와 사용법이 변해가는 점이 흥미롭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Kafir#History_of_the_usage_of_the_term
포르투갈의 상인들은 자기 아들의 놀이 상대나 종자 역할을 할 어린아이를 사는 경우가 있었다. 어린아이 노예를 구입하여 종자로 삼는 것은 자신의 부와 관대함을 주위에 알리는 것, 요컨대 재력의 과시와 경건한 그리스도교인이라는 증거로 생각되었다. 아이에게는 가혹한 노동이 강제되지 않았고 주인이 부끄럽지 않게 음식과 의복을 충분히 보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4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과거의 가치관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던 문장인데요. 종교적인 관대함과 신앙심도 전 과시의 연장선으로 보였습니다. 재력의 과시를 넘어 자신이 경건하고 관용적인 부호라는 걸 물적인 증거물로 증명하고 싶어하는 욕구로 느껴졌습니다. 지금보다 물자의 공급이 제한적이었을 과거에 딱히 일을 시키지 않으면서도 재우고 먹이고 입힐 책임을 한 명 더 늘린다는 건 분명 엄청난 사치의 증표였겠죠.
저도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아마 돈만 많다는 속물적인 특성을 희석화시키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부호들이 그렇게 예술과 자선 사업에 힘을 쏟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물론 진심으로 예술에 관심이 많고, 너무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좋은 지적이네요. 저도 예전 부자들의 자선파티들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한 적 많아요. 그리고 실제로 자선사업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는 social washing효과도 있겠지만 요즘은 실제로 세금 등을 피하는 탈세 등 자금 세탁의 목적도 있을 것입니다.
페레스 자신의 증언에서도 그들은 이단심문소에 쫓기고 있으며 그 때문에 부인을 놔둔 채 두 아이를 데리고 고향을 떠났다고 한다. 페레스 주변의 포르투갈인들 사이에서 그와 두 아이는 이단심문소의 추적을 피해 고아를 경유해서 마카오로 왔다고 알려져 있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44,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고아와 코친에 있어서 말라카에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없었던 페레스 일가는 마카오로 도피해야만 했다. 코친과 말라카에 거주하면서 마카오와의 교역에 종사한 신그리스도교도들이 그들의 도피행을 도왔던 것으로 보인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48,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거기에는 루이 페레스와 페레이라 선장이 서로 구면이었던 점이 영향을 주었다. 그 둘은 비세우 출신으로 동향 사람이었다. 16세기 말 비세우는 인구가 불과 2,600명인 작은 마을이었다. 그 때문에 주민 모두가 서로 알고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5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포르투갈부터 시작하여 나가사키에 이르기까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가서도 번번이 그를 쫓아오는 이단심문의 추적에서 공포스런 집념이 느껴지네요;
전 예전에 작가 살만 루시디에게 사형선고를 하고 쫓아다니는 것을 보고 어떻게 살아갈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어떤 종교의 본질도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이 아닌데, 왜 그렇게 인간들은 종교의 명분을 들어 다른 종교인들을 살해하려고 하는 걸까요....
정말;;; 아마 재산 몰수가 실제적 동기겠지만 너무 징글징글맞게 전세계를 건너 쫓아가지 않았나요?? 오죽하면 이름을 여러번 바꿨을까;;
그러니까요...세상에 나쁜 짓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나 좀 잡으러 다니지;;;;
이 책을 한번 꼭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나이프살만 루슈디의 2022년 피습 이후 첫 목소리. 오랜 기간 도피생활을 하면서도『무어의 한숨』 등을 펴내며 작품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저자는 죽음의 순간에 가까이 갔으나 끝내 살아남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벌어진 사건을 정면으로 마주한 회고록 『나이프』를 세상에 내놓으며 다시 한번 자유와 사랑의 힘을 역설한다.
오~! 전 <사탄의 시>를 200쪽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제가 읽다 포기한 책이 약 2권 정도 있는데, 그 중 하나예요. 뭔가 슈퍼맨 비슷한 인물 두 명이 나오는데, 서사도 함의도 그 무엇도 이해되지 않았거든요. 근데 나이프는 읽어 보고 싶네요.
저도 아직 읽어보진 않았습니다만 <한밤의 아이들>이랑 <피렌체의 여마법사>가 재미있다고 들었어요!
이게 특히 유대인들이 돈을 많이 갖고 있어서 더 그랬을 것 같아요. 가난한 이교도 (예: 집시)들을 저렇게까지 쫓아갔을까요?
포르투갈인의 종복이 된 사람에 대한 인종을 표현하는 용어로서 '카프리인'은 매우 자주 보인다. 오다 노부나가 소유의 총애받던 하인 '야스케'라는 흑인 노예도 문헌에서는 '카프리'인으로 적혀 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28p,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곧 일본 드라마에서도 종복으로 흑인이 등장할 날이 오겠네요. 보통은 선교사나 정치인으로 백인들은 많이 등장하는 걸 봤지만, 흑인 종복은 처음입니다.
야스케의 일화를 보다 보니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실록에 '해귀海鬼'라는 표현이 등장했던 사실이 떠오르네요. 이들은 명나라를 통해서 온 외국 용병으로 '파랑국(포르투갈)' 출신으로 소개되었는데 묘사를 보면 흑인으로 추정되거든요. 아프리카의 서부와 동부 해안지대는 이미 1500년대부터 유럽과 이슬람 세력과의 조우로 항해와 선박운용, 수리에 능숙한 군락과 부족들도 상당했습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D%95%B4%EA%B7%80 https://www.khs.go.kr/cop/bbs/selectBoardArticle.do?nttId=26001&bbsId=BBSMSTR_1008&pageIndex=271&mn=NS_01_09_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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