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

D-29
저도 처음엔 '음? 생각보다 인간적으로 대하고 한시적이고 자유로운 노예도 있었네?'했다가 마지막에 고아에서 일본인 여성 노예의 치아에 대한 남편의 칭찬을 이빨을 부수고 또 음부에 뜨거운 철봉을 집어넣어 죽였다는 걸 보고.. 아.. 이 노예는 아마 가사 도우미 등을 담당하는 정도였을 텐데 이렇게 비인간적인 학대를 받으니 이건 어쩌면 어떤 목적으로 쓰이냐에 따라서도 있겠지만 결국 고용인의 기질에 따라 노예의 인생은 정말 하늘과 땅만큼 다른 모습을 보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필리핀의 스페인인과 외교적 혹은 상업적으로 문제가 일어날 때 포르투갈인은 복수의 방법으로 알코올 중독자, 강도, 범죄자 등 골치 아픈 노예들을 모아 배에 태워 마닐라로 보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101,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요즘 시대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웃겨서 문장으로 수집했습니다.
또한 고아에서 마카오에 이르는 포르투갈령 항구에는 질병으로 일을 할 수 없는 고령의 노예가 노숙하거나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고독사하는 사례도 확인된다. 이러한 고령의 노예는 전혀 이익을 내지도 못하고 돌봐주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되며 또한 그들 자신도 살아갈 방법이 없었으므로 주인은 자살을 명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목격한 교회 당국은 1606년, 주인이 말년에 이른 노예를 돌보지 않으면 그 노예는 해방시키도록 하였고, 누구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그 지역의 미제리코르디아(자선원 혹은 구빈원) 원장과 수도사들이 신병을 인수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병원에 수용하도록 결정하였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p.101~102,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이 문장을 읽을 때 이전에 읽은 책 <노예선>에서 늙거나 병들어가는 노예선 선원을 짐짝처럼 내던져버리던 선장들의 취급이 떠올랐습니다. 시대와 배경이 전혀 다르긴 하지만 대서양 노예무역 항해에 종사한 많은 선원들은 살아 생전 온갖 위험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밑으로는 노예들의 폭동과 반란을 경계해야 했고, 위로는 자신들의 또 다른 계급투쟁의 적인 선장들과 경제적 이권을 두고 갈등이 이어졌거든요. 일부 악랄한 선장들은 바다에 나선 순간, 도망칠 곳이 없는 선원들의 처지를 이용해 배에서 지내는 동안 필요한 생필품을 비싼 값에 강매하고 빚을 지워 영구적으로 부채에 시달리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시게 해서 돛대 꼭대기 위에 물통을 설치해 선원들이 물을 한 컵 마시려면 돛대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실컷 부려 먹고는 선원이 다치거나 병들면 아메리카 대륙이나 서인도제도의 현지 항구에서 버려버리고 귀국하기도 했습니다. 선장들 입장에서는 나중에 무사히 유럽으로 돌아갔을 때 수익금을 나눌 인원수가 줄어들수록 자신의 몫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가장 약하고 위기에 취약한 계층일수록 더 철저하게 이용 당하고 가혹한 대우를 받는다는 게 시대가 변해도 안바뀌는 점에서 슬프네요.
중간항로의 끝에서 많은 선장이 문제에 직면했다. 350명의 노예를 통제하기 위해 35명의 선원이 필요하던 200톤급의 함선이 이제는 설탕 같은 화물(아니면 밸러스트만)을 싣고 고향 항구로 돌아가는데 여기에 필요한 선원은 열여섯 명 혹은 그보다 더 적었다. (중략) 많은 선원이 어렵게 번 돈을 지키고 싶어 했고 특히 가족과 공동체가 기다리는 고향 항구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노예선 선장은 이러한 과잉 노동력을 처리할 전략을 고안했다. (중략) 중간항로 항해가 끝날 무렵 (노예를 시장에 팔기 위해) 노예들에 대한 처우가 좋아지기 시작하자마자 선장은 선원 전체 혹은 일부를 혹독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이는 그들이 도착한 항구에서 탈주해버리기를 바라는 강도 높은 괴롭힘이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305,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이렇게 서인도에 도착한 선원들은 딱한 모습이었다. 바베이도스에서 선원 헨리 엘리슨은 "노예선 선원 몇 명이 다리가 벼룩에게 뜯어 먹혀서 궤양을 앓고 있었고 발가락도 썩어가고 있었지만 보살펴 주는 사람 한 명 없는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물과 음식을 달라고 갈구하는 모습"을 보았다. (…) 그들은 "부두 낭인", "폐선 잡부", 또는 부두 외의 다른 곳에서는 "해변 약쟁이"로 불렸다. 그들은 때로는 죽을 작정으로 부두에 놓인 빈 설탕통으로 기어들어 가기도 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306,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이들의 처지는 제값에 팔기에는 너무 병약했던 "폐물 노예들"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차이점은 있었다. 이들은 당연히 "백인"이었고 법적으로 팔 수 없는 자들이었으며 이렇게 완전히 망가진 선원은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은 존재인 동시에 지난 몇 달간 그들이 몸 바쳐 일했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손해만 끼치는 존재였다. 그들을 팔 수는 없었지만, 배에서 내리게 해서 버릴 수는 있었다. 가난하고 병든 선원은 부두의 거지가 되었고 이들은 아메리카의 노예 배달 항구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307,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16세기 닝보의 난(1523년)으로 명일 간 무역이 단절된 후 후기 왜구의 활동으로 명조 당국이 일본인 입국을 엄격히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카오에서 일본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거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문헌 자체는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79-8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대만에서의 조난에 관한 사료를 통해 초기 마카오 공동체를 형성하는 3대 기둥을 알 수 있다. 바로 포르투갈인, 중국인, 그리고 일본인이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88,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총독 고메스 페레스 다스마리냐스는 마닐라 주재 일본인 병력을 두려워하여 그 지역 일본인 커뮤니티를 약화시키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 일본인 커뮤니티는 마닐라시 중심으로부터 떨어진 디라오 지구로 옮겨졌고 모든 무기류는 몰수되었다.. 하지만 마카오에서는 이 법률에 따르는 사람이 없었다. 왜냐하면 일반 시민도 종교관계자도 이러한 용병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이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97,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그들 가운데에는 노예 구매자가 제시하는 조건을 받아들여 자신을 파는 사람도 있었다. 노예가 되는 것에는 본인의 동의가 필요했지만,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이 어떠한 입장에 처해 있고 어떠한 일에 종사하게 될 것인지 등을 알지 못했다. (...) 노예의 구매자는 일본인의 인식 부족과 해외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그들의 욕구를 잘 이용해서 용이하게 노예를 모집할 수 있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10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이게 참 슬픈 것 같아요.. 실은 빅토르 위고가 여전히 남아있는 노예 매매라고 했던 여성의 매춘행위 또한 제대로 된 인식 부족과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고자 한 욕구를 이용한 '자발적'으로 자신을 팔게 되는 행위여도 결국에는 제대로 된 사전정보가 없고 주체성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informed consent가 아닌 거죠.
매춘의 자발성은 어려운 것 같아요. 예전에 소위 588로 불리던 지역의 직업여성?들이 시위했을 때도 마음잉 굉장히 복잡했습니다. 근데 왜 '직업여성'이 그런 단어가 된 거죠?
과거 대서양 노예무역의 항해 중에는 아프리카 여성들이 성적으로 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지만, 때로는 선장이나 상급선원과 연인이나 부부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선장들은 보통 배에서 개인 선실을 따로 가졌고, 선박 내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보니 여러 생필품과 사치품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배 안에서 권력이 높은 위치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서 생활상의 여러 편의를 누리고, 만일 자녀가 생기면 어느 정도의 지위와 지원을 확보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이전 모임의 <아이티 혁명사>에서도 자유유색인 여성들이 백인들에게 접근한 이유도 당시 아이티 사회가 구조적으로 자유유색인들의 재산의 권리를 억압하고 활동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가 배경에 있었죠. 선택의 자유, 자유의지라고는 하지만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길로 개인을 유도하고 사람들에게 '어려운 선택'을 내리게 만드는 게 문제 같습니다. 선택할 자유를 줬으니 그 이후의 결과와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이 감내하라는 말은 또 다른 억압일 거에요. 다른 대안이 없는 양극단의 선택의 구도는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대안이 없는 양극단의 선택의 구도라고 하니 영어 숙어가 생각나네요.. You're damned if you do and damned if you don't. 한국에선 '맞고 할래? 그냥 할래?'가 생각나네요..;;ㅜㅜ
직업여성은 영어로 직역하면 커리어 우먼 아닌가요? ㅜㅜ 레미제라블에서 팡틴이 la femme publique (public woman)이 되었다고 나오는데 좀 이상하더라구요. 매춘부를 이렇게 표현하다니;;; 그만큼 매춘이 공인되었다는 것이겠죠?
필리핀의 스페인과 외교적 혹은 상업적으로 문제가 일어날 때 포르투갈인은 복수의 방법으로 알코올 중독자, 강도, 범죄자 등 골치 아픈 노예들을 모아 배에 태워 마닐라로 보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101,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유명한 탐험가와 항해자가 아닌 아시아 각지에 확산했던 포르투갈인들은 이때까지 역사상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역사상 결과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나는 포르투갈인이 가지고 있었던 선박제조술, 선박조종술, 화기제조술 등을 아시아 지역으로 퍼뜨렸다는 것이다. 둘째는 현지에 정주하면서 현지 사회와 긴밀한 연결을 형성하여 그들의 후손 또한 유럽과 아시아의 지역사회를 잇는 상업 네트워크를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110,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유의해야 할 점은 1570년 포르투갈 국왕 돈 세바스티앙이 포르투갈령 내에 있는 일본인 노예 거래를 금지하는 법령을 공포했음에도 그것은 포르투갈령 인도에서는 준수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기록으로 남은 16세기 아시아 노예무역 128, 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 지음, 신주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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