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결과물과 가치중립성의 이면

D-29
예전에는 6주 동안 속도 기준 하위 25퍼센트에 다섯 번 들면 자동으로 어댑트(성과 관리 프로그램)에 이름이 올라갔다. 그런데 최근 속도 기준 자체가 불분명해졌다. 예전에는 지켜야 할 작업 속도를 공지해주고, 각각이 현재 어디쯤 위치하는지 알려줬다. 알렉스의 작업 기준은 보통 시간당 300유닛 정도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전체 직원에게 속도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중단됐다. 이제는 하위 25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만 속도를 올리라는 통보가 내려진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p.189,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2020년에 아마존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직원들의 근육 사용량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업무 스케줄을 자동 조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노동자들이 동일한 근육을 계속 사용하지 않고 여러 업무를 돌아가며 수행하도록 설계된 이 시스템은, 노동자의 신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최대 생산성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p.193,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아마존이 노동자들의 근육 사용량을 분석한다는 내용이 궁금해서 주석 링크를 읽어봤습니다. 2020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회사의 성과 및 그동안의 개선사항, 앞으로의 개선점 등 다양한 사안을 CEO 제프 베조스가 적은 이 문서에는 직원복지 및 노동환경 개선의 일부가 적혀있는데요.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문을 직역한지라 번역이 조금 어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작업자들의 안전 문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일어난 업무상 부상의 약 40%는 근골격계 질환(MSD)으로 염좌나 발목을 접지르는 경우로서 주로 반복적인 동작에서 발생합니다. 근골격계 질환은 아마존과 같은 작업환경과 업무에서는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특히 직원 입사 후 첫 6개월 내에 주로 일어납니다. 우리는 육체노동에 처음 종사하는 직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낮출 해결책을 만들려고 합니다." "워킹웰 프로그램은 그 중 하나로, 2020년부터 북미 및 유럽 대륙에 걸쳐 존재하는 350개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85만 9천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과 신체동작 원리, 선제적인 예방조치를 교육 중입니다. 이를 통해 작업장에서의 부상을 줄일 뿐만 아니라, 일상의 야외활동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부상 위험을 낮추고 반복작업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자 다양한 작업에 요구되는 근육부위의 자극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직원들의 업무 일정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입니다. 이 새로운 기술은 2021년 내에 선보일 예정인 직무 순환 프로그램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조기의 MSD 예방과 방지에 대한 관심 덕에 이미 눈에 띄는 결과가 도출되고 있습니다.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전반적인 MSD 발생률이 32% 줄어들었고 이로 인한 결근도 절반 이상 감소했습니다." https://www.aboutamazon.com/news/company-news/2020-letter-to-shareholders
하지만 아마존의 개선 노력과는 별개로 최근까지도 아마존 노동자들은 다른 동종산업 종사자 대비 근육 및 관절 부위의 부상 위험이 4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특히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에 근골격계 질환 부상이 급증했는데 제프 베조스가 2020년 서한에서 근육 사용량을 분석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도 이런 배경과 압박이 있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워싱턴주 노동산업부는 아마존 노동자들이 유독 다른 물류창고 작업자들보다 부상 위험이 높은 이유가, 아마존 창고 특유의 '매우 높은 화물 처리 속도'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마존의 2일내 배송완료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작업장 어디서나 높은 수준의 업무 강도가 장시간에 걸쳐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근골격계 질환은 추락에 의한 부상과 달리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어 나타나는 만큼, 치료하는 데도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발병하면 일상만이 아니라 업무에 복귀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의 경우 MSD로 인해 결근한 작업자들은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평균 103일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https://www.businessinsider.com/amazon-musculoskeletal-disorders-four-times-higher-2022-3
아마존이 내세우는 근육 자극량의 분석을 통한 작업 순환배치가 과연 회사의 의도만큼 근로자를 배려한 조치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아마존은 직원들의 근육 자극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효율화' 하겠다고 했지, 근본적으로 자신들의 빠르고 강도 높은 작업 환경과 속도를 줄이거나 개선하겠다고는 말하지 않았죠. 다르게 생각하면, 아마존은 육체 노동자들의 결근과 부상위험을 낮춰 업무 품질을 계속 유지하려는 목적이 1순위일 겁니다. 또한 작업자들의 부상으로 인한 이탈율을 줄여 채용과 인력모집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도 있을 테고요. 작업자들의 근육 자극을 분산한다는 건 다르게 말하면 한 명의 직원이 수행해야 할 육체노동의 유형이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즉 한 라인이나 한 구역에서만 일하면 되었던 노동자는 이제 다른 업무까지 추가로 수행해야 하는 거죠. 과연 그 대가로 작업자들의 경제적 보상이나 인정이 비례해서 오를까요? 그렇지 않다면 작업자들은 결국 아마존의 알고리즘에 따라 이제는 '모든 근육이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하는' 순환 근무를 강요당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13년에서 1914년 사이, 이 모든 개선의 정점을 찍는 변화가 도입된다. 바로 조립 라인의 등장이다. 조립 라인은 차량이 끝없이 이어지는 컨베이어 시스템을 따라 자동으로 이동하고, 노동자들은 고정된 작업대에서 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는 방식이었다. 이제 노동자들은 특정한 한 가지 작업에만 집중하면 되었고, 그 작업을 하루 종일 반복하면 됐다. 작업 속도는 더 이상 노동자 스스로 조절할 수 없었고, 조립 라인의 속도에 맞춰야만 했다. (…) 1914년, 포드는 하루 5달러의 임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임금 인상이었다. 그러나 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회사가 정한 엄격한 개인적 ‘도덕성’ 시험을 받아들여야 했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p.197~198,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포드는 벌어들인 이윤을 생산 확장에 재투자했고, 노동자들은 자신의 작업 과정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는 현실을 감당해야 했다. 이러한 모순적인 역학 관계는 산업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생산성 향상의 이익은 노동자들이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데 쓰이기보다는 대부분 투자자와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p.198,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1913년, 포드의 하이랜드 파크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이탈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은 조립 라인이 아직 도입되지 않은 다른 공장으로 도망쳤다. 그곳에서는 여전히 일정 수준의 작업 통제권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p.199,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중간에 포드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참고도서인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에 나옵니다. 책에서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이 생산공정에서의 혁신만이 아니라, 오늘날의 근무방식과 보상제도 그리고 현대적 가장제도의 형성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말해요. 헨리 포드는 고정적이면서도 일정한 수준을 갖춘 노동력을 확보해야 생산이 통제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이윤을 안정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당시 미국(국가)과 기업, 노동자들은 모두 각자의 이유로 안정적인 경제적 성장을 추구했는데요. 국가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사업 활동을 통한 경제성장을, 기업들은 이윤의 안정적인 추구를, 노동자들은 가정을 지탱할 고정된 수입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이 세 주체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주5일 8시간 근무제인 '포드주의(Fordism)'가 등장하게 됩니다. 길고 고된 노동이긴 하지만 산업혁명 시기처럼 사람이 죽거나 초췌해질 정도의 강도는 아닌 근무시간 동안 일하도록 하고, 주 5일 고정적으로 출근하여 노동력을 바치는 대가로 고용주는 주급 또는 월급을 지급하는 방식이죠. 포드는 다른 제조업체들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급여와 더불어 복리후생으로 유급휴가와 연금 혜택도 제공했습니다. 노동자들은 기업에 헌신하는 대가로 가정을 유지할 생계수단을 넘어 '경제적 여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1914년 포드가 제공한 일당은 당시 통상 근로자에게 제공하던 수준의 2배 이상이었다고 해요.) 그러나 헨리 포드는 이런 근무조건에 아무 노동자나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포드 본인은 기독교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가정'에 사는 남편 가장들을 선호했습니다. 남성이 가장으로서 집안의 경제력을 좌우하고 그로 인해 충분한 도덕적/경제적 권위와 존경을 받는 가정. 남편들이 고된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아내들이 전업주부로서 가사 일에 충실하며 남편을 내조해야 하는 가정관이었습니다. 남성이 집안의 주된 경제적 수입을 담당하고, 여성이 가사 전반을 도맡아 남편을 지원하며, 기업으로부터는 3~4인 가족을 부양하기 충분한 수입을 얻어 생활을 영위해가는 고전적 중산층 가정의 형태는 이 시기 즈음부터 형성되어 갑니다. 포드주의에서는 가정을 노동자가 다음날에도 출근하여 동일한 수준의 노동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휴식처 또는 재활의 공간'으로 본 것이죠. 즉, 포드에게 가정이란 기업 활동의 연장선으로서 또 하나의 쉼터인 셈입니다. 자신이 생각한 노동자의 가정관 준수를 위해 포드는 근로자들을 감시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들의 집에 불시에 사람을 보내어 아내들이 가사 일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하기도 했다고 해요. 수집 문장에 나온 '도덕성 시험'은 이 내용을 말하는 겁니다.
결국 산업 노동자들은 당근 하나를 받게 된다. 헨리 포드의 포드 모터 컴퍼니에서 이름을 딴, 이른바 포드주의Fordism 타협이었다. 노동자들은 꽤 많기는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보통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자신들의 시간을 고용주에게 바치고, 대신 회사로부터 후한 급여와 의료보험, 약간의 유급 휴가와 연금을 받게 되었다. 노동자가 생계 유지, 가족 부양과 퇴근후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모리스가 말한 "휴식의 희망"이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9,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세계 대공황 극복을 위한 뉴딜 정책과 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법상 드디어 노동자들의 조합결성권을 인정하는 보호장치가 마련되면서, 가족 임금제와 백인 노동자 계층 가족이 제도화되었다. 이것이 바로 포드주의 타협이었다. 헨리 포드는 자신이 갖고 있던 올바른 가정상을 구현하는 데 깊은 정성을 쏟았다. 노동자들은 이른바 '가족' 임금을 타려면 일정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포드는 심지어 근로자들을 감시하는 '사회부'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심문하고, 집에도 방문해 아내들도 열심히 일하는지를 확인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52~53,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노동운동을 통해 노동자들은 소위 ‘가족 임금제’, 즉 남자 혼자 일해도 아내와 아이를 부양할 수 있는 정도의 급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 제도는 1896년 호주에서 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가장이 되려면 필요한 최저임금 기준을 법으로 정하며 최초로 도입되었다. (중략) 노동자들은 급여가 올라 좋았고, 가정 내에 성 역할도 강화되어 갔다. ‘가족 부양자’가 되는 것은 노동자 계층 남성이 조립라인에서 누릴 수 없던 자부심과 권력을 얻을 방법이었고, 두둑한 월급봉투를 내밀지 못하는 이들과 비교해 남자다움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51~52,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바로 이 시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탄생했다. 교외에 담장이 쳐진 집에서 아이 둘이나 셋이 있는 가족,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하는 남편, 그를 기다리며 하이힐을 신고 저녁을 차리는 그 시절 TV 드라마에 나오는 완벽한 엄마. 하지만 사실 이 시기는 조금도 전통적이지 않았다. 경제 안정을 지상과제로 삼은 국가와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긴장관계에서 도출된 어쩔 수 없는 타협을 감독하던,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시기였다. 당연히 낭만적인 요소도 전혀 없었다. 가족 임금을 받으려면 외롭고 지루한 노동을 견뎌야 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53,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먼저 온 미래, 오프 모임에서 읽었습니다. 신기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사회적 첫반응은 우려와 거부가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우려들은 매우 타당하기도 하고 꽤 중요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도 하죠 그렇지만 지나놓고 보면 다소 이상해보일 정도로 낯설기도 합니다. 그냥 일상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이에 대해선 사피엔스의 명문장이 잘 설명했단 생각이 듭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 일단 사치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고 나면 그것 없이 살 수 없게 되며, 머지않아 그것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수많은 발명품들, 예를 들어 멈출 줄 모르는 소비의 수레바퀴를 굴린 것들이 모두 이러한 사치품의 덫이었다."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는 소크라테스가 발명의 신 토트와 타무스왕의 대화를 인용하면서 문자를 비판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구술시대의 소크라테스는 문자가 인간의 기억력을 퇴화시키고, 지식을 고립시킬 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니다. 고미숙의 <나비와 전사>에는 기차가 처음 나왔을 당시 전세계 사람들이 느꼈던 충격과 공포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당시의 의사와 과학자들은 시속 30마일(약 48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기차를 타면 뇌가 몸에서 분리되거나, 혈관이 터져서 실명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특히 여성과 신경이 약한 사람들은 기차 여행 후 **'기관차 정신병(Locomotive Mania)'**을 겪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널리 퍼졌습니다. 또 엄청난 굉음, 매연, 진동은 인간의 감각기관이 감당할 수 없는 폭력적인 환경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제가 초기에 AI를 사용했을때는 너무 자주 틀린 답을 내놓아서 그저 장난감같은 느낌이었는데 1년만에 너무 빠른 속도로 성장했음을 체감합니다. 문과이고 책을 좀 많이 읽는 편인 제게도 이런 정도의 체감이라면 실용적인 면에선 더 파괴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몇몇 일자리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의 사무직 일자리들은 빠르게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입니다. 특히 경력이 전혀 없는 신규채용은 거의 0에 수렴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보고가 있습니다. 오프에서 만나는 청년들이 작년도 어려웠지만 올해는 구인자체가 씨가말랐다, 인턴도 2년의 경력을 요구하더라...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이와 관련해서는 10년 전에 나온 <로봇의 시대, 인간의 일>에서도 꽤 잘 예측했던 것 같습니다. AI는 틀린 지식들을 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으로는 권위있는 저자들의 책에서도 그런 내용들이 있었고, 제 오랜 편견을 만들어오기도 했더라고요. 이것을 사용할 때 인터넷에 집적된 수많은 정보의 집합이라는 전제를 늘 염두에 둔다라면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저는 먼저온 미래를 읽으며, AI로 인한 지식접근성의 평등이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인류의 오랜 집단지성의 결과물인 AI와 경쟁하면서 유능함 앞에 한 개인이 느끼는 좌절감은 어떤 면에서 당연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무튼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책을 구하면 읽어보려 합니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주제에 설레네요
드디어 책을 구해 읽기 시작했습니다. 모임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뒷북을 치는 것 같아 송구하지만...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제가 과거 로봇의 시대, 인간의 일을 읽으면서 얻었던 정보를 수정했습니다. 그 책에는 19세기말 20세기초 매출 1위 기업이었던 gm사와 21세기 1위 기업인 구글의 고용규모를 비교하면서 1/10이 조금 넘는 정도로 구글이 적다는 내용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책 초반에 나오는 데이터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읽으며, 위의 내용이 사실인지 점검해 보는 과정에서 21세기 들어 세계적인 매출 1위 기업은 월마트였고 고용규모도 gm사를 넘어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이 <한계 비용 제로 사회>에서 예언한대로 농축산물은 좀더 복잡하지만, 공산품의 경우 한계 생산 비용이 계속 낮아졌기에 상대적으로 유통, 판매가 약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로 쿠팡의 매출이 40조라는 것이 알려졌듯이 말이죠 문제는 이런 노동이 한국의 대졸자중심 교육 시스템과 매우 미스매칭이란 것입니다. 고용규모 1위인 월마트, 2위인 아마존의 노동자들은 대부배송기사, 판매직원, 창고관리, 고객서비스같은 노동이니까요.
포드주의가 대량생산시대의 문을 열고 가족주의를 공고화했다는 인용해주신 문장을 보니, 아주 오래 전에 치열하게 읽었던 기틴스의 <가족은 없다>가 떠올라서 그때 발췌와 토론했던 글을 찾아보았습니다....
19세기 중간 계급의 남자들은 왜 (핵)가족모델을 가족이데올로기로 이상화했는가? 가부장제는 이전의 '영주 -농노'의 관계가 가정내 '아버지 -아내,자녀'의 관계로 내면화되었다.   밑에 인용했던 가부장제 정립과 '가족이데올로기' 탄생에 대한 역사적, 이념적 바탕을 재인용하면 이렇다.   초기 유대-기독교 신학은 모든 권위와 정의, 정직, 자비의 원천인 유일의 남신 개념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여성은 언제나 보다 하찮은 존재로 신의 은총으로부터 남성을 타락시키는 원조이며 요부, 죄인, 욕망의 화신이었다. 여성들은 남성의 권위에 대한 경의와 복종을 통하여, 그리고 어머니임을 통하여 유일하게 구원받을 수 있다. 17세기 이후에는 과학과 과학적 패러다임이 권위가 '자연적'인 것으로 표현되었다.  남성은 '자연적으로' 권위있고, 여성은 '자연적으로 ' 공손하며, 약하고, 수동적이며, 직관적이라 간주되었다.  따라서 남성은 통치하고, 의사결정하고, 여성과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적합하다고 여겨졌다.  이러한 가부장적 전제들은 과학의 핵심부분이었으며, 정부가 문제를 인식하고 정책을 만드는 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종교처럼 과학도 '가족이데올로기'를 신성화했다. 또한 19세기 중간 계급은 노동계급의 부도덕과 난잡상으로부터 중간 계급 특유의 신성, 순결, 조화로운 장소인 가정을 구분했고, 이를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하도록 입법화했다.   기틴스는 계속해서 '가족가구'와 이데올로기로서의 '가족'을 구분하고자 했는데, 우리는 그점을 자꾸 혼동했던 것 같다.   19세기 중간 계급 남자들이 (핵)가족 모델을 만들고, 그런 형태의 가족을 구성했다기보다는 '가족'이라는 것에 이데올로기적 가치를 부여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럼 바렛과 매킨토시의 보충설명을 들어 보자.   최근의 군축 포스터에 나타난 문구를 예로 들어보자.  " 영국의보통 가정은 작년 1년간 무기구입에 주당 16파운드를 썼습니다." 그리고  생필품과 함께 소형 미사일을 담은 수퍼마켓 짐수레를 끌고 가는 전형적인 가족상이 그려져 있다.  왜 방위비로 충당되는 세금에 대해 통제권을 상실한 개별 납세자로서는 묘사되지 않는가?  그 이유는 '가족'은 훨씬 더 공감을 사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이 포스터는 가정중심주의, 가족 가치와 평화주의를 결합시키려 노력한다. 사람들은 이와 같은 가정의 안락에 대한 군국주의적 침략에 경악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그러나 그 메시지를 가족주의의 담론으로 포장하는 것은 독신자 역시 핵전쟁에서 죽을 수 있으며, 군비사용에 저항하는 것은 시민의 자격으로서이지 가족으로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가리고 만다.    기억해야 할 것은 현재의지배적인 가족모델이 언제나 그래왔던 것도 아니며, 모든 문화에 다 통용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모델은 19세기 부르주아지 가족의 특정 유형을 반영한다. 마크 포스터는 그것이 중세 이래 서부 유럽에서 존재해 온 네 가지 형태의 가족 중 하나라고 말하며, 이 특정 형태가 전사회계급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강조했다. 이 가족 형태가 지배적인 것으로 자리잡은 것은 현대 가족생활의 특징을 이상적인 것으로 반영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의 위력 탓이다. 그 가족은 동거단위, 경제단위로서의 가구구성과는 별 관련을 맺고 있지 않다.    '가족'이 문화적 보편성과 생물학적 영원성을 갖는다는 주장은 지나친 왜곡이다. 화폐지배체계에 대한 반태제로서의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적 구축은 '다만' 자본주의사회에 한정된 고유한 것이다.   이 책은 영국의 센서스를 인용하며 영국 가정의 1/3 도 안되는 수만이 그런 구성 속에서 살고 있으며, 단지 1/10만이 아버지가 생계를 전담하고 어머니가 전업주부인 규범적인 유형을 취하고 있다고 전한다.   또 이 책은 핵가족이 근대자본주의 시대의 독특한 가족 형태였다는 생각도 부정한다.   근대 이전의 가족의 평균 구성원 숫자가 4.76명 정도였다는 통계까지 보여줬다.   우리 역시 개인에게 일어나는 제반 문제들을 사회, 경제적, 정치적으로 인식하기보다 가족의 문제에 침윤한다. 기틴스가 말한 것처럼 청소년문제도 부모와 자녀의 심리적, 관계적 측면으로 논의하고, 전업주부의 우울증도 주부클리닉으로 해결하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로 고통받을 때, 이것을 개인적 가족적 문제로 치부해버린다. 따라서 본질을 인식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   가족 체험으로부터 개인의 트라우마를 찾고 가족의 휴머니티에서 모든 위안을 찾는다.   개인들에게 일어나는 많은 문제의 책임은 이상적 가족(가정)을 만들지 못한 잘못에 돌아간다.
"가부장의 노동으로 가족생계를 책임진다."는 이데올로기는 여성의 돌봄노동을 무상으로 묶어둠으로써 얻는 자본가의 막대한 이익을 구현하는데 너무나도 유효한 전략이었습니다. 이것은 이데올로기였을 뿐 진정한 현실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그러했는데, 실제로는 많은 여성이, 특히 생산직 저임금 노동자들의 아내나 딸들은 가사만을 전담하지 않았으니까요. 또한 그런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덕분에 여성의 본업은 집안일이고, 그들의 임금노동은 '덤'이라는 인식이 당연시됐고, 이런 생각이 동일한 일을 해도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수 있는 근거가됐습니다. 포드는 기존의 이러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현실에서 구현하려 했던, (꽤 그에 근접한 노동자 가족의 전형을 구현한) 자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미르 님, 정성이 담긴 댓글 감사합니다. 댓글을 적어주신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내용을 읽고 생각해봤습니다. 중간의 군축 포스터의 예가 참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가족이라는 가치를 내세워 군비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확보하지만 이런 접근법은 언제나 특정 사회 구성원이나 다른 형태의 가족을 소외시키게 마련이죠. 공동체를 지키고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납세자의 권리가 아닌, 개인적 영역인 가정을 끌고 오는 것은 문제를 우회하는 접근법으로 보입니다. 이런 방법이 특정 계층들에게 심리적인 공감과 자극을 통해 참여를 부추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회의 다양한 영역과 문제를 개인과 가정의 차원으로 한정하는 가림막이 된다는 지적이 인상 깊었습니다. 참고도서인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고용형태와 노동자의 근무환경을 주로 다루는 책이지만, 현대사회 특히 신자유주의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부자유'의 개념을 개인에게 심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과 권리를 강조하기 보다는, 할 수 없거나 누릴 수 없는 자유를 강조함으로써 부족과 결핍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에요. 그리고 이런 '부자유'가 경제와 일자리에 있어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연결되면서 불안정한 고용형태와 구조적인 압박을 노동자 개인의 문제로 바꿔버렸다는 내용입니다. 이 과정에서 남성들은 포드주의 시대를 경험했거나, 그런 부모세대의 경제적 안정을 보고 자란 이들이 현재에는 가장으로서의 충분한 수입을 보장 받지 못해 가장의 권위 더 나아가 남성성에 대한 불안에 휩싸이게 되고요. 여성들은 여성들대로 산업과 일자리에 아직 남아있는 여성중심적 노동에 대한 편견, 경력과 사회활동에 전념하느라 가족을 소홀히 한다는 고민을 버리지 못합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 고용과 가정의 불균형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를 자신과 가정 안의 개인적 문제로 치부해버림으로서 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워진다고 보고 있고요. 말씀해주신 내용을 보며 가족의 개념이라는 것이 어떻게 우리의 사고와 인식을 바꿔왔는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꽤 시간이 지났다. 알렉스는 앉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하지만 작업 구역에는 의자가 놓인 적이 없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회사 측의 논리는 단순했다. 앉아 있으면 속도가 느려진다.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다. 속도는 시스템이 정한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p.187,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그믐앤솔러지클럽] 4. [책증정] 도시괴담을 좋아하신다면 『절대, 금지구역』으로 오세요 [책증정] 2월, 코스모스 완독자가 되자![김영사/도서 증정] 주자와 다산의 대결 <두 개의 논어> 편집자와 함께 읽기 [루멘렉투라/도서 증정] 나의 첫, 브랜딩 레슨 - 내 브랜드를 만들어보아요.[📚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 책으로 듣는 음악
<모차르트 평전> 함께 읽으실래요? [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아고라의 삶의 깊이를 더하는 책들.
[도서증정-고전읽기] 조지 엘리엇의 『고장 난 영혼』[도서 증정] 『문명과 혐오』를 함께 읽어요.[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도서 증정] <나쁜 버릇>을 함께 읽어요.
2026년에도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책 선물] 한강, 『여수의 사랑』 : 미래가 없는 자들을 위한 2026년의 시작
<책방연희>의 다정한 책방지기와 함께~
정명섭 작가와 <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
논픽션의 명가, 동아시아
[도서 증정] 논픽션 <두려움이란 말 따위>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동아시아)[도서 증정]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기이함이 일상이 되는 순간, 모험은 비로소 완성된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0.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그믐클래식 2025] 12월, 파이 이야기
🐷 꿀돼지님이 읽은 한국 장편 소설들
손원평 장편소설 『젊음의 나라』(다즐링)김홍 장편소설 『말뚝들』(한겨레출판)이묵돌 장편소설 『초월』(김영사)손보미 장편소설 『세이프 시티』(창비)원소윤 장편소설 『꽤 낙천적인 아이』(민음사)
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책걸상 함께 읽기] #23.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