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12월, 파이 이야기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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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해가 지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식사를 즐겼다. 긴장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세상의 지붕에 대단한 색이 어렸다. 별이 고개를 내밀고 싶어 안달했다. 색색의 담요가 걷히기 무섭게 검푸른 하늘에서 별이 빛나기 시작했다. 따스한 바람이 가볍게 불었고 바다는 가만가만 움직였다. 물살이 올랐다가 내려앉았다. 손을 들고 떨어졌다 다가섰다 하며 춤추는 이들처럼.
파이 이야기 - 개정판 p.254,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숨죽이며 읽다가 가끔씩 이렇게 풍경을 묘사한 글을 읽을 때만 마음이 스르륵 풀어졌어요. 표현이 참 예쁩니다. 그믐에 따라적으면서 최근에 알게 된 문장도 떠올랐어요. ‘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 최승자, <즐거운 일기>(문학과지성사, 1984)에 실린 시 ‘20년 후에, 지(芝)에게’ 저 상황의 파이에게 딱 걸맞는 문장이 아닐까 싶어요. (참, 저 문장은 제가 좋아하는 장일호 기자님의 칼럼에서 만났답니다. 링크 남겨두려는데 왜인지 연결이 안되네요 ㅜㅜ /시사in칼럼 -당신에게도 ‘단 한 사람’ 있나요? [장일호의 ‘연대하는 책’] 입니다!)
즐거운 일기
2025년 12월 19일 16시 수북강녕에서의 <그믐 클래식 2025 완독 파티> 너무 설레고 기다리던 시간이다❤️ 나에게 고전작품들은 너무 멋지고 인기도 많아 친해지고 싶지만 가까이 하기에 먼 그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그믐에서 친해질 수 있도록 <그믐클래식 2025> 자리를 만들어 준 거다 난 이번 그믐 클래식을 통해 <군주론><프랑켄슈타인><월든><마담 보바리><순수의 시대><제 2의성> <금각사><침묵의 봄>을 완독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이이야기>를 읽고 있다 내가 그믐 클래식에 지원하지 않았다면 과연 직장과 살림을 병행하며 이 책들을 1년 안에 읽을 수 있었을까? 분명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깊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난 이들 작품들에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잠시나마 함께한 것에 감사한다 나의 독서 식견이 나날이 넓어질수록 난 이들과 더 친한 친구가 될수 있겠지!! 이미 몇주 전 부터 <그믐 클래식 2025 완독 파티> 를 나의 두딸들에게 자랑하며 기다렸다 작년 [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3부작 읽기<위대한 유산><올리버 트위스터><두 도시 이야기>의 완독파티는 참석한 분들과 자축하는 느낌이 나에겐 더 강했다면 이번에는 오랫만에 뵙는 김새섬대표님과 장강명작가님 그리고 수북강녕님을 모두 직접 뵐수 있을까가 마지막까지 걱정 반 설렘 반이었다 종각역에서 내려 동네책방 수북강녕까지 가는 길은 30분 정도 걸렸지만 너무 예뻐서 가는내내 풍경들을 사진에 담기에 바빴다 날도 화창했고 기온도 상쾌했다 그믐 북토크때마다 직장 끝나고 가느라 늦거나 겨우 도착했다면 이번에는 30분의 산책을 즐기면서도 10분정도 일찍 도착했다 수북강녕에 처음 들어갈때는 안이 보이지 않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서 좀 설렌다 서점 안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들만 계단아래로 타고 들려서 안을 예상할수 없어사인거 같다 도착하니 이미 김새섬대표님과 수북강녕님 진공상태님이 와 계셨다 어찌나 반가웠는지!! 이번에 나는 그냥 김새섬대표님과 장강명작가님의 환한 얼굴만 보고 와도 연말선물을 받는 기분일거 같았다 어제 처음 오신 초록단풍님이 팬심으로 참여했다는 말씀에 나도 속으로 '저두요!! 저두요!!'하고 외치고 있었다^^ 10분도 되지 않아 꽃의 요정님과 남편분, 도나님, 초록단풍님, 가리봉탁구부님, 물고기먹이님이 모두 도착하셨다 꽃의 요정님과 물고기먹이님은 유쾌하고 분위기를 밝고 따뜻하게 채워주셨고 도나님은 조용한 카페에 함께 있게 된다면 깊고 좋은 말들을 많이 들을 수 있을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랫만에 뵌 진공상태님이 반갑게 다가와서 말을 건네주셔서 너무 좋았다^^ 가리봉탁구부님은 좀 반전모습이 멋졌는데 온라인상에서는 글이 깊어 연세가 있으실줄 알았는데 실제 봬니 젊으셔서 놀랐고 또 젊어보이시는 모습에 비해 하는 일이 많으셔서 또 놀랐다 초록단풍님은 처음 봬었지만 예쁘셨고 팬심으로 참석했다는 거나 소개하신 책이 또 우리집에 있는 등의 공통점들이 있어 혼자 내적친밀감을 느끼고 있었다^^ 수은등님도 나중에 참석하셨는데 오랫만에 만나서 무척 반가웠다 케잌도 2개나 되고 카나페에 여러 빵들과 차와 과일에 식탁이 가득했다 가득한 책들 속에서 풍요로운 음식들, 좋은 많은 분들과 김새섬대표님과 장강명작가님의 밝은 웃음과 대화들은 나에게 2025년 12월의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그동안 읽은 책들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는 <마담 보바라><순수의 시대><제2의 성>미 하나의 세트같다고 했다 비슷한 배경의 여성들의 서사와 시몬드 보부아리의 <제2의 성>을 함께 읽는다면 작품의 이해와 감상의 폭이 크게 확장되는 걸 느낄 수 있다 4시에 시작한 모임은 6시20분이 되어서야 겨우 끝날정도로 화기애애한 대화는 이어져갔다 그리고 잠시 음식을 정리하고 식사와 음주로 식탁을 새로 정리했는데 다들 술은 별로 마시지 않았다 2차에서는 직장 이야기들을 하셨는데 어느덧 직장내에서 상급자이신 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도 새삼 신기했다 옛날 20~30대때는 하급자인 우리들은 상급자의 이해할수 없는 행동들이 주된 안주였었으니까~^^;; 개인적으로 11월달 예상 못한 일이 생겨 한동안 바사삭한 유리멘탈로 지냈는데 어제는 정말 오랫만에 꿈깥은 시간이었다 김새섬대표님께 나의 새 다리어리에 싸인도 부탁했다 장강명 작가님께도 다음에 또 부틱드려야지!!^^ 동경하고 좋아하는 분들에게 받는 작은 싸인도 가끔 일상에서 지칠때는 힘이 된다 나에게는 마치 부적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어제 받은 손수건과 그믐 향수는 소중한 굿즈로 나의 화장대 한켠을 차기하고 있다 너무 예쁘고 감사합니다😍 내년 그믐 클래식은 'Well dying '에 관한 주제로 진행한다고 한다 많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어려운일이 생기면 도망갈 생각을 먼저한다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학생들은 게임의 가상세계와 비슷한 또래집단끼리 몰려다니는 걸로 어른들도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미래나 앞날의 방향을 걱정하기보다 그날그날의 유흥이나 또는 모두가 이렇게 살아로 자기 위안을 한다 그런데 김새섬 대표님과 장강명작가님은 자신 앞에 주어진 일을 계속 똑바로 직시하며 함께 담담하게 나아가는 모습에 존경심이 든다 일개 팬이자 회원인 나조차도 가끔 죽음이란 단어가 두려워 잠깐 잠깐 그분들의 기록들(sns등)을 외면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말이다 지금은 소시민으로 엄마로 아내로 자영업자로 아둥바둥 살고 있지만 어제 말한것처럼 22년도 가을 처음 그믐과 김새섬 대표님을 민나고 내가 꿈꾸는 나의 호호 할머니 시간에는 그믐이 있었다 내가 내삶의 의무와 책임의 자리에서 한켠으로 물러날 때 그믐은 왠지 나에게 큰 나무같은 친구로 함께 있어주길 꿈꾸었다 어제와 같은 선물같은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들이 나에게 얼마나 허락될까 앞으로도 가능하길 소망해 본다🙏🙏🙏
@거북별85 저 별로 안 젊고 하는 일 별로 없어요 ㅎㅎ 너무 반가웠고 말씀을 조리 있고 재밌게 잘하셔서 부러웠어요. 다음에 또 뵈어요~
ㅎㅎ @가리봉탁구부님 반갑습니다^^ 그날 맛있는 딸기케잌도 너무 잘 담으셔서 다정한 아빠시겠다 싶었습니다^^ 안 젊으시다니~^^;; 동안의 비법 배워야겠습니다^^
후기 생생하고 좋으네요~!!! 부러워요!
“우리는 그저 합리적으로 생각하려는 것뿐이에요.” “나도 마찬가지예요! 매순간 이성적으로 따지죠. 음식과 옷과 피난처를 얻으려면 이성이 도움이 되죠. 이성은 최고의 수단이에요. 호랑이와 거리를 두려면 이성 없이는 불가능해요. 하지만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굴면, 우주 전체에 목욕물을 끼얹는 위험을 감수하게 되죠.”
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거북별85 "말하기와 듣기, 쓰기와 읽기란 비록 그것으로 인해 변하는 실재가 없음은 물론 그것이 거쳐가는 길이 모순의 흙과 불화의 초목으로 닦이고 마침내 도달하는 자리가 결핍과 공허만 남아 영원한 교착 상태를 이룬다 한들, 그 행위가 한때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누군가의 영혼이 완전히 부서져버리지 않도록 거드는 법입니다." 구병모 소설 '절창'에 나오는 구절인데요, 이 구절 읽으며 이 모임과 어제의 완독파티 자리를 떠올렸답니다. 우리가 읽는 것들이, 읽는 행위들이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나누는 대화들이 사소하지만 어쩌면 우리를 살리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북별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따뜻한 후기 너무 좋네요. 어제 만난 모든 분들 반가웠고, 따뜻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파이 이야기 열심히 읽고 후기 남기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역시 저의 첫느낌대로 @도나님의 좋은글들과 말들에 따뜻합니다 @도나님께서 언급하신 구병모의 '절창'도 궁금해집니다 우리의 읽고 쓰는 행위만으로도 누군가를 거들수 있다니 무척 멋지게 느껴집니다^^
의심은 간단히 불신을 해치운다. 우리는 초조해진다. 이성이 우리를 위해 싸워 온다. 우리는 안심한다. 이성은 최신 병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과 부인할 수 없는 여러 번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이성은 나자빠진다. 우리는 힘이 빠지고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초조감에 끔찍해진다.
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안녕하세요, 김새섬입니다. 지난 12월 14일 일요일, 수북강녕에서 열린 <그믐 클래식 2025 완독 파티>에 귀한 걸음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너무나 설레고 기다려왔던 이 소중한 시간에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연말 선물이었습니다. 익숙한 분들과 처음 만나뵙는 분들이 섞여 있었는데요, 너나할 것 없이 따뜻한 웃음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정말 기뻤습니다.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4시에 시작된 대화가 6시 20분이 넘어서야 마무리될 정도였지요. 정식 행사 이후 이어진 뒤풀이 시간도 굉장히 재밌었어요. 맛있는 간식과 음식, 따뜻한 차, 그리고 편안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신 @수북강녕 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멋진 고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나마 함께 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스스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고생 많으셨고요, 앞으로 다가올 2026년, 여러분의 일상에 행운과 좋은 책을 늘 함께 하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한 자리에서 추천해 주셨던 콘텐츠들도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 놨었는데요, 여기서 조금 풀어보겠습니다.
나쁜 책 - 금서기행김유태의 『나쁜 책』은 인류의 역사에서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형된 후 널리 알려진 책 30권을 골라 여행을 떠난다. 여행(혹은 탐험)이라고 한 이유는 30권 모두 독자를 우선 작가의 모국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2025년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른 해를 기념해 5천만 원으로 상향한 고료로 공모한 한겨레문학상은 전년보다 110편이 증가한 총 응모작 349편 가운데 김홍 작가의 《말뚝들》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8인의 심사위원은 “재미, 거침없는 문장, 계엄 사태를 놀라운 속도로 반영한 시의성, 설교 없는 서사” 등을 당선작 선정 사유로 꼽았다.
칠드런 액트<속죄>의 작가 이언 매큐언의 2014년 가을 최신작. 출간 직후 30만부가 판매되었으며, 영국 서점 베스트셀러, 전 세계 24개국 출간 예정이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백혈병에 걸린 소년과 사흘 안에 아이의 목숨이 걸린 판결을 내려야 하는 고등법원 판사의 이야기이다.
1승파직, 파면, 파산, 퇴출, 이혼까지 인생에서도 패배 그랜드슬램을 달성 중인 배구선수 출신 감독 우진은 해체 직전의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의 감독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에이스 선수의 이적으로 이른바 떨거지 선수들만 남은 팀 핑크스톰은 새로운 구단주 정원의 등장으로 간신히 살아나지만 실력도, 팀워크도 이미 해체 직전 상태. 그 와중에 막장, 신파는 옵션, 루저들의 성장 서사에 꽂힌 정원은 핑크스톰이 딱 한번이라도 1승을 하면 상금 20억을 풀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세운다.모두가 주목하는 구단이 됐지만 압도적인 연패 행진을 이어가는 핑크스톰. 패배가 익숙했던 우진도 점점 울화통이 치밀고, 경험도 가능성도 없는 선수들과 함께 단 한번만이라도 이겨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꽃의 요정님이 강추하신 <1승> 집에 와서 냉큼 보았습니다 보는 내내 행복하게 웃으며 보았습니다~ ^^ <나쁜책>과 <말뚝들>도 차차 읽어 보겠습니다^^
거북별 님이 남기시는 후기를 읽을 때마다 그 세세하고 정성스러움에 감동합니다. 덕분에 그때의 느낌들을 복기하면서 또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꼭꼭 또 만나요~! 1승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제가 만든 건 아니지만 헤헤)
덕분에 정말 훈훈한 시간 보냈습니다 ♡ 야한 얘기와 잔인한 얘기에 일조한 것 같아 제법 뿌듯했습니다 하하 손수건 받으신 분들은 그믐밤 '달밤에 낭독', 발연기 극단의 일원이십니다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ㅎㅎ
발연기로치면 제가 1등일 것 같은데, 수석발레리나는 아니고, 수석단원일까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수북강녕에 빙 둘러앉아 서로 굉장히 민망해 하며 낭독회 하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상상만 해도 웅장이 가슴해집니다....아시러~
'달밤의 낭독' 발연기 극단 일원이라니 넘 멋집니다!! <완독파티>때 맛있는 음식들과 멋진 수북강녕님의 장소를 제공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혼자 신나게 먹고 놀고만 온 것같아 좀 송구스러웠습니다^^;; @수북강녕님의 박학다식함은 수북강녕의 아름다운 공간에서 더 빛나는거 같습니다~~~~😍😍
@김새섬 좋은 자리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나저나 사진으로 보니 저와 @장맥주 님 옷이 무슨 유니폼처럼 똑같네요^^
당당히 설명할 수 있다. 날치를 죽일 때는 방향을 잘못 잡은 고기로 득을 보는 상황이었지만, 대단한 만새기를 낚시로 잡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었고 그러면서 과감하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데 사실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 아주 단순하고 잔혹하다. 인간은 무슨 일에든 익숙해질 수 있다. 살해행위라 할지라도.
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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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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