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공포심은 우리 몸에 깃들고, 몸은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이미 인식한다. 벌써 폐는 새처럼 날아갔고, 창자는 뱀처럼 스멀스멀 빠져나갔다. 이제 혀가 주머니쥐처럼 축 늘어지고, 턱은 그 자리에서 덜컹댄다. 귀는 들리지 않는다. 근육이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처럼 떨리고, 무릎은 춤추듯 흔들린다. 심장은 지나치게 경직된 반면 괄약근은 지나치게 이완된다. 몸의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다. 모든 부분이 서로 떨어진다. 눈만 제대로 작용한다. 눈은 언제나 공포심에 쏠려 있다. ”
『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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