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한때의 폭발적인 유행이 지나고 지금은 다소 차분하게 다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 사상의 영향력만큼은 절대적인 20세기 철학자, 질 들뢰즈와 미셸 푸코가 있습니다. 서로 강렬한 우정과 아쉬운 결별을 나눴던 이 두 철학자는 서로를 놓고서 이렇게 찬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우선 푸코는 들뢰즈를 놓고서 “언젠가 이 세기는 들뢰즈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죠. 이에 대해 들뢰즈는 푸코야말로 “가장 완전한, 아마도 유일한 20세기의 철학자”라고 화답했습니다. 20세기 현대 철학, 특히 프랑스 철학에 문외한이라서 이 둘이 서로를 깊이 존중하며 내놓은 찬사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평가할 자격은 없습니다. 영미권 분석 철학이나 전통적인 형이상학 등 다른 철학 분파에서 이들의 사유를 놓고서 냉소하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두 철학자가 철학사를 다시 씀으로써(질 들뢰즈) 또 ‘담론’과 ‘역사’와 ‘권력’에 대한 독특한 사유 방식을 창조함으로써(미셸 푸코) 지적 충격과 함께 현대 철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에 이바지한 것을 부정할 필요는 없겠죠. 특히, 푸코는 사후(1984년)에도 계속해서 재해석되면서 새로운 지적 원천으로서 그 영향력이 오히려 커져 가고 있습니다. * 공교롭게도 강렬한 철학적 우정을 나눴던 질 들뢰즈(1925년 1월 18일)와 미셸 푸코(1926년 10월 15일)의 탄생 100주년이 2025년과 2026년에 나란히 있습니다. 올해 서동욱 선생님 등이 중심이 되어서 『비평가 들뢰즈』(길)를 냈던 것도 들뢰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였습니다. 내년(2026년)은 푸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이벤트가 세계 곳곳에서 있겠죠. 이런 기념이 중요하진 않지만, 겸사겸사 2025년 12월에 읽을 스물아홉 번째 벽돌 책으로 디디에 에리봉의 『미셸 푸코, 1926~1984』(그린비)를 읽습니다. 이 책은 푸코가 세상을 떠난 지 5년 뒤인 1989년에 처음 출간되었지만, 사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푸코 평전의 ‘표준’이자 결정판으로 꼽힙니다. 에리봉은 이미 푸코 생전에 서로 우정을 나누던 사이였고, 그 연장선상에서 사후 지인, 동료, 제자 등을 인터뷰하고 나서 이 책을 내놓았습니다. 2011년 개정판에서는 푸코와 관계를 맺었던 파트너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서 소략했던 동성애와 사생활 부분을 보강했습니다. 푸코를 이해하기 위해서 여전히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푸코의 삶에 우선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의 사상적 진화를 유기적으로 조망하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저는 좀 더 거리를 두고서 푸코의 삶과 지적 여정을 살펴본 데이비드 메이시의 『The Lives of Michel Foucault』(1993) 같은 평전과 비교해도 여전히 이 책의 가치가 독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에서는 원로 불문학자 박정자 선생님의 번역으로 1995년에 처음 번역되었고(시각과언어), 2012년 개정판이 다시 나왔습니다(그린비). 아직 절판되지 않고서 서점에서 구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입니다. 어찌 보면,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에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철학자지만 정작 그 삶과 사상은 잘 모르는 미셸 푸코. 이 미셸 푸코의 삶을 2025년 12월에, 그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전체 640쪽, 본문 578쪽으로 그간 읽은 벽돌 책치고는 얇은 편입니다. 하지만 편집이 빡빡해서 체감 분량은 700~800쪽 정도의 벽돌 책과 맞먹습니다. 그래도 푸코의 삶 자체가 어지간한 소설처럼 흥미로워서 페이지 터너니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 ‘문제적 철학자’ 미셸 푸코의 삶을 함께 읽으면서 매월 한 권씩 벽돌 책을 읽는 2025년의 여정도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 12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어요! 이 모임은 독서 플랫폼 ‘그믐’의 게시판에서 신청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집니다. 저는 최소한의 가이드 역할만 합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2023년 8월부터 매월 읽었던 벽돌 책 스물여덟 권의 목록입니다. 지금까지 읽은 벽돌 책(총 28권) 2023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년 8월) 『권력과 진보』 (2023년 9월) 『위어드』 (2023년 10월) 『변화의 세기』 (2023년 11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23년 12월) 2024년 『사람을 위한 경제학』 (2024년 1월) 『경제학자의 시대』 (2024년 2월) 『앨버트 허시먼』 (2024년 3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년 4월) 『나쁜 교육』 (2024년 5월) 『화석 자본』 (2024년 6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024년 7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2024년 8월) 『메리와 메리』 (2024년 9월) 『중국필패』 (2024년 10월) 『마오주의』 (2024년 11월) 『노이즈』 (2024년 12월) 2025년 『행동』 (2025년 1월) 『호라이즌』 (2025년 2월) 『3월 1일의 밤』 (2025년 3월) 『세계를 향한 의지』 (2025년 4월) 『어머니의 탄생』 (2025년 5월) 『냉전』 (2025년 6월) 『소련 붕괴의 순간』 (2025년 7월) 『일인 분의 안락함』 (2025년 8월) 『조지 오웰 뒤에서』 (2025년 9월) 『경이로운 생존자들』 (2025년 10월)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2025년 11월)
12월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은 12월 5일 금요일에 시작해서 12월 30일 화요일에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이번 읽기표는 심플합니다. 주말 포함해서 하루 1장씩 읽는 일정이랍니다. :) 한 장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요령껏 평일에 주말 분량을 나눠서 읽어도 무방합니다.
어렵겠지만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Dreambook 서로 어려운 부분 확인하면서 읽으면 되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환영합니다!
덕분에 이 책을 거의 30년 만에 다시 읽어보겠군요. 그 때는 상하 2권으로 된 책이었는데요. 요즘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제대로 읽기는 어렵겠지만, 오랜만에 다시 읽으려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와 30년만에 재발간된 건가요? 그러고보니 제3판을 내며 쓴 서문이 있네요.
국내 번역은 90년대 중반에 나왔을 겁니다. 이걸 90년대 후반에, 당시에 아주 재밌게 읽었다는 느낌만 남아있고, 내용은 다 잊어버린 듯 합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이 책에 의지해서 푸코의 책과 논의를 조금 읽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11년에 나온 개정판 서문에 그간의 경과가 잘 나와 있어요. @borumis 님 읽으시는 프랑스어판 전자책은 왠지 1989년에 처음 나오고 나서 곧바로 미세 수정한 판인 듯합니다.
제가 읽는 것도 2011년 제3판 개정에 대한 서문(Preface a la troisieme edition)이 수록되어 있어요.
미셸 푸코로는 검색해도 안 나와서, '에리봉'으로 검색했어요. '애기봉 스타벅스' 생각나...으악!!
애기봉 스타벅스가 뭔지 몰라서 찾아봤는데 우와 한번 가보고 싶네요. 최북단 전망대 스벅이라니! (저는 자꾸만 집에 있는 우쿨 교재 <쉐리봉 우쿨렐레>가 생각나요… 꺅)
ㅋㅋㅋㅋㅋ 전 호리병과 어리벙벙이 생각났다는;;; 애기봉 스타벅스 가보고 싶네요;;
애기봉이 여기서 호강하네요~ ㅎㅎ @향팔 쉐리봉은 또 뭔가요? 봉쉐리 씨가 만드신 우클렐레 교재인가요?
ㅎㅎㅎ 나름 이 바닥에서는 <이정선의 기타교실>만큼이나 잘 알려진 교재랍니다. 예전에 우쿨렐레 배우신 분들은 한 권씩 갖고 계시더군요. 쉐리봉에 대해서는 아래를 참조하세요. (문장수집) “조태준이 쉐리봉을 외칠 때 1. 어려운 팝송에서 기억나지 않는 가사를 애드립으로 처리할 때 2. 기분이 좋아! 라는 말로는 좋은 기분을 표현하기 모자랄 때 3. 랄랄라~ 대신 리듬처리 할 의성어가 필요할 때 다양한 활용법으로는 (쉐리봉, 쉐리봉봉, 쉐리보르봉 ~, 쉐리봉보르봉~ 등이 있음)” 에리봉의 책을 읽고 같이 얘기할 때 우리모두 쉐리봉~을 외칠 만큼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조태준의 쉐리봉 우쿨렐레 - 전2권 (책 + 악보책 + DVD 1장) - 개정판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노래하기에 중점을 둔 교재이다. 2010년 7월 출간되어 우쿨렐레 마니아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던 우쿨렐레 교재 <쉐리봉 우쿨렐레>의 개정판으로, 개정판의 악보책에는 신곡 6곡이 추가되며 초판 한정으로 제공되었던 DVD가 별책부록으로 선사된다.
@테이블 와! 저도 1996년에 대학 새내기 때 처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이 책의 기억이 아주 강렬해서, 저는 푸코가 아니라 이 책을 쓴 디디에 에리봉처럼 되고 싶었어요. :) (저는 2012년에 개정판이 나오고 나서, 대학원 공부 때문에 한 번 더 읽었으니 이번이 세 번째 읽는 셈이네요.)
오오 정말 옛날 책이네요. 전 오히려 랭스는 최근 알았는데 이렇게 오래된 책을 썼는지 몰랐어요. 근데 신기하게도 랭스랑 푸코의 전기랑 어딘가 겹치는 데가 있네요.
1989년에 나온 책이고, 디디에 에리봉은 푸코의 만년에 직접 교류했던 사이였어요. 그래서 푸코가 죽고 나서 곧바로 평전을 쓸 수 있는 위치에 있었죠. 운도 좋고 재주도 많아서 30대 중반에 이런 걸작을 써낸 거죠.
우리가 푸코가 없을 수는 있어도 에리봉이 없겠습니까^^ 강기자님의 앞으로의 활동과 저술에 대해서도 계속 기대하고 있습니다 :)
@테이블 이렇게 따뜻한 덕담을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도 이제 벌써 50대에 접어드는 시점이라서. 그리고 제가 에리봉이 되려면 한국에 푸코가 있어야 됩니다! :)
이 책 도서관에서 빌리려는데, 2012년도 일반책은 딱 한 권(슬프게도 대출중), '큰 글자책'이 두 권 있어서 그 중 하나 빌렸어요... 640p라는데 어떤 책이 올지 두근거립니다~ 읽다가 너무 좋으면 사려고요. '어머니의 탄생'은 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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