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도 이 이성, 실성의 관계가 서구 문화의 독창성을 이루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문화는 자신을 위협하는 이 심연에 의해 정의된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푸코가 우리를 안내하고자 하는 곳은 바로 이 심연이다. 그 심연은 "한 문화의 정체성이 아니라 그 한계가 문제인 그런 영역"이다. "한계의 역사, 그 막연한 행동들의 역사를 써야만 한다. 수행되자마자 잊혀지고 마는 이 막연한 행동을 통해 하나의 문화는 자신의 외부로 간주되는 어떤 것을 배척한다. 하나의 문화를 둘러싸고 있는 이 움푹한 허공, 이 백색의 공간은 이 문화의 다른 가치들만큼이나 이 문화의 성격을 잘 보여 주고 있다. ... 한 문화의 한계 경험을 조사해 보는 것은 역사의 경계선을 조사하는 것이며, 이 역사의 근원인 분열을 조사하는 것이다. ”
『미셸 푸코, 1926~1984』 17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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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푸코는 언제나 억압되고 억눌 리고 망각되지만 그러나 끈질기게 존재하는 이 위협적인 모든 체험들을 탐사하는 고고학자가 되고 싶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17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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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푸코가 말한 니체의 영향은 지금 글을 보니 니체의 '비극의 탄생'의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네요.
borumis
한 인간은 언제나 미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유의 권리가 위험 속에 놓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173,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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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시대는 광기에서 비이성으로, 다시 말하면 광기가 특수성을 갖고 있던 시대에서 그것이 다른 수용자 그룹 속에 녹아 들어가 '교정' 대상이 된 시대로 넘어갔다. 왜냐하면 이 수용서는 의학적인 조치보다는 주로 처벌과 징벌을 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
『미셸 푸코, 1926~1984』 17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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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비이성이 인식의 대상이 되기 전에 우선 파문의 대상이었다는 것은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까?"
『미셸 푸코, 1926~1984』 175,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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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광기는 비록 밖에서는 무죄였더라도 수용소 안에서는 처벌의 대상이었다. 광인들은 오랫동안, 그리고 오늘날까지 도 도덕적 세계의 수인이 되었다. (...) 사람들은 튜크와 피넬이 의학적인 상식에 의거하여 요양원을 개설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거기에 과학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를 도입했는데, 이 인격체는 과학에서 위장의 방법을, 혹은 기껏해야 광기의 위상을 정확히 집어냈다 해도 그것은 광기를 제대로 인식했기 때문이 아니라 통제하는 과정에서였다. 그리고 실증주의적 관점에서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 반대편에서는 지배를 의미할 뿐이다. ”
『미셸 푸코, 1926~1984』 176-17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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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우리 시대의 인간은 자신이 광인이건 아니건 간에 광인의 수수께끼 속에서만 자신의 진실을 찾아볼 수 있다. 모든 광인들은 사람에 따라 자기 속에 인간의 진실을 갖고 있거나 혹은 갖고 있지 않거나 하지만, 여하튼 그 진실은 그의 인간성이 추락할 때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요컨대 "정상인과 광인은 이 상호적이며 양립 불가능한 진실의 희미한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
『미셸 푸코, 1926~1984』 17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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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광기의 새로운 승리와 계략. 광기를 측정하고 심리학에 의해 광기를 설명한다고 믿는 이 세계는 이제 거꾸로 그 광기 앞에서 자신을 변명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 논쟁과 노력 속에서 세계는 니체, 반 고흐, 아르토 등의 작품을 거슬러 자신을 측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광기에 대한 지식은 결코 이 세계에 확신을 주지 못하며 오로지 그 광기의 작품들만이 이 세계를 설명해 줄 뿐이다. ”
『미셸 푸코, 1926~1984』 17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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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아르토가 누군지 몰라서 찾아보니 잔혹연극(theater of cruelty)로 알려진 극작가네요.
신기하게도 "아르토, 고흐"라는 연극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서 관련 나무위키의 글을 퍼왔습니다.
강렬한 리듬과 음향을 동반한 신체 움직임으로 관객들이 공포와 광란을 경험케 해 인간 본연의 특별함을 끄집어내는 방식을 제안했다. 각자의 경험치가 더해져 새로운 진실, 혹은 깨달음에 다가서도록 함축되고 상징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borumis
까뮈의 이방인을 읽고나서 까뮈의 은사인 장 그르니에가 깎아내리는 편지에 좌절하고 하마터면 이방인이 세상에 나오지 않을 뻔 했다는 Alice Kaplan의 까뮈 전기 'Looking for the Stranger'를 올해 읽었는데요. 믿고 따르던 은사님이 너무 황당한 혹평을 내리기도 하고 오히려 자기 저작을 내세우는 걸 보고 까뮈가 상심했던 게 참 놀라웠는데 반대로 그의 진가를 알아본 그의 친구와 앙드레 지드가 정말 적확한 비평과 도움을 주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실은 논문 쓸때 대학원 지도교수랑 여러번 싸우고 솔직히 그닥 도움이 안되고 재촉만 해서 안 좋은 기억이 남았는데요..;; 캉길렘의 주논문 인쇄허가를 얻기 위한 보고서를 보고 정말 앙드레 지드가 까뮈를 향해 보낸 열성적인 지원처럼 살짝 감동적이네요..;; 정말 주변에 좋은 지도자가 있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SooHey
@borumis "저도 실은 논문 쓸때 대학원 지도교수랑 여러번 싸우고 솔직히 그닥 도움이 안되고 재촉만 해서 안 좋은 기억이 남았는데요..;;"
마음을 울리는 감동적인 문장입니다.. ㅠㅠ 실은 전 의절할 뻔...
논문을 쓰는 내내 이 논문은 누구의 논문인가, 왜 나는 내 논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가?.. 이런 의문에 휩싸였었더랬죠. ㅎㅎ ㅠ 지도란 무엇이며, 지도교수는 무엇을 해 주는 사람인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borumis
지도교수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적이 많았던 사람이 저만이 아니군요..;;
dobedo
“ 그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들에 대해 질문을 받고 블랑쇼, 루셀, 라캉을 말한 다음,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하지만 또한 아니 가장 중요한 사람은 뒤메질이었습니다.” 인터뷰 기자가 놀라서 “아니 어떻게 종교사학자가 광기의 역사에 영감을 줄 수 있었다는 말입니까?”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구조의 개념에 의해서입니다. 그가 신화에서 했던 것처럼 나도 경험의 구조화된 규범을 찾아내고자 했습니다. 이 규범들의 도식은 다양하게 변조되면서 상이한 차원으로 다시 나타난다 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중략) 그는 내게 언어 형식주의의 방법이나 전통적 해석 방법이 아닌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담론의 내적 경제를 분석하도록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는 또 모든 담론들을 비교하면서 그 기능적인 상관관계의 체계를 점검하도록 가르쳐 주었습니다. 한 담론이 어떤 변화를 겪고 또 제도와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묘사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
『미셸 푸코, 1926~1984』 137-138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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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bedo
모리스 블랑쇼가 프랑스에 니체 사상을 소개했다고 알고 있는데 맞는가요? 저는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 주디스 버틀러의 패러디 개념이 푸코의 담론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뒤메질(경험의 구조화된 규범)과도 연결되는 게 아닐까 함부로 짐작해 봅니다.
YG
@dobedo 님 코멘트를 보고서 이전에 주워들은 기억을 더듬어 정리해 봅니다.
블랑쇼가 니체 사상을 소개했다기보다는 ‘나치의 철학자’라는 오명으로부터 니체 사상을 재해석해서 ‘니체 다시 읽기’ 붐을 촉발했다고 보는 게 정확할 듯해요. 푸코 역시 블랑쇼나 조르주 바타유 등을 통해서 니체를 다시 읽었을 테고요. (블랑쇼의 ‘저자의 사라짐’은 니체의 ‘주체의 죽음’의 변주로 볼 수 있겠죠.)
말씀하신 대로, 니체는 ‘절대적 진리는 없고, 진리라고 믿는 것은 권력관계가 만들어낸 해석(권력에의 의지)일 뿐’이라고 주장했죠. 이 니체의 핵심 사상을 이어받아 ‘진리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언어와 행위 그리고 역사가 만들어낸 구성물’이라고 저만의 방식으로 확장한 철학자가 푸코, 비트겐슈타인, 버틀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게임’은 특정 규칙 안에서만 의미가 성립한다는 점에서 푸코의 ‘담론’과 통하고, 이는 다시 (우리가 나중에 살펴볼) 지식이 권력과 결탁해 만들어진다는 푸코의 ‘권력/지식’으로 이어지며, 결국 버틀러의 ‘젠더 수행성’ 같은 개념으로 계승된다고 정리할 수 있겠죠.
말씀 들으면서 좀 더 고민하게 된 부분은, 니체와 조르주 뒤메질 그리고 푸코와의 관계입니다.
일단 뒤메질-푸코의 관계에 주목해 보면, 뒤메질은 인도-유럽 신화를 분석하면서 개별 이야기 뒤에 숨어 있는 ‘불변의 구조’를 찾아냈죠. 이런 시각은 푸코가 역사적 사실, 경험 이면에 숨겨진 ‘지식의 구조(에피스테메)’나 ‘담론의 규칙’을 찾아내는 ‘고고학적’ 방법에 영향을 줬으리라 봅니다.
여기서 푸코를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한 것이 바로 니체인 듯해요. 그 정적인 구조를 움직이고 추동하는 힘이 바로 권력관계라는 사실을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를 통해서 자각한 것이죠. 그것이 푸코의 전기 사상(고고학)을, 지식과 권력의 역학 관계를 파헤치는 후기 사상(계보학)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고리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푸코를 구조주의자이면서 동시에 탈구조주의자로 평가하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되고요.
dobedo
아, 맞아요. 바타유나 블랑쇼가 니체를 해석하고 소개한 방식이 프랑스 문화예술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들었던 기억이 왜곡됐던 것 같네요.
바타유나 블랑쇼 그리고 푸코가 저자/주체/얼굴의 사라짐/죽음에 대해 한 이야기들은... 왜 그런 말을 한 건지는 알 것 같은데 또 온전히 동의되지는 않네요.
저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몸을 가지고 다르게 감각하고 경험하고, 그걸 또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고 해석하는 게 (왜곡과 환각까지 포함해-물론 무엇을 왜곡이라고 부를지, 환각이라고 부를지 그걸 정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자아감'이나 '주체'를 만들지 않나 생각하고 있는 것 같네요. 막연했는데 쓰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저마다 다른 몸을 가지고, 부리고 있는 한 저마다 다른 자아지... 싶은. 어쩌면 그래서 (음성/문자)언어라는 닫힌 구조에 갇혀 있을 때 의사소통의 한계를 더 격하게 느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언어가 유용한 바로 그 지점에서 한계도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건 제도, 규율, 담론이 공통으로 가지는 효용이자 한계가 아닐까...
니체는 음악으로, 푸코나 들뢰즈는 미술로, 바디우는 연극으로 그 한계를 넘어서보려고 했던 거 같고요.
dobedo
지나가던 한마디에 친절한 답글을 달아주셔서 이런저런 고민을 해봤네요. 고맙습니다!
연해
“ 그리고 그는 덧붙여서 "물론 미셸 푸코는 광기를 정의한 적이 없다. 광기는 인식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광기의 역사를 복원해야만 한다. 굳이 인식을 말하자면 광기 자체가 인식이다. 광기는 병이 아니며 시대에 따라 변하는 다양하고 이질적인 의미일 뿐이다. 푸코는 광기를 결코 기능적 실재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서 광기는 이성과 비이성,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한 쌍이 만들어 내는 순수 기능일 뿐이다" ”
[그믐앤솔러지클럽] 4. [책증정] 도시괴담을 좋아하신다면 『절대, 금지구역』으로 오세요 2월, 이제는 코스모스를 읽을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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