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푸코는 1951년 가을부터 1955년 봄까지 작은 강의실인 카바이예스 홀에서 월요일 저녁마다 강의를 했다. 수강생 수가 대여섯 명을 넘기 힘든 고등사범에서 열다섯 명 내지 스물다섯 명이라는 숫자는 다소 많은 인원이었다. 수강생이 많았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자크 데리다는 또 이렇게 말한다.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그의 말솜씨에 놀랐다. 그것은 권위와 명석함과 웅변으로 빛나는 인상적인 강의였다."
미셸 푸코, 1926~1984 1부5장91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민속그룹'의 일원으로서 푸코도 역시 공산당에 가입했다. 그는 후에 이 시기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그 안에서 우리가 살았던 사회, 다시 말해서 나치즘을 허용하고 나치에 몸을 팔았으며 마침내 드골과 함께 침몰해 버렸던 그 사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필연성과 긴박성을 느꼈던 것이다. 이 모든 것 앞에서 프랑스 젊은이의 대부분이 전면적 거부라는 반응을 보였다ᆢᆢᆢ.
미셸 푸코, 1926~1984 1부5장93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사실 정치적으로나 지성적으로 푸코를 '스탈린주의자'의 반열에 넣기는 좀 힘든 일이다. 열성당원 중의 하나였던 르 루아 라뒤리는 그의 회고록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미셸 푸코는 과격한 스탈린주의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물론 그 강의는 정통 맑스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푸코는 거기서 스탈린을 언급했다고 파스롱은 말했다. 그의 강의는 아내와 아이들을 때리는 알코올 중독의 가난한 구두장이 예화로 마무리되었는데 이 예화는 바로 스탈린의 것이었다. 그는 정신병리가 가난과 착취의 산물이며 따라서 인간 조건의 근본적인 개혁만이 그것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가난한 구두장이를 예로 들었던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1부5장96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가 1953년에 탈당한 것은 확실하다. 이 탈당의 이유는 물론 복합적이다. 우선 이 점이 아주 중요한데, 푸코는 동성애를 부르주아의 악덕, 퇴폐의 징후로 보는 당에서 마음이 몹시 불편했을 것이다. 동성애가 그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갈라놓는다는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이때 동성애 때문에 세포에서 쫓겨난 사람들도 있었다. 한 특별한 증인이 이 해석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 루이 알튀세르가 바로 그 사람이다. 푸코가 왜 공산당을 떠났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즉각 "동성애 때문에"라고 답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1부5장101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푸코는 한 번도 자신의 우상들을 만나지는 못했다. 바타유는 푸코가 프랑스로 되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죽었다. 블랑쇼나 샤르와도 아무런 교류를 맺지 못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1부5장107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2월 23일 화요일에는 3부 3장 '어둠의 교훈'을 읽습니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로 취임하고 나서 곧바로 푸코는 감옥 정보 공개 운동에 뛰어듭니다. 제소자의 인권 개선 운동으로 시작한 이 운동은, 68 혁명 이후 수용된 시위자의 탄압 문제와 연결되면서 폭발적인 반향을 얻게 되는데요. 이번 장에서는 그 전개 과정과 그런 활동의 결과물로 나온 『감시와 처벌』(1975)을 소개합니다.
소책자는 (감옥정보그룹으로 서명되었지만 푸코가 쓴) 다음과 같은 글에서 감옥정보그룹의 목표들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재판소, 감옥, 병원, 정신병원, 노동의학, 대학, 언론기관, 이 모든 제도들을 통해 그리고 각기 다른 가면 밑에서 억압은을 자행되고 있는데 그것은 결국 정치적 업압의 뿌리다. 피착취계급은 이 억압을 언제나 잘 알고 있었다. 그 계급은 억압에 항거하기는 그친 적이 없으나 역부족으로 그것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지식인, 기술자, 사법인, 의사, 기자 등 새로운 사회계층이 그 억압을 참을 수 없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정의와 건강과 정보의 배포를 책임진 사람들이 그들이 하는 일 속에서 정치권력의 억압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참을수 없음'이 이미 오래전부터 프롤레타리아에 의해 행해졌던 투쟁과 조우했다. 그리고 이처ㅓㅁ 합쳐진 두 참을 수 없음은 19세기 이래 프롤레타리아가 형성해 온 수단들을 재발견했다. 그성은 우선 노동자들 자신에 의한 노동조건의 조사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감옥정보그룹은 70년대 초에 미셸 푸코의 큰 사업이었다. 이것은 진정 그의 운동이었다. 그 자신의 그리고 다니엘 드페르의 운동이었다. 수많은 뱅센 시절의 동료들이 이들과 합류하여 함께 일했다. 물론 분명한 형태가 없는 막연한 동조였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당이 아니므로 가입이나 당원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죄수행동위원회는 곧 이 유명한 대부들과 헤어져 독립할 것을 요구했다. 세르주 리브로제는 한 인터뷰에서 미셸 푸코가 범법과 불법에 대해 익명의 글을 <리베라시옹>지에 썼다고 거칠게 항의했다. 그는 1974년 2월 19일 이렇게 선언했다. "분석의 전문가들은 이제 지겹다. 내가 누구인지를 설명하고 말하기 위해 나는 누군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순간에 감옥정보그룹은 이미 주도권을 포기했다. 그러나 활력도 또한 함께 꺾였다. "그들은 계속한다. 그러나 어떤 메아리가 있는가?" 라고 다니엘 드페르와 자크 동즐로는 1976년의 한 기고문에서 죄수행동위원회의 투사들에 관해 이렇게 말하며 감옥정보운동을 결산했다. 씁쓸함, 실패의 감정, 이것이야말로 감옥정보 그룸의 자동해체 이후 푸코가 느꼈던 감정이었다. "미셸은 이 모든 것이 무위로 끝났다는 감정을 가졌다."고 질 들뢰즈는 1986년에 가진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들뢰즈는 그러나 지식인의 참여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시험해 볼 수 있었던 이 '모험'이 '경험'이 푸코에게는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더 이상 고상한 가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참여가 아니라 이때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현실에 시선을 돌리는 참여였던 것이다. 참을 수 없는 것들을 보여 주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정말로 그것들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감옥정보그룹은 또한 '언표생산'의 한 방식이기도 했다고 들뢰즈는 덧붙였다. 푸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그가 보기에 감옥정보그룹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감옥에 대한 새로운 유형의 언표가 여기 있다. 직접 감옥에 갇혔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말해진 이 언표들은 과거에는 결코 말해질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푸코는 수많은 뱅센의 동료들과 감옥정보그룹을 막연한 동조로 합류해 했지만 그에게는 큰 사업이었다. 그랬던 감옥정보그룹이 해체되었을 때 그의 씁쓸함, 실패의 감정은 어땠을까? 그는 무위로 끝났다고 여겼지만 들뢰즈는 말한다. 과거에 결코 말해질 수 없었던 감옥에 대한 새로운 유형의 언표가 이 때 탄생되었다고 . 삶에서 우리가 실패라고 좌절하는 그 순간에도 어쩌면 우리도 모르게 새로운 흔적을 남기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오히려 실패라고 좌절하는 순간이야말로 그것이 비록 scar로 남는다고 할지라도 새로운 언표, 새로운 흔적을 남기기 좋은 경험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예전에는 실패하면 그냥 대문자 "좌절"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 실패하고 울다보면 가끔 그 아래 생각지못한 보너스카드 같은것들이 있기도 하더라구요~~항상은 아니지만~^^;; 그래서 예전만큼 실패가 무섭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주사 100대 보다 고통이 커서 별로 겪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이렇게 똑똑하고 인복 가득한 푸코는 좌절을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궁금하네요^^
'흔적 남기기'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해봤자 소용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말해야 알고,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이미 씨가 뿌려진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 처음 몇 번 뿌린 씨가 썩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계속 말하고 요구하는 것에 당하는 장사가 없다는 걸 주변인을 통해 배웠고요.
이것은 더이상 고상한 가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참여가 아니라 이때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현실에 시선을 돌리는 참여였던 것이다. 참을 수 없는 것들을 보여 주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정말로 그것들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387-388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감옥 주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체에 가해지는 권력의 기술이다. 감옥이란 무엇인가? 왜 요란한 옛날의 공개 고문에서 현재의 조용한 가둠으로 넘어왔는가? “중세 지하독방의 계승인가? 아니 오히려 새로운 기술인 것 같다. 개인을 분할하고 통제하고 측정하고 길들이고, 여하튼 그들을 ‘유순하면서도 쓸모 있게’ 만들기 위해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사람들이 고안해 낸 모든 절차들의 결정판이다. 감시·훈련·조련·점수 매기기·등급 정하기·분류·시험·기입 등, 인체를 복종시키고 많은 인원수를 통제하고 그들의 힘을 조종하기 위한 이 모든 방식이 고전주의 시대의 병원·군대·학교·교단, 또는 작업장에서 발전되었다. 한마디로 규율(displine)이다. 18세기는 물론 자유를 발명해 냈다. 그러나 그 시대는 우리들에게 또한 깊고 견고한 지하감옥을 주었다. 규율사회인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그 속에 살고 있다. 감옥은 이 감시사회의 교육 수단으로 재등장한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390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광기의 역사』건 이 책[『감시와 처벌』]이건 간에 나의 모든 책들은 자그마한 연장통이다. 사람들이 권력 제도를 단락시키거나 그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혹은 완전히 분쇄하기 위해서는 이 연장통의 뚜껑을 열고 마치 드라이버나 펜치를 찾듯이 거기서 어떤 문구, 어떤 관념, 어떤 분석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다.
미셸 푸코, 1926~1984 391-392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지난 10년간 여러 일을 겪으며 정치 그룹들은 이 영역들을 그들의 활동에 병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과 내가 한 데 통합되었다. 내가 변한 것이 아니라-시치미 떼는 것이 아니다. 나는 정말 변하고 싶다-이 경우에 내 쪽으로 온 것은 바로 정치였다.
미셸 푸코, 1926~1984 233p,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감옥 주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체에 가해지는 권력의 기술(技術)이다. 감옥이란 무엇인가? 왜 요란한 옛날의 공개 고문에서 현재의 조용한 가둠으로 넘어왔는가? "중세 지하독방의 계승인가? 아니 오히려 새로운 기술인 것 같다. 개인을 분할하고 통제하고 측정하고 길들이고, 여하튼 그들을 '유순하면서도 쓸모 있게' 만들기 위해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사람들이 고안해 낸 모든 절차들의 결정판이다. 감시·훈련·조련·점수 매기기·등급 정하기·분류·시험·기입 등, 인체를 복종시키고 많은 인원수를 통제하고 그들의 힘을 조종하기 위한 이 모든 방식이 고전주의 시대의 병원·군대·학교·교단, 또는 작업장에서 발전되었다. 한마디로 규율이다. 18세기는 물론 자유를 발명해 냈다. 그러나 그 시대는 우리들에게 또한 깊고 견고한 지하감옥을 주었다. 규율사회인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그 속에 살고 있다. 감옥은 이 감시사회의 교육 수단으로 재등장한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p. 39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푸코의 책들 중에서 아마 가장 훌륭한 책일 '감시와 처벌'이 1975년에 나왔다. ... 푸코는 사회문제에 대한 그의 개입의 장을 바꾼 것이다. 더 이상 감옥 문 앞에 있지 않고, 역사적 연구의 무대에 오른 것이다. 그는 이 연구에서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히 생각하는 관습들을 환기시킨다. 이 책은 역사 속에서가 아니라 현재의 상황 속에서 태어났다고 그는 책의 서문에서 밝혔다. 그리고 그의 기획은 바로 "현재의 역사를 쓰는 것"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39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감옥이란 무엇인가? .... 개인을 분할하고 통제하고 측정하고 길들이고, 여하튼 그들을 '유순하면서도 쓸모 있게' 만들기 위해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사람들이 고안해 낸 모든 절차들의 결정판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39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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