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감시·훈련·조련·점수 매기기·등급 정하기·분류·시험·기입 등, 인체를 복종시키고 많은 인원수를 통제하고 그들의 힘을 조종하기 위한 이 모든 방식이 고전주의 시대의 병원·군대·학교·교단, 또는 작업장에서 발전되었다. 한마디로 규율(discipline)이다. 18세기는 물론 자유를 발명해 냈다. 그러나 그 시대는 우리들에게 또한 깊고 견고한 지하감옥을 주었다. 규율사회인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그 속에 살고 있다. 감옥은 이 감시사회의 교육 수단으로 재등장한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39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근대의 형벌제도는 더 이상 감히 죄를 벌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범죄자를 사회에 재적응시킨다고 말할 뿐이다. ... 인간과학은 형벌제도의 자부심이며, 형벌제도가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다. ... 그러나 심리학·정신의학·범죄학 등이 오늘날의 사법제도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이 학문들이 형성된 바로 그 지점에서 사법제도의 역사도 똑같은 정치적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에 대한 인식, 그리고 징벌의 인간화 밑에는 인체의 규율, 예속과 객관화의 혼합된 형태인 '앎-권력'이 똑같이 들어 있다. 우리는 인체의 정치학의 역사로부터 근대 도덕의 계보를 만들 수 있을까?
미셸 푸코, 1926~1984 39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왜 그토록 길게 브뤼에 사건을 거론했는가? 왜냐하면 증인들의 말에 의하면 이 사건이 만들어 낸 알력이 좌익의 한 분파의 몰락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16-41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3부 4장 397쪽의 ‘사르트르와 푸코가 각기 확성기를 하나씩 들고 시위대 속에서 함께 걷고 있는 유명한 사진이 바로 이때의 것이다.’ 문장을 보고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이 사진 같은데요, 노쇠한 사르트르와 상대적으로 젊어보이는 푸코의 모습이 대비되네요. 그나저나 푸코는 언제부터 저 헤어스타일을 시작했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그래서 인공지능에게 물어봤습니다. 답변은 아래와 같습니다. 답변에 의하면 헤어스타일의 변화가 철학적 의지의 반영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사진은 1950년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시기 푸코의 삭발 이전 헤어스타일 사진입니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머리를 삭발하기 시작한 정확한 나이나 연도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찾기 어렵지만, 그는 1960년대 후반에 민머리 스타일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푸코는 40대 초반이었으며, 이는 그의 삶과 지적 여정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는 의지의 표현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1966년 저서 『사물의 질서』(The Order of Things) 출간 직후 즈음에 삭발을 했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그의 상징적인 민머리 스타일은 단순히 외모의 변화를 넘어, "나는 얼굴을 갖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는 그의 말처럼, 주체와 저자성에 대한 그의 철학적 입장을 반영하는 퍼포먼스적인 측면도 있었습니다.
저만 이게 궁금한 게 아니었군요! 실은 책 초반부터 궁금했는데 ㅋㅋㅋㅋ 제 궁금증을 해결해주셨어요!! 그의 민머리와 터틀넥 스타일이 참 인상적이에요. 1950년대부터 생제르맹데프레의 예술가들은 스티브잡스보다 한참 앞서서 검정 터틀넥을 유니폼처럼 입고 다녔지만 푸코는 크림색 터틀넥을 자주 입는 것으로 시그니처룩을 만들었다죠. 전 개인적으로 한여름 아니면 터틀넥 입는 걸 좋아해요. 추위를 너무 타서 한여름에도 되도록 에어컨을 못 트는 체질이라..
그런데 얼굴을 갖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고 했는데 오히려 머리를 깎고 나서 더 눈에 띄는 슈퍼스타가 된 듯..;;; 재미있는 meme 또 하나.. 너무 어려운 포스트모더니즘의 부작용이 탈모라는...
앜ㅋㅋ 올려주신 사진들 다 너무 재밌어요! 사르트르 전단지짤 보고 저도 푸코처럼 빵 터졌습니다.
오! 푸코씨 머리카락 있는 사진 처음 봅니다.
저는 푸코의 헤어스타일을 보면서 '그렇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뜻밖의 정보에 웃음이 났습니다. 다 의미가 있었군요! 제 헤어스타일도 20대부터 늘 한결같은데요. 푸코처럼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돌고 돌아 저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라는 다소 심심한 이유라죠(하하). 머리숱이 워낙 많아 뭘 시도했다가는...
오오 이 사진 잘 찾으셨네요..! 마침 이 당시 있던 사진으로 만든 meme을 reddit에서 보고 웃프더라구요. 제목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를 사르트르가 무료로 나눠주려고 하지만 아무도 안 받아가는 걸 보고 깔깔 웃는 푸코.. https://www.reddit.com/r/PhilosophyMemes/comments/kcnzb2/foucault_cant_stop_laughing_as_sartre_fails_to/
와, 사진을 보니 신기하네요. 책읽기가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과학적•기술적 비밀을 생각해야 하고 의학적 담론이 유통되는 형태를 생각해야 하며 경제적•정치적 담론을 장악한 사람들을 생각해야만 한다."? 또는 학교의 역할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교육제도는 앎과 힘의 담론을 일부 사람들이 가로채는 그러한 기득권의 유지, 수정을 위한 정치적 수단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p. 366,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내 생각에 지식인이란 생산장치가 아니라 정보장치에 접속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설득시킬 수도 있고, 신문에 글을 쓰거나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도 있다. 그는 또한 과거의 정보장치에도 접속되어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직접 소유하지 못하는 어떤 종류의 책들을 읽고 그 독서가 제공하는 지식을 갖게 된다. 따라서 그의 역할은 노동자의 의식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노동자의 의식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의 역할은 노동자의 이 의식, 이 지식이 정보체계 안에 들어와 널리 유포되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현재 진행 중인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또는 노동자들이 이런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다. ...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지식인의 앎이란 노동자의 앎에 비하면 언제나 부분적이라는 것을.
미셸 푸코, 1926~1984 42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이 시기에 정치에 대한 푸코의 발언에는 하나의 주제가 등장한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그리고 효율성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무엇보다도 진실을 알고 진실을 말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회운동의 언론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진실을 말할 것과 '정직성'이라는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23-42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참을 수 없는 것 재판소, 경찰, 병원, 요양소, 학교, 군대, 신문, 텔레비전, 국가. 그러나 이 팸플릿의 진짜 공격 목표는 감옥이었다. 왜냐하면 1971년 5월에 나온 48페이지의 이 소책자는 새로운 사회 운동인 '감옥정보그룹' (le Groupe d’information sur les prisons)'이 발간하는 기관지의 첫 권이었기때문이다. 이 운동은 미셸 푸코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그는 1971년 2월 8 일 몽파르나스역 밑의 생베르나르 성당에서 이 운동의 탄생을 선언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p.37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이전보다 더 실천적이고 적극적인 푸코의 주장이 느껴집니다. 담론의 질서가 어떠한 권력의 수단으로 작동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날카롭게 파고들어서 지적하는 것 같아요.
부르디외가 적성한 '연구계획'의 한 구절에 그는 깊은 공감을 느꼈다. ...."순수하게 사회적인 '유전의 두번째 체계'가 문제다. 이 체계는 축적된 자본의 의식적·무의식적 전이에 의해 사회 구조의 영속화를 꾀한다. 또 혹은 '사회적 질서'라는 질서의 관계를 영속화한다. 끊임없이 '돌연변이'의 요구가 나오는 것은 개인들 그리고 차이들의 끊임없는 변화와 영속적 쇄신을 통해서이다. 사회적 역동성과 사회적 정체성을 구별하는 구태의연한 아카데미즘은 사회적 삶이 구조를 보존하거나 혹은 전복시키는 작용과 반작용의 총체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을 흔히 잊게 만든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보존과 전복의 투쟁 속에서 사용되는 전략과 힘을 매순간 정하는 힘의 배분이다. 이것이야말로 구조를 변형시키거나 영속화시키려는 투쟁들이 갖는 기회들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2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푸코와 들뢰즈는 거기서 그들의 전세대가 '참여'(앙가주망)라고 부른 것과 지식인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정의했다. 이제는 더 이상 투쟁을 '전체화'하고 그 이론을 수립하며 그것의 의미를 말하는 단계가 아니었다. 사르트르식의 '전체적 지식인'(l'intellectuel total)에 맞서 그들은 '특정한 지식인'(l'intellectuel spécifique)을 대립시켰다. 다시 말하면 투쟁은 정확한 지점, 한정된 장소에서만 행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국지적인 투쟁은 그것이 '급진적'이기만 하면 다시 말해 "타협도 개량주의도 없고, 또 기껏해야 권력자의 이름을 바꾸는 것에 만족하여 똑같은 권력을 그럭저럭 유지해 나가려는 시도만 없다면 충분히 혁명 운동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푸코는 말했다. ... "부분적인 투쟁들에게 통일성과 일반적 성질을 부여하는 것은 "권력의 체제 그 자체, 다시 말하면 모든 형태의 권력의 행사와 적용"이라고 푸코는 덧붙였다. 그러자 들뢰즈는 이렇게 대답했다. "가장 작은 요구에서부터 출발하여 결국 전체를 폭파시키려는 것이 우리의 의도인데, 이 넓은 전체와 대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작전 개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부분적인 혁명적 방어와 공격은 노동계급의 투쟁과 합류한다."
미셸 푸코, 1926~1984 435,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들뢰즈에 대한 새로운 불신은 거기서 유래했다. 그는 내게 "당신도 알다시피 들뢰즈의 모든 입장은 친소비에트적이에요"라고 말했다. (내가 이 이야기를 부르디외에게 하자, 그는 이렇게 논평했다. "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푸코의 모든 입장은 친미국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코는 들뢰즈가 프랑스의 "유일한 철학적 두뇌"라고 말했다. ... 그리고 아마도 그가 죽기 얼마 전 그의 가장 간절한 소망 중의 하나는 들뢰즈와 화해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 물론 들뢰즈도 그것을 간절히 원했을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43,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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