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그가 하고 싶었던 것이 사회당 사람들의 의식구조의 탐사였기 때문이다. 그 몇 년 사이에 여기저기서 발표된 전체주의 현상에 대한 간략한 분석들을 보고 그는 몹시 화를 냈다. "'전체주의'라는 것은 적절한 개념이 아니다. 그런 조잡한 도구를 가지고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연구해야 할 대상은 당(Parti)이며 당으로서의 기능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530-53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기독교적 영성과 그 테크닉에서 아주 인상적인 것은, 거기서는 항상 개인화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영혼 밑바닥에 있는 것을 포착하려고 끊임없이 노력을 하지요. '네가 누구인지 내게 말해 달라' 이것이 바로 기독교의 영성주의입니다. 그런데 선에서는 영성과 연결된 모든 테크닉이 개인을 지우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미셸 푸코, 1926~1984 536,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전통 사회학, 다시 말해 뒤르켐식의 사회학은 '사회가 어떻게 개인들을 한데 응집시키는가? 개인들 사이에 수립되는 관계의 형태 또는 감정적이고 상징적인 소통의 형태는 무엇인가? 사회가 하나의 전체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조직의 체계는 무엇인가?라는 등등의 질문을 제기했다. 나는 그 반대의 질문에 관심이 있다. 또는 그 문제의 반대 대답에 관심이 있다. 즉 '누구를 제외하고, 어떻게 분리를 하면서, 그 어떤 배제의 체계를 통해, 그리고 어떤 부정과 거부의 작용을 통해 사회는 가능하는가?'이다. 그러나 이제부터 나는 반대의 질문을 하겠다. 감옥은 배제라는 수동적 기능으로만 축소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조직이다. 그 비용과 규모, 그리고 그것을 관리하는 데 들이는 노력과 그것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이론들, 이 모든 것은 감옥이 포지티브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지시하고 있는 듯하다.
미셸 푸코, 1926~1984 53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60년대 이후 지식인의 역할은 자기 경험과 능력 그리고 개인적인 선택과 욕망에 따라 그 파시즘의 형태들을 드러내게 할 수 있는 지점에 자리 잡는 것이다. 그 지점에서 그는 불행하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또는 너무 쉽게 용인된 파시즘의 형태들을 드러내고, 묘사하고 참을 수 없는 것으로 부각시키며, 그것들을 타도하기 위한 투쟁의 적당한 형태가 무엇인지를 규정해야 한다. .... '당신은 글을 쓸 것인가, 아니면 투쟁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완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질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하튼 최근에 지식인들이 행하는 특정 지점에서의 참여는 이론적·역사적 분석이 구체적 투쟁과 별개의 것이 아님을 보여 주고 있다.
미셸 푸코, 1926~1984 539,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성은 숙명이 아니다. 그것은 창조적 삶에 접근하는 한 가능성이다.... 우리는 우리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 게이의 생활양식을 창조해야 한다.
미셸 푸코, 1926~1984 546,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546쪽 오타: 새로은-->새로운
서구 기독교 문화에서 인간에 대한 통치는 왜 사람들에게 단순한 복종과 순종만이 아니라 '진실의 작업'을 요구하게 되었을까? 여기서 주체는 단순히 진실을 말하도록 요구받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의 과오에 대해, 자신의 욕망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영혼의 상태 등에 대해 말하도록 요구되는 것이다. 단순히 복종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드러내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도록 요구하는 그런 유형의 인간에 대한 통치는 도대체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미셸 푸코, 1926~1984 55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것은 램브라키스 좌익 정당의 의원들이 곤봉에 맞으면 늘상 벌이는 그 <Z> 장면의 반복이었다. 위엄에 가득 찬 몽탕은 머리를 약간 뒤로 젖힌 채 천천히 내려왔다. 우리가 파시즘의 존재를 느낀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마치 수백번 그런 장면을 보았다는 듯이 무심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군중들의 시선이 그것이다. 뭔가 말할 수 없는 슬픔… 그리고 그 침묵.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는 진실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인간 관리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미셸 푸코, 1926~1984 55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당신들, 오늘의 범죄가 어제의 처벌을 정당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들은 이성적인 추론의 능력이 없다…...... 당신들은 또한 역사적 위험물이다.. 왜냐하면 스스로의 제도에 대한 연구 없이 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생명을 유지 할수 없듯 사법제도도 끊임없이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는 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이교 문화 속에서 중요한 문제는 금욕의 엄격한 규칙이 아니라 '자기 수양'(formation de soi)과 '자기 테크닉'....이었다. '자기에의 배려'와 '쾌락의 활용'을 고대철학 속에서 찾으러 떠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기독교 문화가 발전하기 이전에 이교 문화가 어떻게 '예속의 양식'(즉 주체의 형성)을 형성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미셸 푸코, 1926~1984 553,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여기서 우리는 낡은 억압 가설과 그 상투적인 질문(왜 그리고 어떻게 욕망은 억압되었는가?) 주변에 성의 역사를 설치하는 것이 얼마나 진실에서 동떨어져 있는 것인가를 알 수 있다. 행동과 쾌락이 문제이지, 욕망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삶의 기술을 통한 자기 수양의 문제이지, 억압이나 법의 금지는 아니다. 성이 어떻게 멀리 배제되었는가를 보여 줄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성과 주체를 연결 지슨 그 오랜 역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 주어야만 한다.
미셸 푸코, 1926~1984 55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근대사회에서부터 기독교를 거쳐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미셸 푸코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총체적인 의문에 부딪쳤다. 그것은 왜 성적 행동이, 다시 말해서 성에 관련된 쾌락과 행동이 도덕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시대에 따라서 이 윤리적 관심이 음식을 먹는 행위나 혹은 공민적 의무의 수행 같은 개인이나 집단의 다른 생활 영역에 대한 관심보다 훨씬 중요하게 보였던 이유는 무엇인가?
미셸 푸코, 1926~1984 55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무진 애를 쓰면서, 시작하고, 다시 시작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시작하고, 그러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주저하는 발걸음을 떼는 그런 사람들, 그리고 똑같이 불안과 망설임 속에서 작업하면서도 결국은 자기 의무를 포기하는 사람들, 그렇다. 우리들은 같은 별 위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미셸 푸코, 1926~1984 56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 누구도 위대한 책의 형식...과 내용을 미리 재단할 수는 없다. 기껏해야 독자는 '그가 그런 방법을 썼어야 하는데'라는 정도의 꿈을 꿀 수 있을 뿐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56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12월에 많이 힘들어하신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1월에는 조금 재미있는 벽돌 책으로 시작해 보려고 이런 책, 저런 책 뒤적이고 있습니다. :( 현재 이 두 권으로 마음이 제일 끌립니다만. 여러분도 의견 주세요. :)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뿌리와이파리, 2025년 11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Humanly Possible)』(다산초당, 2025년 12월)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370여 년 전 조선의 해안에 불시착하여 17세기 전 지구적 소빙기의 혹독한 겨울을 넘기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밥을 얻어먹었다던 사람들, 그 사람들처럼 넓은 바다를 건너 지구의 이쪽저쪽을 왔다갔다하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인연을 맺었던 바로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700년의 휴머니즘 지성을 따라 인간다움을 다시 묻는 안내서다. 세라 베이크웰은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희망을 선택한 이들의 기록을 통해 인간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되살린다. 아마존 베스트셀러이자 오바마 2023년의 책으로, 다양성과 연대의 의미를 다시 일깨우며 단절의 시대에 인간을 부활시키는 길을 보여준다.
으아으아 Sarah Bakewell도 좋고 항해사 흰닭도 정말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에요. 안그래도 요즘 대항해시대에 대한 책을 읽어서.. 둘다 TBR목록에 있습니다!
ㅎㅎㅎ 저는 <항해사 흰닭..>을 먼저 읽고 싶습니다. 지난번 YG님 소개를 보고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일단 사놓았거든요.
ㅎㅎ 이번 미셸 푸코 책 이해는 많이 못했지만 뿌듯하게 읽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푸코 철학도 잘 몰라서~ㅜㅜ 단원 김홍도의 대표작과 시대를 모르면서 그냥 김홍도 일대기를 읽는 기분이랄까!! 그래도 언젠가 미셸 푸코를 다시 만날 일이 있다면 무척 반가울거 같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읽고 있으면 살짝 푸코의 책을 휴양지에 들고간 프랑스분들 기분도 난답니다^^ 저도 항해사 흰닭에 우선 한표입니다~
나는 그저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에이즈라는 건 정말 있는 거야, 아니면 교훈을 주기 위해 꾸며진 소문이야?" 그러자 그는 잠시 생각한 뒤 조용히 "나도 그 문제를 생각해 보았어. 그것에 대한 자료도 많이 읽어 보았고. 그래, 틀림없이 그건 존재해. 소문이 아니야. 미국인들이 아주 자세히 연구를 해놓았어." (....) 돌이켜 보면 내 바보 같은 질문에 대한 그의 침착함은 지금도 숨이 막히도록 놀랍다. 그 자신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음에 틀림없고, 언젠가 내가 그것을 기억해 낼 것이라는 계산에서 씁쓸한 위안감과 함께 심사숙고 끝에 그런 대답을 생각해 냈음에 틀림없다. 살아 있는 '모범'을 보이는 것은 고대철학의 또 하나의 전통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57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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