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네, 이 공간에서 종종 조카 이야기도 나눠보겠습니다. 요즘은 아이가 귀하다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대한의 아들 딸'이라는 말은 처음 읽었지만요(하하하). 저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는데요. @stella15 님 말씀 덕분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보다 다른 책을 먼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를테면 『도련님』?
ㅇㅋ!
전 뮤지컬은 비추요.. 소설과 너무 내용이 다른 부분도 많고.. 일단 전 뮤지컬 식으로 감정을 쥐어짜는 듯한 노래들을 그닥 안 좋아합니다..^^;;
전 영화/뮤지컬/책 모두 다 봤는데, 책이 제일 나았고 뮤지컬도 나름 괜찮았어요. 하지만, 저도 @borumis 님처럼 뮤지컬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게, 배우들의 "나의 이 미친 연기력과 노래 실력이 어때?"라는 듯이 하는 연기가 절 오그라들게 하더라고요. 게다가 제가 공연 보는 걸 좋아하는데 아무리 재미있고, 큰 소리로 울려대도 꼭 10분씩 졸거든요. 저희 아빠 유전자의 힘 책은 초반에 프랑스의 상하수도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100-150 페이지를 참고 읽으셔야 해요. 빅토르 위고는 '웃는 남자'에서도 프랑스 귀족 사회에 대해 100쪽/태풍 장면에서 100쪽 정도를 할애해 저를 무척이나 괴롭게 하는 작가분었습니다만, 책 읽으면 역시 대단한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다른 얘기지만, 지금은 드.디.어. 로베르토 볼라뇨의 '2666'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연쇄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100쪽 넘게 읽었지만 연쇄살인마가 전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하하, 읽다가 ""나의 이 미친 연기력과 노래 실력이 어때?"라는 듯이 하는 연기가 절 오그라들게 하더라고요."라는 말씀에 육성으로 웃음 터졌습니다. 생각해보니 진짜 그런 것 같네요(역시 배우란 자기애가 충만해야...). 저는 그럼에도 뮤지컬은 좋아합니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는 흠... 뮤지컬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라 뭔가 애매해서 제 취향은 아니더라고요. <웃는 남자>도 뮤지컬로 봤었는데(박은태 배우님 좋아합니다), 원작이 따로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상황 묘사가 꽤 세세한가 보군요!
저희 집에 초판양장본 디자인의 1200쪽짜리 책이 있어요. 읽은 후에 인테리어에 잘 활용하고 있답니다. 저도 <웃는 남자>는 뮤지컬로 봤는데, 100억 들여서 만든 게 어떤 공연인지를 보여줘서 놀랐습니다. 그때도 물론 놀라면서 졸았습니다.
우와... 1,200쪽이요? 인테리어로 잘 활용하고 계시다는 말씀에 폭소했습니다. 꽃의 요정님도 <웃는 남자>보셨군요! 그것도 졸면서! (하하하) 100억 원을 들여서 만든 공연인지는 처음 알았어요. 저는 <웃는 남자> 뮤지컬도 좋았지만 주제곡이 너무 좋더라고요. 지금도 흥얼흥얼 자동재생됩니다:)
ㅎㅎㅎ 예전에 <파리의 노트르담>을 선물받아 몇년째 책장에 모셔두고만 있어요. 이 책은 또 얼마나 오래 걸릴지 두려워서 섣불리 시작을 몬하고 있습니다.
파리의 노트르담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완역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배경이 되는 15세기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상 등을 생생히 보여주는 상세한 일러스트가 함께 실려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의식주 세 부분을 전체적으로 다루면서 급변하던 시대의 생활상을 보다 현실감 있게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와우, 대단하세요. 그 능선을 넘는다는 게 쉽지 않은데 갑자기 책 능선 넘기 가이드 대회 같은 거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무턱대고 참고 꾸역꾸역 읽기 보다 그런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거 책으로 내도 좋을 것 같아요. ㅎㅎ
저는 정말 @borumis 님의 철학에 대한 이해에도 한참 못 미쳐서 이번 책은 좀 힘겹게 따라가고 있는데요.. (아직 5장 정도 남았;;) 그래도 읽으면서 철학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가에 대해 흐릿한 느낌은 받아가고 있습니다....
현대 세계는 어디선가 생겨나 활동하다가 사라져 버리고는 또는 어느 땐가 다시 나타나 사람과 사물을 뒤흔들어 놓는 이념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그것은 단지 지식인사회에서만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서유럽의 대학에서만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특히 이때까지 말하는 습관이 없었고, 남에게 자기 말을 듣게 만들 줄 몰랐던 소수파 그룹에서 생겨나고 있다.
미셸 푸코, 1926~1984 48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이념이 생겨나는 곳, 그것들이 폭발하는 현장을 목격해야만 한다. 그것을 말하는 책 속에서가 아니라 그것들의 힘이 표출되는 사건들 속에서, 그리고 그 이념들의 주변에서, 그것들에 찬성하며 또는 반대하며 펼쳐지는 투쟁들 속에서 그것을 직접 보아야 한다.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이념들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를 지배하는 사람들, 또는 하나의 생각만을 가르치려는 사람들에 의해 세계가 수동적으로 움직이지만은 않는 것은 이 세계가 이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또는 끊임없이 이념들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8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서구의 구시대적 표지와 오리엔트의 낡은 표지를 간직하고 있는 이 물건들은 모두 '메이드 인 사우스 코리아'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그때 나는 이란의 최근 사태가 그 나라의 가장 뒤떨어진 그룹이 근대화 앞에서 뒷걸음질을 치는 것이 아니라 근대화 자체가 구시대로의 회귀이며, 온 국민과 온 문화가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샤의 불행은 이 구시대로의 회귀와 일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의 범죄는 더 이상 과거를 원치 않는 현재 속에서 과거의 조각들을 부패와 독재의 힘으로 유지시키려는 것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4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여기서 프랑스 원서에서는 'Made in South Corea'라고 써있어서 웃었다. 이건 영어도 아니고..(아니, 그 당시에는 Korea가 아니라 Corea였나? 프랑스어에서 Corée du Sud라고 해서 저렇게 C로 쓴 건가..?)
"유럽에 앉아서 이 오래된 나라의 너무 현대적인 군주의 행, 불행을 말하지 않기 바란다. 이란 현지에서 낡은 것은 바로 샤이다. 그는 50년, 1백 년 뒤떨어져 있고, 약탈 군주 시대의 나이를 갖고 있다. 자기 나라를 세속화와 근대화에 의해 개국시키려는 낡은 꿈을 간직하고 있다. 오늘날 과거회귀(archaisme)는 바로 그의 근대화 계획이며, 독재의 무기이고, 부패의 체계다.
미셸 푸코, 1926~1984 4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이슬람 정부'라는 이 의지 속에서 우리는 화해와 모순을 보아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향하는 문턱을 보아야 할까? ... 그 땅과 지하를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가 전략적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생명의 희생까지도 감수하며 정치적 영성(spiritualité politique)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미셸 푸코, 1926~1984 486,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강경성은 전혀 그를 주변으로 소외시키지 않았다. 소외시키기는 커녕 모든 사람들이 "15년 전부터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이 노인과 그를 간구하는 민족 사이에 흐르는 신비한 흐름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란의 상황은 "전통적인 두 가문을 가슴에 단, 다시 말해서 왕과 성자 사이의 대결전에 달려 있는 듯했다. 무기로 무장한 군주와 아무것도 없는 유배자, 맨주먹을 쳐들고 자신에게 대항하는 사람들 앞에 선 군주와 자기 국민들로부터 갈채를 받는 지도자. 이 이미지는 그 자체의 매력을 갖고 있지만 그러나 이것은 엄연히 수천 명의 죽음이 방금 날인 서명한 현실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88-489,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푸코는 이란에서 베일의 착용이 정치적 행동과 직결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었다고 말했다. 베일을 착용하는 습관이 없던 여성들이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반드시 베일을 썼다는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89,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몇십년 후 Iran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고 체포되고 폭행 당한 수 죽은 Mahsa Amini를 기리는 노래 Baraye의 가수 Hajipour가 노래를 올린 그 다음날 체포되었고 이 노래가 그래미상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변화를 위한 노래 부문에서 수상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푸코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집니다..ㅜㅜ
자기 나라의 온갖 언론매체의 지원을 받는 그 어떤 국가원수, 그 어떤 정치 지도자도 오늘날 자신이 그와 같이 강렬하고도 친밀한 애착의 대상이라고 자부할 수 없다. 이 끈끈한 애정의 관계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에 기인하는 것 같다. 우선 호메이니가 현장에 없기 때문이다. 15년 전부터 그는 망명생활을 하고 있으며 왕이 하야하기 전까지는 귀국하지 않을 생각이다. 두번째는 호메이니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안 돼'라는 말 이외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샤도 안 되고, 정부도 안 되고, 외세 의존도 안 된다. 마지막으로 호메이니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호메이니 당은 없을 것이고 호메이니 정부도 없을 것이다. 호메이니는 집단의지를 결집시키는 하나의 구심점일 뿐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9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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