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푸코에게는 '고대인의 지혜'가 있었지만 희랍 비극에 걸맞은 분노와 열정을 갖고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것이 그의 존재의 한결같은 성격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504p,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에리봉의 푸코 평전 덕분에 푸코의 철학은 잘 모르지만 인간적인 푸코에 대해서는 살짝 알아 갈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저도 오늘 완독했는데, 나중에는 푸코의 패션과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어요~! ^^
나라가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정치적 참여를 하는 유명인사들이 아니다. 우리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완전한 독립성과 진정성 속에서의 구체적인 성찰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528p,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초반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푸코 쌤의 난해한 글에 걸려서 비틀거리다가 서걱거리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라는 YG 님의 무책임한(!) 충고를 받아들어 2부 5장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2부 5장이 가장 좋았다는 분이 있어서 다시 chatGPT의 주해와 그믐의 글들을 다시 읽고 나니 좀 낫더군요. 3부로 넘어오니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건 아마 에리봉이 1,2부보다 푸코의 저작을 덜 인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제 책을 덮고 나서 푸코의 인생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불안정하고 동성애 기질을 가진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십대 시절 알게된 내면의 광기?를 마주하고 분석하면서 그의 <광기와 비이성>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러고보면 푸코의 저술은 그가 인생에서 만났던 서걱거림을 놓치거나 감추지 않고 깊이 탐색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보람있던 책읽기였어요. 여러분의 동행 덕분에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푸코의 <임상의학의 역사> 같은 다른 책을 읽어볼 엄두는 나지 않지만 푸코의 인생을 돌아본 것은 보람있었습니다.
아 맞아요. 에리봉이 웬지 감시와 처벌을 제일 좋아했지만 초반에 저작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에 비해 의외로 설명을 거의 안 하고 (마치 이미 워낙 유명해서 더 얘기할 필요 없겠지?하는 듯;;) 성의 역사는 아직 그 당시 4권이 출판 안되서 그런지 대충 넘어갔다는 느낌이..^^;;; 전 그 점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중에 저작들은 여기서 다 담기보다는 직접 읽어보는 게 나을 것 같긴 하더라구요.. 저도 그가 여러번 정신과 치료도 받았겠지만 그 이전부터 자기 자신이 뭔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걸 깨닫고 묵살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소수의 목소리에 관심이 커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 다루지 않는 주제들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치밀하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개와 고양이님 완독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도 함께 해요~
전 마지막 장을 읽으며 생긴 호기심에 관련 자료를 좀 찾아봤습니다. 왜 푸코는 제대로 된 치료도 못 받아보고 죽었는가 하는 의문이 들어서요. 결론적으로 이제 막 정체가 밝혀진, 치료제도 없는 질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네요. 안타깝습니다. 1981년: AIDS 바이러스 발견 1984년: 푸코 사망 1985년: 배우 록 허드슨 사망 1987년: AIDS 최초 치료제 등장(부작용 심함) 1991년: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사망 1991년: 농구 스타 매직 존슨 바이러스 감염 발표, 이후 완치 1996년: AIDS 만성질환으로 치료 시작
앗 밥심님 이런 친절한 연표까지.. 그러네요.. 프레디와 매직까지..;; 진짜 저도 옛날 초딩시절 90년대 초반에 한국에선 아마 방영이 안되었지만 미국에서 정말 잘 보던 드라마 중 Life goes on이라는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실제 다운신드롬이 있는 배우가 주연이기도 해서 여러 가지 장애에 대한 이슈를 다루기도 했지만 주인공의 누나가 사귄 남친이 에이즈에 걸려서 여러가지 차별과 고민을 다루면서 질병과 장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요. 90년대 초에도 연구는 진행되고 있었지만 실은 80년대와 마찬가지로 편견과 무지가 가득했던 것으로 기억 나요.
막판까지 가까스로 읽었습니다. 저에게 푸코는 (명성에 비해) 일자무식에 가까운 사람이었는데. 책 한 권으로 한낮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먹먹하네요. (프레디 머큐리 이야기를 들을 때도 그러했습니다. 어떤 사랑은 참 치명적이구나.) 서문 읽을 때, 비판적 자세에 대한 언급이 마음에 콕 찍혔습니다. 그래서 비판을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푸코의 파편을, 비늘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025 세밑에 한 사람의 일생으로 제 한 해를 돌아보았습니다. 좋은 일, 견딜 만한 일로 살고 싶은데 수시로 흔들렸습니다. 이달에 '푸코'라는 사람을 알게 되어서 내년에는 올해가 밑거름이 되어 잘 버틸 거라고. 다짐도. @YG 님, 그리고 회원님들 모두 오늘 안녕하시고 내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안녕한 매일 보내세요~
전 실은 치명적인 사랑이어도.. 푸코는 결국 말년에 사랑을 찾았을까? 조금이나마 덜 외로웠을까? 그 점도 궁금해지더라구요.. 실은 마지막의 죽음보다 저는 실은 그때 강연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지만 외로웠던 그 모습이 가장 짠했거든요..
이러한 고백 청취는 사람들 마음속의 '비밀'을 끊임없이 밖으로 끄집어내는 효과가 있다. 순순히 복종하여 남김없이 고백하는 것은 결국 두 개의 서로 다른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전체를 형성한다.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는 진실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인간 관리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수도원에서 이루어졌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552p,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여기서 우리는 낡은 억압 가설과 그 상투적인 질문(왜 그리고 어떻게 욕망은 억압되었는가?) 주변에 성의 역사를 설치하는 것이 얼마나 진실에서 동떨어져 있는 것인가를 알 수 있다. 행동과 쾌락이 문제이지, 욕망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554p,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새해 2026년에도 서른 번째 벽돌 책 함께 읽기는 계속됩니다. 중국의 고전학자 리링은 인문학의 가치를 “쓸모없음”에서 찾았습니다. 돈벌이처럼 세상 사는 일에 도움이 되는 ‘쓸모’를 말해야 조금이라도 주목을 받는 세태와는 아주 거리가 먼 얘기죠. 저는 책 읽기도 어느 정도는 리링이 말하는 인문학의 가치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쓸모없음”의 미덕이죠. 이렇게 쓸데없는 얘기를 늘어놓은 까닭은 1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도 ‘쓸모’를 따지기 시작하면 절대로 손에 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작년(2025년) 말에 나온 딜런 유의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뿌리와이파리)이 그 책입니다. 부제(‘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를 확인해야 책의 정체를 대충이라도 파악할 수 있죠. * 제목만 보면 판타지 소설 같은 이 책에 처음 눈이 간 것은 제목의 “오렌지 반란군” 때문이었습니다. 마침, 그즈음 미국의 정치학자 파리드 자카리아의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부키)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 책에서 자카리아는 ‘최초의 자유주의 혁명’으로 17세기 초의 네덜란드 혁명을 꼽았습니다. 근대 시민 혁명의 시초로 평가받는 ‘네덜란드 혁명’에 아는 게 없구나, 생각하던 참에 이 책의 “오렌지 반란군”과 부제의 “17세기”를 보자마자 그 네덜란드 혁명이 소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맞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네덜란드 혁명의 배경을 살짝 건드리고 나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맹아를 품었던 네덜란드가 어떻게 머나먼 동아시아의 문을 두드렸는지 살핍니다. 네덜란드가 나오면 당연히 그 나라가 독립 전쟁을 했던 스페인과 그 이웃 나라 포르투갈이 나와야죠. 실제로 동아시아에는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가 16~17세기 교류의 주역이었으니까요. 제목의 ‘파드레’는 포르투갈, 스페인이 주도한 동서 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신부님’의 활약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럼, 알쏭달쏭한 ‘흰닭’은요? 이 책은 1653년 한국의 제주도에 표류해 억류당한 네덜란드의 하멜 일행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흰닭’은 이 하멜 일행의 알려지지 않은 비극의 주인공이었답니다. 저자는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은 도대체 왜 17세기 후반 조선에서 억류당하는 운명에 처했는지, 그 질문에 답하는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 여기서 저자 ‘딜런 유’도 언급해야겠습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상사에서 원재료 수입 업무를 담당하다가 무역과 동서 교류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16~18세기의 동양과 서양 간의 경제와 문화 교류를 파고들며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은 30여 년에 걸쳐 저자가 주경야독한 결과물인 셈입니다. 저자가 선을 긋고 있듯이, 철저하게 주경철의 『대항해 시대』(2008) 같은 해당 분야 역사학자가 깔아놓은 ‘학술적인 연구 성과’의 바탕 위에 놓인 책입니다. 여기에다 저자가 확인한 사료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다큐멘터리 같은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독자는 어깨에 힘을 빼고서 저자가 공들여서 큐레이션한 동서 교류사의 한 장면을 즐기면 됩니다. * 저자도 말하듯이 이 책은 “체계적인 역사서도 아니고 오늘의 한국인에게 던지는 역사의 교훈도” 아닙니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TMI)”에 헛웃음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폄훼가 아니라!) 글머리에 언급했듯이 “쓸모없음”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21세기 한국의 독자 가운데 이 책의 내용을 ‘쓸모 있게’ 이용할 재주가 있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하지만 “그저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고 나면, 역사와 그것을 만드는 평범한 사람의 힘에 대한 감동이 있습니다. 덤으로, 지정학적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16~17세기 동아시아, 그리고 한반도의 ‘선택’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가 뜻밖의 통찰도 줍니다. 새해 첫 벽돌 책으로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을 권하는 이유입니다. 2026년의 첫 달, 우리에게 아무런 ‘쓸모’도 없을지 모를 이 기이한 모험에 기꺼이 동참해 보시겠습니까? 이 모임은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의 게시판에서 신청자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됩니다. 저는 최소한의 가이드 역할만 담당합니다. * 지금까지 함께 읽은 벽돌 책(총 29권) 2023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년 8월) 『권력과 진보』 (2023년 9월) 『위어드』 (2023년 10월) 『변화의 세기』 (2023년 11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23년 12월) 2024년 『사람을 위한 경제학』 (2024년 1월) 『경제학자의 시대』 (2024년 2월) 『앨버트 허시먼』 (2024년 3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년 4월) 『나쁜 교육』 (2024년 5월) 『화석 자본』 (2024년 6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024년 7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2024년 8월) 『메리와 메리』 (2024년 9월) 『중국필패』 (2024년 10월) 『마오주의』 (2024년 11월) 『노이즈』 (2024년 12월) 2025년 『행동』 (2025년 1월) 『호라이즌』 (2025년 2월) 『3월 1일의 밤』 (2025년 3월) 『세계를 향한 의지』 (2025년 4월) 『어머니의 탄생』 (2025년 5월) 『냉전』 (2025년 6월) 『소련 붕괴의 순간』 (2025년 7월) 『일인 분의 안락함』 (2025년 8월) 『조지 오웰 뒤에서』 (2025년 9월) 『경이로운 생존자들』 (2025년 10월)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2025년 11월) 『미셸 푸코: 1926~1984』 (2025년 12월)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370여 년 전 조선의 해안에 불시착하여 17세기 전 지구적 소빙기의 혹독한 겨울을 넘기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밥을 얻어먹었다던 사람들, 그 사람들처럼 넓은 바다를 건너 지구의 이쪽저쪽을 왔다갔다하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인연을 맺었던 바로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2026년에도 벽돌 책 함께 읽기는 계속됩니다. :)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283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올해 2025년에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는 모두 올해보다 좋은 일 많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2월 벽돌 책 함께 읽기는 오늘(12월 31일) 마무리하겠습니다. 새해에 다음 모임에서 뵐게요. 모두 해피 뉴 이어!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 종종함께 하겠습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직 읽는 중이에요. 학생 때 푸코의 철학을 조금 접하긴 했지만 단편적인 것 몇 가지 외엔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요.ㅜㅜ 예전에는 푸코의 철학만 살짝 접했는데, 이 책으로 푸코의 삶과 지성사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마도 다들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하실 텐데요. 저 역시 건강 문제, 삶의 문제로 매일 허덕이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제 삶의 문제들을 반쯤은 방치하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데요. 그런 저에게, 삶에서 솟아난 질문을 집요하게 붙들고 사유하며 자신의 철학대로 살아가려고 애썼던 푸코의 삶은 감동적이었어요. 여러 분이 좋았다고 말씀하신 '파레시아' 부분은 아직 읽지 못했네요. 푸코의 연보를 들여다보니 생의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살았더군요. 그래서 슬프면서도 감동적이었어요.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삶에서 나온 질문을 붙들고 사유하며 늘 살아있으려 애썼지요. 한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과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려 했고요. 물리적으로도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하기도 했지만, 철학적으로도 자신의 예전 저작을 비판하면서까지 새로 태어나지요. 자신의 예전 사유를 무너뜨리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할 텐데요. 그만큼 푸코는 고여있지 않고 늘 열려있고 '살아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마저 읽고 푸코의 삶과 철학이 주는 감동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고 싶어요. 그리고 제 삶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푸코처럼 집요하게 사유하며 살아가는 자세를 배우고 싶어요. 좋은 책 소개해주시고 푸코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신 @YG 님, 번역 문제 짚어주신 @borumis 님, 그리고 글과 문장을 나누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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