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만일 통치화(gouvemementalisation)가 실제 사회 안에서 진실을 독점한 권력의 메커니즘에 의해 개인들을 복종시키는 것이라면, 주체는 비판이라는 운동을 통해 권력에 대한 진실 효과, 또는 진실 담론에 대한 권력 효과를 질문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 이것은 자발적 해방과 반성적 불복종을 이끌어 내는 기술이다. 본질적으로 비판의 기능은 소위 진실의 정치라 일컬어지는 게임 속에서 예속을 해체시키는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세 번째 판본의 서문, 6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주디스 버틀러의 '권력의 정신적 삶'을 아주 천천히 읽으면서(몇 주째 서문을...) '천재구나' 감탄하고 있는데 이 글을 보니 푸코에 빚진 바가 많네요. 푸코의 책은 비교적 가볍게 읽히는, 얇은 책들만 읽었던 터라 문학성에 감탄하긴 했지만 철학적 성취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었거든요.
@dobedo 아, 저도 2장 다시 읽으면서 같은 부분을 에리봉도 인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네요. (읽어도 계속 까먹는. 😂)
@dobedo 쓸데 없이 기억하고 있는 걸 말씀드리자면, 버틀러의 박사 학위 논문이 20세기 후반 현대 프랑스 철학의 헤겔 수용으로 알고 있어요. 버틀러는 이 논문에서 푸코가 헤겔을 벗어나려했지만 결국 그 자장 안에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편, 버틀러의 핵심 개념(예를 들어, 젠더 수행성)은 또 푸코의 권력 이론에 많이 빚지고 있다죠. 말씀대로, 버틀러는 푸코와 대련하면서 자기 사상을 빚어낸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철학책을 읽을 때마다 이런 식으로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결국 플라톤까지 가서... 참 내가 모르는 게 많네... 공부할 게 많구나... 느낍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저에겐 퍼플렉시티라는 튜터가 있어서 쏠쏠하게 도움받고 있네요.
‘현재를 진단’하고 더 나아가 역사 비판적(historique-Critique) 조사를 실행함으로써 현재를 변혁하는 것이 철학자의 역할
미셸 푸코, 1926~1984 세 번째 판본의 서문, 7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자유의 조급함에 형식을 부여하는 참을성 있는 작업”
미셸 푸코, 1926~1984 세 번째 판본의 서문, 7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대체 교사의 임무를 마친 후 어느 날 그는 자전거를 타고 리귀제까지 온 '어린 푸코'의 방문을 받았다. 그들은 플라톤, 데카르트, 파스칼, 베르그손 등등을 이야기했다. 돔 피에로는 이 제자를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다. "철학반의 학생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철학이 호기심의 대상이고, 따라서 위대한 체계, 위대한 작품을 알려는 커다란 욕망을 지니고 있다. 또 하나는 철학이 개인적 불안의 문제, 생명의 불안감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전자는 데카르트에 관심을 갖고, 후자는 파스칼의 영향을 받는다. 푸코는 전자의 카테고리에 속한 학생이었다. 그에게서 엄청난 지적 호기심을 느낄 수 있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계속 고민하다 뒤늦게 참석합니다... 미셸 푸코도 철학도 제게는 쉽지는 않지만 뒤숭숭한 12월을 미셸 푸코와 함께라면 여기 <책걸상 '벽돌책' 함께 읽기>와 함께라면 좀 뿌듯하지 않을까 해서요...^^ 철학은 누가 공부하는지도 궁금했는데 이런 이유가 있을 수 있군요.. 그런데 데카르트와 파스칼이 어떤 차이로 철학반 학생들에게 두부류로 나뉘어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겠네요.... ^^;; 그래도 학생 미셸 푸코라니 신기합니다^^
저도 잘 모르지만 데카르트는 이성의 훈련과 확신을 위한 의심을 강조하고, 파스칼은 인간의 비참과 한계, 신에 대한 믿음을 강조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제 경우 <방법서설>은 읽는 데 일주일 정도 걸렸고 나름 내용 정리도 되었는데, <팡세>는 읽는 데 3년? 넘게 걸렸고((과연 읽었다고 할 수 있을지)) 내용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하..)
방법서설 - 정신지도규칙근대성이라는 시대정신을 연 데카르트 철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방법서설》이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출간됐다. 이번 개정판에서 이현복 교수는 〈방법서설〉을 보다 원전에 충실하게 다시 번역해 내놓았다.
팡세 (반양장) - 전정판제2사본이야말로 많은 연구가들이 <팡세>의 표준사본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며, 저자 파스칼이 의도한 적절한 질서를 간직한 사본이다.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의 번역본 <팡세>는 바로 제2사본을 따르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김형길 교수는 프랑스 프로방스대학에서 파스칼에 관한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음.. 팡세는 개인적인 삶의 고민 때문에 신의 존재가 있다고 믿는 게 안전한 베팅이라고 간주하고 거기서 인간 세계에 대한 생각을 펼쳐갔다면 데카르트는 신의 존재도 나 자신도 포함해 모든 것을 일단 의심하는 것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조금 더 폭이 넓은 세계를 향한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푸코도 보면 모든 '합리적'이라고 받아들여진 것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의심하고 질문해보는 sceptic의 자세가 된 것 같아요.
오~대단하세요 @향팔님!! 저도 이런 차이를 알면 좋으련만~~~^^;; 지금은 차근 차근 따라가 볼 생각입니다 부연설명 너무 감사합니다^^
미셸 푸코는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의 어려웠던 시기를 다음과 같이 털어놓는다. "내게 새겨진 인상을 되돌아볼 때, 가장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은 나의 모든 감정적 추억들이 정치적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략) 우리들의 사사로운 개인 생활은 정말로 위협을 받았다. 내가 역사에 매혹되었던 것은, 그리고 우리가 처한 사건과 개인적 체험 사이의 관계에 그토록 관심이 끌렸던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내 이론적 욕망의 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pp.21~22) 🤔 역사는 개인들의 사소하기도, 거대하기도 한 사건들이 모여 이루어진다. 우리의 모든 서사가 역사가 되고, 역사는 개인의 서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세상을 직시해야 한다.
"내가 태어난 도시의 모습은 이러했다. 참수된 성자들이 손에 책을 들고 재판은 공정한지, 성채는 굳건한지, 고요한 정원의 비밀을 아이들이 헤집고 다니지나 않는지 감시하고 있는 곳, 내가 상속받은 지혜는 그런 것이었다." 자신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던 푸아티에(Poitiers)에 대해 미셸 푸코가 즐겨 하던 말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1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아마도 관습의 존중과 신앙의 냉담이라는 서로 모순적인 양상이 공존했던 듯하다. Sans doute les deux aspects coexistaient-ils: respect des convenances et éloignement de la croyance.
미셸 푸코, 1926~1984 1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폴 미셸이 예수회 교단의 학교에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우연의 장난이었다. 또는 역사의 장난이었다. 종종 이 두 낱말은 같은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1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전쟁의 위협은 우리들의 지평이었고 우리들의 실존의 테두리였다. 그리고 정말로 전쟁이 터졌다. 우리 세대의 기억의 실체는 가정생활보다는 세계적 관점의 사건들이었다. 나는 '우리들'이라고 말했는데, 그 당시 대부분의 소년 소녀들이 똑같은 체험을 했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사사로운 개인 생활은 정말로 위협을 받았다. 내가 역사에 매혹되었던 것은, 그리고 우리가 처한 사건과 개인적 체험 사이의 관계에 그토록 관심이 끌렸던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내 이론적 욕망의 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셸 푸코, 1926~1984 22-23,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러나 푸코 부인은 항상 '스스로 알아서 처신하라'는 자기 아버지의 가훈에 충실하기를 원했다. Mais Mme Foucault se veut toujours fidèle à l'adage de son père, 'se gouverner soi-même'
미셸 푸코, 1926~1984 23-2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처신하다'로 번역되었는데 se gouverner (self-govern)이라는 말에는 푸코의 철학에서 많이 다루던 power와 authority, control과 self-control과 일맥상통하네요.
"우리는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 특히 정치적인 주제에 관해서 말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했지요. 아주 다양한 가정 출신의 학생들이었으니까요. 우리 급우 중에는 부모가 강제수용소에서 죽은 여학생도 있었고, 해방 당시 아버지가 총살당한 남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모두를 약간은 의심하고 있었던 것이죠."
미셸 푸코, 1926~1984 2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잃어버린 나와 내 로맨스의 복원🛠️『사랑도 복원이 될까요?』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송승환 시인과 함께 시를 읽습니다
[문학실험실/신간] 송승환 시집『파』(문학실험실, 2026) 출간 이벤트. 시집 완독회!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4월 16일, 체호프를 낭독합니다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싱글챌린지로 읽었어요
아니 에르노-세월 혼자 읽기 챌린지숨결이 바람 될 때MT 법학 싱글 챌린지밀크맨 독파하기
스토리 탐험단이 시즌 2로 돌아왔어요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10번째 여정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스토리 탐험단 9번째 여정 <여자는 우주를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유디테의 자본주의 알아가기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왔다네 정말로 자본주의의종말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동구권 SF 읽어보신 적 있나요?
[함께 읽는 SF소설] 10.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9.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그믐의 흑백요리사, 김경순
브런치와 디저트 제대로 만들어보기ㅡ샌드위치와 수프디저트와 브런치 제대로 만들어보기솥밥 제대로 만들어보기
혼자 읽어서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
웰다잉 오디세이 1분기에 이 책들을 읽었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2026] 3. 이반 일리치의 죽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독서모임에도 요령이 있나요?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7. 북클럽 사용설명서 @시홍서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