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1978년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광기의 역사>의 탄생에 대해 답하면서 "내 개인사 속에서도 내가 배제되었다는 것, 진정 배척되었다는 것, 사회의 그늘 속에 속하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것은 나의 성 정체성을 깨달았을 때였다. 성 정체성이 바로 자기 문제일 때 그것은 정말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일종의 정신과적 문제로 변모하는 것이다. 당신이 남들과 같지 않다면 당신은 비정상이라는 의미고 당신이 비정상이라면 그것은 당신이 환자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좀더 확대하여 그는 1981년에 이렇게 말했다. "이론 작업을 시도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내 주변에서 전개되는 과정과 관련하여 내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하는 사건들 속에, 내가 관여하는 제도들 속에,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 균열 미세한 진동, 기능장애를 발견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그런 작업을 수행했다. 다시 말하면 내 자서전의 한 조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학교 내의 모든 생활이 정치에 물들어 있었고 생각을 달리하는 학생들간의 싸움이 격렬했다. 공산당원 학생들이 야기하는 '지적테러'의 분위기는 학교를 무겁게 내리눌렀다. 같은 노선이 아니면 가차없이 파문되고 탄핵되었다. 세포 서기였던 에마뉘엘 르 루아 라뒤리도 악랄한 고발자 중의 하나였다. 그는 명령을 내리고 모든 것에 대해 비판하고 특히 정통성을 재단하는 등 정말로 종교재판의 심판관 같았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요즘 정치 얘기만 하면 극단으로 치닫는 분위기를 보며 한탄하고 했는데 미셸 푸코가 대학생활을 할 때도 전쟁처럼 치열했다는 모습에서 이 당시와 오늘날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다. 그런데 종교재판의 심판관같다니!! 왠지 푸코시대가 더 양극단으로 치닫고 공포스러웠을거 같다.
요컨대 모든 사람들이 푸코의 저서와 그의 연구업적 자체를 고등사범 시절 그가 극적으로 겪었던 상황 속에 정박시키려는 쪽으로 의견을 일치시키고 있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5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성 정체성이 바로 자기 문제일 때 그것은 정말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일종의 정신과적 문제로 변모하는 것이다. 당신이 남들과 같지 않다면 당신은 비정상이라는 의미고, 당신이 비정상이라면 그것은 당신이 환자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 이론 작업을 시도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내 주변에서 전개되는 과정과 관련하여 내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하는 사건들 속에, 내가 관여하는 제도들 속에,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 균열· 미세한 진동 ·기능장애를 발견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그런 작업을 수행했다. 다시 말하면 내 자서전의 한 조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셸 푸코, 1926~1984 53,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는 자신의 개인적·사회적 투쟁 속에 매몰되지 않았고, 다만 그것들을 사유하고, 극복하려 했으며, 더 나아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 사람들, 예컨대 정신의학자나 정신분석학자들의 질문을 아이러니하게 되풀이하는 형태로 "당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가?" "당신은 당신의 이성에 대해, 당신의 과학적 개념에 대해, 당신의 지각 범주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면서 그것들을 문제화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5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동성애나 유대인이나 흑인이라는 차별 등 개인적인 삶의 중요한 부분이 사회적으로 삶에서 거부당하는 근원이 된다면 그 사회의 모든 면 (심지어 '합리적' '과학적'이라는 근거)을 의심해보게 되고 문제화하게 될 것 같아요. 나에 대해 규정하고 틀에 가두어두려는 사람들을 향해 그들 자신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그들의 probe와 그들의 판결을 '전문가들' 스스로에게 되돌려 놓은 셈이군요.
저도 이 부분 수집했는데.. 비슷한 생각이 들더군요.. 엘리트 집안 배경에 우등생이라서 (저와는 거리감이 있지만..) 그래서 더 혼란스럽고, 더 사유하고 , 질문하려 했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는 정신의학과 정신분석학의 시대였다. 의사들은 성직자와 경찰관의 뒤를 이어 동성애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했는데, 그들의 심판은 외관상 과학의 권위를 띠고 있었으므로 더욱더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있었다. 그들의 어조는 마치 자녀를 걱정하는 아버지와도 같았다. 정신분석학자가 '나는 행복한 동성애자를 만난 적이 없다'라는 글을 쓸 때마다 나는 그 판결을 의심할 수 없는 진리로 받아들였고, 나는 나의 불행한 운명 속에 더욱더 몸을 웅크렸다.
미셸 푸코, 1926~1984 5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러나 '고백' 자체가 푸코에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듯 민감한 문제가 아니었을까? 이 민감성은 새로운 컨텍스트(1968년 이후라는 컨텍스트)속에 투영되기를 거부하는 과거의 정체성으로 해석될 수 있다. 1970년대의 그의 모든 텍스트에서 우리는, 그 자신도 말하고 남들에게도 말을 시키라는 사람들의 재촉을 거부하고 피하기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거기서도 우리는 일상생활의 1차적인 경험이 학자의 이론적 탐구와 역사적 전망의 근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미셸 푸코, 1926~1984 56-5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이 책들에 나오는 '기본 인성'의 개념, 그리고 개인적 행동과 그 토양이 되는 문화와의 관계라는 가설이 그의 훗날의 사유에 자양분을 제공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58-59,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특히 푸코는 좀 고독한 편이었다. 그는 온종일 공부만 했고 다른 학생들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 "시험 직전의 어느 날엔가 나는 그와 함께 대학 사무실에 뭔가 문의하려 간 적이 있었다 . 15분쯤 걸었을 때 그가 '금년 들어 처음 갖는 휴식시간이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 1년 동안 처음 가진 15분간의 휴식이라니!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1년만에 15분만의 휴식이라니!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드네요^^;; 그럼에도 이런 천재의 이런 노력에도 필기시험 등수가 101등이라 100등에 들지 못해 윌름가의 고등사범에 들어가지 못했다니!! 놀랍습니다...
푸코는 언젠가 이렇게 회상한 적이 있다. "가족이란 갈등의 관계이지만, 비록 가족을 떠난 다음에도 결코 완전히 단절할 수 없는 어떤 끈끈한 관심의 관계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의 이상한 행동에 대한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하루는 교실 바닥에 누워 면도칼로 가슴을 그으려는 순간 어떤 선생이 보고 제지한 적도 있다. 또 한번은 밤새도록 손에 칼을 들고 한 친구를 쫒아다닌 적도 있다. 그리고 1948년에 그가 자살을 기도했을 때 동급생들은 모두 그의 심리상태가 단순한 허약 이상임을 알았다. 그 당시부터 그를 잘 알고 있는 몇몇 사람들은 그가 "평생 광기에 아주 근접한 위치에서 살았다"고 생각한다.
미셸 푸코, 1926~1984 p.4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이론 작업을 시도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내 주변에서 전개되는 과정과 관련하여 내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하는 사건들 속에, 내가 관여하는 제도들 속에,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 균열ㆍ미세한 진동ㆍ기능장애를 발견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그런 작업을 수행했다. 다시 말하면 내 자서전의 한 조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셸 푸코, 1926~1984 p.53,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나의 모든 철학적 형성은 하이데거의 독서에서 결정되었다. 그러나 니체가 그것을 압도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니체에 대한 나의 지식은 하이데거의 그것보다 훨씬 우수하다. 그러나 여하튼 그 두 경향의 철학은 나의 기본적인 철학 체험이다. 아마 내가 하이데거를 읽지 않았다면 니체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p.5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러나 푸코는 3년간의 규정과는 달리 티에르 재단에서 1년만을 보냈다. 이미 윌름 가에서도 겪었지만 이 공동생활을 그는 참지 못했다. 물론 각자가 독방을 썼으므로 비교적 독립성을 유지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여하튼 1951년에 모집된 10명과 전해의 연구생까지 합쳐 20여 명이 함께 사는 기숙사임에는 틀림없었다. 매끼 식사를 이들과 함께해야만 했다. 거기서도 푸코는 거의 전원으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그는 모든 사람들을 공격했고 소란을 피웠으며 분쟁을 일으켰다.
미셸 푸코, 1926~1984 p.75,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저서를 통해 혹은 직접적으로 빈스방거를 만나 교류한 것은 푸코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물론 푸코는 나중에 이 '현상학적 정신 의학'의 형식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빈스방거의 분석들은 광기의 깊은 실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 p. 86 4장은 푸코와 정신의학, 정신분석학이 어떤 접점이 있었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요. 관련 학자들과 교류도 하고 심리학자로서 병원과 감옥에서 근무하는 경험도 했고요. 이 시간들을 통해 ‘광기’ 에 관한 이론의 토대가 쌓였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르트르는 정치적인 진정성이나 성실성, 독립성이라는 면에서 우리 시대의 루소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홍보에 능하고, 별 볼일 없는 소설가였다. 그러나 메를로-퐁티는 비록 세속적 종교에 심취한 초월적 관념주의자이기는 했지만 학생들은 그를 더 높이 평가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6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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