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이 기간 동안 푸코는 실험심리학의 전문적 분위기를 완전히 익힐 수 있었다. 그의 견습은 이제 대학의 태두리를 벗어나 어떤 민속학자가 말했듯이 '현장' 속에서 이루어졌다. 정신병의 실재 그리고 정신병자의 현존과 맞부딪쳤다. 그는 '광인'의 수용과 '범죄자'의 수용이라는 두 형태의 현실속에 몸을 푹 담그고 관찰할 수가 있었다. 비록 그의 불확실하고 어정쩡한 지위는 그가 학습하려 하는 정신분석가의 일로부터 그를 멀리 떼어 놓았지만 그 자신 역시 '바라보고','관찰하고','확인하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미셸 푸코, 1926~1984 9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푸코의 <광기의 역사>내용을 모르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제미니에게 물어 대충 개념을 잡고 읽었습니다. 4장이 YG님 말씀처럼 정신병원과, 감옥에서의 경험이 그의 논문에 중요한 부분이었던것 같습니다. 제미니가 <광기의 역사> 정리해준 내용중.. 푸코는 광기를 통제하는 행위가 인간의 자유를 억압했다는 도덕적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그 통제 과정이 근대적 권력, 지식, 그리고 이성적 주체를 생산하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역사적으로 해부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오 저는 지금 '감시와 처벌'을 병렬독서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그런 내용이 나와요.!
이 책을 읽기시작하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 고대와 근대 철학자들은 유명한 사람이 많은데 왜 현대에 올수록 그런 사람이 없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20세기에는 들뢰즈와 푸코라도 있는데 21세기엔 누구를 꼽아야할지 막막하더군요. 지젝? 촘스키? 그러고보니 물리학자도 마찬가지에요. 1927년 제5차 솔베이 컨퍼런스에서 찍은 사진에 등장하는 기라성같은 물리학자들이 21세기엔 없죠, 아니 저만 모르는 건가요. 전공자가 아닌 저 같은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물리학이나 철학이 현대에 이르러 너무 세분화되어 대가가 나오기 힘들다는 면도 있는 것 같고 이미 큰 체계는 잡혀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오기 힘든 것도 같고, 두 학문의 인기가 떨어진 점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서 철학의 윤리학 같은 분야는 연구할 거리가 넘칠 것 같은데 말이죠. 참고로 솔베이 컨퍼런스 사진 첨부합니다. 언제 봐도 멋있는 사진이에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2월 10일 수요일은 1부 5장 '스탈린의 구두장이'를 읽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1951년 가을부터 1955년까지 고등사범학교에서 조교로 학생을 가르친 푸코와 그의 영향을 받은 후배들, 1953년 탈당할 때까지 공산당원으로서의 푸코, 마르크스주의 또 알튀세르와의 인연, 그에게 오랫동안 영향을 준 게 확실하지만 또렷한 이유 없이 저자들과는 관계 형성이 없었던 모리스 블랑쇼와 르네 샤르 이야기 등이 나옵니다. 이때 푸코의 나이가 만 25세에서 만 29세 때라는 사실도 꼭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장 같아요.
푸코는 1951년 가을부터 1955년 봄까지 작은 강의실인 카바이예스 홀에서 월요일 저녁마다 강의를 했다. 수강생 수가 대여섯 명을 넘기 힘든 고등사범에서 열다섯 명 내지 스물다섯 명이라는 숫자는 다소 많은 인원이었다. 수강생이 많았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느 날 강의실에서 나오면서 장 클로드 파스롱은 "정말 멋지다"라고 소리 질렀다. 폴 벤느는 그때의 강의에 대해 이렇게 회상한다. "그의 강의는 유명했다. 우리는 마치 극장 구경 가듯 강의실로 몰려갔다. " 자크 데리다는 또 이렇게 말한다.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그의 말솜씨에 놀랐다. 그것은 권위와 명석함과 웅변으로 빛나는 인상적인 강의였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학교에서 어울리지 못하던 미셸푸고의 강의가 유명했다니 신기하다. '권위와 명석함과 웅변으로 빛나는 인상적인 강의'는 어떤 강의일까? 궁금하고 보고 싶다!!!^^
5장 제목이 ‘스탈린의 구두장이‘잖아요? 푸코와 공산주의에 대해 쓴 챕터라는 것은 알겠는데 하필 제목이 이럴까, 뭔가 사연이 있을것 같아서 인공지능에게 물어왔습니다. 첨부 사진 참조하십시오.
@밥심 님, 저는 96쪽의 아래 인용문에서 제목을 딴 것라고 생각했어요. 아내와 아이를 때리던 개차판도 공산당을 통해서 스탈린처럼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사회주의식 인간 개조론을 그 즈음의 푸코는 실제로 믿었든 믿지 않았든 공산당원 지식인으로서 얘기하고 다녔다는 일화.
푸코의 강의는 아내와 아이들을 때리는 알코올 중독의 가난한 구두장이 예화로 마무리되었는데, 이 예화는 비로 스탈린의 것이었다. 그는 정신병리가 가난과 착취의 산물이며 따라서 인간 조건의 근본적인 개혁만이 그것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가난한 구두장이를 예로 들었던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1부 5장, 96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스탈린의 아버지가 구두장이에 알코올중독이였는데 그렇게 부인과 자식인 스탈린을 팼다고 하네요;; 그래서 결국 부인이 스탈린을 데리고 나갔다고.. 어린 시절 환경이 나중에 얼마나 paranoid하고 잔인한 독재자를 만들어내는지 좋은 예인 듯;;
오호. 이 대목을 제가 놓쳤나봅니다. 감사합니다!
젊은 지식인들인 우리들 대부분에게 있어서 니체나 바타유에 대한 관심은 맑시즘이나 공산주의에서 멀어지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히려 공산주의에서 우리가 기대한다고 믿었던 것을 향해 가는 유일한 통로며 소통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그 안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세계에 대한 전면적 거부의 욕구는 헤겔의 철학으로는 도저히 충족될 수 없는 것이었다. 또 한편으로 우리는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 즉 공산주의가 형체를 갖추고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 과거의 것과는 전혀 다른 지적인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9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똑같은 위계 구조, 똑같은 강제성, 똑같은 교조주의"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의 기능과 공산당의 기능이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였다. "교수자격시험 심사위원장에게 보일 논문을 하나 쓰는 것이나 내가 그랬듯이 당서기장의 기고문을 대신 쓰는 것이나 둘 다 정확하게 똑같은 일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10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가 1953년에 탈당한 것은 확실하다. 이 탈당의 이유는 물론 복합적이다. 우선 이 점이 아주 중요한데, 푸코는 동성애를 부르주아의 악덕, 퇴폐의 징후로 보는 당에서 마음이 몹시 불편했을 것이다. 동성애가 그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갈라놓는다는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10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비록 그 설명을 납득할 수는 없었지만 우리들은 방금 들은 이야기를 믿으려고 애썼다. 이것 역시 내가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태도의 일부이지만 이게 나의 태도였다. 이것이 바로 당 안에서 내가 지내던 생활의 방식이었다. 전혀 믿을 수 없는 어떤 사실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아의 해체'를 훈련하는 것이었고 '타자'가 되는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10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소설 1984의 double think가 생각나네요.
"우리는 바타유와 블랑쇼를 사르트르를 통해 알았으나 사르트르와는 정반대의 독서법으로 그들을 읽었다"라고 자크 데리다는 설명한다. 여하튼 푸코에게 있어서는, 그가 나중에 여러 번 말했듯이, 그들이야말로 '니체의 사상'으로 인도하는 진정한 통로였다.
미셸 푸코, 1926~1984 105,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과학이 인과관계를 내세워 설명하면 할수록 그 설명은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는 자기 능력에 벗어나는 것만을 추구하고, 아예 이해가 불가능한 순간을 향해 힘차고 끈질기게 나아간다. 이 순간에 이르면 철저하게 구체적인 현실임에도 모든 사실이 불투명하고 모호하게 되고 만다.
미셸 푸코, 1926~1984 106,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샤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물이 우리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환상을 제거했고, 사물이 우리들에게 양도한 부분을 사물에게 남겨 놓았다.'
미셸 푸코, 1926~1984 10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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