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이 대목을 제가 놓쳤나봅니다. 감사합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밥심

borumis
“ 젊은 지식인들인 우리들 대부분에게 있어서 니체나 바타유에 대한 관심은 맑시즘이나 공산주의에서 멀어지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히려 공산주의에서 우리가 기대한다고 믿었던 것을 향해 가는 유일한 통로며 소통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그 안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세계에 대한 전면적 거부의 욕구는 헤겔의 철학으로는 도저히 충족될 수 없는 것이었다. 또 한편으로 우리는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 즉 공산주의가 형체를 갖추고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 과거의 것과는 전혀 다른 지적인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
『미셸 푸코, 1926~1984』 9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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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똑같은 위계 구조, 똑같은 강제성, 똑같은 교조주의"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의 기능과 공산당의 기능이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였다. "교수자격시험 심사위원장에게 보일 논문을 하나 쓰는 것이나 내가 그랬듯이 당서기장의 기고문을 대신 쓰는 것이나 둘 다 정확하게 똑같은 일이다!" ”
『미셸 푸코, 1926~1984』 10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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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그가 1953년에 탈당한 것은 확실하다. 이 탈당의 이유는 물론 복합적이다. 우선 이 점이 아주 중요한데, 푸코는 동성애를 부르주아의 악덕, 퇴폐의 징후로 보는 당에서 마음이 몹시 불편했을 것이다. 동성애가 그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갈라놓는다는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
『미셸 푸코, 1926~1984』 10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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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비록 그 설명을 납득할 수는 없었지만 우리들은 방금 들은 이야기를 믿으려고 애썼다. 이것 역시 내가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태도의 일부이지만 이게 나의 태도였다. 이것이 바로 당 안에서 내가 지내던 생활의 방식이었다. 전혀 믿을 수 없는 어떤 사실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아의 해체'를 훈련하는 것이었고 '타자'가 되는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
『미셸 푸코, 1926~1984』 10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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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소설 1984의 double think가 생각나네요.

borumis
“ "우리는 바타유와 블랑쇼를 사르트르를 통해 알았으나 사르트르와는 정반대의 독서법으로 그들을 읽었다"라고 자크 데리다는 설명한다. 여하튼 푸코에게 있어서는, 그가 나중에 여러 번 말했듯이, 그들이야말로 '니체의 사상'으로 인도하는 진정한 통로였다. ”
『미셸 푸코, 1926~1984』 105,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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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과학이 인과관계를 내세워 설명하면 할수록 그 설명은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는 자기 능력에 벗어나는 것만을 추구하고, 아예 이해가 불가능한 순간을 향해 힘차고 끈질기게 나아간다. 이 순간에 이르면 철저하게 구체적인 현실임에도 모든 사실이 불투명하고 모호하게 되고 만다. ”
『미셸 푸코, 1926~1984』 106,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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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샤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물이 우리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환상을 제거했고, 사물이 우리들에게 양도한 부분을 사물에게 남겨 놓았다.'
『미셸 푸코, 1926~1984』 10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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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르네 샤르의 시를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격정과 신비20세기 프랑스 현대 시를 대표하는 르네 샤르의 대표작.『격정과 신비』가 을유세계문학전집 128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시인의 30대 시절 저작 다섯 권 『유일하게 남은 것들』, 『히프노스 단장』, 『당당한 맞수들』, 『가루가 된 시』, 『이야기하는 샘』을 모은 이 시집은 르네 샤르의 작품 세계 전반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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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그들의 유일한 대화는 그러니까 잡지 기고문에서 기고문으로, 그리고 책에서 책으로 이어졌던 순환적인 글들이 고작이다. "우리는 참으로 아깝게 서로를 놓쳤다"라고 아직도 블랑쇼는 말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 자신이 그것을 원했던 것은 아닐까? ”
『미셸 푸코, 1926~1984』 10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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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여우 한 쌍이 눈밭을 헤집네,
신방 차린 토굴기를 쿵쿵 밟으며
밤이면 그 억센 사랑이 주위에
타는 목마름을 핏자국처럼 뿌리네.
Un couple de renards bouleversait la neige,
Piétinant l'orée du terrier nuptial;
Au soir le dur amour révèle à leurs parages
la soif cuisante en miettes de sang. ”
『미셸 푸코, 1926~1984』 109,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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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너는 딱딱하게 굳어서 멈춰 선다.
너는 뒤를 돌아본다. 얼마 전부터.
그러니까 너는 미쳤는가
세상을 도망치고 싶어.......겨울 전에?
세상은...... 열린 문
수천 개의 말없이 차가운 사막을 향해
내가 잃어버린 것을
벌써 잃어버린 사람은 어떤 곳에서도 멈추지 않고.
너는 새하얗게 질려 멈춰 선다.
한겨울 속을 미친 듯 돌아다니며
더 차가운 하늘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연기처럼.....
Tu t'arrêtes figé,
tu regardes en arrière, depuis combien de temps.
Es-tu donc fou
de fuir le monde ... avant l'hiver?
Le monde... une porte ouverte
sur mille déserts muets et froids.
Celui qui a déjà perdu
ce que je perdis ne s'arrête nulle part.
Tu t'arrêtes tout pâle,
condamné à errer en plein hiver
Pareil à la fumée qui cherche sans cesse des cieux plus froids... ”
『미셸 푸코, 1926~1984』 12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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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아주 못생기고, 그러나 매력적이고, 강렬하게 정신적이다. 게이에 대한 박식함은 백과사전급이다. 내가 이때까지 알지 못하고 있던, 그리고 앞으로 고통스럽게 탐험하게 될 세계를 권유받은 듯 당황스러웠다. ”
『미셸 푸코, 1926~1984』 11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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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우리에게 감각·경험·관능·독특한 체험·주관적 내용 혹은 사회적 의미의 중요성만을 가르쳐 준 그 시기에 불레즈와 음악을 만남으로써 20세기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즉 형식의 주변에서 일어난 오랜 전투가 그것입니다. ... '형식주의'가 낡은 문제들에 어떻게 도전했고, 사유방식을 어떻게 뒤흔들어 놓았는지를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까지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던 문화적 가치에 대한 믿음을 깨뜨린 음악은 그러니까 앞으로 푸코로 하여금 다른 모든 것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게 만들었고, 결국 현상학과 맑시즘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 ”
『미셸 푸코, 1926~1984』 121,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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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바라케와의 관계가 지속되었던 2-3년간 푸코는 예술적 혁신의 고양된 분위기,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을 회의하고 새롭게 검토하려는 흥분된 분위기 속에 푹 젖어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개성이 자리 잡고 작품들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미셸 푸코, 1926~1984』 12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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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편지에서 그는 타인에게 속해 있다는 것, 타인에게 소유된다는 것, 또 타인의 기쁨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제 알게 되었다고 했다. 마치 빨간색 실이 짜여져 거대한 태피스트리가 되듯이 그의 팔이 만들어 내는 엮임 속에 자신의 모든 삶이 미끄러져 들어가 행복과 아름다움과 힘의 직물이 짜여진다고도 했다. 그러고는 자신을 아낌없이 다 주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자신은 줄 것이 없으며, "당신은 내 욕망과 무관하게 순전히 당신의 쾌락만을 위해 나를 취하면 됩니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그것이 자신의 '비밀'이며 이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
『미셸 푸코, 1926~1984』 12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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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정말 열렬하네요. “비의적이고 기괴하기까지” 한 사랑…. 푸코가 이 편지를 쓸 때의 나이쯤엔 저도 그런 “폭풍 같은 열정”에 빠져본 적이 있지만, 저렇게나 절절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표현할 능력은 전혀 없었습니다 ㅎㅎ

borumis
저두요.. 전 극T라.. 이런 폭풍같은 열정도 생소합니다;; ㅋㅋㅋㅋ
그나저나 확실히 푸코도 철학자 치고 참 문장들이 문학적인 것 같아요. 제가 철학 원서들을 읽은 게 많지는 않지만 그나마 문학적인 표현력을 가진 철학자들: 쇼펜하우어, 니체, 플라톤, 파스칼, 푸코.... 정말 문학적인 문장력이 1도 없는 철학자들: 데카르트, 흄, 로크,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그리고 무슨 수학의 정석같이 쓰는 철학자는 스피노자..;;;; 였던 것 같아요.
디디에 에리봉도 글을 참 잘 쓰는 것 같아요.

borumis
우리 두 사람에게는 단 하나의 삶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공동의 삶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 삶을 잃거나 망칠 권리도 두 배로 줄어듭니다.
『미셸 푸코, 1926~1984』 123,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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