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하튼 푸코가 쓴 120페이지의 서문은 그 당시 그의 지적 경향을 보여 주는 가장 좋은 자료다. 그리고 좀더 심층적인 의미에서 이것은 그의 불안과 그때 이후 그가 제기했던 문제들, 그리고 그의 작품의 기원을 그 단초에서부터 파악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텍스트다. 1983년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쾌락의 활용』서문에서 푸코는 빈스방거에게 빚지고 있는 모든 것, 그리고 그가 어떻게 이 정신분석학자로부터 멀어졌는가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경험의 형식들을 그것들의 역사 속에서 연구한다는 생각은 꽤 오랫전에 내 머릿속에서 구성된 것이었다. 나는 정신병의 영역과 정신의학의 장에서 실존분석의 방법을 사용해 보고 싶었다. 서로 상관이 없지 않은 두 이유 때문에 이 계획은 나를 매우 불만족스럽게 만들었다. 그 첫번째는 경험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 실존적 정신분석은 이론적으로 불충분했고, 두번째는 실존적 정신분석과 정신과 치료행위의 관계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실존적 정신분석은 치료행위를 전제로 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그것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첫번째 난관은 인간 존재에 대한 일반이론을 참조함으로써 해결하려 했고, 두번째 문제는 흔히 언급되는 '사회적ᆞ역사적 맥락'에 의존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당시 지배적인 문제였던 사회사와 철학적 인간학의 딜레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나는 이 양자 택일의 노름을 하기보다는 경험의 형식들의 역사성 그 자체를 사유해 볼수는 없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고는 '그 안에서 경험의 형식들이 형성되고, 발전되고, 변형된 영역, 다시 말해 사유의 역사를 해명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게 된 긴 여정을 펼쳐 보인 후 그는 "50년대 초 니체의 독서가 나를 현상학과 맑시즘이라는 이중의 전통과 단절시키면서 이런 종류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해주었다"고 덧붙였다. ”
『미셸 푸코, 1926~1984』 p.87-8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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