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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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월 19일 금요일에는 2부 마지막 장(6장) '광활한 바다'를 읽습니다. 『말과 사물』로 스타가 된 푸코는 1966년 9월부터 2년간 프랑스를 떠나 튀니지의 튀니스 대학에서 일합니다. 그렇게 튀니스에 있을 때, 프랑스는 1968년 5월 혁명의 격랑에 휩쓸리게 됩니다. (푸코도 그 후속탄을 맞는데, 그건 3부 1장에 나옵니다.) 튀니지는 이탈리아 남서쪽 건너편의 아프리카 북부에 있는 나라입니다. 튀니지와 이탈리아 사이에 그 유명한 휴양지 섬 몰타가 있습니다. 알제리와 리비아 사이에 있는 나라이고, 오랫동안 프랑스의 식민지였습니다(1882~1956년). 하지만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죠. 로마와 세 차례 전쟁(포에니 전쟁)을 했던 명장 한니발의 카르타고가 바로 튀니지의 옛 이름입니다.
푸코는 튀니스 인근의 시디 부 사이드에서 살았는데,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한국 광고에도 나올 정도로 해변이 아름다운 휴양지라고 합니다. 푸코가 부럽네요. :)
시디 부 사이드는 찾아보니,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아름답고 예쁘네요. 튀니지의 산토리니라 불릴 정도라고. 파랑파랑 포카리스웨트 광고가 떠오릅니다:)
정말 멋진 곳이네요. 길냥이 천국인 것도 좋고요.
오, 길냥이 말씀하시니까 오늘 아침에 공원 산책하다가 만났던 길냥이가 떠오릅니다. 저를 보고 날렵하게 도망을 가버렸지만(힝...) 날이 추운데도 여전히 많이 보이더라고요.
아 너무 귀여운 (힝…)에 웃음이 나오네요. 맞아요, 이나라 도시의 길냥이들은 인간을 보면 날렵하게 도망치기 바쁘죠. 간혹 손을 많이 탄 듯한 아이들(거의 유기묘가 아닐까 싶어요)도 있긴 하지만요. 튀르키예 여행 갔을 때 보니까 거기도 길냥이와 길댕이들의 천국이더라고요. 이슬람권 국가들이 특히 그런가봅니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고양이 집사라서 ㅎㅎ)
무함마드가 집사님이었군요 ㅎㅎㅎ
학생들은 그의 강의를 아주 열심히 들었다. 주제는 매우 다양했다. 왜냐하면 그는 학사과정 전체를 포함하는 세 학년을 다 맡았기 때문이다. 어느 학년에는 니체를 강의했고, 또 너느 학년에게는 후설의 <데카르트적 성찰>을 통해 데카르트를 강의했다. 미학에도 시간을 할애하여 환등기로 명화들을 보여 주면서 르네상스에서 마네까지의 회화의 흐름을 해설했다. 심리학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투사'에 대해 강의하는가 하면 심리학, 정신의학, 정신분석학의 이론들을 강의하기도 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들르달의 기억에 의하면 푸코는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언제나 거의 패닉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강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의 그의 모습을 한번만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극심한 공포증을 갖고 있었고 온몸에서 땀을 흘렸으며 손을 비비 꼬았다. 그런데 일단 강의실에만 들어가면 그는 완전히 강의의 주제를 장악하는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어떻게 극심한 강의 공포증이 있는데 무대에만 쓰면 무대를 휩쓸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인기가 많은데도 매번 공포증을 느끼는 푸코는 자신의 강의하는 것을 좋아했을까? 싫어했을까? 자신이 인기있는 것은 알았을테고 혹시라도 완벽한 강의에 한점의 실수라도 있을까봐 강박 때문에 공포증이 있었을까? 지금도 이런 강연자가 있는지 궁금하고 또 푸코의 강의도 들어볼 수 있었다면 좋겠다.
"현대 세계에서 그 어떤 것이 절대적 자기희생의 가능성과 능력, 그리고 그것을 하고자 하는 욕구와 의향을 줄 수 있단 말인가? 어떤 이해관계, 어떤 야망, 어떤 권력욕에 전혀 물들지 않은채? 나는 이 모든 것을 튀니지에서 보았다. 신화가 필요하다는 분명한 증거를.... 투쟁을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정치 이데올로기가 필요하고 또 세계와 인간관계와 상황에 대한 어떤 정치적 개념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반면 이론의 분명한 정립과 그것의 과학적 가치는 완전히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났다. 정의롭고 올바른 행동을 위한 진정한 원칙이라기보다는 토론을 통해 사람들을 행동 속에 끌어들이는 미끼에 불과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니체의 기획은 인간에 대한 질문이 한없이 증가하는 것을 막는 마침표로 이해될 수도 있다. 신의 죽음은 사실 절대성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동시에 인간 자신을 살해하는 이중살해의 제스처로서 나타났던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유한한 인간은 영원과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영원을 부정하는 존재며 동시에 영원을 예고하는 존재다. 그러므로 신의 죽음이 완성되는 것은 인간의 죽음 속에서다."
미셸 푸코, 1926~1984 p. 28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이 부분이 책 ‘말과 사물’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하는 데요, 니체와 어떤 연결지점이 있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니체의 영향력은 정말 컸던 것 같아요.
"내가 푸코를 그토록 싫어하는 것은 그가 우리에게 '이러저러한 시기에 사람들은 이런저런 생각을 했고, 또 이러저러한 시기부터는 사람들이 어떠어떠하게 생각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뭐, 그건 좋다. 그러나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가.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말하면 미래의 푸코들이 그런 일을 그토록 오만하게 말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다.
미셸 푸코, 1926~1984 279,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고다르의 이 말이 너무 재미있어요! 중국여자란 영화는 못봤지만 궁금해지네요.
실은 이 챕터에서 특히 좋은 문장들이 많고 질문이 많았는데.. 주말에 천천히 복습하면서 올리겠습니다.
참, 283쪽에서 '인간과학 속에서 자신의 실증성을 만들었다가 없애 버리기를 되풀이하는 인간을 부단히 해체하고 있다.'의 해체는 원서에서는 défaire 해체하다, 부수다, 흐트러뜨리다 라는 뉘앙스고 바로 뒤의 '레비 스트로스가 말했듯이 이 두 학문은 인간을 해체하고 있다'의 해체는 원서에서는 dissolvent (dissoudre)이고 의미는 용해하다, 녹다, 해산하다, 파기하다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그리고 정신분석학 (psychoanalysis)와 민족학(ethnology/anthropology)의 두 반과학 외의 다른 인간과학 (앞에서 말한 일반언어학, 정치경제학, 생물학)은 유행에 뒤쳐져있다(contre-courant)고 하는데, 이 두 반과학과 함께 언어학이 인간을 스스로 인식의 대상이 되도록 돕는다고 하는데 여기서 언어학은 앞에서 말한 일반언어학과는 다른 것인가요? 아니면 '유행에 뒤쳐져있지만' (저는 아직 contre-courant의 이 번역에 동의 못하겠지만..;; 뒤처진다기보다는 '시류를 거스르는'이 나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반과학과 함께 인간을 인식의 대상이 되도록 돕는 것인가요?
찾아보니, "인간이 스스로 인식의 대상이 되도록 돕는" 언어학은 구조주의 언어학이겠네요. 라캉의 정신분석학, 레비 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민족학) 모두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즉 여기서 말한 일반언어학은 구조주의 언어학과 대비되고 그 이전 19세기의 비교언어학을 얘기한 것이군요.
전 2부 5장 첫쪽에 나오는 ‘그것은 책의 주제들을 예고하는 일종의 ’발문‘으로 푸코는 여기서 벨라스케스의 그림 ’시녀들‘을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 순간에 추가된 이 화려한 대목이 이 책의 성공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문장이 인상깊었습니다. 워낙 유명하고 인기있는 그림이고 해석에 대해 말들이 많았던 작품이라 대중들이 푸코가 뭐라고 분석했는지 궁금해했을 것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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