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

D-29
학생들이 그의 책상으로 몰려들었다. 그에게 말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녹음기를 끄기 위해서였다. 질문은 없었다. 혼잡한 군중 속에서 그는 혼자였다.
미셸 푸코, 1926~1984 36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연설의 시작에서 나온 푸코의 말이 생각나네요: "사람들이 말을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의 담론이 무한히 증식한다는 사실이 왜 그토록 위험하게 여겨져야 할까? 도대체 그 위험은 어디에 있는가?"
이상하게도 이번 장과 다음 장을 읽으면서 계속 마이클 잭슨의 두 노래들이 생각납니다. 제목 '곡예사의 고독'처럼 혼잡한 군중 속에서 혼자인 모습에서 마이클 잭슨의 가장 슬픈 노래 중 하나인 Stranger in Moscow가 생각나고.. https://youtu.be/pEEMi2j6lYE?si=9QD20mungnZCHdEf 3부 3장에서는 Black Lives Matter 움직임이 한창일 때 다시 많이 언급되었던 그의 노래 'They don't care about us'가 생각나네요. Prison version과 브라질 버젼(리오 올림픽의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로 브라질 당국에서 비난받았던) https://youtu.be/t1pqi8vjTLY?si=eHjx0TSYeC3ABXK5 https://youtu.be/QNJL6nfu__Q?si=M6pxJ_hKqOU8vJSJ
‘배척을 하는 데에는 더할 수 없이 완벽한 장치’인 이 ‘진실에의 의지’는 시대가 더할수록 더욱더 강화되지만 사람들이 가장 덜 언급하는 장치인 것이다. “우리 역사상 소위 진실이 금기를 정당화하고 광기를 정의하려 하는 바로 그곳에서 이 진실에의 의지를 회피하고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려 했던 모든 사람들, 예컨대 아르토, 바타유 등은 지금 우리들의 작업을 비추어 주는 높은 표지임에 틀림없다”라고 푸코는 선언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365쪽,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광기와 마찬가지로 '정상인'과 수감자를 가르는 분할선이 불분명하므로, 푸코는 권력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폭로하기 위해 이곳에 관찰대를 설치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에서의 푸코의 출발점은 이론적인 차원이 아니다. 그는 우선 행동 속에서, 매일매일의 투쟁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미셸 푸코, 1926~1984 37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우리는 정치범으로서 실질적인 인정을 받기를 요구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일반범과 다른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보기에 그들은 한 사회제도의 희생자들이다. 사회는 그들을 만들어 낸 후 재교육을 거부하고 단지 그들을 몰아내고 있을 뿐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37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그의 연구와 행동 속의 아주 새로운 것들이 사실은 그의 내적 필연성 속에 이미 잉태되어 있는 듯하다. ... 주제들은 서로 연계되어 있고, 회고적인 시선으로 매번 거기에 가해진 수정은 사실상 앞의 것들의 부름에 호응하는 것이며 동시에 나중에 올 것들의 예고였다. 단절, 사실 단절은 있었다. 곤란, 어려움이 없지도 않았다. 후회, 이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모든 것을 한데 묶는 유기적 일관성의 인상을 주는 데 기여했다.
미셸 푸코, 1926~1984 375,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미셸은 이 모든 것이 무위로 끝났다는 감정을 가졌다"고 질 들뢰즈는 1986년에 가진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들뢰즈는 그러나 지식인의 참여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시험해 볼 수 있었던 이 '모험', 이 '경험'이 푸코에게는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더 이상 고상한 가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참여가 아니라 이때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현실에 시선을 돌리는 참여였던 것이다. 참을 수 없는 것들을 보여 주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정말로 그것들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미셸 푸코, 1926~1984 38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나의 모든 책들은 자그마한 연장통이다. 사람들이 권력 제도를 단락시키거나 그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혹은 완전히 분쇄하기 위해서는 이 연장통의 뚜껑을 열고 마치 드라이버나 펜치를 찾듯이 거기서 어떤 문구, 어떤 관념, 어떤 분석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나에게는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다.
미셸 푸코, 1926~1984 39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근대 사회에서의 앎의 형성, 그리고 규격화의 권력에 대한 다양한 연구의 역사적 배경이 될 이 책을 나는 여기서 중단한다.
미셸 푸코, 1926~1984 392,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J'interromps ici, .... ce livre qui doit servir d'arrière-plan historique à diverses études sur le pouvoir de normalisation et la formation du savoir dans la société moderne. 이렇게 도중에 급격히 중단한 것은 그의 책 또한 앎의 형성과 규격화의 권력에 기여할 가능성을 내포한 것을 깨닫고 이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겠죠?
60년대와 70년대의 옛 좌파 투사들의 역정은 우리를 매우 어리둥절하게 만들거나 그 이상이다(아마도 착란에 가까웠던 그 시대의 지나친 과격성이 그후의 그토록 근원적이고 또한 환각적인 전형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미셸 푸코, 1926~1984 403,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푸코 자신도 마리화나, 코카인, 아편, LSD 등의 마약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고 하죠. 하긴 70년대 미국에서 주로 지냈으니..
이러한 민중적 사법의 활동이 재판의 형식으로 정리되어야 하는가부터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재판은 민중적 사법의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 나의 가설입니다. 오히려 그것은 국가기구의 가장 특징적인 제도 내부에 그것을 다시 등록시킴으로써 민중적 사법을 몰수하고 통제하고 압살해 버린 역사적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미셸 푸코, 1926~1984 404,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제3의 심급이 민중과 억압자 사이에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들어왔다고 당신은 확신합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인적 원한을 충족시키기 위해 민중, 민중의 의지로부터 유리된 어떤 사람, 인민의 적일 수도 있지만 여하튼 개인적인 적으로만 찍힌 어떤 사람 사이에 민중이 중개자로서 끼었을 뿐입니다... .... 두 당사자와 관련하여 완전히 중립적인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들이 절대적 가치가 있는 정의의 관념에 입각하여 판결을 내릴 수 있고 또 그 판결은 반드시 집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민중적 사법의 개념에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진정한 민중적 사법의 경우에는 세 요소가 아니라 민중과 적이라는 두 요소가 있을 뿐입니다.
미셸 푸코, 1926~1984 406-407,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실제로 억압의 제도였던 형벌체계에 관한 역사는 별로 연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국가장치로서의 사법은 특별히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중세까지 근본적으로 징세의 기능을 갖고 있던 형벌제도가 어느 시기에 갑자기 폭동을 방지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민중 봉기에 대한 억압은 그때까지는 군인의 임무였습니다. 그런데 그후에는 사법-경찰-감옥이라는 복합적인 제도에 의해 그 임무가 수행되었습니다. 사법정치를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않고는 혁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사법정치나 이데올로기를 연상시키는 모든 것, 그리고 이 이데올로기가 민중적 실천에 은근히 스며 들어가게 허용하는 모든 것을 몰아내야 한다고 내가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미셸 푸코, 1926~1984 407-40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재판은 또한 소송당사자들 사이에 공통적인 카테고리가 있으며, 소송당사자들도 거기에 승복할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개념들은 부르주아지가 권력 행사를 위해 사용했던 무기들이다. 인민재판, 특히 지식인이 검사나 판사 역할을 하는 인민재판이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이유가 그것이다. 왜냐하면 부르주아지가 위에서 방금 내가 말한 주제들을 강요하고 퍼뜨린 것은 다름 아닌 지식인을 매개로 해서이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08,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학문을 가능하게 하는 규칙과 강제의 체계는 생산관게, 계급투쟁, 사회형태 속에, 다시 말하면 인간 정신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한다. 예컨대 서구 문명에서 어떤 특정 시기에 광기가 과학적 연구와 앎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특정 사회 및 경제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미셸 푸코, 1926~1984 409-41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프롤레타리아는 지배계급에 대한 전쟁이 정의롭다고 생각해서 이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 속에서 그들이 이런 전쟁을 벌이는 것은 우선 권력을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배계급의 권력을 타도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 전쟁을 정의롭다고 생각한 것이다. ...... 우리가 전쟁을 하는 것은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그것이 정의롭기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
미셸 푸코, 1926~1984 410, 디디에 에리봉 지음, 박정자 옮김
푸코의 진단은 정말 마치 골수 생검처럼.. 뼈 때릴 정도로 솔직하다. 이 대담을 대학교때 읽었을 때는 촘스키의 편을 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푸코의 발언이 더 와닿는다. 나는 그동안 어떤 사유의 역사를 가졌을까? 촘스키는 이것을 이렇게 요약했다, "나는 정의를 말했는데, 그는 권력을 말했다." 그러나 그 '정의'라는 것에 대한 정의 또한 권력이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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