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메로스』함께 읽기

D-29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의 작가 맞나요? 예전에 친구가 인간실격을 읽으며 도통 이게 뭐지 라고 이야기한것을 들은적이 있는데.. 그 작가가 쓴 다른 책인가보네요. 어떤 내용일지 기대됩니다. 제목만 보고는 김애란 작가님의 달려라 아비.. 였나? 그 제목이 떠올랐어요.
@진공상태5 님, 반갑습니다. 네, 인간실격을 쓴 작가 맞습니다. 달려라 아비! 비슷한 제목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네요.
서둘러, 메로스! 늦으면 안 돼. 사랑과 진심의 힘을, 지금이야말로 알려 줘야 해. 구글에서 "달려라 메로스 뜻" 하니까 저렇게 나왔습니다. 오!
표제작 '달려라 메로스'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옛날사람이라는 얘길 들을까봐.. 사실, "달려라 하니"가 생각났다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지금 얘기해봅니다 ㅋ ^^;;
달려라 하니 알면 아재 아짐~~
헉! 역시 그렇군요.. ㅋㅋㅋ 달려라! 하면, 메로스가 생각나도록, 책을 읽어보겠습니다 허허허 ^^
'8월의 끝, 나는 아름다운 걸 보았다.' 첫번째 소설 <만원満願>을 대표하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터에 끌려간 손주 돌아오기를 바라며 새벽이면 정한수를 떠놓고 빌던 할머니, 대학 입시를 위한 시험장 교문에 엿 하나 붙여놓고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시험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던 어머니, 뜻하지 않은 교통 사고로 중환자실에 누워 혼수상태인 아이의 회복을 바라며 눕지도 앉지도 못하고 서성거리기만 하던 젊은 엄마..... [어머니의 위대함]이라는 선입견 때문일까요. 한 가지 소원을 간절히 바라는 대상을 떠올리면 어찌 모두 여자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건강, 합격, 회복, 섹스의 허락.... 바라던 소원이 무엇이든, 간절함을 이룬 이의 모습은 그저 아름답기만 합니다. 간편한 원피스 차림의 8월이라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났지 싶습니다.
책 맨앞에 실려서 읽은지 좀 지난 터라 기억이 가물가물했습니다. @Nina 님 덕분에 '만원'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간편한 여름 원피스 차림을 한 여인이 샛길을 살랑살랑 뛰다시피 걸어가는 모습으로 그림처럼 남는 작품입니다.
@두부 화자의 눈에 그녀가 그토록 아름답게 보인 이유는 화자가 '사랑이라는 유일신을 믿으려 내심 애쓰고 있었'던 까닭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화자는 사랑이 있다면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싶어 모든 불행을 사랑의 부재로 몰아가는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이의 눈에 비친 그녀는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온전한 행복을 가진 존재로 여겨질 것 같습니다.
사랑꾼 다자이 오사무~~
방금 "달려라 메로스" 민음사 버전으로 구입했습니다. 제가 그믐에서 여기저기 모임을 다니며 댓글놀이 하는걸 좋아하지만, 진짜로 책을 사서 함께 읽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이번에는 책을 샀습니다.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부
滿願 만원 - 날짜를 정(定)하여 불보살(佛菩薩)에게 기원(祈願)할 때 그 날짜가 참. 달려라 메로스, 민음사 버전으로 구입하여, 첫 단편을 읽었다. 제목은 위와 같다, 만원. 제목이 무슨 뜻인지 사전을 찾아봤는데, 뜻을 봐도 잘 모르겠다. 단편이라서 아주 짧다. 어떤 이미지 하나를 설명하는 글을 읽은것 같은 느낌이다. 이미지가 설명되고 나니 소설이 끝, 이런 느낌이랄까? 어려운가? 내게 익숙치 않아서 그런건가? 만원을 읽으셨나요? 어떠셨나요? 궁금하고 듣고 싶습니다.
위에서 Nina님과 나눈 대화가 바로 만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니나님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짧은 글 안에 많은 내용이 담겨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부님 말씀처럼 뭔가 그림처럼 남는 작품 같기도 하구요.
* 떠오르는 기억 중엔 큰 이유없이 무례하거나 불에 데인듯 괜한 열병으로 들썩거렸던 순간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왜 그랬을까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또렷한 기억 중에는 바보스러웠던 순간도 있습니다. 내 앞에서 당하던 무안함을 그(녀)는 나만큼 기억할까요. 나보다 더 또렷하게 기억하는 건 아닐까 싶어 우연으로라도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황금 풍경> 화자에게 오케이는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그때의 건방짐과 치기가 부끄럽고 부끄러워 사는 동안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형편없는 상황에서 그만 만나버렸습니다. 그녀는 그보다 어른(?)스러웠던지 다행스럽게도 그의 무례했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나 봅니다. 아니면, 그녀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을 걸러내고 힘들고 아프고 슬픈 일은 수채구멍으로 흘러가게 하는 채반이라도 있는 걸까요? 그에 대해 그녀는 그저 칭찬일색입니다. 힘든 시기를 꾹꾹 참아가며 버텨가며 마침내 그녀가 이룩(!)한 가족은 그래서 세상 아름다운 [황금 풍경]입니다. 그 모습에 안도하는 화자의 모습이 참 어른스럽습니다. * 제게도 그런 인물, 사는 동안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이가 있나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도 떠올려 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며 제가 예전에 저질렀던 못된 짓(?)과 폐 끼친 상대가 떠올라 부끄러웠습니다.
<벚나무와 마술피리> 단편 소설의 가장 많은 소재는 가족의 죽음과 관련되거나 장례식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족들간의 '죽음 감추기'는 과연 옳은가 옳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다가오는 죽음을 서로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흘러간 시간은 그 가치를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요. 너무도 사랑하는 동생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무게를 덜고 그 마음의 평온을 주기 위해 화자가 써내려간 편지와 벚나무 아래서 시간에 맞춰 휘파람을 불던 아버지의 슬픈 마음.... 사랑하는 가족이 만들어내는 마술입니다. 화자의 편지는 어쩌면 죽음을 앞둔 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나는 가난하고 무능합니다. 당신 한 사람을, 어떻게도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오직 말로만, 그 말에는 털끝만큼도 거짓이 없습니다만, 오직 말로만, 당신에 대한 사랑을 증명하는 것 외엔 무엇 하나 할 수 없는 나 자신의 무력함이, 지겨워졌습니다...... 항상,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걸 이루어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는 동안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걸 이루어 내도록 노력'했어야 하지 않았나 되돌아 봅니다. 삶의 경험이 쌓일수록 보는 것, 아는 것이 많아지니 눈 앞에 기적이 일어난들 다만 눈속임일 거라는 생각에 자꾸 보자기와 상자 속을 확인합니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뻔해 보여도 가끔은 꿈뻑 믿어주는 삶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겠다 싶습니다.
군함 마치 휘파람 소리가 바로 제목이 말하는 마술피리겠죠? 그런데 그 휘파람을 아버지가 불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딱히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소설 내 상징요소가 아닐까 여겨 봅니다.
<아, 가을> 가을 뿐일까요. 우리의 봄과 꿀벌과 제주도와 고장난 시계와 이사에 대한 기억과 추억은 한 가지도 누구의 그것과 같지, 아니 닮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오오~ 작은 감탄이 나옵니다. <축견담>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결말이 너무 뻔한 소설입니다만 조금 과장하면, 자동차 수리점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크게 소리내어 웃을 뻔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저는 자꾸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떠올랐습니다. 웃음 코드가 다르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뜬금없이 '아이쿠야' 내뱉게 만듭니다. 고양이와 개라는 우리에게는 친근한 동물을 소재로 쓰여진 소설이고 고양이가 화자가 되어 사람을 관찰하는 것과 그와는 반대로 화자가 개를 관찰하고 나름 연구(?)하는 구성이 비슷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 실격>을 쓴 다자이 오사무가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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