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콜린 씨의 일일] 미리 읽기 모임

D-29
21쪽, [그렇다. 우리 매크로 트레이더들은 특수한 일을 한다. 사회에 기여하는 생산적인 일이 아닌, 우리에게 주어진 돈다발을 돈더미로 만드는 일을 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오, 이런 자기비하성 냉소 좋습니다.
21쪽, [나는 시장수익률을 웃돌며 군계일학의 ‘주도주’ 대접을 받아왔지만 그런 내게도 슬럼프가 찾아온 지 몇 년 되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뉴욕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가 아니라 그저 패밀리 오피스의 자산관리사일 뿐이다. 그런데 그게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또다시 돈을 굴리고 있으면 그걸로 된 것 아닌가. 다 털고 회식이나 하면서 말이다.] 이런 자기비하성 냉소 좋습니다-2
저도 저렇게 냉소적으로 말하셔서 좋아했는데, 지금은 다시 월가에서 큰 헤지펀드로 이직하셨더라구요. 약간의 배신감이... 그래도 저자의 냉소적인 시선은 계속 이어집니다.
‘나 돈 잘 벌고 잘 나가는데, 애써 자랑하기는 귀찮고, 너희들이 내 직업 싫어하는 것도 알고, 그게 또 뭐 큰 상관은 없어’ 하는 생각이 있는 사람만이 구김살 없이 자신만만하게 구사할 수 있는 자기비하 유머인 거 같습니다.
22쪽, 사케 잇쇼빙. 역시 술도 매크로하게! 그런데 방어 위에 할라피뇨를 올려서 먹는군요. 분명히 일식집이라고 했으니 방어회일 거 같은데, 방어가 고생하는 건가 할라피뇨가 열일하는 건가...
23쪽, [그는 아무나 가입하지 못하는 아멕스 블랙카드를 갖고 있다. 기꺼이 음식 값을 내겠다고 뻐기며 사람들에게 은근히 카드를 과시한다. 자기 카드로 돈을 지불하는 듯 큰소리치지만, 아무리 큰 금액도 어떻게든 회사 경비로 처리하는 재주가 있다. 그러나 이런 사정은 그만 알고 있으니 그가 찜하는 여성들에게는 블랙카드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콜린 작가님 유머 코드가 아주 저랑 딱 맞습니다.
여기서 아무 상관도 없는 얘기지만 김혜정 그믐 대표님 첫 직장이 아멕스였습니다.
23~27쪽, 보통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는 세상을 훔쳐보는 재미가 있네요. 잘 나가는 미국 매크로 트레이더들이 회식하면 방어회를 먹으면서 사케 마시는데, 이런 사람들이군요. 아멕스 블랙카드 들고 다니는 바람둥이, 투자 모형 만드는 경제학자, 디제잉 잘 하는 랍비, 변호사이며 공인회계사이며 파생상품 약관을 달달 외우고 논쟁에서 지는 일이 없는 이민 2세 여성, 노동자 가정 출신 하키 선수 경력의 양복쟁이 아저씨. 신기합니다.
저도 이 부분 흥미로웠습니다! 장맥주님 말씀처럼 보통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는 세상인 것 같으면서도, 각자의 사정을 가진 특별할 것 없는 흔한 직장인들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해서요. 사실감이 있다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 트레이더라고하면 컴퓨터 화면 여러대를 앞에 두고 일하는 와이셔츠 차림의 능력자를 떠올렸었거든요. 이것 외에도 몰입을 돕는 꽤 구체적인 정보가 많은 게 책의 강점인 것 같습니다. ㅎㅎ
예전에 연기금 직원들이 마약해서 잡혀갔다는 뉴스를 보고 '그래, 제정신으론 저 규모를 혼자서 못 굴리지' 싶었습니다. 금융업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혹은 자본주의 끝판왕)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이 출간된 걸 보고 덥석,,,
뭔가 성격적으로 경계선에 있는 분들이 잘하시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위험 중독이라든가 아니면 반대로 위험에 무감각하다든가... 업계에 계신 분들이 들으시면 발끈하실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요. ^^;;;
30쪽, [“공대생들이 부모 집 지하실에서 한가로이 실험하고 있을 때, 우리 같은 금융인들은 주 80시간씩 일했잖아요. 차를 타고 고급 식당과 호화 클럽을 돌면서 고객을 접대하느라 영혼까지 빠져나가고 말입니다. 그렇게 제가 뼈 빠지게 일하느라 고생하는 동안, 그 친구들은 고작 사진 필터 아니면 똥 이모티콘이나 개발하고…. 그런데 지금 보세요. 결국 그 친구들이 다 해먹었잖습니까.”] 야, 너희가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미드 1시즌 1화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펼칠지는 암시도 하지 않은 채 다짜고짜 매력적인 현장이랑 인물부터 보여주며 독자 꾀는 요령이 있는 콜린 작가님. 퀜틴 타란티노 영화 도입부 같기도 하고...
13쪽,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마이너스 금리채가 17조 달러에 달하고, 전 세계 성장이 제자리걸음에, 부의 불평등은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다. 탐욕은 이제 유행이 되었다. 창밖을 보니 가을바람에 낙엽이 지고 있다. 날은 점점 추워지고, 일주일 넘게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런던 사람들도 치를 떠는 스산한 날씨다.' 책의 도입부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탐욕은 이제 유행이 되었다."는 문장이 인상깊네요. 한창 코인 열풍이 불 때, 주변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을 보면서 영문 모를 두려움을 느꼈던 게 떠오릅니다. 투자가 참 어려운 게 하는 사람은 많은 데 버시는 분을 본 경우는 많이 없는 것 같아요.
14쪽, '지금 이 상황, 혹시 꿈인가? 아니면 여기가 평행우주인가? 실수로 올린 글도 아니겠지?' ㅋㅋㅋㅋ 콜린 작가님 말고도 트윗으로 여러 사람을 놀라게 했었죠.
저는 요즘 트럼프가 문제인가, 트위터가 문제인가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트럼프와 트위터는 분리될 수 없는 존재들 같고, 트럼프의 힘이 직간접적으로 트위터에서 나왔고, 트위터가 있는 한 제2, 제3의 트럼프가 또 나올 거 같다는 생각도 해요. 그런 면에서는 저한테는 일론 머스크도 트럼프랑 겹쳐 보여요.
40대 후반에 드디어 찾은 인생의 숙적, 트위터.
트럼프 개인의 엽기적인 행보와는 별개로, 저 또한 트위터 플랫폼 자체의 문제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SNS 특성상 의견인지, 사실인지, 경험담인지 경계가 불명확한 정보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데, 그 가운데 좋아요나 리트윗을 눌러서 원하는 내용만으로 피드를 채울 수 있으니까요.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제2, 제3의 트럼프가 등장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천 퍼센트 동감하는 말씀입니다. 사실 그믐을 구상하는 데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기존 SNS에 대한 비판적인 마음이 영향을 미쳤고, 실제로 설계에도 반영이 되었어요. ‘좋아요’를 누를 수 없다든가, 공유 횟수가 수치로 표시되지 않아서 이용자가 인기투표에 참여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게 만든다든가. 외부에서 링크를 타고 들어와도 어떤 맥락 안에 있는 이야기인지 보여주려 했고, 사람들에게 푸시 알림을 보내지 않고 실시간 응답을 강요하지 않도록 했어요.
이런 설계가 상업적으로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큰돈을 벌 거 같지도 않은데 저희가 생각하는 옳은 방식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름도 거창하게 Subject Network Service라고 붙여 봤습니다. Social(사교) Network Service가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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