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콜린 씨의 일일] 미리 읽기 모임

D-29
그런데 저희 부부도 막판에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그 거품이 꺼지기를 원하지 않는 많은 파티 바보들 중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ㅠ.ㅠ 요즘 많이 꺼지고 있네요. 이 바보야...
파티 바보 중 1인으로서, 결국 '나만 아니면 돼'가 되버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ㅋ 최근 루나 코인 사태에서 이런 생각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이 책 출간 시점이 참 묘하네요. 본격적으로 거품이 꺼지면 책이 더 주목을 받을까요? 그렇게 되면 홍보 문구나 마케팅 포인트도 바뀌려나요.
우연찮게 폭락장 언저리에 출간이 예정된 터라 이 책은 특히 고민이 됩니다. 특정한 시대만을 다루는 철지난 소리가 아니라, 언젠가는 또 찾아올 폭락장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하는 통찰력을 주는 책으로 편집(포장)하고 싶은 마음이네요. 굳이 구분을 하자면 스톡 같은 '주식/재테크'보다 플로우 같은 '경제'에 가깝게요. 실용서에 가까운 분야 도서와는 결이 다르기 때문에 나름 파격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목도 표지 색감도 이 분야에서는 흔치 않은 유형이기도 하고요(소설가에게 경제경영서의 추천사를 청탁하는 것처럼요). 모임지기의 말에 적은 것처럼, "주식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월가 트레이더의 시선으로 시장의 흐름을 읽는 '신박한' 경제경영서로,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무슨 뜻인지 모를 용어가 마구 튀어나오겠지만) 직장인의 기쁨과 슬픔이 담긴 에세이"로 다가가는 게 목표입니다. 저는 재테크 관련 서적들을 보면서 모두 비슷한 내용을 비슷한 표지와 비슷한 카피로 포장하는 자기복제처럼 느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띠지에 메이크업과 포토샵이 스며든 저자의 프로필 사진, 월계수와 별딱지, ★★★★★ 가 있으면 괜히 거부감이 들더라구요. 넣을 거면 모양이라도 좀 바꾸든가... 그런 의미에서 조금 욕심을 더한다면, 이 책은 그러한 '복제'와는 아주 약간이라도 다른 책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 고민을 매우 잘 이해했고, 제목과 표지도 달리 보게 되네요. 여러 가지로 모험적인 시도가 담긴 책이군요. 잘 읽겠습니다. 저는 경제경영서 분야를 탐독하는 독자가 아니라서 비슷한 표지와 비슷한 카피에 대해 잘은 모르는데, 말씀하신 그런 천편일률적인 포장을 씌우기에는 이 책 내용이 너무 아깝네요!
124쪽, [“구제금융과 통화 정책 때문에 자본시장이 ‘창조적 파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거야.”] 다들 알고 있지만 ‘창조적 파괴’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감히 도입할 생각을 못합니다. 그런데 이게 민주주의하고도 관련이 있을까요? 민주주의에서 정치인들이 표 계산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최근 민주주의의 실패라는 용어가 자꾸 언급되는 게 125쪽에 언급되는 중산층 붕괴 현상과 아주 무관한 일일까, 용감한 수술을 주장할 정치가 민주주의에서 가능한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126쪽, [게임을 더 잘해야 하는데, 게임에서 이기려면 게임에서 이기겠다는 생각마저 극복해야 한다.] 그냥 멋있어서 옮겨 봅니다.
127쪽, 어이쿠, 집에 앤디 워홀 그림이 걸려 있고 그러신 분이군요. 더 비싼 작품도 많으시다고요. 네네.
콜린 작가님, 어째 로마 제국의 쇠퇴를 예감하는 로마의 부호나 귀족 같지 않습니까? 말씀도 스토아학파 같은 분위기고요. 두 페이지 앞에서 절약 정신과 자제력도 강조하셨고. 그러면서 인생 재미있게 즐기면서 사신다는 점에서 세네카도 생각납니다. 세네카가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많이 모았다던데.
129쪽, 저랑 아내랑 이런 상황극 자주 합니다. ㅎㅎㅎ
136쪽, “거기서 자산 규모가 제일 낮은 사람도 자산보유액이 1억 달러는 될 거예요. 그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앉아 있는지 대표님도 들으셨어야 합니다. 저는 축구 경기를 보러 가도 제일 좋은 좌석 티켓이라도 구하면 행운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들은 아예 구단을 사버리는 수준의 사람들입니다.”
127~139쪽, 휴일에 자기 집에서 연 회사 회식부터 주말까지 아내와의 일상 묘사를 통해 콜린 작가님은 다음과 같은 느낌을 독자에게 주려고 합니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이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이것은 공허하다. 이런 우리들조차 스트레스와 가정 불화와 더 큰 부자에 대한 선망에 시달린다. 물론 그런 분위기도 잘 전달됩니다. 하지만 그 부유한 생활의 피상적인 매력이 너무도 엄청나서 공허하면 어때, 싶은 마음이 드네요.
저도 한번 그 그들만의 공허함 맛보고 싶습니다.
147쪽,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모르는 제리.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어야 하는 경제학자 제리. 제리 제리 고고.
조금 노골적인 메타포긴 하지만 제리가 상징하는 군상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ㅋㅋ 콜린 선생님이 설정을 약간 허술하게 하신 것도 같지만 헛똑똑 지식인, 재난 앞에 무기력한 소시민 등등 여러 군상을...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미국인이 상상 이상으로 멍청하다는 내용의 짤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문득 든 생각인데, 텔레그램에 있는 스포일러 방지 기능도 있음 좋겠네요.
아, 의견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소설 읽기 모임이 열리면 스포일러 방지 기능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제가 텔레그램을 한 번밖에 안 써봤는데 텔레그램에 그런 기능이 있군요. 참고해서(잘 베껴서) 도입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제리가 무기력한 소시민의 메타포도 되는 건가요, 뒤에서? 혹시 돈 다 날리고 중산층의 지위에서 쫓겨나 펑펑 울면서 금융 귀족들에 대한 분노를 씹는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니죠? ㅎㅎㅎ
156쪽, 갑자기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보니 반갑네요. 내용은 별로 반가운 얘기는 아니지만.
162~163쪽, [다들 워낙 부유한 사람들이어서인지 굳이 부를 과시하려 하기보다는 나름의 절제미도 있었다. 굳이 졸부처럼 돈 자랑을 할 필요가 없다. 인생에서 돈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뉘앙스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단, 이들은 맛집을 발견하면 자주 가서 먹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그 식당을 사버린다.]
2장까지 읽고 나서 떠오르는 단상 정리해봅니다. 양적완화는 무책임한 정책이었고, 그로 인해 중산층은 붕괴되었으며, 부유층은 어마어마한 초부유층이 되었다는 주장에 저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알못이라 제 의견이 별 의미가 없기는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불경기를 겪으며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했다’는 말은 다소 두렵게 들립니다. 지금 불경기를 앞두고 있어서 더 그런 기분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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