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콜린 씨의 일일] 미리 읽기 모임

D-29
29~31쪽, 위워크와 손정의 회장 이야기가 나오고, 트레이더들이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이 “참 고약하다, 수익을 낸 적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후 위워크는 망했고, 심지어 위워크 망하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 《우린폭망했다》도 애플 TV플러스에서 상영 중입니다. 자레드 레토와 앤 해서웨이 주연.
드라마 영어 제목은 ‘WeCrashed’라서 ‘WeWork’를 비꼬는 느낌이 딱 사는데, 이걸 ‘우린폭망했다’라고 옮기니 어감이 안 사는군요. 참고로 이 드라마에서 손정의 회장은 김의성 배우님이 연기하셨네요.
32쪽, [트레이더들은 데렉 스티븐스(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카지노 호텔인 골든게이트 호텔의 경영자-옮긴이)가 자랑할 법한 스포츠 도박 베팅용 스크린 정도의 환경을 원하는 것 같다. 컴퓨터 화면으로 벽을 높게 쌓아 아무도 쉽게 다가오지 못하게 만들고자 한다. 소방 담당자가 불안해할 법한 모습이다. 엘리아스의 책상 앞에는 아홉 개의 모니터가 가로로 3행, 세로로 3행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모니터가 더 필요하단다. 내가 보기엔 다 쓸데없는 경쟁이다. 저게 다 보이긴 하나?]
36쪽, [내가 출장 중일 때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을 보면 항상 짜증이 밀려온다.] ㅋㅋㅋㅋㅋ
38~39쪽, 제리라는 사람도 명색이 트레이더인데, 지난 금융위기들에 대해 이렇게 모를 수가...? 거의 제 수준 같은데요. 독자들에게 배경지식 이해시키려고 지어낸 장면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저 혼자뿐인가요.
제리가 직접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이 아니긴 한데 경제학 전공자라기엔 너무 무지해서 합리적 의심이 되기는 합니다 ㅋㅋㅋ 나머지는 저자 링크드인을 뒤져보니 실존 인물(?)임을 확인했는데 제리는 못 찾았어요ㅠ
아, 투자 모형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은 트레이더라고 부르지 않는 거군요. 앞에 제리가 본명이 아니라고 나오기는 하더라고요. ^^
38~39쪽, 저는 한국 40대와 미국 젊은 세대 간의 인식 차이도 꽤 느끼게 되네요.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40대에게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테지요. 한국의 경우에는 1997년 전후로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되다시피 했고요.
게다가 한국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피해도 적었지요. 오히려 북미와 유럽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계기이기도 했으니.
맨 위에 오로지님이 오타 제보 포함 아무말 대잔치하셔도 괜찮다고 하셨으니까 외람되이 나서봅니다. 42쪽 ‘슈퍼스타 경제학’은 ‘슈퍼스타 경제’로 바꾸는 게 뜻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슈퍼스타 경제학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그대로 옮겼었는데 지금은 말씀하신 대로 바꿨습니다! 본문 파일이 최종이 아니다보니 ㅎㅎ 감쟈합니다
우왕! 감사합니다~~. 뿌듯하네요. ^^
그런데 ‘승자독식’이라고 하던 현상을 ‘슈퍼스타 경제’라고 하니 왠지 새롭고 친근한 느낌.
42~43쪽, [소위 최상류층들은 훈련받은 암살자들 같다. 이들에겐 과거처럼 스튜디오 54 같은 디스코 클럽에서 코카인에 절여져 있을 시간이 없다. 전문 트레이너, 심리학자, 명상 코치를 고용해 부를 늘릴 실력과 감을 키우는 데 여념이 없다.]
43쪽, [이게 의미하는 바가 뭘까. 본연의 자본주의는 이미 파괴되었고, 우리는 이제 조악하고 뒤틀린 자본주의에 갇혀 있다는 뜻은 아닐까. 자본주의라는 엔진에 과부하가 걸려버렸다. 2008년에 터진 문제들을 결코 해결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주어진 패를 약간 섞었을 뿐, 판을 새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 결과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커져버렸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ㅎㅎ 결국 후대에게 빚을 떠넘긴 셈인데,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런 구도가 기후위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아서 더욱 와닿습니다.
저도 이 대목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전부터 간질간질 의심하던 것을 저보다 훨씬 지혜로운 사람이 자기도 그렇게 의심한다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전부터 현대 사회가 움직이는 규칙을 담은 시스템이 꽤 고장이 난 게 아닌가 막연히 여기고 있습니다. 그 고장 난 시스템이 자본주의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심층에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계몽주의? 서구 문명?)
‘자본주의 고쳐 쓰기’라는 말은 많이 들었고 많이들 공감하시는 것 같은데, 그 프로젝트가 한 세대가 넘도록 성과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더 미궁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모델’ 따위가 대안으로 언급되는 꼴을 보고 있자니 끔찍합니다.
제가 지적인 글을 편애해서 그렇겠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는 책이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매서운 냉소도 그렇고, 태연하게 내놓는 커다란 통찰도 그렇고. 건조한 문장 사이에 살짝 물기 같은 것도 느껴지려 해서 그 부분도 기대가 되네요. 어려운 용어만 너무 쏟아지지 않고 이 정도로 가면 무척 만족스럽게 읽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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