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콜린 씨의 일일] 미리 읽기 모임

D-29
390~391쪽, [양적완화와 재정지출은 새로운 차원의 대량살상무기다. 새로운 부채담보부증권인 셈이다. 매일 돈이 풀리고 재정지출이 실행되는 동안 사람들은 승자와 패자로 갈리게 된다.]
74쪽, "아무튼 랍비가 즐겨 찾는 행운의 딜러인 ‘비’는 이곳에서 일한다. 그녀는 정말로 재미있는 사람이다. 체구가 작은 한국인 여자인데, 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이 잘못된 선택을 할 때마다 그들에게 소리를 지른다." 재미있는 캐릭터 또 등장!
84쪽, "그들은 모두 학자금 대출이 적어도 2만 5000달러는 있다고 털어놓았다. 다들 대학교 4학년들, 그러니까 졸업 예정자들이었다. (중략) 라스베이거스에서 비어퐁 게임을 하며, 술잔 가득 담은 맥주나 마실 생각에 들떠 있다. 이것이 진정 아메리칸드림인가?"
94쪽,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까다로운 문제야. 이해하기도 어렵고. 전염병 같기도 해. 인플레이션은 혁명이나 심지어 전쟁도 일으켜. 오늘날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만성적으로 잘못된 모형을 설계해왔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지. 그런데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최우선 과제란 말이야." 공교롭게도 오늘 아침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고, 코로나 전 저물가 상태로 돌아갈 수 없어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접했는데... 생각이 많아지는 부분이네요.
정말 '매크로'하게 보자면, 2008년의 여파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상황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사회초년생에게는 너무 가혹한 나날이네요
오늘 기사인데, 기가 막힌 시의성에 감탄하게 됩니다(?) 콜린 씨가 어떻게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상반기 美증시, 52년만의 최대 하락폭...닥터 둠 “50% 더 떨어질 것” https://www.chosun.com/economy/stock-finance/2022/07/01/FHHFGRLQCJF6ZJ53OQERI2MTRA/
102쪽, "매크로 트레이더라는 직업적 특성상 우리는 이렇게 함께 주요 뉴스를 시청하는 일을 매우 좋아한다. 연설에 등장하는 모든 단어를 분석하고, 중앙은행가들이 입고 있는 의상을 분석하며, 다른 트레이더들을 앞지르기 위해 이들의 보디랭귀지를 연구하기도 한다." "내가 진정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감정은 곧 사그라들었다. 나에게 돈을 맡겨준 투자자들을 위해 중요한 업무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이야 막중하지만, 각종 정책이 미치는 영향에 넌더리가 나면서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결국 이 모든 게 돈에 관한 것이다. 어느 날 문득 이 일을 하는 재미가 사라졌다."
엥 이거 완전 편집자 이야기 아닌가요. 초저소득 전문직의 대명사!
밝게 말씀하시니 편집자님 오히려 슬퍼보이시는데요. ㅎㅎ
때린 데 또 때리기...? 확인 사살...? ^^
118-119쪽, "이제 새로운 양적완화의 시대가 되었고, 이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양적완화는 엄청난 규모로 부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역사상 가장 큰 강도 행각이다."
다 읽었습니다. 정말 시니컬하게 마무리하시네요. 환멸을 넘어서 반어적으로 자기혐오까지 드러내려고 한 게 저자의 의도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입니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단 저자의 입담이 워낙 좋아서, 낄낄거리며 읽는 일차원적 재미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 아니면 이런 인물들, 이런 현장들 이야기를 어디서 볼까 싶었고요. 사실 트레이더들의 일과 업무 공간이라고 해도 대단히 역동적이거나 구경할 거리가 넘치지는 않을 텐데 르포할 시간과 공간을 아주 잘 골랐다 싶더라고요. 읽을 때에는 술술 읽었는데, 나중에 보니 장면들의 밀도는 비슷하지만 묘사되는 시간의 길이나 각 장면 간 간격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잘 연출한 거지요.
그런 피상적인 즐거움을 넘어, 좁게는 팬데믹 전후 광란의 기간, 넓게는 21세기 투기 자본의 시대를 내부인의 안내를 받아 단편이나마 관찰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현장 모르는 선비들의 준엄한 꾸짖음도 아니었고, 변방에서 푼돈 다루는 주제에 자신들이 다 아는 척 떠드는 장사치들의 상스러운 투자 조언도 아니었습니다.
비유하자면 데킬라 한 잔 마시고 고급 스포츠카 조수석에 앉아 데이비드 린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으로 휘황찬란하고 역겨운 불야성 거리를 사파리 체험한 듯한 경험이었다고나 할까요. 뚜렷한 선언이나 묘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양적완화, 트럼프, 붕괴 같은 단어들이 분명히 밑바닥에서 불길하고 의미심장하게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 옵니다. 최고의 전문가가 그렇다고 말하니 ‘아, 나만 그런 예감이 드는 게 아니었구나’ 싶어 약간 안도감마저 느낍니다. 이 감상을 좀 더 정리해서 추천사에 담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궁리해보겠습니다.
제가 이 책을 픽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어줍잖은 조언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몇몇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를 보면 '이 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인세를 받는 저자겠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편인데요, 이제는 분야 독자들도 흔한 사탕발림에 속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이 책은 그런 경제적 이유에서 자유로운(돈을 위해 집필하는 것이 아닌) 저자가 쓴 글이다보니, 말씀하신 꾸짖음이나 조언 같은 자기PR의 욕심보다 진솔한 회고록에 가까운 느낌이 들더라구요.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뿌듯합니다.
125쪽,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고 자산을 매입하면서 경제에 좋은 역할을 한다고 착각하지. 마치 자신들이 세상의 구원자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야. 중앙은행이 이렇게 망쳐놓으니 자본이 경제의 비생산적인 부분으로 흘러 들어가고, 아메리칸드림은 좌절될 수밖에 없고. 경제의 온갖 근본적인 문제점은 미래의 누군가가 해결하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거야. 대대적으로 제동을 걸지 않고서는 이 거센 물살을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야."
137쪽, "나는 퀀트 전략이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퀀트 전략은 새로운 투자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퀀트 전략에 대해 찾아보니 인공지능 이야기가 함께 보이네요. 모든 투자가 이루어지기 전에 먼저 검증이 가능하다면, 그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굉장히 혼란스러워질 것 같기도 하고요. 막연하게 생각했을 때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게 되어 효과가 좋을 듯한데,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도 그런가요?
퀀트가 통계학과 계량경제학 기반이라서, NFT보다는 현실성이 높습니다. 퀀트툴을 팔기도 하더라구요. 여담으로 본문에 '블룸버그 터미널'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나오는데, 이게 연간 구독료가 5천만원? 정도 된다 하네요.
140쪽,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 중 3분의 2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힘든 생활을 하고 있어. 하지만 종종 이 사실을 잊게 되지."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등장하네요. 이후 이어지는 사회 이동성 지수와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 이야기도 씁쓸하지만 흥미롭습니다. 기회의 땅이 아메리칸드림인 건 정말 '드림'이라서가 아닐까싶습니다. 아주 아주 느린 속도로 1부를 다 읽었는데요, 불안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2부 제목은 시장의 붕괴군요. 같은 속도로 쭉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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