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D-29
과거 역사에서 우리를 새로운 세계의 발견으로 연결해 줬던 수많은 탐색항해처럼 보이저라는 이름의 우주선을 비롯한 미래의 우주탐사선들이 타이탄에 관한 우리의 지식체계를 그 근본에서부터 바꾸어 놓고 말 것이다.
코스모스 6.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p.319,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목성과 토성을 다룬 6장을 완독하며 항로의 개척과, 열린 학문적 태도의 17세기 네덜란드가 목성탐사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이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이 생명 존재가능성을 이야기했는데, 목성의 유로파 행성 또한 심해처럼 생명존재의 가능성을 최근 연구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x2ROWXCE1ck?si=7R9m19Vjz-ZTlzXx 토성의 위성의 갯수가 2023년 기준으로 274개의 위성이 있다는데, 위성들끼리 서로 충돌하는지, 아니면 그 이상으로 토성이 커서 영향을 받지 않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칼라하리 사막의 사람들은 은하수를 짐승의 등뼈라 불렀고, 그리스인들은 여신의 젖이라 믿었습니다. 7장은 인류가 이런 신화적 상상에서 깨어나 자연의 법칙이라는 우주의 진짜 뼈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고대 이오니아의 과학자들은 세상이 신들의 변덕이 아닌,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물리 법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간파했습니다. 비록 실험을 천시했던 당대의 분위기 탓에 그 불꽃은 오랫동안 꺼져 있었지만, 그 정신은 현대 과학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이후 과학이 밝혀낸 진실은 꽤 냉정합니다.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태양조차 은하의 변두리에 있는 평범한 별이라는 것.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이 우주의 주인공 자리에서 밀려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책을 읽으며 이것이 결코 패배나 허무함으로 느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용기 있게 인정할 때, 비로소 편협한 우물 안을 벗어나 거대한 코스모스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흔히 밤하늘을 보면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8장을 읽고 나면 그 감상은 아득하다로 바뀝니다. 우리가 별을 볼 때, 그 별의 현재가 아닌 과거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출발합니다. 카오스강연에서도 항상 그런 말씀을 하셨었죠. 빛이 오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우리는 매일 밤 하늘이라는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우주의 지난 역사를 시청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장의 핵심은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입니다. 말만 들어도 어려워 마음먹고 읽어야 하는 장이죠.. 우주에는 빛의 속도(광속)라는 절대적인 제한 속도가 있고, 우리가 그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릅니다. 이것은 꽤나 충격적인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만약 우리가 광속에 가까운 우주선을 타고 여행한다면,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늙어가는데 나만 젊음을 유지한 채 미래로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과거로 돌아올 수는 없습니다. ​빛의 속도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내가 알던 모든 사람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이미 사라져 버린 낯선 미래에 도착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때 시간 여행에 빠져 웜홀을 활용한 시간 여행에 대해 학교에서 발표했던 적도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조류를 제외한 공룡도 보고 실수도 만회하고 싶지만 안된다는 게 아쉽네요. ​ 별을 보며 과거를 추억하고, 상대성 이론을 통해 미래를 꿈꾸지만, 결국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야 할 곳은 바로 지금 지구라는 걸 기억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인터스텔라가 마구마구 생각난 챕터다. 동시에 두 물체가 부딪히는 것 처럼 보이는 것도 관점에따라 천체학적으로 물리학적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어쩌면 나도피해잔데 가해자처럼 보이는거같잖아? 웃기다. 우리가 보는 모든 물체가 결국 과거라는 사실이 재밌개 다가온다. 최근에 인간은 시간을 물리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과 관련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시간은 단지 인간이 단위로 만든 무형일뿐.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과 파트너가 다른 행성을 탐험하고 복귀할동안, 우주선에 남아있던 일원이 3-40년을(동면 포함) 나이가 먹은 모습이 떠올랐다. 광속이라는 것이 어마무시한 속도이구나. 그리고 글에서 흥미롭게도 내가 과거로 간다고 했을 때 이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그건 또 다른 차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한다는 것이 새로웠다. 여기서는 또 닥터스트레인지가 떠오르면서 그렇다면 나 라는 존재가 없는 차원도 절대 이세상에 없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부모님의 결혼을 말렸을 때 의 일상이 이미 다른차원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흥미진진했다. 그렇다면 그런 걱정들도 모두 다른차원의 내가 이미 경험하고 있다고 던져버리고 지금 내가 살고있는 이 세계에 최선을 다해야지 다짐한다.
그리고 구골 과 중력 말고 이해할수없는 9장은 나중에 다시읽어봐야겠다...
우리는 별을 영원불멸의 존재라 생각하기 쉽지만, 9장에서 칼 세이건은 별 역시 태어나고, 자라고, 늙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생명체처럼 묘사합니다. 우주의 거대한 구름(성운) 속에서 중력으로 뭉쳐진 별은 수소와 헬륨을 태우며(핵융합) 찬란한 청춘을 보냅니다. 우리의 태양도 지금 그 안정적인 시기를 지나고 있죠. 하지만 연료가 다하면 별은 붉게 부풀어 오르고(적색거성), 마침내 최후를 맞이합니다. 가벼운 별은 백색왜성으로 조용히 식어가지만, 무거운 별들의 죽음은 장엄하고 격렬합니다. 자신의 몸을 산산조각 내는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거나,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심연인 블랙홀이 되어 시공간 어딘가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9장의 진짜 클라이맥스는 별의 죽음 그 자체가 아닙니다. 바로 그 죽음이 남긴 유산에 있습니다. 별이 평생 핵융합으로 만들어낸 탄소, 산소, 그리고 최후의 폭발 순간 만들어진 철과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우주로 흩어집니다. 그리고 먼 훗날, 그 별의 잔해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행성을 만들고, 그 위에서 생명이 태어납니다. 나의 몸이 곧 죽은 별의 무덤이자 부활이며, 또 별이 나의 무덤이자 부활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책장에 꽂혀있던 코스모스를 다시 한번 꺼내어 보고 싶어요. 혼자는 힘들지만 같이라면 중간까지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요.
@크랜베리마카롱 반갑습니다! 혹시 4기방을 찾아오셨던 거라면 (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308 ) 링크 남겨드립니다 :)
카오스 강연을 통해 태양 내부의 수소 원자 하나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까지 약 100억 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반응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광대한 태양 안에서 수소 원자들이 서로 충돌하여 결합할 확률 자체가 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태양에는 훨씬 많은 수소가 있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다만 카오스 강연에서 따로 질문을 했을 때도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고 아직 남아있어 언젠가 SOAK에 올라오길 기다려봐야 할 거 같네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수많은 항성들을 떠올려 봅니다. 별이 탄생하고 명멸하는 과정, 그 주변에 행성이 자리를 잡고 마침내 생명체가 싹을 틔우는 모든 일련의 사건들이, 어쩌면 거대한 우주적 확률이 빚어낸 순수한 운의 산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0장은 우주라는 거대한 드라마의 시작 버튼을 누르는 장입니다. 칼 세이건은 우리를 약 100~200억 년 전, 대폭발의 순간으로 데려갑니다.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한 점에 모여 있다가 폭발하여 지금의 우주가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폭발이 끝난 사건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입니다. 멀리 있는 은하들이 붉은빛을 띠며 멀어지는 적색 이동 현상은 우주가 지금 이 순간에도 팽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하지만 세이건은 단순히 우주의 크기만을 논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 팽창하는 우주 속에서 생명이 탄생한 과정을 기적처럼 그려냅니다. 초신성이 폭발하며 뿌린 먼지가 별이 되고, 그 별 주변에서 생명이 태어나 단세포에서 지적 생명체로 진화하기까지. 이 끊어질 듯 이어지는 우주적 순환의 고리를 보며,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우주와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우주 팽창하니 재밌는 게 생각나네요. 건포도 빵 이야기, 다들 들어보셨죠? SOAK talk에 공간 관련해서 질문이 올라왔을 때 실제 빵 반죽이 얼마나 커야 공간 확장 속도가 빛보다 빨라질까 궁금해서 알아본 결과 1시간에 30%씩 부풀어 오르는 아주 성능 좋은 오븐과 반죽이 있다고 가정하면, 반죽 안의 두 건포도 사이 거리가 약 41억 km 정도 되면, 반죽이 부푸는 속도만으로 두 건포도는 빛보다 빠르게 멀어집니다. 언젠가 그 크기의 반죽과 오븐을 만들어 인간이 광속을 돌파하면 좋겠네요.
망망대해에 조난된 사람이 유리병에 편지를 넣어 띄우듯, 인류는 우주라는 거대한 바다에 보이저 호를 띄우며 금으로 만든 레코드판을 실어 보냈습니다. 11장은 인류가 미지의 존재에게 보낸 골든 레코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레코드에는 지구의 파도 소리, 고래의 노래, 어머니가 아이에게 입 맞추는 소리, 그리고 바흐와 모차르트의 음악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55개 언어의 인사말과 지구의 위치를 알리는 지도, 우리가 이룩한 과학과 수학의 언어도 함께 실렸죠. 먼 훗날, 저 우주 캄캄한 어둠 속에서 누군가 그것이 외계 지성체이든 먼 미래의 후손이든 이 병을 주워 들었을 때, 이 푸른 행성에 한때 우리라는 존재가 치열하게 사랑하고 생각하며 살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도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외계인에게 말을 거는 행위를 넘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낯선 이방인에게 자신 있게 내보일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충분히 성숙하고 평화로운 문명인가? 이 질문 앞에서 인류는 겸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이저 레코드의 수명은 약 10억 년이라고 합니다. 아마 인류가 멸망한 뒤에도 이 금속 원반은 우주를 유영하고 있겠지요. 우리가 우주에 남긴 것이 전쟁이나 파괴의 잔해가 아니라, 음악과 사랑의 소리라는 점이 묘한 안도감을 줍니다. 1기 땐 그래도 누군가 우리가 사라지기 전에 답을 주지 않을까? 과연 뭐라고 답이 올까? 하는 작은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번에 읽을 땐 우리 말고 다른 지적 생명체가 있을까? 있다고 해도 많지 않을 거 같은데 우연히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우리는 분노, 좌절, 절망 등의 동물적 격정을 이성의 힘으로 달랠 줄 알게 됐다.
코스모스 p.644,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핵폭탄과 전쟁 이야기는- 건너뛰고 싶었어요. '인류는 최근에 벌어진 세계적 불의와 지역적 불의를 행성 규모에서 어느 정도는 개선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을 믿고 싶지만, 인간이 인간 이성의 힘으로 파충류의 본성을 달랠 수는 있어도 없앨 수는 없는가 보다- 싶은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12장은 고대 이집트의 암호를 푼 로제타석 이야기로 문을 엽니다. 샹폴리옹이 수천 년 전 죽은 문명의 언어를 해독했듯, 우리도 언젠가 우주에서 날아온 낯선 전파 신호를 해독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사용할 보편 언어는 영어나 한국어가 아닌, 바로 수학과 과학일 것입니다. ​하지만 칼 세이건은 여기서 아주 현실적이고 냉정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우리 은하에 우리 말고 이야기할 상대가 있는가? 이때 등장하는 것이 그 유명한 드레이크 방정식입니다. ​별의 생성률, 행성을 가질 확률, 생명이 탄생할 확률..... 수많은 변수를 곱해 문명의 수(N)를 계산하는데, 세이건이 가장 주목한 변수는 바로 마지막 항 L(기술 문명의 존속 기간)입니다. 책에는 fL로 나옵니다. 아무리 많은 문명이 태어나도, 그들이 핵 전쟁이나 환경 파괴로 스스로를 일찍 파괴해 버린다면 우주는 적막강산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외계 문명을 만난다는 건 그들이 자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성숙한 문명이라는 증거가 됩니다. 이 대목에서 지구의 고래 이야기는 반성을 해야할 거 같습니다. 우리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는다면서, 정작 우리 행성의 또 다른 지적 생명체인 고래와는 소통하지 않고 그들을 학살해 왔습니다. ​은하 대백과사전은 우주의 수많은 문명들이 지식을 공유하는 가상의 네트워크입니다. 인류가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자격 요건은 거창한 기술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고 살아남는 생존의 지혜와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공감 능력인 거 같습니다.
13장은 우주의 끝을 향하던 시선을 돌려, 다시 우리가 서 있는 이곳 지구를 비춥니다. 칼 세이건은 묻습니다. 만약 외계 문명이 지구를 방문한다면, 과연 누가 우리 행성 전체를 대표해 그들과 대화할 수 있겠냐고. 특정 국가의 대통령일까요, 아니면 종교 지도자일까요? ​안타깝게도 세이건은 지금의 인류에게는 그럴 자격이 부족해 보인다고 진단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지구라는 작은 배 안에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인류의 폭력성을 뇌의 진화로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우리 뇌 깊숙한 곳에는 공포와 공격성을 담당하는 파충류의 뇌(R-영역)이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현대의 핵무기 버튼을 쥐고 있는 것이 이성과 공감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이 아니라, 종종 이 원초적인 파충류의 뇌처럼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과학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닙니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검증하며 수정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세이건은 이 과학적 태도야말로 우리가 맹목적인 이념과 증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책의 마지막,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라는 문장이 가슴을 때립니다. 우주라는 거대한 암흑 속에서, 생명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지구. ​결국 지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권력자가 아니라, 이 창백한 푸른 점을 아끼고 사랑하며 평화를 선택하는 우리 모두여야 한다고 13장은 역설합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코스모스 p.682,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그동안 그믐에 올리지 못해서 마지막 주에 열심히 올렸네요. 그래도 카오스 강연 7강 전부 듣고 한 번 더 읽어봐서 더 좋은 점도 있던 거 같네요. 칼 세이건에 대해 알아보고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책도 같이 읽어서 더 풍요로웠던 거 같습니다. 1기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계셔서 더 재밌었던 거 같네요.
@땅상어 흐흐 열심히 달리시는 것 같아 재밌습니다. 3기방 마무리 시즌이 다가오니 아쉽고요. 여러 수다들이 머릿속에 스치는데 타이밍을 계속 놓치네요. 마지막 날까지 또 떠오르는 단상이 있다면, 계속 남겨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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