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LLM과 얽혀 진화할 것 같다는 생각이 참신하네요. 그런데 그다지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진화는 아닐 것 같아요(아직까지는요).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언어능력은 쇠퇴하는 것 같습니다. 소통의지도, LLM이 내 말을 찰떡같이 다 알아들어주고, 짜증도 다 받아줘서 사람과의 소통의지는 좀 꺾일 것 같네요 ㅋㅋㅋ
어떤 분야의 정점에 다다른 우리형들이 몇 있습니다. 저에겐 둘이 있었는데 한명은 없어졌습니다. 이센스와 호날두입니다. 이제 뉴턴경께서도 우리형의 범위에 들어오고 계십니다.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D-29
바닷가소년

말코손바닥사슴
@바닷가소 년
인간과 비인간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진화할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는데요.
생각해보니, 여기 그믐 모임방에서도 LLM을 통해 깎아놓은 밤톨처럼
매끈한 문법으로 다듬은 말들이 모여 있다면 소통 의지가 꺾일 것 같네요.
조금 거칠고, 서툴고, 어설프더라도 속엣것을 꺼내놓는 발화와 발화가 부딪혀야
깨지고 마모되더라도 소통이 될 것 같아요.
'말하고 싶다' '듣고 싶다'는 소통 의지도 지속되고요.
(지금 저의 소통의지는 활활 타오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만..!!)
속엣것을 말하고 있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속일 수 있지만,
이걸 전제하고 믿는 관계성이 중요한 걸까 싶고요.
바닷가소년
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주 답글을 달아주시는 것 보면 소통의지가 활활 타오른다고 말씀 안 하셔도 알 것 같네요.
(한국어판 p141 “발톱 자국을 보아 하니 사자가 한 일이다.” ㅋㅋㅋ)
저도 어제 알바 지원을 하는데 자기소개서 밤톨을 깎았습니다. 많은 분야에서 그렇게 밤톨처럼 깎아놓은 말들을 발견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우리 의지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때도 누군가는 오래 걸려서 손으로 밤을 깎을 것이고 누군가는 적당히 기계로 깎아서 아무렇게나 던져놓을 것이며 누군가는 기계로 깎은 밤톨을 다시 살펴보며 손으로 다듬겠지요. 저는 3번째가 적당하다고 봅니다.

illef
1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진화는 인류로 하여금 삼라만상에 대하여 의문을 품도록 유전자 속에 프로그램을 잘 짜놓았다. 그러므로 안다는 것은 사람에게 기쁨이자 생존의 도구이다.〉
자연은 인류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했고 —놀랍게도— 삼라만상은 이해 가능한 형태로 놓여있습니다!
〈천체들 중에는 크기는 작은 마을만 하지만 그 밀도는 납의 100조 배나 되는 것들이 있다. ⋯⋯ 쌍성계를 이룬다. ⋯⋯ 쌍성계들 중에는 두 구성 별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 상대방 별의 물질을 서로 주고 받는 근접 쌍성계들도 있다. ⋯⋯ 팽이같이 지나치게 빨리 돌다가 제 형체마저 찌부러뜨린 별도 있다.〉
'쌍성계'라는 게 있군요! 이 부분 큭큭거리며 읽었습니다. 무술 스승이 고래의 무공을 소개하는 느낌이랄까요? 그거 알아? 이런 무공이 있어~
〈하짓날에는 ⋯⋯ 깊은 우물 속 수면 위로 태양이 비춰 보인다고 씌어 있었다.〉
태양이 머리 바로 위에 있음을 표현하는 문장 중 이보다 정확하고 이보다 더 근사한 게 있을까요? 파피루스 책에 글을 적은 그 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코스모스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 어이며 ⋯⋯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내포한다. 〉
그리스인은 우주가 미묘하고 복잡하지만 우리가 찾을 수 있도록 허락된 질서 속에 있다고 믿었나봅니다. 우리 말에는 일 대 일로 대응되는 단어가 없겠네요.
〈프롤레마이오스 ⋯⋯ 주창한 지구 중심 우주관인 천동설이 1,500년 동안 맹위를 떨쳤다. 지성적 역량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형편없이 틀릴 수가 있음을 상기케 하는 인류사의 좋은 예였다.〉
과학자들이 프롤레마이오스에게 너무 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틀렸다고 할 지라도 그는 동작하고, 예측 가능한 모델을 발명했습니다.
〈대폭발의 혼돈으로부터 이제 막 우리가 깨닫기 시작한 조화의 코스모스로 이어지기까지 우주가 밟아온 진화의 과정은 **물질과 에너지의 멋진 상호 변환**이었다〉
〈상호 변환〉!!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E=mc²』를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있는데 소개합니다.
〈이러한 에너지 개념의 통찰이 얼마나 비범한지는 쉽게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이것은 신이 우주를 창조하면서 이렇게 말한 것과 같다. 나는 우주에 X 양만큼의 에너지를 주겠다. 우주가 성장해서 폭발하게 하고, 행성이 궤도를 돌게 하고, 사람들이 거대한 도시를 만들게 하고, ⋯⋯ 하지만 이 모든 변이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의 양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것은 시작할 때 존재한 양의 백만분의 일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말코손바닥사슴
진화는 인류로 하여금 삼라만상에 대하여 의문을 품도록 유전자 속에 프로그램을 잘 짜놓았다. 그러므로 안다는 것은 사람에게 기쁨이자 생존의 도구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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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란
여기에 독후감 쓰는 것 맞지요??
코스모스 책은 워낙 유명해서 중학생 때 도전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꾸준히 책을 조금씩 읽어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요. 그 이후에는 입시라는 핑계로 바쁘게 지내서 이 책을 마저 읽어볼 생각을 못했어요.
그렇게 대학교에 입학하고 또 시간이 흐른뒤에 내가 선택한 전공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한다고, 이 길이 정답인 것 같아 선택했는데 방황하는 과정에서 기분이 허무하더라고요.
교수님과 상담도 하고, 스스로 고민도 하고 나름대로 길을 찾아가면서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직 확신은 못하겠지만, 내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참 좋아한다는 것 하나로 이 챌린지에 함께하게 되었어요.
이번에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칼 세이건이라는 분이 어떤 성격이었는지 묘사하는 부분을 읽었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정말 열정적으로 파고드는 분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 사람은 부러울 정도로 빛이 난다는 걸 예전에 경험한 적이 있지요.
이 책을 읽는 경험이 저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움을 줄 거라 기대합니다

말코손바닥사슴
@김이란
네 지금처럼 여기에 쓰시면 됩니다 :)
그러게요. 시간에 쫓겨 인생 궤도를 달리다 보면
정작 내가 무얼 좋아했는지 잊는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여기'까지 오셨다고 하니,
챌린지도 임할 수 있는 맘의 여유가 생기신 거겠죠?
'나에게 맞는 길'은 각자 다르니까. 앞뒤 상황 모르지만 괜히 응원의 마음이 솟네요.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참 좋아한다는 것 하나"
이유가 너무 좋네요. 저는 반대로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다시금 '별'을 새삼스럽게, 의미심장하게, 뚫어지게, 쳐다보게 되었답니다. ㅎㅎ
일전에 동녘사이언스에서 나온 <칼 세이건: 코스모스를 향한 열정>이라는
전기 책이 있는데요. 그 책의 추천사로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고 썼어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해서 몇번을 곱씹어봤는데요.
요즘 상식으로 보면, 그냥 자신의 이익을 좇으면 될 일이잖아요.
하지만 시대의 총아가 되어, 운대가 딱 맞아떨어져서 자신의 재능을
펼친 사람, 그중에서도 과학자는 그 시대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뜻 같았어요.
칼 세이건은 그걸 인생의 파노라마로 몸소 구현했다는 것 같았구요.
세이건도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코스모스>에서 회고하곤 해요.
이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별이 무엇인지 궁금하면 바로 답을 찾을 수 있었다구요.
그래서 천문학자, 과학 전도사라는 꼭 맞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잖아요. 물론 인류 전체는 누군가의 '재능'을
발전 삼아 그 수혜를 나누지만요. 결국 서로 나누면 되는 문제인가, 싶습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칼 세이건 전기에서 이 대목도 왠지 흥미로워서 발췌해봅니다.
"세이건은 언제나 최고의 사람들, 게다가 극히 독립적인 사람들을 찾았다.
그는 아첨꾼을 찾지 않았다"
자몽이자몽다
“ 코스모스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 어이며 카오스에 대응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는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내포한다. 그리고 우주가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지에 대한 인간의 경외심이 이 단어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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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이자몽다
1장,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초면인 이름, 모르는 개념, 온갖 시대와 온갖 세계의 이야기들. 지구 안에서도 이렇게 모르는게 많은데, 코스모스까지 언제 확장한담. 나는 아직 카오스 그 자체이다. 만물이 서로 깊이, 하지만 질서있게 연관되어 있어, 카오스에 대응되는 코스모스라니. 혹시 내 책상 위처럼 나만 알 수 있는 무질서 속 질서, 그런건 아니겠지 설마. 생각보다 순식간에 한 장을 다 읽었다. 내가 알아낸 것은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사실', 하나였다.

물티슈슈
“ 모든 인간사는, 우주적 입장과 관점에서 바라볼 때 중요키는커녕 지극히 하찮고 자질구레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 젊고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충만하며 용기 또한 대단해서 '될 성 싶은 떡잎'임에 틀림이 없는 특별한 생물 종이다. ”
『코스모스』 p36,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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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코손바닥사슴
@물티슈슈
'될 성 싶은 떡잎'이자
야심 있는 젊은 크리쳐로서 인류를 조망하니 재밌더라구요.
'지극히 하찮고 자질구레한' 인간사지만 이걸 직시할수록
허무하기보다 또 다른 동력이 생기는 느낌입니다.
호박고구마
칼 세이건이 살아있다면 트럼프를 어떤 사람으로 인식했을까요. 작금의 미국 상황에 상심이 컷을것 같아요. 미국에 대한 프라이드와 책임감을 느끼던 그 시대의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이 아직 생존할텐데, 존재를 강력하게 들어 내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앤 드루얀이 쓴 글을 보며 최근에 미국관련 뉴스들과의 괴리감이 크게 느껴졌어요.

말코손바닥사슴
@호박고구마
그러게 말입니다. 공익을 위한 소통의 조건으로서
합리적 공론장, 반증 가능성 등이
미국 자유주의가 내세운 오래된 가치로 희미하게 명맥을 잇고 있지만요.
자의적 해석, 강하게 내리치는 언어의 압박으로 끊길 것 같은 상황이네요.
칼 세이건이 과학에 대해 마음 놓고 자본을 끌어와 TV 시리즈를 만들고,
잡지 인터뷰, 책을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었던 사회문화적 조건은 무엇이었을까요?
과학에 호의적인 사회의 조건. 미간에 힘주게 됩니다.

우주여행자
앤 드루얀을 위하여 /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하나의 기쁨이었다.
코스모스 첫 장에 적힌 헌사 에 반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책의 시작입니다. 저 또한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실로 엄청난 인연임에 새삼 놀랍니다.
43쪽 ) 이렇게 다양한 성격의 별들이 우리 은하 안에 4000억 개 정도 있다. 이 별들이 복잡하면서도 질서정연하고 우아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이 많은 별들 중에서 지구인들이 가까이 알고 지내는 별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태양 하나뿐이다.
우주는 얼마나 크고, 또 신비로운지, 우리는 가늠하기도 어렵네요. 어릴 적 우주에 대한 동경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코스모스 1장이었습니다.

말코손바닥사슴
@우주여행자
헌사가 참 멋있죠.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
군더더기나 화려한 수사 없이,
찰나의 지금이 소중 하게 느껴지는 명료한 사실.
정말 우리는 조금만 의식하면
'우주를 동경할 수 있는' 경외감의 능력도 가진 것 같아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기 때문이겠죠?
요즘 밤하늘의 별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이 생각을 반복해서 합니다.
처음과시작
1일차 #이토록작은존재_인간
은하는 기체와 티끌과 별로 이루어져 있다. 수십억 개에 이르는 별들이 무더기로 모여 은하를 이룬다. 별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태양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은하 안에는 별들이 있고 세계가 있고 아마도 각종 생명이 번성한 자연계가 있고 지능을 소유한 고등 생물의 집단이 있으며 우주여행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고도의 문명 사회들도 있을 것이다.(P.40)
#은하 #별 #과학 #알렉산드리아대도서관 #파로스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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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의 소소함을 그 안에 있는 지구의 미미함을 매번 글로 영상으로 접할 떄마다 탄성을 쏟게 됩니다. 이토록 하찮은 인간

shadowfax
<코스모스> 2장
세세한 내용은 이해가 가지 않지만, 큰 줄기는 생명을 이해하려면 현재가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진 긴 과거의 과정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는 거 같다. 생명은 법칙보다는 역사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shadowfax
생물학은 물리학보다 역사학에 더 가깝다. 현재를 이해하려면 과거를 잘 알아야 하고, 그것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야만 한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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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코손바닥사슴
앎은 한정되어 있지만 무지에는 끝이 없다.
『코스모스』 36, 토머스 헉슬리 아포리즘 (1887),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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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정
어느 문화권이든 사람들은 자연에 내재하는 주기성을 즐기며 그 주기성을 최대로 활용한다.
『코스모스』 p.515,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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