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D-29
illef님의 대화: 앤 드루얀이 2006년에 쓴 서문을 방금 읽었습니다. 〈최초의 우주 왕복선이 진수되기 여러 해 전에 이미 칼은 우주 왕복선 계획을 불완전한 "임무 없는 능력"이라고 비판했다.〉 우주 왕복선에 이런 비판이 있었군요, 궁금해 검색해봤는데 나무위키에 실린 우주 왕복선 〈퇴역한 이유〉만 해도 양이 엄청나네요. 제 지식으론 맥락을 따라가기 어려워 미뤄두었습니다. 〈그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미국의 위대함은 각종 선거 제도의 정직성과 성실성에서 비롯한다. ⋯⋯ 국내법과 국제법이 정하는 모든 규약을 존중하려는 미국 국민의 의식과 태도, 엄밀하고 정확한 증거와 진실을 요구하는 문화 등이 칼이 자랑하는 이 나라의 특징이다.〉 세이건이 극단으로 달려가는 세계와 트럼프의 미국을 보지 않고 눈 감은 것은 다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칼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한 사람이 건전한 시민으로 성숙하는 데에는 효율적인 과학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곤 했다.〉 전 이런 표현을 볼 때마다 과학자들이 정말로 부럽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마주하는 일을 정말로 사랑하고 있고, 타인에게도 진심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발자인데 절대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한 사람이 건전한 시민으로 성숙하는 데에는 효율적인 코딩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없거든요. 과학은 저 문장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자격이 충분합니다. 〈칼은 별을 향한 긴 여정에서 우리가 방향을 잃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다. 이 위대한 과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류의 의지가 혹시 사그라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크게 우려했다.〉 우주 개발에 대한 칼 세이건의 확신과 의지가 부럽습니다. 이 글을 읽는 저는 솔직히 크게 공감하지는 않습니다. 책을 모두 읽은 뒤 어떤 마음이 될까 스스로 궁금합니다. 그리고 세이건은 〈화성 갈끄니까!〉로 희화되는 현실을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하네요. 혹시 앤 드루얀이 머스크의 Space X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나 살펴봤는데 찾을 수 없었습니다. --- 세상에, 이 서문을 쓴 앤 드루얀이 세이건의 아내였군요. 아내에게 존중받는 것, 존중할 수 있는 남편이 있다는 것은 이 세상 모든 부부의 소원일 것입니다.
@illef 개발자이시군요! '건전한 시민의 조건으로서의 효율적인 과학 교육' 그러게요. '과학'은 저 문장의 자격으로 아주 충분하네요. [시민의 과학화, 과학의 시민화 혹은 과학의 대중화, 대중의 과학화] 라는 유명한 캐치프레이즈도 떠오르는데요. 과학자뿐만 아니라, 과학의 태도를 뒤늦게 쫓아가는 '과학 바깥의 우리들'도 '대중의 과학화'에 일조하고 있는 거겠죠..! 동료 시민으로서 과학과 과학자를 우대하는 넉넉한 태도, 로서요. 네, 앤 드루얀은 문학 전공자이지만 NASA 보이저 성간 메시지 프로젝트 기획자였구요. 칼 세이건과 함께 <코스모스> 다큐 시리즈를 만들고, 6권의 책을 같이 엮고, 공동 집필을 했습니다. (TV 제작자이자, 작가) 이 책의 정식 후속작 '코스모스-가능한 세계들'을 2020년에 출간하기도 했는데 서문에서 앤 드루얀은 "과학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에 나서 주십시요!"라고 힘주어 말해요. 요 '코스모스'의 TV 버전 또한 총 제작, 작가, 감독을 맡았구요. (인터뷰: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941547.html ) 둘은 동료로 먼저 만났는데 칼 세이건 전기에 앤 드루얀에 대한 많은 언급이 있지만~ 가장 말랑한 부분은 이것. "훗날 세이건은 그녀를 만난 순간부터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그것을 깨닫는 데는 몇 년이 걸렸다"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전설적인 과학 대서사 「코스모스」 시리즈의 최신작. 수식과 기호로 가려진 과학의 베일을 살짝 걷어 보면, 과학은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그 안에는 영혼을 뒤흔들고, 존재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인간 본성과 조건을 성찰케 하는 힘이 담겨 있다.
칼 세이건 - 코스모스를 향한 열정과학 저술가 윌리엄 파운드스톤이 베스트셀러 <코스모스> 의 지은이 칼 세이건의 삶을 조명한 책. 책벌레였던 젊은 천문학자에서 미디어를 휘어잡은 유명인이 되기까지, 그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세이건의 젊은 시절 과학적 성과, 몇 번이나 결혼했지만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개인적 삶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illef님의 대화: 1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진화는 인류로 하여금 삼라만상에 대하여 의문을 품도록 유전자 속에 프로그램을 잘 짜놓았다. 그러므로 안다는 것은 사람에게 기쁨이자 생존의 도구이다.〉 자연은 인류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했고 —놀랍게도— 삼라만상은 이해 가능한 형태로 놓여있습니다! 〈천체들 중에는 크기는 작은 마을만 하지만 그 밀도는 납의 100조 배나 되는 것들이 있다. ⋯⋯ 쌍성계를 이룬다. ⋯⋯ 쌍성계들 중에는 두 구성 별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 상대방 별의 물질을 서로 주고 받는 근접 쌍성계들도 있다. ⋯⋯ 팽이같이 지나치게 빨리 돌다가 제 형체마저 찌부러뜨린 별도 있다.〉 '쌍성계'라는 게 있군요! 이 부분 큭큭거리며 읽었습니다. 무술 스승이 고래의 무공을 소개하는 느낌이랄까요? 그거 알아? 이런 무공이 있어~ 〈하짓날에는 ⋯⋯ 깊은 우물 속 수면 위로 태양이 비춰 보인다고 씌어 있었다.〉 태양이 머리 바로 위에 있음을 표현하는 문장 중 이보다 정확하고 이보다 더 근사한 게 있을까요? 파피루스 책에 글을 적은 그 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코스모스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 어이며 ⋯⋯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내포한다. 〉 그리스인은 우주가 미묘하고 복잡하지만 우리가 찾을 수 있도록 허락된 질서 속에 있다고 믿었나봅니다. 우리 말에는 일 대 일로 대응되는 단어가 없겠네요. 〈프롤레마이오스 ⋯⋯ 주창한 지구 중심 우주관인 천동설이 1,500년 동안 맹위를 떨쳤다. 지성적 역량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형편없이 틀릴 수가 있음을 상기케 하는 인류사의 좋은 예였다.〉 과학자들이 프롤레마이오스에게 너무 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틀렸다고 할 지라도 그는 동작하고, 예측 가능한 모델을 발명했습니다. 〈대폭발의 혼돈으로부터 이제 막 우리가 깨닫기 시작한 조화의 코스모스로 이어지기까지 우주가 밟아온 진화의 과정은 **물질과 에너지의 멋진 상호 변환**이었다〉 〈상호 변환〉!!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E=mc²』를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있는데 소개합니다. 〈이러한 에너지 개념의 통찰이 얼마나 비범한지는 쉽게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이것은 신이 우주를 창조하면서 이렇게 말한 것과 같다. 나는 우주에 X 양만큼의 에너지를 주겠다. 우주가 성장해서 폭발하게 하고, 행성이 궤도를 돌게 하고, 사람들이 거대한 도시를 만들게 하고, ⋯⋯ 하지만 이 모든 변이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의 양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것은 시작할 때 존재한 양의 백만분의 일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진화는 인류로 하여금 삼라만상에 대하여 의문을 품도록 유전자 속에 프로그램을 잘 짜놓았다. 그러므로 안다는 것은 사람에게 기쁨이자 생존의 도구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우주여행자님의 대화: 앤 드루얀을 위하여 /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하나의 기쁨이었다. 코스모스 첫 장에 적힌 헌사에 반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책의 시작입니다. 저 또한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실로 엄청난 인연임에 새삼 놀랍니다. 43쪽 ) 이렇게 다양한 성격의 별들이 우리 은하 안에 4000억 개 정도 있다. 이 별들이 복잡하면서도 질서정연하고 우아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이 많은 별들 중에서 지구인들이 가까이 알고 지내는 별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태양 하나뿐이다. 우주는 얼마나 크고, 또 신비로운지, 우리는 가늠하기도 어렵네요. 어릴 적 우주에 대한 동경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코스모스 1장이었습니다.
@우주여행자 헌사가 참 멋있죠.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 군더더기나 화려한 수사 없이, 찰나의 지금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명료한 사실. 정말 우리는 조금만 의식하면 '우주를 동경할 수 있는' 경외감의 능력도 가진 것 같아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기 때문이겠죠? 요즘 밤하늘의 별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이 생각을 반복해서 합니다.
제리맘님의 대화: 혼자 읽기 어려웠는데 와 기대중입니다
@제리맘 함께 슬슬 읽어 보아요. 자주 남겨주세요~!
realgrey님의 대화: 반갑습니다~ 혼자 읽을 때랑 또 다른 매력이 있겠죠? 몇년 전에 읽긴 했는데 ㅋ 읽었던 당시의 감정만 흐릿하게 남아 있네요^^
@realgrey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또 새로운 포인트가 눈에 밟힐 것 같아요. 초독의 추억과 재독의 후기를 언젠가 들려주셔요.
City님의 대화: 기대돼요
@City 환영합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단상을 편하게 남겨주세요.
어느 문화권이든 사람들은 자연에 내재하는 주기성을 즐기며 그 주기성을 최대로 활용한다.
코스모스 p.515,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송현정님의 문장 수집: "어느 문화권이든 사람들은 자연에 내재하는 주기성을 즐기며 그 주기성을 최대로 활용한다."
새해에도 제 속도대로... 코스모스의 끝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_+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하려니 지난 달에 읽었던 문장이 떠올라 다시 적어 보았어요. 지구 공전 주기 덕에 어김없이 새해를 맞았네요. 덕분에 소홀했던 주변에 2026년 맞이 안부 인사도 전하고- 희미해진 다짐을 새해 계획으로 재포장도 해 보았어요 :) (주기성을 최대로 활용!)
호박고구마님의 대화: 칼 세이건이 살아있다면 트럼프를 어떤 사람으로 인식했을까요. 작금의 미국 상황에 상심이 컷을것 같아요. 미국에 대한 프라이드와 책임감을 느끼던 그 시대의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이 아직 생존할텐데, 존재를 강력하게 들어 내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앤 드루얀이 쓴 글을 보며 최근에 미국관련 뉴스들과의 괴리감이 크게 느껴졌어요.
@호박고구마 그러게 말입니다. 공익을 위한 소통의 조건으로서 합리적 공론장, 반증 가능성 등이 미국 자유주의가 내세운 오래된 가치로 희미하게 명맥을 잇고 있지만요. 자의적 해석, 강하게 내리치는 언어의 압박으로 끊길 것 같은 상황이네요. 칼 세이건이 과학에 대해 마음 놓고 자본을 끌어와 TV 시리즈를 만들고, 잡지 인터뷰, 책을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었던 사회문화적 조건은 무엇이었을까요? 과학에 호의적인 사회의 조건. 미간에 힘주게 됩니다.
송현정님의 대화: 새해에도 제 속도대로... 코스모스의 끝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_+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하려니 지난 달에 읽었던 문장이 떠올라 다시 적어 보았어요. 지구 공전 주기 덕에 어김없이 새해를 맞았네요. 덕분에 소홀했던 주변에 2026년 맞이 안부 인사도 전하고- 희미해진 다짐을 새해 계획으로 재포장도 해 보았어요 :) (주기성을 최대로 활용!)
@송현정 악악 반가워요..! 그러게요 지구 공전 주기 덕에, 새해를 맞았네요 ^^ 지구 위에 앉아서 우주를 돌고 있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주기성을 최대한 활용해보겠습니다!
우아하고 장중하게 자전하는 별이있는 반면, 팽이같이 지나치게 빨리 돌다가 제 형체마저 찌부러뜨린 별도 있다.
코스모스 42,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말코손바닥사슴님의 대화: @바닷가소년 오호.. 생각해보니 문체의 고풍스러움은 옮긴이 홍승수 선생님뿐만 아니라 칼 세이건도 마찬가지겠군요. 두 분 다 '옛날 사람'이시니.. '정관하노라면'이 생각납니다. ㅎㅎ 진화하는 언어는 이제 LLM과 함께 진화하려나 봅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LLM이 어떻게 끼어들지 미지수지만 ! 학습에 있어서의 유용함과 '읽기' 전반에 대한 유용함은 또 다를 거고.. 결국 소통은, 소통보다 소통의지라고 생각하는 터라. 이 부분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요. 아.. 의지가 꺾이게 될 수도 있겠네요. (뉴턴이 죽기 전에 남겼다는 문장은 한국판 142쪽)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온전한 미지로 내 앞에 그대로 펼쳐져 있다.” 뉴턴이 자신의 업적, 공적에 꽤나 골몰하고 동료 과학자들과 붙는 경쟁심도 높았으나 자연의 장대함과 복잡 미묘함 앞에서 '정감 어린 겸손'을 보일 줄도 알았다는 해설이 재밌었어요. (그나저나 '우리 형'이라뇨 ㅎㅎㅎ)
언어가 LLM과 얽혀 진화할 것 같다는 생각이 참신하네요. 그런데 그다지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진화는 아닐 것 같아요(아직까지는요).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언어능력은 쇠퇴하는 것 같습니다. 소통의지도, LLM이 내 말을 찰떡같이 다 알아들어주고, 짜증도 다 받아줘서 사람과의 소통의지는 좀 꺾일 것 같네요 ㅋㅋㅋ 어떤 분야의 정점에 다다른 우리형들이 몇 있습니다. 저에겐 둘이 있었는데 한명은 없어졌습니다. 이센스와 호날두입니다. 이제 뉴턴경께서도 우리형의 범위에 들어오고 계십니다.
Chapter IV HEAVEN AND HELL 와 한달 읽었는데 이제 겨우 4장이라니. 새해에는 게임패스 구독 끊고 코스모스에 집중 해봐야겠다. P73 ‘THE EARTH IS A LOVELY AND MORE OR LESS PLACID PLACE. Things change, but slowly. We can lead a full life and never personally encounter a natural disaster more violent than a storm. And so we become complacent, relaxed, unconcerned. But in the history of Nature, the record is clear. 지구는 그렇게 평화로운 행성이 아니다. 적어도 그 행성 위에 살아가는 개체가 느끼기엔. 그렇지만 마치 지구에서의 삶이 평화롭고 느릿느릿한 것처럼 이야기를 시작한다. 반전을 주기 위해. 정신 차리지 않고 읽다보면, ‘아, 그런가?’ 하고 수동적으로 (비)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세이건의 수법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는 정신 차리고 읽어야 한다. 세이건의 능력이다. 과학만 팠던 사람이라면 이런 문장은/연출은 쓰지 않을 것이다.
인류라는 존재는 코스모스라는 찬란한 아침 하늘에 떠다니는 한 점 티끌에 불과하다.
코스모스 37,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인류의 미래는 우리가 오늘 코스모스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코스모스 37,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생물학과 역사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코스모스 103,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외계의 생명은 우리가 추구할 궁극의 목표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코스모스 103,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인류의 조상이 숲에서 성장했기 때문인지 우리는 자연스럽게 숲에 친근감을 느낀다.
코스모스 87,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송현정님의 대화: 새해에도 제 속도대로... 코스모스의 끝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_+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하려니 지난 달에 읽었던 문장이 떠올라 다시 적어 보았어요. 지구 공전 주기 덕에 어김없이 새해를 맞았네요. 덕분에 소홀했던 주변에 2026년 맞이 안부 인사도 전하고- 희미해진 다짐을 새해 계획으로 재포장도 해 보았어요 :) (주기성을 최대로 활용!)
@송현정 지구 공전주기 덕분에 새해를 맞을 수 있다는 과학적 표현에 감탄했어!!
<코스모스>의 1장은 우리가 우주를 온몸으로 감각할 수 있게 유도하는 문장으로 가득합니다. 이 책과 다큐가 처음 출간(1980)된 지 약 45년이 지났고 그동안 수많은 천문학 교양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과학 초심자와 과학 문외한에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코스모스'의 광활함을 이만큼 실감할 수 있게 표현하는 화자는 없던 듯합니다. 물론 앞으로 우리가 읽을 <코스모스>의 군데군데에는 조금 낡은 지식과 관점도 섞여 있을 텐데요. (이를테면 명왕성을 아직 행성의 위상에서 묘사한다던가) 이런 당대성을 감안하고 '고전의 반열'에 오른 코스모스에 적합한 독서법을 취한다면 우리는 칼 세이건의 안경을 쓰고 우주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36쪽의 첫 부분 이 문장에 시선이 머뭅니다. "코스모스를 정관하노라면 깊은 울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정관하다'는 요즘 잘 쓰지 않는 단어인데요. 심안, 깊은 눈으로, 있는 그대로 명상하듯 바라본다는 의미입니다. 과학책 초심자에게 조금은 생소할 다양한 빅히스토리 서사와 은하, 우주 구조에 대한 본격적인 기초 지식을 다루기 전, 먼저 우주를 감각하는 법을 일꺠워주는 대목입니다. "그떄마다 등골이 오싹해지고,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며 아득히 높은데서 어렴풋한 기억의 심연으로 떨어지는 듯한 아주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코스모스를 정관한다는 것이 미지 중의 미지의 세계와 마주함이기 떄문이다"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책을 읽지 않아도,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반짝이는 별과 광막한 우주를 향해 등골이 시원해지는 느낌, 그 장구함 앞에서 겸허해지는 체험을 할 수 있는데요. 이 문장은 우리가 이해하고자 하는 대상을, 사실 100% 이해할 수 없다는 그 막막함에 우리를 던져놓습니다.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알아야 해, 라고 속삭이는 자기계발의 언어와 독서 문화 속에서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서 알아내도, 결국 광활한 전체에서 극히 일부만을 알 뿐이야. 그러니 우리끼리 도와야 해, 라는 겸허함으로 데려다놓는 것 같죠. 우리는 눈앞의 하루에 매달리며, 바삐 달리지만 멀리 코스모스의 부감도로 지켜보면 아주 티끌만 한 움직임으로 보이겠죠. 그 위치와 위상을 먼저 인식시키는 장치로 느껴집니다. 저는 독자인 저를 위해, 이런 장치를 마련한 이 책의 서두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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