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D-29
'각자는 한 사람의 성숙한 인격체로서 누구를 아끼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 파충류 수준의 두뇌가 명령하는 대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때에 나침반이 되어 줄 문장을 발견했네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다.'
평범한 북러버로서는 처음으로 책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게 한 코스모스… 이번에는 새해를 맞아 다시 도전해보려 합니다 같은 책을 읽으며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됩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완독을 할 수 있기를
@산군 환영합니다!! 독백처럼 나만의 독서일기를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서 올려주셔도 되구요.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상을 자유롭게 남겨주셔도 됩니다. 참고로 이곳 그믐은 좋아요 버튼과 이모티콘이 없어서 ‘읽음‘ 리액션이 없거든요. (그래서 더 정갈한 소통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찬찬히 모든 글을 읽고 있고 조금 늦더라도 되도록 많은 글에 답신을 드리고 있으니! 감안하고 슬슬 올려주시면 됩니다 :)
P140 These voyages worked much evil as well as much good. But the net result has been to bind the Earth together, to decrease provincialism, to unify the human species and to advance powerfully our knowledge of our planet and ourselves. 세계화가 결론적으로 지구를 하나로 묶고 긍정적인 효과를 내었다는 결론. 이 이야기는 세이건이 서구 강대국의 백인이라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인 것 같다. 유럽 외 나라 사람들의 피와 살 위에 이룩한 세계화이다. 열매는 유럽 백인들이 수백년간 잘 따먹었고. 어제 구글 맵에서 본 아프리카 국경선이 생각났다. P142 A small country, forced to live by its wits, its foreign policy contained a strong pacifist element. Because of its tolerance for unorthodox opinions, it was a haven for intellectuals who were refugees from censorship and thought control elsewhere in Europe 앞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 네덜란드 또한 제국주의 패권국의 하나였다. 전쟁, 학살, 폭력, 경제적 약탈, 노예무역. 네덜란드는 자유를 상징하는 나라이기에 좋아했다. 혹, 그것이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전에 두번 읽었던 코스모스가 나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겠지. 나이가 들어 코스모스를 읽으며, 세번째 읽으며, 원서로 꼼꼼히 읽으며, 성장하거나 변한 나를 느낀다. P143 But in Holland, the astronomer Christiaan Huygens, who believed in both, was showered with honors. 드디어 나왔다! 크리스티언 하위헌스 헠헠 Growing up in this environment, the young Christiaan Huygens became simultaneously adept in languages, drawing, law, science, engineering, mathematics and music. 그가 나고자란 환경과 아버지의 기질과 능력이 참 부럽다. 언어, 그림, 법, 과학, 공학, 수학,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니. 코스모스에 나온 나의 롤모델이다. 청출어람 해야겠다. His interests and allegiances were broad. “The world is my country,” he said, “science my religion.” 한국어판 P259 그의 관심사와 전공 분야는 폭넓게 형성돼 갔다. 그는 “전 세계가 나의 고향이며, 과학이 바로 나의 종교이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참 반가운 구절이다. 여기에서 나의 좌우명이 나왔다. P145 Most of these discoveries he made in his twenties. He also thought astrology was nonsense. 20대에 그 많은 발견을 다 했대서 약간 주눅들었지만, 점성술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는 문장에서 하위헌스가 더 좋아졌다. 크리스티언 하위헌스의 업적이 잔뜩 나열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굵직한 발견과 발명을 많이 했다. 어째서 대중적인 명성은 그 업적에 비해 떨어질까? 6장 요약: 목성과 토성, 그리고 그 위성들에 관한 사실들 나열. 인공지능 서비스의 창궐 이후에는 불필요하고 지루해진 부분. 비문학이 점점 팔리지 않는다는 출판사 편집자분들의 말. 시간이 지남에도 불멸로 남는 작품의 특징은 무엇일까.
@바닷가소년 '세계화'라는 말이 쓰여진 맥락에 기만의 역사가 분명히 있었지만요. '전 지구적 관점'에서의 '세계화'는 계속 강조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사피엔스 종으로서의 관점' '지구인으로서의 사고' '지구 행성만의 특수성' 이걸 강조하기 위한 '세계화'는 이따금씩 책 읽으며 한번 깨닫고 나서, 바쁜 삶에서는 거듭 잊게 되는 가치 같아요.
@바닷가소년 “Science my religion.” 그나저나 프로필에 쓰신 좌우명이 259쪽 하위언스의 저 말이었군요! 나중에 썰 풀고 싶으실 때 비하인드스토리 들려주셔요. 궁금합니다. 6장 "비문학이 점점 팔리지 않는다는 출판사 편집자분들의 말. 시간이 지남에도 불멸로 남는 작품의 특징은 무엇일까." 요 부분도 골똘히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텍스트힙'의 열풍이 픽션 쪽에 치우치고, AI 득세로 비문학이 약해지고 있기는 한데요. 그래서 '디스 이즈 텍스트' 라는 논픽션 북페어를 따로 개최하기까지 하더라구요. 언뜻 생각하기에는! 자신만의 관점이 형형하게 살아 있는 글이 오래 읽히지 않나 싶어요. 지식 혹은 사상을 몸과 삶으로 직접 앓아냈을 때 관점이 벼리지 않나 싶고요. 단순 팩트의 나열, 지식의 나열이 주는 '객관에의 환상'도 중요하지만 이 단어 다음에 어떤 단어가 올지, 이 문장 다음에 어떤 문장이 오는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감정선과 리듬감 사이에서 딸려오는 공감대. 그런 것들이 시공간을 초월할 때가 많지 않나 싶어요. 저도 더 정리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만~
물론 저도 세계화가 좋긴 하지만, 그냥 좀 아니꼬와서 투덜거려봤습니다 ㅋㅋㅋ 과학이 저의 종교라는 것, 좌우명을 코스모스에서 가져왔다는 것에 뒷이야기는 없습니다. 예전에 독서모임을 하며 코스모스를 처음 읽었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저도 세계화가 좋긴 하지만, 그냥 좀 아니꼬와서 투덜거려봤습니다 ㅋㅋㅋ 과학이 저의 종교라는 것, 좌우명을 코스모스에서 가져왔다는 것에 대단한 뒷이야기는 없습니다. 십여년 전 독서모임을 하며 코스모스를 처음 읽었을 때가 있습니다. “전 세계가 나의 고향이며, 과학이 바로 나의 종교이다.” 코스모스를 읽으며 네덜란드의 자유로움과 크리스티언 하위헌스의 대단함을 느끼며 어쩌면 약간의 동질감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며 저 문장에 꽂혔지요. 편가르기와 종교(개신교)에 대한 강한 반감도 저 문장이 당시 저에게 강하게 스며들었던 이유입니다. 그때는 안티크리스챤이었지만, 증오를 그만둔 지는 좀 되었습니다. "디스 이즈 텍스트"ㅋㅋㅋㅋ 요즘 문학이 많이 팔리는데 비문학은 참 안팔린다고 말해주셨던 분이 디스이즈 텍스트를 개최한 사람 중 한명인 김미선 선생님이에요!! '자신만의 관점이 형형하게 살아 있는 글'이 오래 읽힌다는 데, 또한 저의 마음이 끌린다는 데 동의합니다. 코스모스를 읽으면서도, 새로운 지식에서 놀랄 만한 부분은 거의 없고(사실 거의 다 알고 있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한참 우려먹었기 때문에 지루할 정도였습니다) 세이건 자신의 일화나 옛 과학자의 이야기가 인상깊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언젠가 AI가 따라잡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고도로 발달한 AI와 인간의 차이는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전에는 이런 생각이 공상에 불과했는데 이제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네요.
글쓰기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다. 글쓰기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놓았고, 먼 과거에 살던 시민과 오늘을 사는 우리를 하나가 되게 했다. 책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러므로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 모두는 마법사가 된 것이다.
코스모스 p.558,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저자는 1,000년을 건너뛰어 소리 없이 그렇지만 또렷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의 머릿속에 직접 들려준다.' 마침 코스모스를 읽으며 매번 느끼는 바라 고개를 크게 끄덕일 수밖에 없네요.
우리는 어느 누가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할지 미리 알지 못하기 때문에 누구나 열린 마음으로 자기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이 문장은 '혜성으로 인해 홍해가 갈라지고 지구의 자전이 멈췄다'는 허무맹랑한 이론을 반박한 뒤에 등장하여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그저 황당한 주장이라며 답답해하기만 했는데, 당대 최고의 지성인인 칼 세이건의 겸손한 태도를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근거로 삼는 사고 역시 결코 완벽할 수 없으며, 지금의 상식 또한 언제든 뒤바뀔 수 있음을 명심하며, 타인의 주장을 대할 때 더욱 열린 마음과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건오 저도 유독 저 문장에 눈이 가더라구요. 때로 전문가 편향이란 것이 발생하기도 하잖아요. 초심자에게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때도 있구요. 그렇지만 우리는 사람의 지향점이나 향상심보다는 과거의 가시적인 이력으로 판단할 때가 많죠. 맥락에 따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도 하구요. 여튼 모두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열린 마음'이란 게 참 공적인 태도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2장은 외계라는 압도적인 스케일에서 시작해 진화와 유기 분자의 세계를 세밀하게 파고듭니다. 이번 주 참여한 북토크와 카오스 강연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더해보니, 우리 존재는 단순한 우연을 넘어선 기적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외계, 진화, 유기 분자라는 각 단계의 조건을 하나씩 나열해 보니, 이들이 모두 맞아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아득할 정도로 낮은지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이 희박한 확률을 뚫고 탄생한 지적 생명체가 우리와 동시대를 공유하며 존재할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그 확률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수준이 됩니다. 진화의 과정에서 지능이 생존에 항상 유리한 형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 이 순간 지구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더욱 경이롭고도 외롭게 다가옵니다.
P167 They came to a round hole in the sky . . . glowing like fire. This, the Raven said, was a star. —Eskimo creation myth 처음에 에스키모 창조 설화를 인용한다. 에스키모란 이름이 멸칭으로 알고 있었다. 이누이트가 옳은 말인줄 알았는데 꼭 그게 사실도 아니더라. 이누이트족 말고 다른 부족도 있으며, 이누이트라 부르는 것을 싫어하는 종족도 있단다. 세상에는 알아야 할 것이 참 많고, 모르고 있는 것도 참 많고,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에서도 사실은 몰랐던 것이 참 많다. P167~172 사이 어딘가를 읽으며. 세이건은 온화한듯 하다. 따듯한 사람인 것 같고, 포용성 있는 인물의 느낌이 난다. 인문학적 감성이 충만하고 인류를 사랑한다.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은근히 유신론을 까거나 반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넣어놨다. P172 Rest your neck on a log. Your head goes back. Then you can see only the sky. No hills, no trees, no hunterfolk, no campfire. Just sky. Sometimes I feel I may fall up into the sky. 내가 하늘을 볼 때 좋아하는 자세. 잔디밭이나 땅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면 보이는 풍경. 왜 옛 사람들이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고(天圓地方) 했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두려웠다. 내가 저 멀고 깊은 하늘로 끊임없이 떨어질까봐 두려웠다. 아들에게도 그 홀릴듯한 매력과 두려움을 말해주었다. 우리 아들도 그걸 조금은 이해한 것 같다.
자연이라는 제목의 책이 케플러라는 단 한 명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코스모스 p.126 3장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p.146 인류사에서 마지막으로 나타난 과학적 점성술사가 우리가 만난 최초의 천체물리학자였던 것이다. (...) 이 소리들의 화음으로 인간은 영원을 한 시간 안에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적게나마 지극히 높으신 신의 환희를 맛보게 됐다. 이제 나는 이 거룩한 열광의 도가니에 나 자신을 고스란히 내어맡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나는 펜을 들어 책을 쓴다. 나의 책을 요즘 사람들이 읽든 아니면 후세인들만이 읽든, 나는 크게 상관하지 않으련다. 단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 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신께서는 당신을 증거할 이를 만나기까지 6,000년을 기다리지 않으셨던가. 우리가 배우고 알고 있는 당연한 지식들이, 처음 등장했을 땐 정말 얼마나 배척당하고 무시를 당했을 지 상상도 안 되네요. 케플러 1법칙 2법칙.. 얼마나 외우고, 또 문제를 풀었던 가요. 그랬던 케플러가 신실한 가톨릭 교도였고 가난한 신세에 기하학 신봉자였다는 사실들이 너무 새롭고 신기하네요. 그는 스스로에 대해 뿌듯함도 느꼈던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후대인이 알아줄 것을 확신하는 것 같아요. 조화. 이 단어가 이렇게 묵직하게 다가오는 건 처음입니다.
행성 지구가 태어날 당시와 똑같은 상태에서 똑같은 물리적 특성을 가진 또 다른 지구가 은하수 은하 어디에선가 다시 만들어진다면 거기에도 우리 인류와 흡사한 어떤 생물이 출현할 수 있을 것인가? 아무도 그럴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진화의 과정에서 우연히 휘두르는 폭력의 위력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스모스 p.561~562,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하나의 예로서 우리의 손을 보자. 손가락 넷에 엄지손가락 하나. 이 조합이 근본적인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넷에 하나의 구조가 '자연스러워서' 이와 다른 구조를 염두에 둔 적이 없을 뿐이다... 지골이 다섯 개인 어류에서 진화했기 때문에 우리 손가락이 다섯 개인 것이고, 다른 어류에서 진화했다면 손가락 여섯 개, 네 개로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자연스럽다'는 말 자주 쓰는데, 이렇게 읽으니 심오해지네요. 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인가-
@송현정 오 정말 그렇네요. 그동안 '자연스럽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써왔던 시간을 되감아보니, 미간에 힘이 팍 들어갑니다. 우리가 '자연스럽다'라고 쓰는 말은 사실 '지구인에게 자연스럽다' 였어요. 혹은 '지구인의 진화적 맥락에서 익숙한 것.' 그리고 우리가 생각한 '자연'은 '지구의 자연' 또...
우리는 지구 기후의 장기 변화에 대해서 참으로 무지하다.
코스모스 4장 천국과 지옥, 215쪽,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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