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이번 겨울 방어와 복분자주의 조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 날은 흑백요리사2를 보긴 했습니다ㅎㅎ 이미 보셨을 수도 있지만, 2025년에 넷플릭스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건 [소년의 시간]과 [은중과 상연]이었습니다.
[은중과 상연]은 저도 인상깊었어요. 워낙 인기가 있어서 안 보려고 했는데 (유명한 건 안 보거나 나아아중으로 미루는 비뚤어진 마음이 ㅋㅋ) 우연히 보게 되어.. 끝까지.. ㅋㅋ [소년의 시간]도 담아놨는데요, 넘 깊을 것 같아서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
저는 20대와 30대 내내 어딘가로 떠나고만 싶었어요. 이민이든 유학이든 다른 나라로 꼭 가고 싶었고, 작가가 된 이후로는 해외 레지던스 생활을 여러 군데에서 해보기도 했어요. 그러다 코로나 시기에 40대를 맞이했는데, 이런 시기에 외국에 있다 보니 너무나 불편하고 불안하더라고요. 모든 떠남은 결국 돌아오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달으며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 뒤로는 단 한 번도 일상을 등지고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코로나 탓일 수도 있고, 나이 탓일 수도 있는데요. 떠남마저도 다 저마다의 시기가 있구나 싶어 떠나고 싶을 때 그리고 떠날 수 있을 때 미친 사람처럼 훌쩍 떠나보는 것도 인생에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 공부하며 계속 유학을 준비했었는데 개인적으로도 가족에게도 어떤 사건이 터져서 유학이 무산되고 엄청 열심히 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그 이후로 난 꼭 해외에 나갈거야. 해외에서 살거야. 이런 마음을 품은 채 아등바등 일했던 것같아요.. 코로나 시기의 한국도 넘 힘들었는데, 외국은 훨씬 더 심했을 것 같고요. 몸도 맘도 힘든.. ㅠㅠ 그렇게 돌아왔으니 여러 기회로 외국에 나가실 때 오히려 더 편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
저도 두 번 외국 생활을 경험했는데, 욕이 나와도 한국이 좋은 사람인 걸 깨달았습니다. 외국에 사니 뿌리없는 나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혼자 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외로움을 너무 타고 친구랑 같이 살아도 전혀 즐겁지가 않았어요. 심지어 외국에서 친구들도 꽤 많이 사귀고 여행도 많이 다녔고, 다른 친구들이 하지 못할 현지 경험도 많이 했는데 말이죠. 한국에선 친구가 별로 없어도 좋고, 집에 며칠을 혼자 보내도 그냥 편하고 좋아요. 한국 만쉐!! (애국자 아님)
역시 수지 님 저랑 뭔가 진짜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당 ㅋㅋㅋㅋㅋ 외국에서 친구들 많이 사귀고 여행 많이 다니고 진짜 진귀한 경험도 많이 한 것도 같은데 한국에서 친구 없이 집순이로 지내는 것도 되게 좋은 이 경험 소중하네요! 저 또한 애국자는 아니지만 한국 최고랍니다 ㅋㅋㅋ 그리고 갑자기 떠올랐는데 외국에서 저의 가장 특별한 경험은 달라이 라마 존자님 실물 영접했던 거였어요! 일부러 계획하고 떠난 여행은 아니었고, 인도에 요가 수련하러 갔다가 그 시기에 달라이 라마 존자께서 근처 티베탄 마을에서 법회를 연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외국인 친구들하고 봉고차 빌려서 법회 들으러 갔던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이벤트였답니다. 수지 님의 현지 경험은 무엇이었을지 문득 궁금하네요~^^
와! 달라이 라마 존자님이라뇨! 제가 브래드 피트라도 만나야 비교 가능할 만한 특특특별한 체험이신데요! 부럽습니다. ㅜ.ㅜ 제가 경험한 외국은 둘다 강산이 두세 번 바뀌었을 적 이야기라 좀 올드하긴 한데요. 25년 전, 일본에 있을 때는 밴드하던 친구들 덕분에 일본 클럽을 거의 매주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일본엔 외국인들이 지금 한국만큼 많을 때라, 클럽에 외국인들은 많았지만 한국 분들은 거의 없었어요. 클럽 자체가 좀 폐쇄적이고 입장료를 낼 때도 어느 밴드에게 입장료를 내는지 정해야 하는 좀 어려운 문화라 클럽 들어가는 것에 심리적 장벽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지금 생각하니 엄마아빠한테 죄송하네요. ㅎㅎ 그래도 그때 일본어 배운 걸로 지금도 먹고 살고 있으니 돈낭비는 안 한 걸로~ 아참, 그때도 섬머소닉페스티벌이 있었는데 딱 제가 간 해에 서태지가 나온대서 한국 여학생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아 부끄러움이 제 몫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 그 후... 15년 전에 필리핀 관광청에서 일했는데,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세미나를 해야 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영어를 더 못했는데, 젊어서 그렇게 뻔뻔하게 잘 돌아다녔던 거 같아요. 공공기관인 관광청이 가난했기에 코워커랑 같이 방을 썼는데, 영어를 겁나 잘하는 그녀가 저 잘 때까지 계속 말을 걸어 너무 괴로웠던 기억만 나네요. 2년이란 기간 동안 20개 지역은 돌아다녔던 거 같아요. 근데 기억이 잘 안 납니다 ^^;;
오랫동안 외국생활을 꿈꿨었고, 한국에서 지내는 게 너무 치열하고 버거울 때가 있지만, 이제는 저도 제가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내게 익숙한 문화에 속해있다는 느낌이 주는 안정감이 저한테 중요하다는 걸 요즘 여행갈 때마다 새삼 깨닫습니다. 저도 20대로 돌아간다면 AI 관련 주를 잔뜩ㅎㅎㅎ
저희 남편도 어떤 책을 읽더니 중국 관련 주를 사야 한다고 하더니...며칠 지나서는 중국에 무슨 회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저흰 그냥 오늘만 열심히 살기로 했어요~ㅎㅎ
기억하기에 이모는 자유분방한 사람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늘 공평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내가 아직 사리분별을 못할 만큼 어렸는데도 항상 내 의견을 먼저 물어봤고 내가 간혹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할 때도 그저 조용히 들어 주었다. 이모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늘 신신당부하길 말은 자유롭게 하되 자기가 한 말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나는 말에 일일이 책임지는 게 힘들어 그냥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7, 김범정 지음
이모부는 과묵한 사람이었다. 비록 나와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지만 이모와 같이 휴게소를 운영하고 동시에 서핑보드 숍까지 운영하느라 늘 바쁜와중에도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불안정한 나이의 아이에게는 그저 옆에 있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나는 오랫동안 부모님과 떨어져 있었음에도 외롭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7-8, 김범정 지음
아무리 따져 봐도 내가 작년에 응원하던 팀이 올해와 같은 팀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름이 같다는 것 외에는. 고정된 건 이름이 전부인 것이다. 어쩐지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았다. 이름이 가리키는 대상은 계속 변하는데 붙인 이름만 그대로인 상황. 어쩌면 이 사람들은 야구팀이 아닌 야구팀의 이름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45, 김범정 지음
저도 이책을 읽어볼예정입니다. 간단한 리뷰 내용이 재미있어 보여서요. 중간에 참여라서 참여하기 이런 버튼은 안보이고 그냥 바로 글을 적습니다
도입부분이 정말 좋아요. 강영숙 소설가님이 <버드캐칭>은 아일래드 작가 존 밴빌의 장편소설 <바다>를 떠올리게 할 만큼 유려하고 치밀하다, 라고 했어요. 아마 반하실 겁니다~
안녕하세요 말씀대로 도입부부터 흡입력 있게 글이 재미있어요.
andrew님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느 순간엔 그런 생각도 들더라. 진짜 원하는 게 생길까 봐 두렵다는 생각.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94쪽, 김범정 지음
이 소설을 쓰던 땐 전혀 그러지 않았는데, 어째선지 요즘 이런 생각에 두려워지곤 합니다.
그리고 왜 내가 무너져 가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나는 이제부터 완성되어 가고 있는 거였다. 오히려 희망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거였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0쪽, 김범정 지음
내 생각엔 세상과 관련 없이 그게 모두 관계의 진짜 모습이었다. 서로의 입장이 조금만 틀어져도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린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4쪽, 김범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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