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진심으로 누워서 자기->책읽기->또자기만 하고 싶습니다. 가끔 넷플릭스도 보고? ㅎㅎ
도형이 오래 만나지 못한 이모를 만나러 간 것처럼, 저도 오래 보지 못한 지인들을 만나러 3주를 쓸 것 같아요. 3주라니... 상상만으로도 좋네요~
3일도 아니고 3주라니!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요. 잠도 실컷 자고 책도 실컷 보고 산책도 실컷 하고 싶네요~~~~~~~~~
복이 많아 지금까지 두번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저번에 말했던 것처럼 대학 졸업 후 한국을 떠난 친구들을 보고 왔었습니다. 또 한번은 소설 속 도형처럼, 저도 지금의 회사에 입사가 확정되고 2주였나 3주정도 시간이 주어졌었습니다. 제주도로 가서 렌트카 하나를 빌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섬을 한바퀴 돌았었네요. 윗세오름도 오르고, 김녕 바닷가도 보고, 서귀포시 끝자락의 이름이 기억 안 나는 북카페에서 책도 읽었습니다. 다시 3주가 주어지면, 다시 제주도로 가서 낚시와 서핑을 실컷 하고 싶기도 하고.. 이번에야 말로 미국 횡단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일본에 슬램덩크 성지순례를 떠나보고 싶기도 합니다. 상상만해도 행복한 고민.
이게 여행이란 거구나 싶었다. 여행을 다니지 않은 건 아니었다. 스무 살이 된 이후로 늘 여행을 했다. 해외여행을 간 적은 없었지만 국내는 꽤 많이 돌아다녔다. 늘 주변 사람들 때문이었다. 특히나 세현이가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을 자주 갈 수밖에 없었다. 준영이 또한 여행을 좋아해서 스무 살 시절 그 짧은 시간 동안 함께 많은 곳을 가 보았다. 또 조류관찰동아리에서 조류 관찰을 위해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다녔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30쪽, 김범정 지음
어떤 여행이든 항상 돌아오고 나서야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그게 즐겁다는 생각을 해 보지 못했다. 또 '여행을 하고 있구나.' 하는 실감을 느끼지도 못했다. 늘 여행을 하고 나서야 '내가 여행을 했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여행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항상 정신이 없었다. 일상의 법칙이 무너져 버리는 게 싫었다. 그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에게 여행은 여행지에서의 시간이 아닌 다녀온 뒤의 시간을 위한 거였다. 그래서 늘 선뜻 떠날 용기가 생기지 않았던 거였다. 그렇지만 강 위에 떠 있는 지금은 온전하게 지금이었다. 즐겁고 말고를 초월한 느낌이었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이런 생각만 들었다. 마음이 좀 편해졌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31쪽, 김범정 지음
3주의 여유시간이 주어진다면 간단히 제주도 한달살이하면서 쉼을 찾겠습니다
아버지는 무표정하게 창밖을 보셨다. 가만히 흐리멍덩한 하늘을 바라보는 아버지를 보며 문득 다 털어놓고 싶었다. 사실 100퍼센트 확신은 없다고, 사실 이젠 되든 말든 별로 관심도 없다고. 어제 여자친구가 떠나 버렸고 나를 다 부숴 놓았다고.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7p, 김범정 지음
세현이의 편지가 다 투정처럼 느껴졌다. 세현이는 그저 막연히 두려울 뿐이었다. 그리고 왜 내가 무너져 가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나는 이제부터 완성되어 가고 있는 거였다. 오히려 희망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거였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_p.100_, 김범정 지음
친구가 저한테 저를 걱정하면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너는 잘 못 느낄 수도 있는데, 조금 더 넓게 주위에서 너를 바라볼 때 네 상태를 조금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어..' 위의 부분을 읽으면서 이 생각이 났습니다..
"중공업? 멋진데? 어릴 때부터 똑똑하더니만 역시. 일은 재밌어?" "재밌지는 않아요." "에에? 그럼 안 되지! 재밌는 일을 해야지!" "여전하시네요." "도형아, 재밌게 살아야 돼. 안 그럼 아무 의미 없어." 이모의 표정은 진지했다.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_p.125_, 김범정 지음
"도형아,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만 할 때가 있어. 친한 친구든, 가족이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그 사람들보다 중요한 게 어딨어요?" "네 인생." "그 사람들이 곧 내 인생이에요." "맞아. 그렇지만 아주 맞는 얘기도 아니야.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는 상관없이 나 자신에게만 중요한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주변 사람들을 떠나거나 떠나 보내야 할 만큼 아주 중요한 일." "그렇게까지 중요한 일이 생겼다는 걸 어떻게 알죠?" "분명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네 삶의 모든 게 제자리를 갖추고 있지만, 네 삶이 망가지고 있다고 느껴지기 시작하면 네 인생에 중요한 일이 생긴 거야."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_p.135_, 김범정 지음
"응, 네가 준영이라는 친구를 너무 쉽게 포기했다고 생각해. 너한테 중요한 친구였다면서." "하지만, 세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도형이는 늘 태도가 불분명해. 마치 원하는 게 뭔지 스스로 아는 걸 두려워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잖아." 나는 잠자코 있었다. "이모는 멋지게 자란 네가 너무 자랑스럽지만, 무엇보다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그러려면 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끝까지 잡아 보려고 최선을 다해 봐야 해. 이모 생각은 그래." 이모가 남은 진토닉을 비우며 말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_p.142-143_, 김범정 지음
3주의 시간이라니 상상만 해도 멋지네요. 결혼 후에는 아이를 생각하지 않고 저만의 위해 보내는 3주는 상상 해 본적도 없거든요. 저는 일단 무조건 떠날 거에요. 지금 가장 해 보고 싶은 건 속초 부터 시박해서 3번 국도를 혼자 운전하면서 부산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남해를 돌고 서해까지 한바퀴 천천히 돌면서 가다가 만난 카페도 가고 밥도 먹고 산책도 하는 건데, 물론 제주도 3주 돌면서 올레길 완주하는 것도 있고요. 이렇게 보내면 조금 다른 제가 되어서 돌아올까요.
공통의 취미를 가진 친구를 만나 함께 취미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너무나도 부러운 일이네요. 살다보면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순수한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잖아요. "아무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실없이 나누면서" 공을 주고받던 그 시간이 도형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였다는 말에 저도 어떤 느낌인지 저에게도 그런 추억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지금은 꺠진 우정이라 해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는 것 자체도 소중하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두 가지 소식 전해드립니다 :) 1. 독자 설문조사(~1.15) 더 나은 북클럽 운영을 위해 독자분들의 진솔한 의견을 듣고자합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교보문고 기프티콘을 보내드려요 :) ▶ 설문조사 링크 https://naver.me/5M573s4W 2. 문장수집(~1.15) 좋은건 함께 나눠야 더 좋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이끌렸던 문장들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문장을 고르게 된 이유도 간단하게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수집된 문장들은 재단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통해 함께 나눌 예정입니다
앞으로가 걱정이었다. 누나는 매형과 마카롱 가게로 어렵사리 먹고사느라 부모님 생활비 챙길 여건이 안 되었다. 내가 도와드려야 했다. 하루라도 빨리. 부모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다. 내가 얼마를 드리든 일을 계속하려 하실 거다. 물론 떼돈을 벌어다 드린다면 모를까. 그런데 나는 이제 슬슬 알아 가고 있다. 내겐 그럴 능력은 없다는 걸.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9p, 김범정 지음
저도 그럴 능력 없음을 예전에 깨달아서 손이나 벌리지 말자 하고 살고 있습니다. ㅜ.ㅜ 그나마 다행인 건 어머니 아버지가 아직 꽤 젊으시다는 거예요. 제가 50살이 다 됐는데 어머니가 올해 70세인 것도...이 나이가 되니 큰 행운처럼 느껴집니다.
분명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네 삶의 모든 게 제자리를 갖추고 있지만, 네 삶이 망가지고 있다고 느껴지기 시작하면 네 인생에 중요한 일이 생긴 거야.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35p, 김범정 지음
갈등은 항상 있을 수밖에 없어요. 저런 미친놈들이 존재하는 한! 목소리를 높여야 될 때는 당당하게 나서야죠. 저러다 사고 나면 여럿 다쳐요.
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95p, 김범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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