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논픽션 <두려움이란 말 따위>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동아시아)

D-29
미리암은 선을 넘는적이 종종 있긴했지만, 그래도 주경찰과 협조해가며 최대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들을 처벌받게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해요. (그 결과가 공권력의 보호를 받지못한 그녀의 죽음이었지만.. ㅜㅜ) 사적제재는 원칙적으로 옳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법을 무시해서 사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과, 실질적인 무정부상태에서 대안이 없이 사적제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밀려나는것은 구분해야할 필요는 있겠지요. 무엇보다 사적제재는 제도가 실패했다는 심각한 신호입니다. 안타깝네요.
넵. 그리고 사실 미리암은 추적을 통해 단서를 확보했을 뿐, 체포 작전 등은 공권력과 공조했다는 점에서 온전히 사적 제재를 감행했다고 보기도 힘들지요. 국내에서 온라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직접 가해자들을 추적하고, 이를 공론화하고, 수사 기관의 수사로 이어졌던 사례도 떠오릅니다.
저도 7장을 읽으며 희생자 가족이 이렇게 까지 나의 삶과 생계를 팽개치고 범인을 추적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해병대의 폭력이 마약 카르텔 조직과 무엇이 다른 지도 모르겠고 어떤 명분이 있는지 저렇게 무턱대고 다 죽이면 과연 범죄조직이 소탕은 될런지 라는 생각을 해 봤어요. 모든 희생자들 가족이 이렇게 직접 움직여서 용의자를 찾고 경찰에게 친절하게 알려줘야 한다면 그럴 능력이나 형편이 안 되는 가족들은 얼마나 무기력할지 마음이 아프네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끔찍한 내용을 함께 읽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모임 분들 책은 적당히 읽으면서^^ 평안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랍니다.
한편으로는 그 시절 멕시코에서 태어나지 않고 한국에서 태어난 것을 감사하며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오늘 6장까지 읽으며 거의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치안을 보며 많이 속상했거든요. 심지어 군인 출신들이 카르텔 조직원으로 합류하면서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심지어 민간인들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가고 있는데 지금은 나아진 건지 모르겠네요. 멕시코에서 범죄자들이 쓴다는 말 '은이냐 납이냐' 뇌물을 받을 것인지 총알 세례를 받을 것인지 선택하라는 협박에 그 누가 버틸 수 있을까요.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아니 떈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심정으로 피해자를 탓하는 듯한 심리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고 죽는 이웃들을 외면하고 정당화하는 논리였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자꾸 빗나가는 캐런을 보면 사실 이 정도면 무슨 일이 생겨도 할 말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어요.
완전히 다른 사례이지만, 공포 앞에서 사람들이 피해자를 나와 다른 존재로 구분 지으려 했다는 점은,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이제 막 유행하던 초기에 이른바 '확진자'들의 동선을 세세히 공개하며 낙인찍으려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 걸프카르텔의 성장(후안 N. 게라, 후안 가르시아 아브레고, 오시엘 카르데나스) - 멕시코 제도혁명당(1929~2000년까지 장기집권)의 부정부패 - 1960~70 간 사라진 사람 약 12,000명(los desaparecidos) • 1998년 카르데나스가 준군사조직인 세타스 창설(범죄조직의 군사화) - 2000년 제도혁명당 실각이후 정부는 조직범죄에 대한 통제력 상실, 그 공백을 마약 카르텔이 채움 - 2006년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마약과의 전쟁 선포, 군 주둔과 함께 끝없는 전쟁 • 2007년 카르데나스의 미국 인도를 기점으로 걸프 카르텔과 세타스 동맹 결렬, 폭력 • 2010년 세타스의 산페르난도 장악 - 2010.8월 밀입국자 72명 학살사건 - 2011 수백명 납치, 집단 암매장 https://naver.me/GNy7ZXS8 세타스 정말 한 시대를 뒤흔든 무서운 단체였네요. 이런 단체에 정면으로 맞선 미리암은 정말 대단한 여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장부터 7장까지 읽었습니다.) 시민들의 민주화를 향한 열망으로 일어난 혁명의 기운을 범죄 카르텔이 비집고 들어가 잠식한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제도혁명당의 70년 독재가 재집권 실패로 무너지고, 민주주의를 쟁취하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힘을 잃고, 정부가 제 기능을 못하던 혼란스러운 시기에 그 틈을 차지한 범죄카르텔에 의해 멕시코는 민주적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지 못했더군요. 우리나라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시기가 떠올랐습니다. 읽다보면, 미리암이 자궁암 수술하는 과정에서 보험이슈가 자세히 서술되는데, 이런 내용이 뒷부분에 어떤 ‘의미’와 연결이 될지 아니면 인물의 사생활 언급 차원에서 설명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군사정권이 아닌 범죄카르텔이 통행금지령까지 내리고, 이들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맞대응과 세타스의 항전, 세타스와 적대적인 걸프 카르텔의 싸움. 이 모든 갈등상황이 극단적인 폭력으로 치달아, 시민들이 말그대로 ‘죽어나가는’상황이 2000년대 초반에 벌어진 것이 놀라웠어요. 멕시코에서도 시민들이 독재에 항거하고 부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거센 항거가 일어났던 역사적 경험이 있는데요. 현대에 이르러 범죄집단에 의해 시민들의 삶이 저렇게 무너져버렸다니, 정말 멕시코에서는 정부의 시스템 안에서 범죄카르텔의 폭주를 멈출 역량이 전무했던 것일까요. 멀리 사는 사람은 그런 땅에서 어찌 살 수 있을까, 당장 그곳에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우리가 그렇듯이, 멕시코의 평범하게 살아가는 시민들 역시 자기가 나고 자란 땅을 싹 거둬서 새 터전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웠을 겁니다. 미리암은 처음에는 (무자비한) 해병대에 자기가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납치범죄 가담자 정보를 전달했지만, 점점 아무리 무능하더라도 범죄의 죄값을 치르기 위해 정부의’공권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경찰을 찾아갑니다. 법적 단죄를 해야만 살해된 카렌이 그렇게 된 이유 그리고 납치범죄의 실체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이겠죠. 카렌의 취약한 정서에 대한 설명이라든가, 세타스에 들어간 여자단원의 역시 취약한 가정환경과 정서적 문제 등을 좀 세세히 알려주는데… (굳이?) 작가 역시 취재와 조사로 얻은 정보를 재가공하면서,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끝까지 읽어가다보면 알수 있을지도 모르죠. 세타스가 무능한 정부를 매수했기에 이런 폭력의 권위를 계속 누릴 수 있었을 겁니다. 두 명 정도 세타스의 우두머리가 체포되던데, 그게 멕시코 정부의 공권력에 의해 단행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그들을 주목해서 가능했던 결과라는게, 멕시코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요약같습니다. 정치적 지향이 없이 오직 집권해서 이득을 취하는 것에 빠진 정부의 장기집권이 얼마나 위험한지, 멕시코의 정치적 상황을 보면서 다시 깨닫습니다. 현재 멕시코 정부는 어떠한지, 미리암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도 좀 찾아보고 싶어졌네요.
저도 저자가 카렌이나 다른 피해자의 행적을 묘사하며 위험을 자초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 불만스러웠습니다. 앞에서 Alice2023 님이 언급하신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나랴' 하는 태도와 무엇이 다른가 싶기도 했고요. 비판할 만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깔끔하게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멕시코의 당시 상황을 사실 그대로 그렸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타 제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다음 쇄에 반영하겠습니다!
@동아시아 오타를 발견했는데, 다음 쇄의 인쇄 때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해서 말씀 드려요. 98쪽에 두 번째 문단 4째줄에서 '합당을 대우를' --합당한 대우를
산 페르난도에서 슬픔은 철저히 사적인 문제였다. 사람들은 장례식때를 제외하면 슬픔에 잠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통을 약점삼아 이용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리암의 부츠 가게는 예외적인 공간이었다. 그곳에서만큼은 실종자 가족들이 슬픔을 약점으로 느끼지 않고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두려움이란 말 따위 -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p. 262,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부터 다음 주 수요일(1/7)까지 책을 완독합니다. 남은 내용에서는 미리암의 추적기가 멕시코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감사의 말'에서 저자는,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또 다른 카르텔이 산페르난도에 집결한 상황이라며 "폭력의 회전목마가 영영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상황이다"라고 말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도 만들지 못한 것만 같은 미리암의 추적기가 멕시코 사회에, 그리고 독자인 우리에게 남긴 의미는 무엇일까요? 인상적인 내용,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모든 행동이 폭력을 과시하고 있었고, 모든 비극이 그다음 비극을 예고하고 있었다.
두려움이란 말 따위 -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345쪽,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일정이 당겨졌네요. 저는 이제 8장을 읽기 시작합니다. 먼저 눈에 띈 문장이 있어서 얼른 여기 남기고 가려고 들어왔어요. (계속 참여하다보니 뭔가...음... 여기가.. 후기에 계속)
제가 일정을 착각했나봅니다. 다음 주 수요일까지 완독/감상을 다 끝내라는 뜻인 줄 알고. 수요일까지 완독만 하는 것이었네요😂
공공연히 자행된 폭력은 이와 관련된 사람들(가해자, 피해자, 증인)의 인간성만 앗아 간 것이 아니었다. 인간이 얼마나 잔혹하고 비열해질 수 있는지 그 밑바닥을 대중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두려움이란 말 따위 -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210쪽,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세타스 조직을 잡기 위해 투입된 군인들이 자행하는 횡포를 보며 선과 악의 구분이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길이 날뛰는 범죄 집단을 다스릴 냉철하고 이성적인 공권력이란 아마 당시에는 지나친 상상이었을까요. "찍소리도 내지 못할 만큼 두드려 팬다는 의미"의 "파르티르 라 마드르"(145쪽)라는 말 자체도 매우 공포스럽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경찰과 공조해 표적을 찾아가는 미리암은 개인적으로도 복잡한 심경에 빠져드는데요. 이 책이 미리암 본인의 서술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 재서술된 만큼 저 또한 지나치게 사적인 정보나 미리엄의 심경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마다 약간 혼란스러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떤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군에 의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한국 독자에게 유독 공포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리암에 관한 정보를 지나치리 만큼 자세히 이야기하는 점이 걸리기도 하지만, 남겨주신 176쪽 문장은 확실히 감동적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의 한 장면도 생각나고요.
"인간은 두 가지 진실한 감정을 동시에 품을 수 있다. 살인자에 대한 증오심, 그리고 겁먹은 소년에 대한 동정심."(176쪽)
놈들이 저지른 그토록 정성스럽고 악랄한 모욕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루이스 헥토르의 어머니 미리암은 어머니의 날에 살해되었다. 그리고 그 어머니의 노력 끝에 국유화되었던 학살 현장은 그녀를 살해한 바로 그놈들에 의해 다시 개발되고 있었다. 모든 행동이 폭력을 과시하고 있었고, 모든 비극이 그다음 비극을 예고하고 있었다.
두려움이란 말 따위 -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p. 344,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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