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책 5문5답] 52. 김훈<현의 노래>

D-29
안녕하세요! 저는 의정부에 살고 있는 40대 여성입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인생책은 김훈 선생님의 <현의 노래>입니다. <칼의 노래>는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그에 비해 <현의 노래>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현의 노래>는 가야가 신라에게 정복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순장 예정인 시녀 아라, 무기를 만들어 아군과 적군에게 공급하는 대장장이 야로, 한반도를 불국토를 만들겠다는 왕을 대신해 전쟁을 수행하는 장군 이사부, 그리고 권력자 앞에서 춤과 노래를 베풀어야 하는 악사 우륵을 통해 권력과 국가의 잔혹함과 허망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세상을 가지런히 하여 권력에 복종시키는 쇠붙이(병장기)와 달리 우륵의 현, 가야의 금은 지역별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현의 노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게 됩니다.
Q2 이 책이 인생책인 이유에 관해 조금 더 듣고 싶어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20대였습니다. 그때는 무엇 때문에 이 책이 좋다고 설명할 수는 없었어요. 그냥 막연히 가슴 깊이 묵직한 느낌이 남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은 정도였죠. 그 후 다양한 책을 읽어가면서 비슷한 느낌이 남는 책들이 있었는데, 후에 돌이켜보니 이 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국가와 권력은 폭력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묵묵히 자기의 삶을 살아가고, 그 삶들이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처절하게... 30대가 되어서, 또 40대가 되어서 <현의 노래>를 가끔 읽어봅니다.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새롭게 느끼기도 하고, 대충 넘어갔던 구절이 다시 마음에 꽂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친 권력자, 폭력적인 국가와 상관없이 오늘 하루도 힘을 내어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달아났던 순장 시녀 아라를 만나 "아라야, 장하구나... 아라야, 어여쁘다." 말해주는 악사 어른 우륵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요.
Q3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되신 거예요?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와 사연이 궁금합니다.
20대 때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기 전 건강 문제로 집에서만 지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게 그것 뿐이라서 매일 책을 읽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가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는 게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습니다. <현의 노래>를 만나게 된 건 100% 우연이었지요.
Q4 이 책을 다른 사람이 읽는다면, 어떤 분들께 추천하시겠어요?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모든 분께 권하고 싶어요. 제 인생책이다보니 특정 대상을 선정하여 추천드리기는 어렵네요.
Q5 마지막으로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을 공유해 주세요.
"그들은 어느 나라의 백성도 아니었고, 다만 태어난 땅을 갈고 있었다." "이사부는 화들짝 놀랐다. 군왕의 크고 또 헛된 야망에 이사부는 절벽을 느꼈다. '이것이 왕이로구나...'" "아라야, 장하구나... 아라야, 어여쁘다." ""투항한 자들이 일만오천이니 어찌하리까?" "병장기와 함께 묻으라. 죽은 적군과 아군도 함께 거두어 묻으라. 역질이 돌까 두렵다." ...... 일만이천삼백오십의 도끼가 일만이천삼백오십의 정수리를 찍었다. 도끼날에서 햇빛이 일제히 번쩍이는 짧은 순간이 지났다. 울음소리가 멎고, 들판은 다시 고요했다."
[인생책 5문5답] 인터뷰에 함께 해 주셔서 진솔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자신의 인생책을 소개해 주실 분들은 아래 주소에 입장하여 참여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pecial/5qna 전 국민이 자신의 인생책 한 권씩 소개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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