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증

D-29
이 작가는 여자들의 이를 대개 누렇게 표현한다.
넘어/너머 이거 정리해 보자. 넘어 동사 동작 너머 명사 위치 선배, 오늘 선 넘어도 돼요?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늘이다/늘리다 이거 표로 정리해 보자. 늘이다 길이 더운 날씨가 철로를 엿가락처럼 늘여 놓았다. 늘리다 넓이, 부피, 분량, 무게 그녀는 공부 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치마가 짧아서 길이를 늘여야겠어. 아이는 새총에 달린 노란 고무줄을 길게 늘였다가 놓았다. 그 배역을 맡기 위해 체중을 30kg이나 늘렸다. 우리 회사는 올해 수입을 줄이고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당기다/땡기다 ‘땡기다’가 아닌 ‘당기다’만 표준어다. “오늘, 비도 오고 하니 김치전에 막걸리가 당기네.”라고 표현해야 한다. 또 헷갈리는 것으로 ‘체력이 딸리다’가 아니라 ‘체력이 달리다’가 맞다. 참고로 ‘땅기다’가 있는데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라는 뜻이다. 연애할 때 밀고당기기가 너무 힘들어. 나는 힘이 달려서 더 이상은 못 가겠어. 날씨가 건조한지 얼굴이 땅기네.
노작가 젊은 애들이 하는 말은 안 맞는 경우가 많고 노작가(老作家)가 하는 말은 삶의 진리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들은 겸손하다. 삶과 인생을 알기 때문이다. 안 겸손하면 글로 뭔가 아직은 깨닫지 못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 작가의 글에 나오는 여자들은 대개는 엄마를 경멸한다.
세상은 속담에서 하는 말이 대개는 들어맞는다. 그렇게 세상은 세속적인 것이고 한없이 천박한 것이다.
여행 여행에 대해 정의를 내리면 그게 지금의 내 생각일 것이다. 내가 더 많이 알면 또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지금 여행(旅行)이라는 정의를 내리는 것은 나는 지금 그만큼만 알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이게 내 한계이고,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나중에 더 알면 또 다른 여행에 대한 정의(定義)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만큼만 보이고 표현할 수 있다. 지금은 이것만 알아 이것만 말할 수밖에 없다. 우선, 나는 여행은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자신의 터전을 떠나는 것으로 정의하고 싶다. 돌아올 곳 없이 떠나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이주(移住)라고 생각한다. 귀환, 귀향이 없는 것이다. 자기 터전이 그리우면-그곳이 애착이 가면-더 멀리 떠날 수 있다.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할 때 베이스캠프가 든든하면 더 높이 오를 수 있는 것하고 같다 할 수 있다. 아이는 엄마가 지켜보고 있으면 더 멀리 오늘은 미지의 곳으로 기어갈 수 있다. 돌아보아 엄마가 여전히 지켜보고 있으면 안심하고 더 멀리 간다. 엄마가 안 보이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울기만 하고 더는 전진하지 못한다. 실제 돌아갈 수는 없어도 “언젠가는 가야지” 하는 것이다. 이민(移民)을 갔어도 늘 고향이 그리운 것이다. 향수병에 걸려 노스탤지어(Nostalgia)를 놓지 못한다. 고복수의 <타향살이>를 들으며 타향에서의 설움과 시름을 달랜다. 여행은 미지(未知)를 개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에 갔더니 좋아서 다시 한번 방문하는 곳이라도 이번엔 전엔 안 간, 다른 곳을 돌아보고 싶어 한다. 그곳은 안 간 곳이라 호기심이 발동한다. 여행은 자신이 모르는 곳이 궁금해 방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보는 곳은 지루하고 단조롭고 재미가 없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삶이다. 그러나 미지의 곳은 기꺼이 나를 유혹한다. 이건 인생과 같다고 생각한다. 내 미래가 궁금해 지금을 사는 것하고 같다고 본다. 뭔가 설레고 긴장되고 가슴 뛰는 곳이기에 위험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가는 것이다. 가슴이 뛰어 몸소 겪어보고 싶다. 인생길도 안 살아본 미래가 알 수 없어 나를 두근거리게 해 살아가는 것과 여행은, 그런 점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사는 것 자체가 여행이랄 수 있다. 인생 여정(旅程)이다. 내 삶은 나라는 존재가 지구에 잠시 여행 온 것일 수도 있다. 그걸 마치면 우주의 내 본래 심연(深淵)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동시에 어떤 목적을 항상 갖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듯이 발길 닿는 데로 그냥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내 이성보단 몸이 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역마살(驛馬煞)이 끼어 떠돌기도 하는 것이다. 정주(定住)는 내 체질에 안 맞는다. 아니, 자신이 그런 걸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안주하면 나는 시름시름 앓기만 한다. 어떤 이성적 판단보단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처럼 그저 앞으로, 발길이 향하는 곳으로 내몸을 맡겨 그저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러면서 삶의 아이러니(Irony)와 체념과 팔자, 내 운명을 어느 정도 감지하고 그것에 기대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인생의 굴곡을 겪으며 여행에서 삶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아, 나그네가 여행으로 그걸 깨달으면 좋으련만.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逸脫)을 꿈꾸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 온전히 나와 마주하기 위해 갈 수도 있다. 지금의 어지러움을 외면하고 그냥 혼자 덩그러니 이 세계에 나를 단독으로 놓아보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이 세계와 이 우주와 상대한다. 세상엔 나와 우주밖에 없다. 나는 세상과 동격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안 그러면 왜 사는지 모르는 것이다. 현실과 주변에 휩쓸려 나는 내가 아니라 그냥 사는 세상의 일원으로 굴러가는 것 같다. 나는 어디에도 없다. 그럼, 너무 덧없고 허무하다. 그냥 인간 사회를 굴리는 톱니바퀴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그 누구와도 언제든 대체가 가능하다. 나라는 존재가 희미하다. 그래 나를 온전히 찾기 위해 여행을 간다고 생각한다. 나와 지금 엮인 것에서 해방되어 오로지 나만 있는 그런 곳으로 도망치고 싶은 것이다. 나와 관계된 모든 걸 털어버리고. 그리고 실제 세상의 구석, 오지(奧地)로 떠나면 나를 아는 이 없고 연결이 단절되어 관계되는 것 전혀 없는 오로지 나와만 마주한다. 이렇게 온전히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단독자인 실존(實存)으로, 자아를 찾기 위해 여행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찾고 나를 알기 위해, 외부로의 탈출이 여행의 한 정의라고 본다. 여행 ● 지금 기반이 튼튼해야 더 멀리 떠날 수 있다. 외지를 떠돌면서도 나는 본래 터전으로 갈 생각을 놓지 않는다. ● 미지의 호기심 때문에 떠난다고 본다. 그런 와중에 돌아가는 세상에서의 내 운명을 감지할 수도 있다. ● 나를 지금 얽매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 오로지 홀로인 나를 마주하기 위해, 그래 나를 찾아 알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본다.
같이 하다/같이하다 이들 띄어쓰기에 따른 뜻의 차이를 알아보자. 같이 하다. 숙제를 같이 하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숙제를 하지만 자기 것은 따로따로. 같이하다. 숙제를 같이하다. 숙제를 협력해서 함께하다. 같이하다. 생사고락을 같이하다. 견해를 같이하다. 목적어를 공유하다. 어제 국헌이와 운동을 같이 했는데, 나는 공을 찼고 국헌이는 운동장을 돌았어. 오늘 은숙 씨랑 점심을 같이하기로 했는데 너도 동석할래? 파업이 끝날 때까지 나는 조합원들과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
한 문장을 쓰면 거기서 뛰어쓰기를 안 틀리는 게 더 이상하다. 그런 것 의식 말고 그냥 글을 써야 한다.
작가들은 남과 같이 사는 틀에 박힌 삶을 아주 싫어한다. 거기에 갇히는 것을 무슨 지옥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무모해도 하는 사람을 대갠 응원한다.
관심이나 사랑이 없으면 질투도 일지 않는다. 질투가 이는 건 그를 사랑한다는 말이다.
이 책에 오탈자가 많고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린 게 많다.
드라마 초기엔 맑은 영혼의 여자를 죽이기도 하지만 중간쯤 가면 안 죽이고 그들을 드라마 전반에서 잘 대한다.
바라/바래 ‘꼭 성공하길 바래.’는 틀린 말이다. ‘꼭 성공하길 바라.’가 맞는 말이다. 옷이 누렇게 바랬다, 역까지 바래다주었다. 라는 말이 엄연히 있기 때문에 바래는 틀린 말이다. 여러분이 맞춤법 틀리지 않길 바라요. 너의 모든 바람들이 이뤄지길 소망해. 사진틀에는 빛이 바랜 낡은 사진들이 끼워져 있었다. 지수는 늦은 밤이면 항상 집 앞까지 자신을 바래다주던 그 남자를 잊을 수가 없었다.
내 생각과 글의 종착역은? 기차는 종착역이 있다. 나도 과연 종착역이 있을까? 내 생각과 그걸 담은 글에서. 아마 없을 것 같다. 글을 읽고 쓰면서 그냥 그 상태대로 삶이 스러질 것만 같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늘 다루는 게 있다. 아마 세 가지 정도일 것이다. 나는 글의 소재를 찾고 주제를 다루기 위해 나와 좀 떨어져서 사는 사람들에게 그걸 물으러 다니고 그것에 대해 올해는 써왔다. 그래 주제가 한 방향을 향해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는 다루는 게 정해져 있고 아마도 이 화두(話頭)들을 염두에 두면서 내 생각과 글도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만 같다. 남에게 쓸 주제를 물어 쓰는데도, 별로 그 주제와는 상관없는 것 같아도 나는 결국 이걸 향해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늘 들었다. 물론 그게 내 머리를 항상 지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역시 내 평생 화두인 자기가 가진 것을 이 세상에서 실현하는 문제다. 나는 나름 이게 살며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아마 타고난 내 기질이 그래서 그런 면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주어진 것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자기가 태어난 몫을 어느 정도 하면서 자신도 그 속에서 즐겁다고 나는 보는 것이다. 실은 또 자기에게 아닌 것을 하며 살만큼 인생은 그렇게 길지도 않다고 본 것이다. 황석영 작가도 어느 인터넷 방송에 나와서 자신이 자기 삶에서 문학을 하지 않았다면 그저 시정장배(市井雜輩)에 지나지 않았을 거라는 말을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현실과 이상(理想)을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가 하는, 내 내면의 화두를 항상 올해뿐 아니라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생각을 놓지 않고 그걸 글로 계속 옮길 것 같다. 인간이 현실을 살면서 이상만 보면, 숲만 보는 것인데 그러면 현실이 궁핍해진다. 현실이 분명 나를 괴롭힐 것이다. 인간은 그 타고난 운명이 현실을 외면하면 잘살지 못한다. 인간의 굴레 같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너무 현실이라는 나무만 보면 왜 사는지 중간에 허무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런 것 또한 인간의 운명 같다. 인간은 삶을 살면서도 의미를 생각하면서 산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하고 돌아보게 되어 있다. 그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보고-이상과 현실이 조화를 이루면 서로 결국 돕게 된다고 보고-나는 예술적 기질을 배태(胚胎)하여 현실에 40을 주고, 이상에 60을 주는 것 같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고 제대로 사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나는 은연중에, 세상을 향해 이런 걸 외치는 것 같다. 사람들의 개성(個性)을 존중하라고. 획일화에 빠지면 독재자만 좋다. 그걸 부추기는 자는 독재자다.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살지 않고 자기 말을 고분고분 듣기만 하고 그저 추종만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타고난 다양성을 키우는 사회를 만들라는 것이고 그걸 정치하는 사람을 지지한다고 나는 선언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회가 다채로워지고 개인 각자가 이 험난한 세상에서 자기 개성을 맘껏 살리는 삶을 살아 행복할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결국 개인의 타고난 것을 개인이나 사회, 국가나 모두 존중하라는 말을 나는 지금 하고 있는 것 같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내 이 주장은 계속 살아 숨 쉴 것 같다. 나는 그게 인간 각자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건 또 결국 현실을 계속 살아가기 위한 것이고 이왕 사는 거 현실을 잘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내 생각은 늘 현실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이상에 60을 두면서도, 현실에 한 발을 디디고 서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나는 내 글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명료하게 하고(내가 나를 먼저 납득시키고) 남에게도 내 주장을 담은-별로 읽는 사람은 없겠지만-글을 표로 단순하게 만들어 읽는 사람에게 쉽게 와닿게 하려는 내부 강박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깔끔하고 단순한 걸 항상 겨냥한다. 그게 나와 타인에게 나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 생각과 글의 요지는? ● 타고난 자기를 현실에서 실현하자. ● 이상과 현실의 조화 있는 삶을 통해 둘 다 시너지를 내고, 아마 나는 그나마 작가를 추구해 40대 60으로 현실과 이상을 대하는 것 같다. ● 세상를 향해 외치는 건, 사회는 각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고 나는 그걸 지지하며, 그래야만 사회나 개인이 행복할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 생활이 계속되진 않는다 잠을 못 자 컨디션이 엉망일 때가 있다. 인간 생활이 그렇다. 그러나 그것만 계속되진 않는다. 잠을 푹 자 컨디션이 좋을 때도 있는 것이다. 인간 생활의 리듬이다. 그러나 나이 들면 이 시간이 점점 줄어들어 자연도 이젠 그만 죽으라고 압박을 가한다.
지금까진 처제와 형부가 진짜 마음적으로 사랑하는 것 같다.
나도 이대로 형부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리고 아침까지 머리를 쓰다듬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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