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증

D-29
잖/찮 여기서 앞에 ‘모음, ㄴ, ㄹ, ㅁ, ㅇ’ 오면 ‘찮’이고 그 외엔 ‘잖’이다. 그래서 ‘마땅찮게’가 맞고 ‘마뜩잖게’가 맞다.
쫓아가다/좇아가다 이 둘도 혼동하기 쉬운데, 이참에 확실히 구별해 두자. 좇아가다 공간적 이동이 없다. 눈길로 따라가다. 그는 꿋꿋하게 스승의 가르침을 좇아갔다. 쫓아가다 공간적 이동이 있다. 경찰이 범인을 쫓아갔다. 그녀와 인사를 하고 돌아섰지만 내 눈은 다시 그녀를 좇아갔다. 아낙은 사내를 애걸하듯 쫓아갔으나, 사내는 거칠게 뿌리쳤다. 부모님의 바람을 그대로 좇아가며 살지만 언젠가는 내 꿈을 이루고 싶다. 그는 멧돼지를 산속 깊숙한 데까지 쫓아가서 잡아왔다.
작가의 냄새 작가는 항상 쓸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작가 모드로 접어들면 바로 글을 쓸 수 있다. 일반인이 보면 역시 예사 글이 아니다. 그리고 그게 일상으로 튀어나와 마치 글 쓰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이것도 일반이 접하면 뭔가 새롭다.
그 누구든 즐기면서 오래한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 오래한 것도 결국 재미있고 즐거우니까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 즐기면서 하는 게 최고다.
일본인은 우롱차를 잘 마신다.
일본인은 욕실 여부를 엄청 따진다.
삶이 파란만장하면 그걸 소설로 써도 좋을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손녀가 죽고 조카가 죽었는데 그 아빠도 이모도 너무 일상적으로 행동한다.
일본은 가게든 집이든 우선 작고 좁다.
마미가 소설을 썼다. 그녀는 머리가 좋다.
비슷한 곳에서 노는 게 낫다. 안 되는 능력으로 억지로 들어갔다가 별로 안 좋은 꼴만 하고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재원이었어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역시 황석영처럼 작가는 인생의 묘미를 알아 노는 것도 좋아한다.
밖이 음란하고 지저분하게 보여도 난 여관에서 그야말로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다.
한국이 사라졌다 큰일이다. 기후 위기 때문에 겨울이 겨울 같지 않게 춥지도 않다. 가을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게 지나가고. 더 이상 한국이 한국이 아니다. 계절의 구별이 없다. 다 인간의 업보(業報)다. 인간이 책임져야 한다.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고 나이 든 인간들이 사라지면 그것도 사라질 것이다. 한국의 맛과 멋이 사라졌다.
그때그때 응어리를 풀자 법을 어기지 않는 인간은 없다. 법은 불완전하다. 횡단보도 위반 같은, 차라리 작은 법을 어기고 큰 죄를 예방하는 게 낫다. 작은 것을 고집스럽게 지키려다가 큰 죄를 저지르면 그게 뭔가? 뭔가 불만이 있으면 그때그때 작은 죄로 다스리고 응어리를 푸는 게 인간 세상에서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다. 자기만은 그렇지 않고-한 인간이라 절대 그게 가능하지도 않은데-올곧고 완벽에 가깝다며 뭔가 다 지키는 사람이라며 그 강박을 가지고 살면, 응어리가 뭉쳐 큰 죄를 지을 수 있다. 인간도 인간 세상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게 인간의 굴레다. 그렇게 되면 인간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자기 기질을 발휘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일단은 옛것을 무시하지 마라 먼저 기본을 하고 그 토대 위에 창작하는 것이다. 모든 창작물(創作物)은 기존 것의 응용에 지나지 않는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니 반드시 기존 것이 왜 그런지 파악하라. 우연히 그리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아오면서 거론한 것을 무시 말고 일단은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늙은이는 요즘 세상엔 아무 쓸모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들 세월의 지혜를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인간은 알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기 고유의 것을 만들려면 먼저 예전에 이룬 것을 반드시 참고하라. 안 그러면 큰코다치는 수가 있다.
이 작가는 더럽고 혐오스러운 것을 잘 다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는 접하기 싫은 것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안 봤다며 자기를 합리화한다. 거의 매일 엄연히 존재하지만 똥이 방송에 안 나오고 담배 피우는 것도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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