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9.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

D-29
아.. 지식 하나 배워 갑니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읽었던 <생명창조자의 율법>에서 배경이 타이탄 위성이었죠. 타이탄의 두꺼운 대기층, 태양으로부터의 먼 거리로 인해 그 곳에서 본 하늘은 대부분 어두침침하고 흐릿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메탄을 물처럼 마시던 타이탄인들이 잠깐 생각났습니다. 반면 레기스는 왠지 제 머리 속에서 맑은 하늘이 그려졌어요. 구름에 대한 묘사들이 중간 중간 적혀 있어서 그렇게 느꼈나 봐요. 붉은 모래나 분화구와 용암을 보면 전반적으로는 검붉은 행성이지만 바다에 대한 설명도 있다보니 해안가의 백사장도 생각나고요. 옛날 <듄>의 표지가 떠올랐습니다.
안 그래도 책을 읽으며 <생명창조자의 율법>이 생각났습니다. 유기물생명체가 아닌 외계 생명체를 두 소설 모두 다루고 있으니까요.
SF모임을 통해서 새로운 책을 알게 돼서 좋습니다! SF는 유명한 것만 조금 들어봤는데요. 글 올리신 걸 보고 찾아보니, 그나마 들어본 <별의 계승자>의 작가의 소설이네요!
@은화 님이 모임방 만들어서 함께 읽은 책입니다.
혹시라도 읽으시려면 아마 도서관에서 빌려보셔야 할 거에요. 폴라북스에서 '미래의 문학' 시리즈로 나왔는데 현재는 시간이 지나서 절판이더라고요. 이쪽도 밥심님 말씀처럼 외계와의 조우인데, 마치 할리우드의 SF 블록버스터를 보는 느낌이 더 강해요. 한 명 한 명 개성이 강한 등장인물들에, 외계문명과의 극적인 조우,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물과 세력간 갈등이 종합세트처럼 등장하는데 딱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이었습니다 ㅎㅎ 좀 더 익숙한 맛? 이라고 해야 할까요. 주제의식도 다소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유기체로서의 외계생명이 아니라는 점에서 읽는 내내 재밌었어요.
첫주차 소감. 주저리주저리 묘사가 많아 지루할 법도 하지만 뭔가 그 동안 봐 왔던 수많은 영화와 겹쳐 비주얼적 상상력이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아직 캐릭터간 갈등이나 개성이 드러나진 않지만 ... 뭔가 일 나겠죠? 메탄과 산소지만 폭파되지 않은 공기, 생물이 없는 지상, 자성에 민감한 물고기, 도시가 아닌 금속으로 된 자연물이라... 온갖 의문 투성이를 가득 않고 드디어 콘도르호를 발견했네요... 이번엔 진짜겠죠?
어제 책 빌려 왔는데, 엘데의 짐승님이 말씀해 주신 소재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요. 얼른 읽고 싶은데 주말까지 읽을 책이...
전 진짜 주저리주저리 배경 설명하고, 풍경 설명하는 거 엄청 싫어하는데 스타니스와프 렘 작가님의 책들은 전혀 그렇지 않고, 막 머리 굴리면서 상상해요. 그러다 보면 책 페이지 막 넘어가 있고요.
다른 책들은 환경이나 경관에 대한 묘사가 그렇게 세밀하지 않은데 렘 작가의 작품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렘 작가 본인이 군의관으로도 복무했고, 또 정비사도 해 봤다는데 그래서일까요? 세밀하게 무언가를 관찰하고 묘사하는 능력이 참 대단하네요. 정말로 존재하는 곳에 다녀온 것만 같은..
안녕하세요~ 뒤늦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호다닥 읽고 즐겁게 참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borori 님! 이번 모임에는 오랜만에 다시 뵙는 분들이 많아 반갑네요 😄 즐거운 독서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해안에 생명체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우주 순양함 무적호 69p,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정인.필리프 다네츠키 옮김
그들은 여러 가닥의 가지들이 중앙에서 교차하는, 복잡하게 생긴 구조물 옆에 멈춰 섰다. … 그곳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혼란 그 자체라는 인상을 받았다. 구조물 정면은 와이어 형태의 ‘솔’로 뒤덮인 삼각판으로 구성되었고, 두꺼운 나뭇가지같이 보이는 막대 골조가 판의 안쪽을 떠받치고 있었다. … 전체적인 모습은 무수히 많은 케이블이 사방으로 엉킨, 거대한 코일 매트를 떠올리게 했다. 그들은 안쪽에서 전류나 극성, 잔류 자기, 방사능의 흔적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 (p.65) … “박사님은 이게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p.66) … “… 내가 보기에는 ….” … “… 어떤 생명체가 머물다가 폐허가 된 곳 같지는 않아요. … 굳이 비교할 대상을 찾는다면, 아마 어떤 기계가 아닐까 합니다.”(p.67)
우주 순양함 무적호 p.65-67,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정인.필리프 다네츠키 옮김
이제 ‘폐허 속에서’까지 읽었습니다. 저는 하드코어 SF의 경우에 특히 도입부에서 이해 속도가 느려서 책장이 빨리 넘어가지는 않는 편인데요. 지난번에 읽었던 『솔라리스』와 갑자기 비교가 되면서 정신이 번쩍 드네요. 책이 새롭게 보이면서 조금 속도가 났습니다. ^^; 『솔라리스』를 읽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혹시 작가가 사이버네틱스를 계속 실험하고 있는 건가 싶어요. 『솔라리스』가 1961년, 『우주 순양함 무적호』가 1964년이고, 렘이 철학 에세이로 썼다고 하는 『대화(Dialogues)』r가 1957년, 사이버네틱스를 본격적으로 논했다고 하는 『기술학 대전(Summa Technologiae)』이 1964년이더라고요. 둘 다 기술, 사이버네틱스, 항상성, 진화, 인식, 인간의 지성 등에 대한 것이라고 하고요. 재밌는 것은 『솔라리스』는 유기물로, 『우주 순양함 무적호』는 무기물(기계)로 사이버네틱스를 실험한 게 아닐까 하는 겁니다.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 - 동물과 기계의 제어와 커뮤니케이션』(2023. 읻다에서 출판)은 1948년에 나왔지만, 검색해보니 렘은 폴란드 사람이고 당시 냉전 시기라 위너나 미국의 연구 그룹(메이시 회의 등)과는 교류가 없었다고 하네요. 렘 혼자서 위너의 책 등을 보며 혼자 공부하고 비판적으로 소화해서 에세이, 논픽션, 소설 등 자기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사고 실험을 한 게 아닐까요? 렘은 사이버네틱스에 대해서 비판적이었다고 하네요.
사이버네틱스, 외계 존재와의 조우 등에 대해 작가가 관심이 많았고 이를 소설이나 에세이로 쓴 것 같아요. 테드 창 같은 작가는 비록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외계 존재와의 의사소통에 성공하는 이야기(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썼지만 램은 우리와 전혀 다른 외계 존재들을 등장시켜 의사소통이 어렵네요.
솔라리스도 그렇고 이 작품에서도 렘 작가는 대상을 안다는 것, 이해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계속 질문을 던지네요. 외계와의 접촉을 다룬 SF작품들 중에는 인간과 다르면서도 여전히 인간의 면모가 담긴 문명을 원하는 소망이 자주 보이죠. 같은 사람끼리도 국적과 이해관계와 신념에 따라 서로의 입장과 주의, 사상이 다르고 이해하지 못해 갈등하고 해코지를 하죠. 하물며 물리적인 환경이 다른 행성에서 기원한 생명이 있다면 인간의 기존 관념과 지식으로 이해한다는 건 인간 중심적인 바람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감각기관으로 보는 세상은 아주 제한적이라죠? 인간은 가시광선과 가청영역의 시각/청각으로 세계를 이해하지만 빛은 자외선과 적외선도 존재하고, 동물들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진동과 초음파로도 세상을 인식하죠. 동일한 물리적 환경에 있음에도 각자의 특성에 따라 세계를 다르게 받아들인다면 과연 '대상을 온전히 이해한다'라는 게 가능한지, 인간의 지식이 인간 밖의 세상에 의미가 있는지 계속 물음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솔라리스에서도 느꼈지만 진정한 외계와의 만남을 책으로 진하게 만나보는 기분이 들어 흥미로우면서도 정교하게 느껴져 빠져드네요. 대체 어떤 행성인가?? 물음표를 달고 계속 읽게 됩니다. 👍
물음표 하나를 넘기면 또 다른 물음표가 생겨서 다음 장을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드네요. 오늘 거의 반절을 후딱 읽어버렸습니다. 솔라리스에서는 바다를 연구해온 연구이론들과 사상의 흐름을 앞단에 먼저 소개하고 있는데 비해 여기서는 행성과 유적의 정체가 무엇일지 계속 꼬리를 물고 쫓게 돼요. 렘 작가가 장마다 이야기를 끊는 솜씨가 훌륭하네요 😁
그래서 이 책은 여러번 나눠서 읽기 힘든 것 같아요. 저도 이미 다 읽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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