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10. 블랙 먼데이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이릉 작가님! 잘 보셨어요. 연수와 저는 다른 부류의 인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떤 작가들은 자전적 소설을 쓰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아니 에르노는 자전적 작품을 쓰는 소설가로 유명한데 인간이라면 누구나 외면하거나 숨기고 싶은 기억까지 글로 표현하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어요. 그의 작품 중에 <사건>이라는 소설에서는 임신중절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다루고 있어요. 읽으면서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또 너무 흥미로워서 (책이 얇기도 했지만)단숨에 읽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글 속에 자전적 요소는 크게 들어있지 않습니다. ^^ 연수라는 캐릭터는 원고를 여러번 고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고 볼 수 있겠어요. 그 시기에 제가 아들러와 라깡, 프로이트 등 심리학 책에 빠져 있었고 범죄 심리학이라든가 하드코어적인 소설을 과하게 읽었거든요.^^ 물론 지금 머릿속에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니체의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너를 본다 "라는 말처럼 그 시기에 읽은 책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악당은 영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박사예요. 포스터만 봐도 소름이 끼치고, 영화를 보면서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악당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영화야 어쩔 수 없지만 사실 저는 악당이 등장하는 소설은 전혀 읽지 않는 편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저에겐 <블랙 먼데이>는 수림문학상에 대한 신뢰로 @박해동 작가님의 말처럼 "새로운 도전"이긴 합니다.
아... 한니발 렉터까지 가진 않지만, <블랙 먼데이>에도 초반에 임상심리 전문가, 닥터K 등이 등장합니다. '편식'보단 '취향'의 영역이실 텐데, 충분히 그런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비슷한 예로, 저도 액션 영화, 공포 영화 잘 못 봐요.) 다만 이번에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신 지혜님의 용기 결단력 실행력, 응원합니다. 함께 천천히 읽어나가 보시지요.
<양들의 침묵>을 보았는데 섬뜩한 장면이 많았죠. 몇몇 장면들은 아직도 머릿 속에 남아있어요. 저도 공포영화는 끌리지만 안보려고 노력합니다.
최근에 인상 깊은 악당은 몇 년 전에 본 영화 <비상선언>에서 임시완 배우가 연기한 류진석이라는 인물인데요. 인상 깊었던 이유는, 이 악당은 납득되고 공감될만한 서사가 없었다는(혹은 약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이 점을 단점으로 지적하는 영화평도 있었는데요. 저는 오히려 그 캐릭터를 통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됐는데, 예컨대 악당에게 공감하는 게 정당한 일인가 또는 공감을 하게 되면 더 이상 악이 악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등을 생각했죠. 공감이 불가능할 때 더 악당으로 기억되는 것도 같고요.
악당에게 과연 우리가 '공감'을 해야 하냐의 문제는 추후 더 이야기를 나눠볼 만 하겠네요. 흥미로운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 과 관련해서 악에 대한 문제 뿐만이 아니라 만약 정신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때 치료를 받을 것인지 병원기록이 남는 것이 두렵거나 다른 사람들의 이목때문에 받지 않을 것인지 등 여러의견들이 나올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흥미로운 주제네요~ 내일쯤부터 초반부 읽어나가며 주인공이 병원 갈 때의 장면 등에서 한번 우리 다뤄보아요~
맥도날드나 주유소, 편의점 등에서 젊음을 탕진하고 있는 어린 영혼들. 나는 그들을 좋아한다. 그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 중 하나다. 열여덟 살배기. 내가 콜록콜록 기침을 하자 걱정스런 얼굴이 된다. 나는 그런 식의 작은 호의에 녹아내린다. 그의 얼굴과 목이 땀으로 번들거린다. 순수와 반항이 뒤섞인 묘한 눈빛, 풋과일처럼 신선한 몸뚱이.
블랙 먼데이 - 제13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박해동 지음
어쨌든 상관없다. 사회는 늘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지만 내가 정상이 아니란 사실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낑낑대고 있는 불쌍한 영혼을 들여다볼 만큼 사회는 한가하지 않다. 그들이 볼 수 있는 건 영혼이 아니라 겉모습이니까. 고급 주택을 소유하고 전문직에 종사하고 값비싼 구두를 신고 다니는 남자는 경계 대상에서 배제되기 마련이다.
블랙 먼데이 - 제13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박해동 지음
이야기 진행의 리듬이 독특해서 빨려드네요. 뒤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짐작도 못하겠습니다. ^^
아직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집착과 통제에 대해 생각해보면 연수의 심리상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
<맥베스>, <롤리타>는 다들 잘 아실테고, <미국 환상곡>은 강도가 주인공입니다! 악당이라고 하기에는 작은 복수이고, 주인보다다는 더한 악당이 많이 나와서 크게 악해보이지는 않았어요 ㅎ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과, 로드 트립 형식에 <롤리타> 가 생각나는 문체였어요! <금각사>는 실제 금각사 방화 사건의 범인을 모티브로 하는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인데, 문체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미국 환상곡1978년 발표되자마자 전쟁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카차토를 쫓아서』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고 훗날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로 거장의 입지를 다진 팀 오브라이언의 2023년 신작 장편소설이다.
금각사 (무선)탐미 문학의 대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차례나 거론된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 말더듬이에 추남이라는 콤플렉스를 안은 채 고독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미조구치가 절대적인 미를 상징하는 '금각'에 남다른 애정과 일체감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섬세하고 유려한 언어로 그려낸다.
맥베스셰익스피어는 단순한 극작가가 아니다. 그는 인간 심리를 통째로 해부한 정신 분석가이며, 언어로 철학을 구축한 사상가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짧지만 가장 강렬한 작품으로,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 특히 권력욕과 죄책감, 운명과 자유의지라는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롤리타 (무선)세계문학의 최고 걸작이자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나보코프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한 작품으로, 열두 살 소녀를 향한 중년 남자의 사랑과 욕망을 담고 있다. '롤리타'란 이름의 호명에서 시작된 소설은 '나의 롤리타'를 다시 호명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작년에 그믐 클래식 활동으로 <금각사>를 읽었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미시마 유키오 진짜 대단한 작가였구나 싶었습니다.
<미국 환상곡>은 못 읽어 봤는데 강도가 주인공이라니 어떤결말인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 악당'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부터 소설 <블랙 먼데이>을 차근차근 읽어볼까 합니다. 이 소설은 1부 나는 사랑했을 뿐이지 와 2부 이제 아무도 나를 떠날 수 없어, 총 2부 96장(1부 1장~47장, 2부 48장~96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부와 2부 각각 12일씩 읽고 마지막 3일간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물론 중간중간 순서와 상관 없이 읽으며 인상깊었던 문장과 다양한 생각, 자유롭게 나눠주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3일에 한 번씩 질문과 답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박해동 작가님께 궁금한 부분 있으시면 날짜나 흐름에 구애받지 말고 자유로이 여쭤보셔요. 박 작가님이 빠르고 친절하게 답변해 주실 겁니다. 일단 일정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 (편의상, 요일별 읽는 분량은 내용에 맞춰서가 아니라 기계적으로 일자별로 장수를 맞췄습니다.) 👉1부 나는 사랑했을 뿐이지 1/4(일)~1/6(화) 1장~11장 1/7(수)~1/9(금) 12장~23장 1/10(토)~1/12(월) 24장~35장 1/13(화)~1/15(목) 36장~47장 👉2부 이제 아무도 나를 떠날 수 없어 1/16(금)~1/18(일) 48장~60장 1/19(월)~1/21(수) 61장~72장 1/22(목)~1/24(토) 73장~84장 1/25(일)~1/27(화) 85장~96장 👉마무리 1/28(수)~1/30(금) 못 다한 이야기, 온라인 쫑파티 -이런 일정이면 남은 26일간 여유롭게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우선 1장 초반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연수 외에 이 소설의 등장인물, 여러 문제 등이 초반 10장 안에 모두 오픈됩니다.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생 윤우, 옆집에 사는 현진과 가희 부부, 어머니, 세상을 일찍 떠난 형, 주인공의 정신과 상담을 하는 닥터K + 주인공의 정신적 상황, 성적 정체성 문제... 어찌 보면 대단히 과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도입부 입니다. 소재와 등장인물, 기본적인 설정 등의 여러 소설적 재료를 일찌감치 초반부에 모두 선보인뒤 '내가 지금부터 이 재료들로 어떻게 이 소설을 만들어나가는지 봐라'라고 작가가 선언하는 느낌이랄까요. 이런 부분에서 저는 요즘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화제의 주인공 임성근 쉐프가 떠오르더라고요. 이분은 요즘 자기 유튜브에 자기 식당 간판 메뉴 레시피를, 식당 문을 열기도 전에(2월 오픈이라고) 공개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거든요. 숨김없이 초반에 모든 걸 드러낸다는 점이, 임성근 쉐프와 이 소설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습니다.(확대해석이라고 지적하신다면 인정) 중간에 새로운 인물을 깜짝 출현시키거나 상상 못할 반전 등 이야기 구조를 꼬는 걸로 승부를 거는 대신 초반에 나온 등장 인물들로만 뚝심있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쭉 꾸려나가는 점이 이 소설에서 인상적인 점 중 하나였습니다. 어두운 이야기란 특성상 장르적 클리쉐 등의 유혹이 있을 법한데, 그런 쪽으로 가진 않은 것도 흥미로웠고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아무래도 탄탄한 문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도입부에 등장인물, 정보량 등이 많아서 약간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는데, 넘어서면 분명 흥미로워집니다. Q. 저와 이 소설 도입부를 다르게 본 분도 계실텐데,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Q. 초반에 나온 이 소설 속 여러 등장인물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누구이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주세요. 인상 깊은 구절 또는 질문을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A. 1장 초반부 이야기에 대한 @이릉 님의 설명 및 해석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이라서 그런지, 저는 이 설명 및 해석이 더 재미있네요. 저에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탄탄한 문장"이 초반의 이야기를 매우 안정감 있게 열고 있다는 것이고, 이 점이 몰입감을 높여준다는 점입니다. A. 저에게는 가희가 인상적인데요. 아니 가희 자체라기 보다, 연수의 눈에 비친 가희라고 하는 것이 적확하겠네요. 연수가 묘사하는 이 인물이 정말 매력적이어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리고 처음에 연수의 타깃이 가희라고 생각했다가 현진으로 옮겨가게 된 지금, 연수가 가희를 묘사한 방식과 그 내용 요컨대 여성성을 강조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게 여겨집니다.
가희에게 매력을 느끼셨다면 후반부가 걱정입니다.^^
반전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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