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10. 블랙 먼데이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오, 저 처음 듣는 진상썰입니다. 진지하고 다정한 @밍묭 님의 반응이 더 재미나네요(손님 의문의 1패). 저는 반대로 옷가게에서 옷 사고, 제 가방에 그냥 담아 가곤 해서 주신다는 봉투도 마다할 때가 많은데요.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카페 알바할 때 자주 속상했던 건 다짜고짜 반말로 툭툭 말씀하시는 분들. 제가 아무리 존댓말로 다시 물어도(내가 잘못 들은 걸 거야...) 돌아오는 건 여전히 차디찬 반말(흑흑).
저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 본 편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학과 조교를 했고, 방학에는 교수님 설계 사무실에서 선배들이랑 프로젝트를 도와드렸고 백화점 의류 매장에서도 일해봤고, 새벽 출근 시간에 일간지 배부도 해봤어요. 고3때 수능 끝나고는 규모가 제법 있는 옆 동네 마트에서 캐셔도 했었네요. 행사장 알바랑 과외도 했고요.. 제일 스트레스 받았던 건 아무래도 돈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었던 캐셔.. 몸이 젤 힘들었던 건 백화점과 행사장. 집에서는 그래픽으로 하는 작업을 받아서 하기도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건 무엇이든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아등바등 살아야 할 때는 더욱. 윤우의 알바를 보면서 가정이 불안정하고 힘들어도 스스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생각하는 모습에 장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연수 생각처럼.. 이렇게 해서는 평범한 축에 속하기만으로도 힘들다는 생각을 저도 했어요. 열심히 일하고 많이 벌어도 세상이 제시하는 평범에 닿는 게 어렵더라고요. 지금도 마찬가지..
평범하기가 참 힘들죠. 돈 버는 건 더 힘들고요. 휴우...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건 무엇이든 정말 쉽지 않다는 말씀에 공감하게 됩니다. 가끔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해져요~~~~~
중3 때부터 대학 졸업까지 아르바이트를 멈춘 적이 없었어요. 부모님께 용돈을 달라는 말이 차마 떨어지지 않아 스스로 시작한 사회생활이었죠. 첫 아르바이트였던 만두집에서 받은 첫 월급은 온전하지 못했어요. 주인은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돈을 떼먹었지만, 당시의 저는 그저 어른의 말이 맞는 줄로만 알았거든요. 돌이켜보니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소녀를 기만한 어른들의 비겁한 횡포였죠. 그 뒤로도 '어리다'는 이유로 노동의 가치를 깎아내리던 일들을 여러 번 겪으며 씁쓸한 성장통을 치러야 했지만, 그래도 아르바이트 하면서 많이 성장했던거 같아요.
일찍부터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면 잃는 것도 있지만, 분명 얻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힘드셨을 텐데, 이렇게 긍정적으로 해석하시는 모습을 보니, @띵북 님이 예전보다 얼마나 강해졌는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가 느껴집니다.
그녀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녀가 흔드는 손의 흔들림에 따라 출렁거린다. 나는 짧은 전화 통화를 끝내고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블랙 먼데이 - 제13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박해동 지음
지태가 죽고 나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열쇠였다. 그것이 어떤 경로로 내 방, 내 침대 밑에 존재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건 아주 단단하고 홈마다 먼지가 묻어 있는 오래된 열쇠였다. 쓰임새가 있는 물건이 아니었지만 나는 헝겊으로 윤이 나도록 닦은 다음 책상 서랍에 넣어 두었다. 잠들기 전에 때때로 열쇠를 꺼내 이리저리 살펴보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세상에 무수한 열쇠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자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다. 그래서 열쇠를 모으기 시작했다. 몇 달 뒤, 어디서 그토록 많은 열쇠를 모았는지 벽 한쪽이 온통 열쇠로 가득 찼다.
블랙 먼데이 - 제13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박해동 지음
그 당시 알바를 하면서 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한 미국인 관광객을 만났을 때의 일입니다. 평소와 다름 없던 어느 날 정말 비현실적으로 너무 잘생긴 한 남자가 들어와서 자신을 미국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음식을 주문할 때 동전을 사용해도 되겠냐고 묻더군요. 캐나다 동전이 낯설어 사용을 하지 못해 계속 쌓이고 있다면서 말입니다. 그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났게요~~^^ 순간 가게 안에 있던 여성 손님들이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누군가는 길을 알려주고, 누군가는 관광지를 추천하고 누군가는 캐나다 동전에 관해 세세히 알려주었죠. 그때 저는 '아름다움'앞에 속수무책인 순수한 열망의 눈빛들을 보았습니다. 아마 그때 제가 거울을 봤다면 제 눈빛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았을 거라 추측됩니다. ^^; 잘생긴 청년 하나를 두고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벌어진 유쾌한 친절 경쟁이 아직도 저는 가끔 그립습니다~^^
인종차별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공감이 됩니다. ㅜㅜ 그런 나쁜 기억들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좋은 경험도 하신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 '아름다움'에는 저도 속수무책 입니다.ㅎㅎ 저는 대학 때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쉴 새없이 패티를 굽고 감자스틱을 튀겨내고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소설을 쓸 때 그런 경험들도 도움이 될 때가 많아요.^^
@박해동 이런 작품을 쓰실 분이 패티 굽고 감자튀김 만들고 하는 모습이 상상이 잘 안 되는지만... 젊어서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경험은 다 값진 것이니 소설 쓰실 때 그런 시간들이 도움되신다는 말씀, 완전 공감합니다~^^
마음같아서는 치킨집, 피자집, 옷가게, 편의점 등 지금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지만 몸이 안 따라줄 것 같아요. ㅎㅎ
@박해동 그럴 수 있다면 더 없이 귀중한 경험이 되겠지만... 몸이 안 따라줄 것 같다는 말씀에 저도 살짝 얹혀가렵니다~^^;;
잘 생기면 어딜 가면 그런 대접도 받는군요. 엄친아, 엄친딸, 꽃미남 그렇게 타고나면 참 인생 재미나겠어요.
ㅋㅋㅋ 상황이 눈 앞에 그려졌어요. 이렇게 하나가 되다니, 세상이 하나가 되는 마법이 벌어질 수 있군요!!
나는 진짜 그런 것처럼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가희는 자신에게 충실하게 행동한다는 이유로 내가 남색을 했다는 추잡한 소문은 믿지 않는다. 참과 거짓이 한 몸통을 소유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여자. 속는 것에 익숙한 여자. 그게 바로 이 여자다.
블랙 먼데이 - 제13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박해동 지음
뒷부분 절반 정도를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결말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네요.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작가님. 작가의 말도 무척 울림이 있었습니다.
우린 살아가면서 누구나 열등감을 느끼고, 크고 작은 불행을 겪게 된다. 누군가는 열등감을 떨쳐내지 못한 채 세상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인생의 암흑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열등감을 가지고 불행한 일을 연이어 겪는다고 해서 모두가 악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소설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 우리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한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보며 삶의 경계로 삼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블랙 먼데이 - 제13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작가의 말, 박해동 지음
작가님.^^ 완독과 더불어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수집하신 문장들을 읽어보며 그런 문장들을 적었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어서 저도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가의 말'을 쓸 때 솔직히 소설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느끼며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울림이 있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쁘기도 합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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