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묭 님 말씀 듣고 '벚꽃 지는 계절 그대를 그리워하네' 바로 찾아봤는데 아래 이릉 작가님이 정보 올려주셨네요~^^
원래 서스펜스, 추리소설 장르는 선호하지 않는데 이번에 수북탐독 모임하면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수북탐독] 10. 블랙 먼데이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앤Anne

이릉
이것도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최근 극장에서 본 '화양연화 특별판' 소개를 하려고요.
네, 저희가 아는 그 왕가위의 '화양연화'요. 전 20대, 30대, 40대 때 한두번씩은 꼭 본 영화 같은데, '걸작'답게 나이대별 느낌이 달라지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하면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과감하게 생략하고...
작년말 '특별판'이 개봉한 걸로 아는데, 전 아무 정보 없이 보러 갔거든요.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느낌은 '좋다. 그런데 원래 버전과 달라진 걸 모르겠는데...'였습니다. 그런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이게 제겐 반전 아닌 반전이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새로운 영상이 나오더라고요. 배경은 화양연화의 1960년대가 아니라, 2000년대 초반으로 훌쩍 건너뛰어 있고, 양조위는 슈퍼마켓 주인으로, 장만옥은 손님으로 나오는데... 장만옥이 아직 젊을 때이고, 양조위도 콧수염은 길렀지만 얼굴에 풋풋함이 남아있고, 10분이 약간 안되는 영화(라고 보기엔 조금 그런데 그래도 아주 짧은 단편영화스러운)는 '화양연화'와 내용이 이어지진 않고, 스타일적 측면에선 오히려 '중경삼림', '타락천사'에 가까웠고요. 왕가위 팬이라면 눈이 휘둥그레 해 질만한 영상이었습니다.
나중에 기사 등을 찾아보니, 특별판 뒤에 수록된 건 <화양연화> 본편 촬영 무렵에 함께 찍은 영상인데, 왕 감독은 “작품을 구상했을 당시 <화양연화>의 초기 제목은 <음식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였다. 세상을 바꾼 것 중 하나인 ‘24시간 편의점’을 상징하는 장면을 가장 먼저 찍었고, 그다음 60년대 이야기를 찍었다”고 하네요.
이 영상은 오직 극장에서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왕 감독이 “한번 놓치면 언제 볼수 있을지 알 수 없어지는 극장의 ‘의례감’을 오늘날의 관객들이 경험하길 바란다. 특별판은 극장 상영으로만 제한하고 다른 경로로는 배급하지 않기로 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영화를 극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하네요.
거의 극장 중 하는 곳은 없는데, 가끔 하긴 하니까, 관심 있는 분껜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특별판 상영관에서 받아온, 특별판 포스터 한장 자랑해 봅니다. 만옥이 누나가 너무 예쁘게 나온 듯합니다. 이 장면은 특별판 뒤에 수록된 영상에 나오는데, 뭔가 아련하죠?


앤Anne
@이릉 어머나.. 그런 반전이...^^ 바로 일어나서 나오셨으면 정말 두고두고 아쉬워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는 솔직히 화양연화를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의 작품인 것 같은데 제가 그 한 번도 안 본 사람입니다. ㅠㅠ
이런 류의 소설, 영화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왜 안 본 건지... 일단 당시에는 볼 시기를 놓쳤었던 것 같고요^^;;
주말마다 영화관에서든 OTT로든 영화를 챙겨보는 편인데 이참에 주말 영화로 화양연화 꼭 한 번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작가님의 이 글 읽고 너무 보고 싶어졌어요~^^

이릉
아직 안 보셨으면, 지금처럼 극장에서 다시 할 때(많이 상영은 안하더라고요), 혹시 시간 맞으면 한번 쯤 대형 스크린으로 볼만한 영화 같습니다. 물론 OTT로 봐도, 작은 화면에서 본다고 해서 감흥이 떨어질 작품 같진 않지만요. 더 이상의 이야기는 설레발이 될까봐 자제하겠습니다.

연해
음, 저는 최근에 읽은 작품으로는『블랙 먼데이』라고, 박해동 작가님이 쓰신 작품이 있는데요. 이 작품으로 말할 것 같으면... (하하, 죄송합니다)
근데 장난기 빼고도 이 책의 결말이 정말 충격이었어요. 스포가 될까 조심스러운데, 저는 연수가 그렇게까지 행동할지는 정말 몰랐거든요. 그리고 그 행위에 대해 어떠한 죄책감이나 망설임도 없고, 그저 '아, 귀찮아졌네'라는 뉘앙스로 대응하는 게 무서웠습니다. 악인으로 상정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저 정도일 줄은... 휴,
그래도 이 책 정말 좋았습니다. 연수가 @앤Anne 님이 말씀해주신 악의 평범성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잘 나타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연기하지만, 뒤에서는 음침하게 자신의 욕망을 가감없이 채워가는.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가 적절히 섞여 있는 느낌에 서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연수의 충동성이 불쑥불쑥 올라올 때마다 제가 다 조마조마하더라고요.

연해
그리고 작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이제서야 챙겨 본 <콘클라베>라는 영화도 여러 각도에서 다 충격이었어요. 종교란 무엇이고, 성직자란 무엇이며, 흠이 없는 사람이란 존재하기 어려운 것인가... 특히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더러운 걸 손에 묻힐 수밖에 없는 것인지(타인으로 인해 더럽혀지거나 자신의 절제력이 사라지거나), 인간의 욕망이란 어디까지인지. 고결한 사람이 존재하긴 하는지... 온갖 질문이 가득한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결말이 더 좋기도 했고요.

콘클라베교황의 예기치 못한 죽음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로렌스는 단장으로서 선거를 총괄하게 된다. 한편 당선에 유력했던 후보들이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교활한 음모와 탐욕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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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릉
콘클라베, 저도 영화를 재밌게 봤는데, 원작 소설이 궁금해 지더라고요. 그래서 읽어봤는데... 영화가 각색을 많이 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생각과 달리, 원작 소설 내용을 충실하게 따랐더라고요. 소설도 꽤 괜찮았습니다.

콘클라베 (영화 특별판) - 신의 선택을 받은 자2025년 3월 국내 개봉되는 동명의 영화 〈콘클라베〉 원작 소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부터 60여 년이 지난 2022년 10월 19일,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 교황이 선종했다. 즉시 전 세계 곳곳에 있던 118명의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콘클라베)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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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저도 <콘클라베> 결말 좋아해요. 아주 시의적절한 결말이다 라고 생각하고요.

꽃의요정
저도 콘클라베 책도 영화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두 교황' 영화 봤을 때만큼 '종교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종교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들이었 어요.
고뇌하는 꽃의 요정~
으하하핫 생각만 해도 웃기네요!! ㅎㅎ

앤Anne
@연해 오~ 이 영화 보고싶었는데 시기를 놓쳤어요.
이참에 다시 찾아서 꼭 봐야겠습니다. 질문 던지는 작품들, 예전에는 딱 피하고 싶은 것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좋아요. 다시 돌아보고 사유할 수 있는 여운을 남기는 작품들, 매력적이잖아요~
정보 감사합니다, 연해님~^^

띵북
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 결말이 가장 충격적이었던 작품을 꼽으라면 정해연작가의 <홍학의 자리>예요. 이 책 읽고 한동안 멍한 기분에 사로잡혔었어요. 누군가에게 결말을 발설하는 것이 죄악처럼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인 반전이었죠. 작가가 쳐놓은 정교한 덫에 걸려들며 깨달은 것은, 결국 나 자신의 편견이었습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설정들이 얼마나 무서운 고정관념이었는지 다시 한번 뼈아프게 실감했어요.

이릉
'누군가에게 결말을 발설하는 것이 죄악처럼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인 반전' -> 반전을 설계한 작가가 들으면 정말 짜릿할 거 같은 말이네요. 멋진 표현입니다~

박해동
<홍학의 자리> 궁금했는데 작가가 쳐놓은 정교한 덫에 걸렸다는 글을 읽고 몹시 끌리네요. ㅎㅎ 진짜 읽어야할 책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ㅋㅋ
지니00
연수가 야생화 동호회에도 가입했었던게 가장 충격이었어요. 또 가희가 쇼파에 죽어있었던 것도요. 뭔가 밝혀지지 않은 섬뜩한 비밀이 더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박해동
연수는 야생화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았어요.ㅜㅜ 가희를 미행하다가 어쩌다 카메라에 포착이 된 것인데 가희가 그 사진에서 연수를 발견하고 자신들이 알기 전 사진이었기때문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것입니다.
조직적 범죄에 해당하지만 가희를 목졸라 죽인 것은 분노에 의한 우발적 행위로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싶습니다.
밍묭
1.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책이 있는데요... 긴말하지 않고 그냥 머리가 멍해지는 결말이었어요 ㅎ
2. 결말이 파국으로 치달을 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세 인물 모두가 충격적인 끝을 맞이한 걸 막상 확인하니 너무 슬프더라고요ㅠㅠ 특히 가희... 정말 안타까웠습니다ㅠㅠ 오랜만에 최애 장르의 작품을 읽어서 그런지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박해동
밍묭님.
저도 일본소설을 좋아하는데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책을 읽어보지 못했어요. 긴말하지 않겠다고 하시니 꼭 읽고 싶다는 마음이 더 듭니다. ㅎㅎ
<블랙 먼데이>를 완독해주시고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들에게 재미있었다, 라는 말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그 말을 들을 때가 한없이 기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ㅎㅎ

앤Anne
이 소설의 가장 독특한 점이자 인상적이었던 건 (개인적으로는) 1인칭 현재형 문장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현재형 시제가 계속되는 것이 낯설었는데 소설을 읽어 갈수록 묘하게 빠져들더라고요. 마치 제가 서사가 이루어지는 곳마다 어딘가에 숨어서 인물들을 훔쳐보고 있는 듯했습니다. 특히 연수가 누군가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인의 인생에 개입하여 자신마저도 파국으로 몰아넣고야 마는 그 과정이 현재형 문장과 만나면서 긴장감과 현실감이 더 극대화되었던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요~ 겉으로는 지적이고 반듯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악을 품고 있는 연수는 '악의 평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인물었습니다.
박해동 작가님은 평범함 속에 도사린 악의 본질을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가 연수라는 인물을 결국 밀어내지 못하게 하신 것 같아요. 작가님의 그런 긍정적 집요함 덕분에 독자들이 더 몰입해 읽을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인간의 불가해한 어둠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주신 '그믐'과 @이릉 작가님, @박해동 작가님, 그리고 함께 사유의 깊이를 더해주신 책벗 동료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릉
저도 @앤Anne 님처럼 이 소설의 문장들을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장편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톤을 유지한다는 게,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일텐데, 그런 부분에서 상당한 성취가 있는 작품으로 사료되고, 다른 장점도 많지만, 그 점 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거 같아요. 함께 좋은 작품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며칠 남았으니, 계속 들어와서, 다른 이야기들도 편하게 들려주셔요~

앤Anne
@이릉 그럼요 그럼요~ 제가 완독했다고 해서 이 모임이 끝난 건 아니니까요~
작가님들과 동료분들 글 꼼꼼하게 읽으면서 남은 시간도 모임의 취지를 만끽하겠습니다.
다음에 이런 모임이 생기면 당연히 또 함께하고 싶고요~^^
이릉 작가님~ 이런 장을 만들어 주시고 모임도 잘 이끌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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