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모노

D-29
지금은 자식이 부모보다 더 가난한 세대다.
트로트는 트로트 출신이 잘 부른다. 그걸 잘해 거기에 들어간 것처럼. 다른 데서 전향한 사람은 잘 부를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상을 못 탄다. 한계다. 그리고 평가에서 그들에게 우승을 안 준다. 주면 트로트를 부정하는 것이 되어서.
글은 작가가 잘 쓴다 이래서 손흥민이 축구에 대해 쓰는 것보다 축구를 작가 지망생이 쓰는 게 더 실감나게 쓴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래서 작가가 필요한 것이다. 무조건 경험을 한다고 그걸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아니 잘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체험하느라고 진 빼는 것보다 글재주 있는 작가가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한 자라도 쓰는 게 많이 하는 체험보다 낫다. 글재주가 있어야 한다. 자기 인생을 소설로 쓰면 몇 권을 쓸 수 있다고 말하는데 실제는 그렇게 못한다. 글재주가 없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하는 말보다 그걸 이야기로 녹여내야 하는 게 작가의 역할이다.
지하철이 시끄럽기만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조용해서 승강장이나 대합실에서 조금만 크게 말해도 저 멀리까지 다 들린다. 아마 지하라서 그런 것 같다.
식당에서 요리라고 써놓은 건 아마도 술안주 같다.
자존심도 상하고 자기는 그것에 맞지 않아 트로트 경연에 나왔지만(자진해서 나온 건지 주최측에서 구색을 갖추려고 초대해서 나온 건지는 모르지만) 자기류의 노래를 그래도 고수하는 가수가 있는데 이 경연은 트로트 경연이니까 이들이 우승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미술, 음악, 건축, 무속 등을 공부한 것인가? 사람들은 대개 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그런 건 아니고 평소에 책을 읽어 그런 경우가 실은 많다.
메탈을 해도 운이 좋아야 한다. 세상을 운칠기삼이다. 그게 세상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인간들이 보면 자기 일에 빠져 가장 중요한 걸 모른다. 물론 자기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어 그런 것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게 된다. 난 그걸 줄이자는 것이고, 그들은 나와 달리 할일이 없어 그렇다고 밖에 설명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미스트롯4에서 진영 논리가 작용한 것도 같다. 내가 보기엔 이소나는 3등 안에 들 것 같다. 이소나는 김혜경 고향인 충주의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불렀다. 그래 조회수가 1등이다. 김혜경은 김건희와 딴판이고 아랍에미리트에서 불러 눈물 흘리기도 했다. 진보 세력들이 조회수를 늘리는데 한몫 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건 인간 사회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요즘엔 더. 물론 이소나가 정통 트롯으로 잘 부르긴 했다.
드라마 같은 데서 애들이 막 대하는 건 엄마보단 아빠다.
뭔가 부족하면 그걸 내세우는 법 트로트 가수로 뽑히려면 천박한 외모보단 뭔가 고급지고 단아한 외모가 유리하다. 노래 실력이 비슷하다면. 아니 그런 외모가 10에서 6 정도는 차지한다. 아마도 노래의 깊이가 얕아서 심사자도 약간 콤플렉스가 작용해 그런 것이다. 트로트는 사실 약간 저렴하고 얕다는 인상을 갖는 것도 사실이라 사람들이 자기 이미지를 위해서도 트로트 좋아한다고는 대개는 안 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출구 조사에서 자신은 계엄 정당 후보를 찍었지만 진보 후보를 뽑았다고 거짓말을 해서 출구 조사 적중률을 떨어뜨리는데, 자신이 한몫하는 경우와 같은 이치다. 누구는 구불구불한 시골 도로를 택시 타고 가는데 멀미가 나고 거기다가 트로트까지 틀어놔 토할 것 같았다고 했다. 너무 느끼하고 간드러져 그랬단다.
단출하다/단촐하다 ‘단출하다’의 의미로 ‘단촐하다’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표준어 규정에서 ‘단출하다’만 표준어로 삼고 ‘단촐하다’는 버린다고 나와 있다. 그럼, 예시문을 살펴보자. 이번 출장이 며칠 안 되기 때문에 세면도구만 들고 단출하게 떠나기로 했다. 그 회사의 기획실은 규모에 비해 매우 단출한 것이 인상적이다.
얼마큼/얼만큼 결론적으로 말해 ‘얼마큼’이 맞다. ‘얼마큼’은 ‘만’이 없어진 ‘얼마만큼’의 줄임말이다. 예시문(例示文)을 보자. 평생 웃는 웃음의 양은 얼마큼 될까? 내가 당신을 얼마큼 사랑하는지 알아? 그 사안이 연내 타결되기 위해서는 양쪽의 정치적인 의지가 얼마큼이냐가 중요하다.
써야 자기 것이 된다 사람들이 쓰는 것의 중요성을 모른다. 그걸 가장 잘 아는 작가(Author)들도 안 가르쳐 주고 욕심부리며 자기만 독점한다. 자기만의 영업 비밀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삶이 기록됨으로써 그걸 넘어서 각별하고 고유하게 된다. 그저 그런 삶에서 자기만의 삶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게 가능한 건, 남은 나를 겉으로만-심지어 곡해(曲解)까지- 제대로 안 보지만 나는 내 전부를 알기 때문이다. 나만이 나를, 밝히기 싫은 과거와 꿈에서만 보이는 내 심연(深淵)까지 알기 때문이다. 그걸 표현하는 것도 나만이 할 수 있고. 써야 자기 것이 된다. 듣거나 보거나 말하기만 하면 절대 자기 것이 안 된다. 어떤 것이라도 그게 자기 몸을 통과, 체화(體化)해야만 진정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쓰면 잊었다가도 나중에 다른 글을 쓸 때 그게 다시 내 앞에 등장한다. 작가가 써놓은 원고(原稿)가, 잃어버렸다거나 하인이 모르고 태웠어도 다시, 아니 더 좋은 글로 탄생할 수 있는 건 이미 전에 쓴 이력(履歷)이 있어 자기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생각이나 구상(構想)만으론 그게 안 된다.
자기 삶은 자기가 대개의 작가는 자기만의 삶을 외친다. 부모가 그걸 반대하는데, 부모는 그것만 살아 그런 것도 있지만 그리로 가면 고생길이 훤하다는 것을 알아 그런 것이다. 부모가 산전수전 겪으며 컸듯이 자식도 그렇게 하게 둬야 하는 게 원래는 맞는 것이다. 자기 삶은 오로지 자기가 수놓아야 하는 게 맞다.
일본 만화는 귀여우면서도 섹시하다.
순수도 좋다. 그것만 가지고 편하게 살고 싶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가 현실을 무시 못한다는 것이다.
그 분야를 알고 쓰자 역시 여자 작가는 남자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서로 잘 모르면 안 쓰는 게 좋다. 남자 작가도 마찬가지다. 그 분야를 알아야 쓸 수 있다고 본다. 남자는 이런 경우엔 이러는데 여자는 그걸 모른다. 놓치는 게 많다. 뭔가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다. 여자라서 한계인 것이다. 꼭 잘 모르면서 속단하고 재단한다는 느낌이다. 이건 일본인이 한국의 정서를 모르는 것하고 같다. 말투의 미묘한 차이로 한국인을 가려내 테러를, 일본이 동경 대지진 때 한 것을 보면 안다. 특유의 그걸 서로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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