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모노

D-29
인간들이 보면 자기 일에 빠져 가장 중요한 걸 모른다. 물론 자기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어 그런 것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게 된다. 난 그걸 줄이자는 것이고, 그들은 나와 달리 할일이 없어 그렇다고 밖에 설명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미스트롯4에서 진영 논리가 작용한 것도 같다. 내가 보기엔 이소나는 3등 안에 들 것 같다. 이소나는 김혜경 고향인 충주의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불렀다. 그래 조회수가 1등이다. 김혜경은 김건희와 딴판이고 아랍에미리트에서 불러 눈물 흘리기도 했다. 진보 세력들이 조회수를 늘리는데 한몫 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건 인간 사회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요즘엔 더. 물론 이소나가 정통 트롯으로 잘 부르긴 했다.
드라마 같은 데서 애들이 막 대하는 건 엄마보단 아빠다.
뭔가 부족하면 그걸 내세우는 법 트로트 가수로 뽑히려면 천박한 외모보단 뭔가 고급지고 단아한 외모가 유리하다. 노래 실력이 비슷하다면. 아니 그런 외모가 10에서 6 정도는 차지한다. 아마도 노래의 깊이가 얕아서 심사자도 약간 콤플렉스가 작용해 그런 것이다. 트로트는 사실 약간 저렴하고 얕다는 인상을 갖는 것도 사실이라 사람들이 자기 이미지를 위해서도 트로트 좋아한다고는 대개는 안 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출구 조사에서 자신은 계엄 정당 후보를 찍었지만 진보 후보를 뽑았다고 거짓말을 해서 출구 조사 적중률을 떨어뜨리는데, 자신이 한몫하는 경우와 같은 이치다. 누구는 구불구불한 시골 도로를 택시 타고 가는데 멀미가 나고 거기다가 트로트까지 틀어놔 토할 것 같았다고 했다. 너무 느끼하고 간드러져 그랬단다.
단출하다/단촐하다 ‘단출하다’의 의미로 ‘단촐하다’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표준어 규정에서 ‘단출하다’만 표준어로 삼고 ‘단촐하다’는 버린다고 나와 있다. 그럼, 예시문을 살펴보자. 이번 출장이 며칠 안 되기 때문에 세면도구만 들고 단출하게 떠나기로 했다. 그 회사의 기획실은 규모에 비해 매우 단출한 것이 인상적이다.
얼마큼/얼만큼 결론적으로 말해 ‘얼마큼’이 맞다. ‘얼마큼’은 ‘만’이 없어진 ‘얼마만큼’의 줄임말이다. 예시문(例示文)을 보자. 평생 웃는 웃음의 양은 얼마큼 될까? 내가 당신을 얼마큼 사랑하는지 알아? 그 사안이 연내 타결되기 위해서는 양쪽의 정치적인 의지가 얼마큼이냐가 중요하다.
써야 자기 것이 된다 사람들이 쓰는 것의 중요성을 모른다. 그걸 가장 잘 아는 작가(Author)들도 안 가르쳐 주고 욕심부리며 자기만 독점한다. 자기만의 영업 비밀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삶이 기록됨으로써 그걸 넘어서 각별하고 고유하게 된다. 그저 그런 삶에서 자기만의 삶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게 가능한 건, 남은 나를 겉으로만-심지어 곡해(曲解)까지- 제대로 안 보지만 나는 내 전부를 알기 때문이다. 나만이 나를, 밝히기 싫은 과거와 꿈에서만 보이는 내 심연(深淵)까지 알기 때문이다. 그걸 표현하는 것도 나만이 할 수 있고. 써야 자기 것이 된다. 듣거나 보거나 말하기만 하면 절대 자기 것이 안 된다. 어떤 것이라도 그게 자기 몸을 통과, 체화(體化)해야만 진정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쓰면 잊었다가도 나중에 다른 글을 쓸 때 그게 다시 내 앞에 등장한다. 작가가 써놓은 원고(原稿)가, 잃어버렸다거나 하인이 모르고 태웠어도 다시, 아니 더 좋은 글로 탄생할 수 있는 건 이미 전에 쓴 이력(履歷)이 있어 자기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생각이나 구상(構想)만으론 그게 안 된다.
자기 삶은 자기가 대개의 작가는 자기만의 삶을 외친다. 부모가 그걸 반대하는데, 부모는 그것만 살아 그런 것도 있지만 그리로 가면 고생길이 훤하다는 것을 알아 그런 것이다. 부모가 산전수전 겪으며 컸듯이 자식도 그렇게 하게 둬야 하는 게 원래는 맞는 것이다. 자기 삶은 오로지 자기가 수놓아야 하는 게 맞다.
일본 만화는 귀여우면서도 섹시하다.
순수도 좋다. 그것만 가지고 편하게 살고 싶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가 현실을 무시 못한다는 것이다.
그 분야를 알고 쓰자 역시 여자 작가는 남자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서로 잘 모르면 안 쓰는 게 좋다. 남자 작가도 마찬가지다. 그 분야를 알아야 쓸 수 있다고 본다. 남자는 이런 경우엔 이러는데 여자는 그걸 모른다. 놓치는 게 많다. 뭔가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다. 여자라서 한계인 것이다. 꼭 잘 모르면서 속단하고 재단한다는 느낌이다. 이건 일본인이 한국의 정서를 모르는 것하고 같다. 말투의 미묘한 차이로 한국인을 가려내 테러를, 일본이 동경 대지진 때 한 것을 보면 안다. 특유의 그걸 서로 모르는 것이다.
늙으면 옛 친구를 만날 필요가 없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세월과 가치관 차이만 확인할 뿐이다.
교회에선 신도들끼리 경쟁을 해서 겉으론 번지르르하게 다닌다. 이러면서까지 다녀야 하나? 자기들끼리 누군 어떻다 누군 어떻다, 쑥덕공론이 많다.
신규자들은 자기들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러나 부장 급들도 자기들을 후배가 칭찬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신입은 그런 걸 절대 모른다. 그러니 그냥 그러려니 해야 한다.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걸 언젠가는 다시 꺼낼 날이 있으리니 삭막한 현실을 살면서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가 마음 한구석에 간직한 것,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 순간은 진짜 사는 것 같은 게 누구나 있는 법이다. 잠자던 열정을 다시 불타게 하는 것. 30~40대는 먹고 살기 힘들지만 좀 지나면 다시 그리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아득하게 그 시절이 그러워지는 것이다. 레트로(Retro)인 것이다. 복고(復古)가 다시 유행하는 건, 인간에겐 이런 마음이 존재해서 이리라.
「퍼펙트 데이즈」를 보고 한국일보 어느 칼럼에서 우연히 보고 전엔 그 영화를 알고는 있었지만, 그저 별 관심을 안 두다가 그 칼럼 바람에 본 것이지만 「퍼펙트 데이즈」를 보고 느낀 점을 적어 본다. 하여간 나와 맞는 영화다. 나도 늙으면 저 주인공처럼 살고 싶은. 하루의 시작은 옆집 할머니가 마당을 쓰는 소리로 시작하고, 독서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내 마음에 든다. 청소하러 나가면서 집 앞 자판기에서 매일 마시는 커피 음료를 빼, 차 시동 걸기 전에 한 모금 마시는 것도 내가 따라 하고 싶은 행동이다. 그 패턴이 매일 똑같은 것도. 「퍼펙트 데이즈」는 공중 화장실 청소부의 일상을 통해 그냥 일본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현실을, 자기 세계에서 잘 살아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 시간에 그걸 하는, 자기 루틴이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자기 삶(여기는 꼭 자기 삶이다)을 운영하는 사람은 그 한 행동에 엄청 의미를 두고 소홀히 안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하나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즐기며 한다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행동이 다 자기 인생의 요소라는 자세로. 아이를 대하는 모습도 하나 소홀한 게 없다. 이런 건 자기 삶을 나름 소중히 여길 때나 나오는 행동이다. 그냥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일본은 보면 일반 가정집이든 그 앞의 골목이든, 식당이든 공원이든 신사든 도로든 모두가 좀 오래된 것들 같다는 느낌이다. 한국처럼 몇 년 사이에 확확 바뀌지 않는다. 공원의 나무조차도 그렇고 그 공원을 산책하는 우연히 스치는 사람이나 나무에 대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다 그렇다. 주인공은 이전에도 그 사람을 그 시간에 분명 본 적이 있다. 그래, 가볍게 아는 체를 한다. 새것은 별로 없고, 모두가 어느 정도 묶은 것들이다. 주인공이 청소하러 가면서 차 안에서 오래된 테이프로 음악을 듣는 것도 그렇고 카메라로 나무의 흔들림을 그 틈으로 새 나오는 햇빛을 흑백으로 잡고 사진관에서 현상하는 것도 그렇다. 주인공은 유일하게 한 번 화를 내는데, 그건 비록 지저분한 공중화장실 청소라도 자기 일에 진심이 아니고 책임감이 없는 것에 그러는 것 같다. 사람은 자기 세계가 있고, 거길 벗어나 억지로 남의 세계에 머물면 제대로 산다고 할 수 없고 자기 세계에서 지금에 충실한 삶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자기에게 맞는 자기 세계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함을 말하는 것 같다. 한 개인이나 환경에 의해 그런 고정된 루틴이 잠시 흔들릴 수는 있지만 결국 그 루틴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공원의 사람들이 칸트의 산책 시간으로 시간을 가늠했다고 하는데 칸트처럼 자기 세계를 알고 그것에 습관이 붙는 루틴을 고수하면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아니 그 자리가 본래 자기 자리이기 때문에 잠시 흔들렸다가도 그 자리로 돌아오면 안정을 찾는 것이다. 그러고는 또 해오던 자기 일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 세계를 찾고 그것에 안주하면 외부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삶을 제대로 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자기만의 사회적 성과도 뒤따라온다고 본다.
역시 해설은 어렵다, 라고 간주해 버리자 한국만 해설이 있다고 하는데, 소설을 풀어놓은 해설이 더 어려운 경우도 있다. 아니 대부분은 더 어렵다. 왜 이렇게 어렵게 쓰나. 그건 해설이라기보단 자기주장을 하는 것 같다. 이 부분을 도대체 왜 쓰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냥 이 순간에, 지금 막 떠오를 것을 기록한 것 같다. “어디 내 해설을 이해해 보려면 해 봐라.” 그러는 것 같다. 내 머리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아마도 재주가 달려 소설가는 못 되는 자기만의 열등감에 대한 한풀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불친절하다. 문장도 도대체 결론이 뭔 데? 그래서 어쨌다고? 왜, 같은 말을 그렇게 어렵게 쓰나? 알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다. 그냥 있어 보이는 척하는 것뿐이다. 이것도 의사, 율사(律士)들이 자기들만 알아듣는 어려운 전문 용어를 써서 자기 세계에 울타리 치는 것과 같다고 본다. 평론(評論)이란 장르(Genre)에 울타리를 치는 것이다. 결국 다 자기 밥그릇 지키기다.
넉넉지/넉넉치 어느 게 맞을까? ‘넉넉지’가 맞다. ‘ㄴ’, ‘ㄹ’, ‘ㅁ’, ‘ㅇ’ 같이 울리는 소리가 앞에 오면 ‘치’이고, 나머진 ‘지’이다. 그래서 ‘넉넉지’는 안 울리는 ‘ㄱ’이 와서 ‘지’가 맞는 것이다. 울리는 소리 ㄴ 간편치 ㄹ 분발치 ㅁ 무심치 ㅇ 다정치 나머지 깨끗지
유래/유례 이 둘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자. 유래(由來) 근원 한식의 유래. 유례(類例) 전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관중의 파도타기 응원은 어디서 유래했는지 아니?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입장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여자들은 왜 남자 친구와 사귀는 사이가 되면 속박하는가? 그냥 좀 자유롭게 놔두면 안 되나. 그걸 또 당연하게 여긴다,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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